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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4년 전라감영을 방문한 외교관을 맞이하기 위해 열렸던 접빈 행사가 전라감영에서 재현된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은 11일 오후 2시 전라감영에서 전통과 문화를 재조명하는 ‘전라감영 접빈례’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라감영 접빈례’는 1884년 11월 11일, 미국 외교관이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전라감영을 방문해 남긴 사진과 기록을 바탕으로 고증·재현하는 행사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재현은, 근대 외교의 현장이자 지역 문화유산의 중심지였던 전라감영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자리다. 행사는 접빈 행렬과 특별 공연으로 구성되며, 해설은 조법종 우석대학교 교수가 맡아 접빈례의 역사와 의식을 설명한다. ㈔전통문화마을 취타대와 임실필봉농악보존회의 대취타 거리행진이 경기전에서 풍남문을 거쳐 전라감영까지 이어지며, 성대한 시작을 알린다. 이어 전라감영 선화당 앞마당에서는 도립국악원의 특별공연이 펼쳐진다. 첫 무대는 국악관현악 ‘말발굽소리, 깨어난 초원’으로 역동적인 리듬 속에 대자연의 생명력과 초원의 기상을 담았다. 이어 왕실의 안녕과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전통무용 ‘태평무’가 우아한 춤사위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후 판소리 심청가 중 ‘눈뜨는 대목’이 깊은 효심과 감동의 서사를 전하며, 이어지는 ‘무고춤’에서는 정중하면서도 힘 있는 전통춤의 멋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풍년가’와 ‘들국화’ 등 익숙한 민요 가락이 흥겨운 마무리를 장식한다. 유영대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장은 “지난해 1회차 행사에 대한 성원에 힘입어 올해는 더욱 다채로운 구성으로 준비했다”며 “도민에게는 문화적 자긍심을, 관광객에게는 전북만의 멋과 품격을 전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아 기자
전주문화재단은 오는 21일까지 ‘2025 이팝프렌즈 예술상’ 수상후보자를 공개 추천받는다. 시민·기업 후원으로 운영되는 이 상은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유망 예술인과 기획자를 발굴·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수상자는 다음 달 18일 ‘제5회 이팝프렌즈 후원인의 밤’에서 발표된다. 시상은 예술인상(기초예술 포함) 3인과 기획자상 1인으로, 각 300만 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추천 자격은 공고일 기준 최근 3년 이상 전주에서 창작·발표 활동을 이어온 비소속 전업 예술인·기획자다. 단체 또는 3인 이상의 개인 추천이 가능하며, 전주문화재단 누리집에서 신청서류를 내려받아 21일 오후 5시까지 이메일(3rdofjune@jjcf.or.kr) 또는 우편(전주시 완산구 현무1길20 한국전통문화전당4층)으로 제출하면 된다. 이 밖의 자세한 문의는 전주문화재단 전략기획팀(063-281-1574)으로 할 수 있다. 전현아 기자
전주예수병원이 걸어온 127년의 역사를 통해 한국 의료선교의 뿌리와 공공의료의 현재를 조명하는 특집 다큐멘터리가 13일 오후 6시에 전주MBC에서 방영한다. 전주 MBC가 기획 제작한 다큐멘터리 ‘치유의 손길, 생명을 잇다’는 예수병원의 127년 여정을 5개의 챕터로 구성해 풀어낸다. 1897년 미국 여의사 마티 잉골드가 전주 서문 밖 언덕에서 작은 진료소를 열며 시작된 예수병원은 가난하고 아픈 이웃을 위해 의술을 펼친 의료 선교사들의 헌신으로 성장해왔다. 일제강점기의 폐원과 전쟁의 시련 속에서도 병원을 재건하고, 한국 최초의 수련의 제도와 간호학교를 세우며 근대 의료의 기틀을 다졌다. 작품은 한국 의료의 출발점이 된 선교사들의 헌신을 따라가며 그들이 희생이 단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의 공공의료 정신으로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난하고 병든 이웃에게 다가갔던 초창기 의료 선교의 정신, 전쟁과 재건 속에서도 의료 교육과 인재 양성으로 희망을 이어간 의사들의 열정, 그리고 오늘날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펼쳐지는 해외 의료봉사까지 다큐는 한 병원의 역사를 넘어, ‘사람을 살리고 생명을 잇는 일’이 시대를 초월한 가치임을 말한다. 이번 다큐에는 연세대학교 여인석 교수, 숭실대학교 박삼열 교수, 전주대학교 이정욱 교수 등 전문가와 예수병원 의료진이 출연해 예수병원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는다. 또한 방글라데시 현지 병원과 환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의료 선교의 현재를 전한다. 전주MBC 제작진은 “'치유의 손길, 생명을 잇다'는 단순한 병원의 역사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의술의 기록이자 나눔의 이야기”라며 “한 세기를 넘어 이어진 의료 선교의 정신이 오늘의 공공의료로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박은 기자
