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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전북인의 '정치실험'

"열린우리당 창당은 시대 정신을 담고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10월13일 정동영 전 의장)

 

"분당이 여당 비극의 씨앗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10월22일 김근태 의장)

 

"(열린우리당 창당은 의미있는 정치실험이었으나) 이제는 정치실험을 마감해야 한다." (11월7일 김한길 원내대표)

 

영향력 있는 여권 실력자들까지도 연달아 여당의 앞날을 비관적으로 내다보는 것을 보니 열린우리당도 이제 간판을 내리거나 바꿔달 때가 된 것 같다. 사실 조심스러워 말을 아꼈을 따름이지 그동안 재보선 결과와 지지도 추이를 분석해 볼 때 열린우리당은 이미 뇌사상태에 빠졌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어쨌거나 열린우리당이라면 죽고 못 살았던 전북으로서는 소회가 남다르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만큼 복잡한 정당사를 쓴 나라도 흔치 않다. 인물이 넘쳐나선지, 패거리 짓기를 좋아해선지 건국 이후 반세기 동안 수십개의 정당이 명멸을 했다. 특히 정치?사회적 격변기나 권력 이동 시기에 정당의 출현이 빈번했다. 그러나 국민이 원하지 않은 정당, 권력이 급조한 정당은 명줄이 길지가 않았다. 역대 대통령 대부분이 정권을 잡기가 무섭게 새정당을 출범시켰지만 임기 종료와 함께 폐문을 한 것이 좋은 예다.

 

열린우리당 창당이념은 정치개혁과 지역구도 타파였다. '열린'은 국민참여와 상향식 정치를 뜻하고, '우리'는 지역주의 청산을 통한 국민통합을 상징한 것이다. 3김(金)이 모두 떠난 시대적 상황에 비춰볼 때 적어도 우리당 창당 명분은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정치는 명분과 소신만 갖고 할 수는 없는 일. 정치개혁과 지역주의 타파는 단칼에 해결할 성질의 것이 아닌데 우직하게 밀어붙이기만 한 것이 대 패착이 된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침몰한다고 하니 그래도 마음이 가장 심란한 건 우리 전북이다. 짝사랑만 하고 철저히 무시를 당했는데도 왜 속이 짠한지 모르겠다. 그러나 일방적인 연인 관계 정리하는 마당에 넋두리는 한번 하고 넘어가야겠다. "당신들이 또 다른 당 만들면 어디다 표 달라고 손을 내밀겠오? 그리고 전북인들이여! 다음에는 또 어느 줄에 서서 몰표 던지고 바보가 되는 정치실험을 하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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