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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예총·민예총 보조금 35%가 ‘단체운영비’…조직유지용 전락

올해 보조금 전북예총 3억5900만원, 민예총 1억2700만원
사업비는 동결·삭감, 운영비만 증액 예산 ‘불균형’ 심화 
전북도의 관행적 예산편성과 형식적 성과평가 부작용
임승한 부장 “과거 관행서 벗어나 조직 구조적 변화 필요"

(위) 전북예총 CI·(아래) 전북민예총 CI/ 전북일보 자료사진

한국예총 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전북예총)와 사단법인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전북민예총)에 지원되는 지방비 보조금 가운데 상당 규모가 단체 운영비로 쓰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예산이 창작환경 개선보다 조직 유지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예술인의 권익 보호라는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는 만큼 지원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된다.

9일 전북도에 따르면 올해 전북예총에는 3억 5900만 원, 전북민예총에는 1억 2700만 원의 도비 보조금이 각각 편성됐다. 세부 내역을 보면 전북예총은 △전라예술제 개최 1억 9800만 원 △대표 문화예술단체 지원(운영비) 1억 2500만 원 △전북 민속예술경연대회 개최 2000만 원 △오지마을 문화투어 사업 1600만 원 등이다. 전북민예총의 경우 △전북민족예술제 7000만 원 △대표 문화예술단체 지원(운영비) 4400만 원 △문화정책 전국 대토론회 1300만 원 등이 책정됐다.

문제는 예산의 구조적 불균형이다. 지역 문화예술 진흥이라는 목적과 달리 단체의 자체 운영비만 매년 증액되고, 예술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비는 위축되고 있다. 실제 전북예총 올해 운영비 예산은 2024년 대비 20% 이상 증액된 1억 2500만 원에 달하며, 전북민예총 역시 소폭 증액된 4400만 원을 지원받는다. 이는 예총과 민예총 전체 보조금의 약 35%에 달하는 수치다.

반면 예술인을 위한 창작 지원이나 관련 사업비는 동결되거나 삭감되면서 일회성 행사 개최에만 예산이 소모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공적자금이 특정 문화단체의 유지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문화예술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부작용의 원인으로 전북도의 관행적 예산 편성과 형식적 성과 평가를 꼽는다. 사업의 실질적 효과를 검증하기보다 오랜 관행과 단체의 규모에 밀려 예산을 배정해왔다는 것이다. 보조금 집행 이후 진행되는 성과 점검 역시 정산서 위주의 형식적인 절차에 그쳐 도민의 문화 향유와 지역 예술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했는지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예산 구조의 특수성과 지역 예술생태계 보존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도 관계자는 “단체운영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는 생활임금 인상에 따라 결정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화예술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역 예술 발전이라는 공익을 내세워 도민의 세금으로 상근인력 인건비와 사무실 유지비 등을 보조해주는 방식은 관치 예술의 잔재라는 것이다. 또한 현재 예총과 민예총이 직면한 위기가 단순히 예산 과다나 부족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결함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주문화재단 경영지원부 임승한 부장은 “현재 예총과 민예총이 겪는 어려움은 단순한 예산부족의 문제를 넘어선다”며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조직의 구조적 변화와 함께 지자체의 협력 모델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할 때”라며 정책적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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