전북예술회관에 자리하고 있는 진창윤 작가의 ‘평화로 하나로’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전봉준, 김구, 윤봉길, 안중근 등 조국의 해방과 자유를 위해 투쟁했던 인물들을 그림으로 접할 수 있다. 이기홍 작가의 ‘바람 붉은 대숲’은 붉은 색감과 질감을 살려내 생명력이 넘친다. 전시된 그림을 보던 관람객들은 그림을 한참 응시하더니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가기도 한다. 개성 넘치는 그림들은 모두 전북민족미술인협회(이하 전북민미협) 30주년 기념 전시회에 걸린 작품들이다. 1995년부터 예술로 시대의 정의와 인간의 존엄을 그려온 전북민미협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동학에서 빛의 혁명까지’를 주제로 13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 2층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전시에는 송만규, 강현화, 고형숙, 김두성, 유대수, 송상민, 이기홍, 이준규, 한숙 등 33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이번 30주년 기념전을 통해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민중미술이 지켜온 가치와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되묻는다. 동시에 새로운 세대와 함께 ‘지금, 여기’의 현실 속에서 다시 예술의 책임과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전북민미협 3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장 진창윤 작가는 전시서문에서 “전북민미협 30년을 맞이하여 열리는 이번 전시는 그동안의 성과를 가슴에 안고 정체성을 새롭게 하여 이후 30년을 준비한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보이나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으나 존재하며 끝끝내 살아 이 땅을 가꿀 그대들이 있어 황토 언덕에서 이름 없이 쓰러져간 동학농민 전사들은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 기자
여산장학재단(이사장 국진호)은 지난 8일, 완주군 동상면 문화예술공간 여산재에서 ‘제5회 여산문화상 시상식 및 장학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김진형 (사)전통문화마을 이사장과 김재희 수필가가 제5회 여산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돼 상을 받았다. 또한 재단은 2026학년도 장학생 15명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며 지역 인재 양성에 대한 지속적인 의지를 밝혔다. 행사에는 윤석정 애향운동본부 총재, 김남곤 전 전북일보 사장, 소재호 전 전북예총 회장, 정군수 전 전북문인협회 회장, 김영 석정문학회 회장, 이종희 전북수필문학회 회장, 양영아 전북여류문학회 회장 등 문화예술계 인사를 비롯한 내외 귀빈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김사은 전북원음방송 미디어국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조미애 심사위원장은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꾸준히 헌신해온 두 수상자의 업적과 사회문화 활동, 그리고 문학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한다”며 “전북특별자치도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인에게 여산문화상을 드릴 수 있어 기쁨이 크다”고 밝혔다. 수상자인 김진형 이사장과 김재희 수필가는 “지난 세월의 어려움을 돌아보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예술 발전과 문학인으로서의 소명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남곤 운영위원장은 “초대 회장 국중하 선생의 뜻을 이어가고 있는 국진호 이사장의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지역문화 진흥을 위해 여산문화상이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석정 총재와 소재호 전 전북예총 회장도 축사를 통해 장학생들을 격려하고, 수상자들의 공적을 치하했다. 여산문화상은 전라북도 문화예술인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품격 있는 전문 예술인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만 원이 수여된다. 한편 여산장학재단은 2002년 설립 이후 2024년까지 총 130명의 학생에게 3억 52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대학 및 대학원생에게는 400만 원, 고등학생에게는 200만 원의 장학금이 전달되고 있다. 전현아 기자
작가가 이끼로 펼쳐놓은 시간의 흔적들은 강렬할 생명력을 내뿜으며 원초적 강렬함을 보여준다. 인간 내면에 새겨진 새김과 기도의 행위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비손(祈손)’ 작품은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전원 작가의 철학을 담은 전시 ‘비손, 현현(顯現)’이 11일부터 16일까지 교동미술관 2층에서 열린다. 평소 인간의 기억과 기도의 몸짓을 회화로 표현해 온 전원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으로 단순한 유적과 유물의 시각적 재현이 아닌 ‘새김’과 ‘기도’의 행위를 탐구한다. 작가는 이전 ‘잔상-유적, 유물 시리즈’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시도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간의 흔적과 생명의 호흡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이끼’를 중심에 두고 벽화 형식으로 확장했다. 작가에게 이끼는 시간의 침묵 속에서도 생존하는 존재이자, 사라진 문명에 다시 숨을 불어넣는 매개체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번 전시의 제목 ‘비손(祈손)’은 두 손을 모아 비는 행위를 뜻한다. 인간이 초월적 존재나 시간의 힘 앞에서 드러내는 원초적 제의의 몸짓을 상징한다. 반면 ‘현현(顯現)’은 감춰져 있던 것이 드러나는 찰나 무형의 기억이 형상으로 나타나는 순간을 의미한다. 전 작가는 이 두 개념을 통해 인간 내면의 정서와 신화적 상상력이 맞닿는 지점을 회화적으로 구현한다. 실제 작품 속에는 스핑크스, 천마도, 현무도 등의 상징적 이미지가 등장한다. 이러한 고대의 형상들은 서로 교차하며 화면 속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이 순환하는 하나의 장면으로 완성된다. 특히 작가는 유화의 붓질과 질감의 중첩을 통해 시간의 퇴적을 시각화했다. 작가는 “여전히 자연 속에서 조용히 숨 쉬며 보이지 않는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관계를 맺는 이끼 같은 존재로 살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박은 기자
전북과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대표 소설가 황석영 작가가 문화예술분야 정부포상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의예술극장에서 ‘2025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 시상식을 열어 17명에게 문화훈장을 수여했다. 또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5명,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체부장관 표창) 8명, 예술가의 장한 어버이상(문체부 장관 감사패) 3명 등 총 33명에게 상을 수여했다. 문체부가 공개한 사전 인터뷰 영상에서 황석영 작가는 “종이책을 읽는 독자들도 옛날에 비해 많이 줄었다. 그럼에도 한국인의 서사는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얘깃거리가 많다는 것은 뒤집어놓고 보면 행복한 사회가 아니라는 뜻“이라며 ”늘 문학에서 우리가 하는 질문들, 인간을 위한 여러 질문은 계속될 텐데, 끝까지 현역으로 글을 쓰다 죽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설가로 손꼽히는 황석영 작가는 <장길산> <철도원 삼대> 등 걸출한 작품으로 반세기 이상 한국문학의 흐름을 이끌며 깊이 있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치유와 성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군산에 거주 중인 황석영 작가는 지역과의 지속적인 연대를 문화적 실천으로 옮기며 전북과의 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지난 8월 군산에서 출범한 칼라문화재단(KAALA)의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하기도 했다. 재단은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과의 문화·예술 연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역의 역사적 공간성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해 ‘미래 연대의 플랫폼’으로 삼겠다는 비전을 내걸었다 현재는 군산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탈고 중이며 칼라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문학상 제정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 기자
제3회 전북특별자치도 예술‧관광상 공모가 12월 4일까지 진행된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은 전북자치도의 문화예술과 관광 발전에 기여한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하기 위해 예술‧관광상 공모를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이번 공모는 전북의 예술과 관광 분야에서 지역발전에 기여한 개인‧단체‧기관을 발굴 격려하고, 그들의 성과를 널리 알리기 위해 추진된다. 재단은 2023년부터 두 분야의 우수사례를 균형 있게 조명하며, 지역 문화 생태계의 성장 기반을 지속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공모는 12월 4일까지 진행되며, 추천 접수는 11월 25일부터 12월 4일 18시까지 이메일(jbct410@jbct.or.kr)로 가능하다. 관련 서식은 재단 누리집에서 내려 받으면 된다. 공모 대상은 전북특별자치도 내에 주소지를 두고 3년 이상 거주했거나, 등록기준지 또는 원적이 전북인 개인·단체·기업·기관으로, 문화예술 또는 관광 분야에서 뚜렷한 공적이 있는 자이다. 추천은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추천된 후보자는 문화예술 분야와 관광 분야로 나누어 심사되며, 공정한 심의를 거쳐 12월에 최종 선정된다. 수상자는 내년에 열리는 예술관광상 시상식에서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표창을 수여받게 된다.
11월입니다. ‘산책하기 좋은 달’이라 이름한 북아메리카 인디언 수우족을 따라 걷습니다. 괄괄하던 세내〔三川〕가 한결 차분해졌습니다. 다가올 계절을 예비하고 있었음을 알겠습니다. 곳곳 모래톱입니다. 여름 내내 냇바닥에 켜켜이 모래를 쌓아 올렸던 것이지요. 내려앉았던 작은 새 몇 마리 인기척에 날아오릅니다. 화들짝 놀랐을 녀석들은 지나온 날들을 돌아봤을까요? 다가온 시절을 염려했을까요? 머지않아 저 모래톱에 발 붉은 철새들이 내려앉겠지요. 젖은 발을 말리며 시린 계절을 건널 테지요. 신독(愼獨), 남이 보지 않는 곳에 혼자 있을 때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게 말과 행동을 조심하라는 말이지요. 늦가을 세내가 남에게 관대하고 스스로는 엄격한 꼿꼿한 선비 같습니다. 그래요, 11월은 마른 몸피에 무명옷 하나 걸친 최소한의 계절입니다. 낙이불류(樂而不流) 애이불비(哀而不悲) 중용(中庸)의 달입니다. 냇물도 햇살도 딱 견딜 만큼입니다. 싸늘하지만 웅크리지 않겠습니다. 새들의 시린 발을 걱정한 모래톱, 건너편 성당 종소리는 뎅 뎅 내가 울리고 싶습니다. 육경근 기자
전북과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황석영(본명 황수영) 소설가가 문화예술 분야 정부포상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2025년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로 문화훈장 수훈자 17명과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수상자 5명,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체부장관 표창) 수상자 8명, 예술가의 장한 어버이상(문체부장관 감사패) 수상자 3명 등 총 33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1943년 중국 만주 장춘에서 태어난 황석영 소설가는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재학 중 단편소설 <입석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객지>(1971) <아우를 위하여>(1972) <삼포 가는 길>(1973) <장길산>(1974~1984) <오래된 정원>(2000) 등 문학사에 획을 긋는 작품들을 발표하며 한국문학의 흐름을 이끌었다. 황석영 작가는 단순한 작품 활동에 그치지 않고 깊이 있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치유와 성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군산에 거주 중인 황석영 작가는 최근 KAALA(칼라문화재단 ‧Korea with Asia, Africa and Latin America)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과거의 기억을 예술과 연대로 변환하는 새로운 문화운동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현재는 군산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탈고 중이며 KAALA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문학상을 제정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문화의 날(10월 셋째 주 토요일)’을 계기로 대한민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문화예술인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1969년부터 ‘대한민국 문화예술상’을 시상했으며 1973년에 ‘문화훈장’을 포함, 훈격을 높여 매년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를 포상해오고 있다. 시상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다. 박은 기자
“‘유휴열 미술관은 어떤 곳이야?’란 질문을 받았을 때, 청년 작가 양성과 도민을 위한 전시공간으로 자리 잡는 것 그것이 저의 역할이자 목표입니다” 완주군 구이면에 자리한 유휴열미술관(관장 유가림)이 요즘 전북 미술계에서 핫한 전시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0년 개관 이후 양규준 개인전 ‘검은 산수’, 이철규 기획전 ‘합(合)-금과 수묵의 조화’ 등을 기획하며 알찬 전시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 17회째를 맞은 전북청년미술상 수상작가전은 유휴열미술관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핵심 전시로 꼽힌다. 유가림 관장은 “전북청년미술상은 젊은 작가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유휴열 작가님께서 제정한 상”이라며 “중간에 부침을 겪었지만 꾸준히 이어갈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 (전북청년미술상과 유휴열미술관이) 젊은 작가들의 비빌 언덕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6일 방문한 유휴열미술관에서는 제17회 전북청년미술상 수상작가인 정하영의 ‘102 레퀴엠: a room of one’s own(자신만의 방)’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102 레퀴엠’은 죽은 자를 위한 가톨릭 미사곡 레퀴엠과 108번뇌에서 차용한 102개의 상처를 감싸 안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18년부터 시작된 여성연대에 대한 작업은 ‘소통과 공유의 방’을 추구하며 상처받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넸다. 30일까지 열리는 전시에서도 작가는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의 관심과 사랑, 돌봄의 공공미술을 작품으로 승화해 선보인다. 당초 이곳 미술관은 작품 발표 때마다 주목받아온 유휴열 작가의 사적인 공간이었다. 하지만 자신만이 아닌 모두를 위한 공적인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하겠다는 유 작가의 뜻에 후배 작가들이 동참하면서 전북 작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유 관장이 취임 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이 유휴열미술관의 정체성을 일구는 일이다. 이를 위해 그는 전북청년미술상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북지역 작가 위주의 전시를 꾸준히 진행하려 한다”며 “지역의 젊은 작가들이 ‘내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있어’라는 마음이 들게끔 열린 공간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박은 기자
올해 전북작가회의가 선정한 ‘불꽃문학상’에 황보윤 소설가의 장편소설 <신유년에 핀 꽃>이 선정됐다. ‘작가의 눈 작품상’은 박복영 시인의 시 <비린내의 집>이 뽑혔다. 전북작가회의(회장 유강희)는 제18회 ‘불꽃문학상’과 제16회 ‘작가의 눈 작품상’ 수상자 선정 결과를 6일 발표했다. ‘불꽃문학상’ 수상작인 황보윤 소설가의 장편소설 <신유년에 핀 꽃>은 올 한 해 동안 출간된 전북작가회의 모든 작품집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한 결과, 인간의 보편적 성정을 섬세하게 쌓아 올린 작품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의심과 회의 속에서 길을 찾는 과정이 곧 신앙의 길’이라는 문장을 비롯해 많은 문장은 글 쓰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전언으로 해석된다”며 “작가라는 존재는 확신이 아닌 흔들림 속에서 문장을 찾고 쓰고 지우고 다시 써서 문장을 세운다. 황보윤 작가의 문장은 서늘한 고독을 오래 견뎌 마침내 올곧게 서 있다”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작가의 눈 작품상’으로 뽑힌 박복영 시인의 시 ‘비린내의 집’은 올해 심사대상이 된 통권 31호 ‘작가의 눈’에 실린 작품 가운데 가장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심사위원들은 “비린내의 집은 바닷가 일상에 접목된 노동행위를 ‘까다’‘출렁이다’ 등의 동사로, 시의 현재로 형상화해내는 동력이 돋보인 작품”이라며 “노모의 생이 쌓아 올린 비린내의 집에 들기까지의 찬찬한 성찰은 그의 시 미래를 밝게 한다”라고 평가했다. ‘불꽃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300만원과 상패가, ‘작가의 눈 작품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만원과 상패가 각각 수여된다. 시상은 다음 달 19일 열릴 정기총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박은 기자
제4회 민족민주전주영화제가 11월 14일부터 15일까지 전주에서 열린다. ‘흐르고, 머물고, 가슴에서 피어난 숨결’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전북민주주의운동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전북독립영화협회가 주관하며 전주시가 후원한다. 올해 영화제는 시대를 관통하는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영화로 되새기며 지역 시민과 영화인들이 함께 호흡하는 자리로 기획됐다. 개막식은 24일 오후 6시30분 전주 메가박스에서 진행되며 개막작은 <전북대생 이세종-5‧18 최초의 희생자>가 상영된다. 상영 이후 씨네 토크가 이어진다. 둘째 날인 15일에는 정윤철 감독의 <바다호랑이>와 이란희 감독의 <3학년 2학기>, 송영신 감독의 <4월의 불꽃>이 차례로 상영된다. 상영 후에는 씨네 토크가 이어질 예정이다. 전북민주주의운동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이번 영화제는 단순한 상영 행사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시민의 목소리가 함께 숨 쉬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많은 시민들이 영화와 함께 민주주의의 가치를 되새겨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은 기자
늦가을 부안이 여성 예술가들의 감성과 색채로 물들었다. 부안여성작가들의 단미회(회장 강정숙)는‘제9회 부안여성작가 단미회展–Art Memory’가 부안복합커뮤니티센터 2층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기억과 예술의 만남’을 주제로 오는 30일까지 진행되며, 총 13명의 여성작가가 참여해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의 서막은 단미회 회장이자 작가로 참여한 강정숙 작가의 유화 ‘休(휴)’로 시작된다.짙은 노란 배경 위 화병 속 국화 한 송이는 ‘멈춤 속의 평화’를 상징한다.따뜻한 색조와 차분한 구도, 세밀한 붓 터치가 어우러져 관람객에게 고요한 울림을 전한다. 강정숙 회장은 “이번 전시는 여성작가들이 각자의 기억을 예술로 엮은 시간”이라며 “예술이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가 되어 부안의 일상 속에서도 예술의 온기를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단미회는 서로의 삶을 공유하고 창작의 에너지를 나누는 여성 예술가들의 연대”라며 “부안의 문화예술이 가진 가능성을 더 넓혀가겠다”고 덧붙였다. 관람객의 시선을 끄는 또 하나의 작품은 오희자 작가의 ‘삶–추억’이다. 짙은 보랏빛과 푸른색이 교차하는 배경 위, 물통을 들고 걸어가는 여인의 뒷모습이 담겼다. 평범한 일상 속 세월의 깊이를 섬세한 질감과 붓의 결로 표현해냈다. 거친 선과 부드러운 빛이 교차하는 화면 속 여인은 관람객에게 회한과 공감을 동시에 전한다. 이밖에도 김현숙, 류양임, 박수정, 박채영, 심성희, 양정숙, 윤희순, 이설희, 이지숙, 전지희, 한정화 작가가 참여해 유화·아크릴화·도예·한지채색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들의 시선과 감정이 담긴 작품들은 자연과 사람, 그리고 기억의 풍경을 예술로 풀어내며 부안 예술의 저력을 보여준다. 2017년 창립된 단미회는 부안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여성 예술가들의 창작 공동체로, 회화·도예·공예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매년 정기展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예술을 통해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기억을 작품으로 남기는 단미회는 ‘부안 여성 예술의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부안복합커뮤니티센터 2층 갤러리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늦가을의 정취 속에서 단미회 작가들의 화폭은 기억의 조각들을 빛으로 엮어, 부안의 일상에 따뜻한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강정숙 부안여성작가 단미회 회장은 “삶의 조각이 모여 기억이 되고, 그 기억이 다시 예술로 피어납니다. 부안의 가을, 그 속에서 단미회 여성작가들의 이야기가 자라납니다.”라고 피력했다. 부안=홍경선 기자
전북시인협회 제10대 신임 회장 선거가 이두현 시인과 이광원 시인이 겨루는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5일 전북시인협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대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회장선거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이들 후보 2명이 등록했다. 이로써 지난 2023년 이형구 회장이 단독으로 입후보해 무투표 당선된 이후 3년만에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두현 후보는 1956년 전주 출생으로 전북대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북대학교 겸임교수와 (사)한국미래문화연구원장을 역임했다. 지난 2008년 월간 ‘문화저널’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해 현재 전북시인협회 수석부회장, 고하 최승범문학기념사업회 이사, 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광원 후보는 1955년 김제 출생으로 전북대 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2004년 자유문학(自由文學)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국제해운문학상 본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눈물꽃 아름다운 날>이 있다. 현재 전북문인협회와 전주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제10대 전북시인협회 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는 오는 27일 오후 전북보훈회관에서 대의원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재적대의원 과반이 투표하고 그 결과 최다 득표자가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다. 선거권을 갖는 대의원은 약 150명으로 이들은 지난 8월 말까지 회비를 완납한 회원에 한해서 자격이 부여된다. 차기 전북시인협회장 임기는 내년 1월부터 3년간이다. 박은 기자
한때 한국 영화판을 휩쓸었던 여균동 감독이 신작 그림책 <그녀의 꿈은 밀라노에 가는 거였다>(도서출판 기역)를 펴냈다. <비밀의 정원>, <초록눈호랑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에 이은 네 번째 그림책이다. 책은 어느 작은 시골 한켠 미용실 ‘밀라노’ 주인 그녀의 일상을 쫓는다. 그녀의 소원은 밀라노 여행이다. 주인공 그녀는 누군가와 만나고, 그 만남 가운데서 여행에 대한 ‘간절함’이 커져간다. 화자는 신발과 선글라스, 수영복과 가방, 쇼핑과 미술관, 오페라하우스를 상상하며 ‘밀라노 여행’에 대한 간절한 꿈을 펼쳐 보인다. 책 페이지마다 밀라노 여행을 준비하는 그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 밀라노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그녀’에게 ‘그녀로서 존재하는 가장 그녀다운 시간’이기도 하다. 저자는 신작 그림책 ‘그녀의 꿈은 밀라노에 가는 거였다’를 통해 시나리오 그림책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선보인다. 누구나 읽기 쉽고 편한 그림책의 형식, 그것도 배역을 나눠 주거니 받거니 하는 시나리오 형식이 흥미롭다. 저자 여균동 영화감독은 1994년 영화 <세상 밖으로>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제33회 대종상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영화 <저승보다 낯선> <좋은 친구들> <1724기방 난동사건> <미인> 등을 연출했다. 현재는 조그만 시골 도시에서 어린이 청소년들과 영화 만드는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이경옥 아동문학가의 신간 『진짜 가족 맞아요』(보라빛소어린이)가 출간됐다.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는 어린이 문학에서 간과했던 인간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주로 다룬다. 이번 작품도 한국안데르센상 최우수상 수상작답게 가족의 다양성을 보여주면서 어린이의 내면을 다정하고 섬세하게 다루었다. 『진짜 가족 맞아요』 주인공 박다영은 엄마의 재혼으로 뜻하지 않은 사람들과 가족으로 묶인다. 자기와 엄마만 빼고 모두 문 씨인 집에서 다영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몰라 어정쩡한 모습이다. 그런 박다영과 달리 또래인 문진호는 새엄마와 다영에게 지나치게 다정하다. 문진호에게 새 가족은 삶의 활기요 돌아가신 엄마의 빈자리에 핀 소담한 꽃 무더기다. 반대로 오빠 문윤호는 어딘가 어둡다. 다영이는 오빠가 엄마와 자기를 싫어하는 게 분명하다 단정 짓는다. 새아빠도 어색하긴 마찬가지다. 박다영은 성을 ‘문’으로 바꾸자는 엄마 제안을 거절한다. 성을 바꾸면 친아빠와 멀어질 것만 같다. 엄마는 다영의 마음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는다. 성을 바꾼다고 해서 끈끈한 가족애가 마법처럼 생기는 건 아니기에. “가족이 많아졌다는 건 사랑할 사람이 많아진 거라고 수없이 마법을 걸었다. 그래도 아이들의 눈빛을 보면 마음먹은 대로 잘되지 않았다. <중략> 사실은 정말 궁금하게 아니라 남의 약점을 끄집어내려고 하는 속마음을 다 아니까.” 박다영은 공개 입양을 당당하게 말하는 최강나라처럼 친구들 앞에서 재혼 가정의 아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못한다. 그게 흠이 될 것만 같다. 절친인 설지혜조차 이상한 가족이라는데 남들은 오죽할까. 설지혜처럼 우리 또한 ‘평범하다’의 반대말을 ‘이상하다’로 치환할 때가 있다. 심지어 그런 판단을 타인에게 주입한다. 이는 삶의 다양성을 해치고 상호 간의 공존을 무너뜨리는 섣부른 태도가 아닐까. 다행히 박다영은 설지혜가 말한 이상한 가족의 노력으로 그들과 단단한 결속력을 갖는다. 계기는 고장 난 자전거다. 자전거를 타다 넘어진 박다영을 일으켜 준 건 살갑지 않았던 오빠 문윤호였다. 그날 처음으로 오빠와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 다영은 오빠를 대한 오해를 푼다. 병적으로 수다스럽고 식탐 많은 문진호를 향한 날카로운 시선 또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뀐다. 불편함을 무릎 쓰고 친아빠를 초대해 가영이의 달리기를 함께 응원한 새아빠 역시 다영이가 새로운 가족에게 스며들도록 만든 힘이었다. “가족이 많아진 건 사랑할 사람이 많아졌다는 엄마 말이 맞았다. 모두 내 가슴에 스며들어 각각의 무늬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들의 무늬는 점점 커지고 깊어지고 있다.” 박다영은 박다영이다. 그렇다고 문다영이 아닌 게 아니다. 박다영과 문다영 사이를 오가며 다영이는 자기 정체성을 찾아 부단히 성장해 나갈 것이다. 세상 모든 가족은 똑같은 무늬를 하지 않는다. 똑같은 빛깔일 수도 없다. 함께한 시간이 많다고 진정한 가족인 것도 아니다. 중요한 건 모두가 각각의 이유로 특별하다는 거다. 고로 이상한 가족은 없다. 각각의 무늬와 빛깔로 자기 가족만의 특별함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오늘 우리 가족은 어떤 빛깔과 무늬를 지녔는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 보면 좋겠다. 김근혜 아동문학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장편동화 <제롬랜드의 비밀>, <나는 나야!>, <봉주르요리교실 실종사건>, <다짜고짜 맹탐정>, <베프 떼어 내기 프로젝트>, <들개들의 숲>, 청소년 소설<유령이 된 소년>, <너의 여름이 되어 줄게>(공저), 오디오북<날아라 자전거> 등이 있다.
전주문인협회(회장 김현조)에서 전주문인 자선작품집 <다시 읽는 나의 대표작>을 출간했다. 김소월과 진달래꽃, 윤동주의 서시, 서정주와 국화 옆에서, 정지용과 향수 등 작가와 작품이 일치됐듯이 작가에게 자존감은 대표작품이 있는가이다. <다시 읽는 나의 대표작>은 162명의 전주 문인들이 스스로 손꼽은 작품을 한 권으로 묶어낸 책으로, 작가의 내력과 일생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작가 개인의 문학적 성향과 지향점을 나타내고, ‘나’를 대변할 수 있도록 공들여 매만져 완성하기까지의 마음이 담겨 있어 의미 있다. “휘어도 휘어도 꺾일 수 없는 활, 하루에도 몇 번씩 시위를 당깁니다. 수령에 빠져도 사는 그 억척의 물소뿔을 쑤꾸욱 쑥쑤꾹 억겁의 세월 날고 풀어 시위를 당깁니다. 진안 곰티재 아기바투 목구멍에 쏘아 박고 만수산 드렁칡을 당기어 정몽주 뒤통수에 날린 살, 단풍보다 더 붉게 다가산을 덮어 흐르던 동학의 꽃붉은 함성, 타는 보리 모가지에 또 한 대 살을 날립니다(…중략…) 시위를 당깁니다.”(진동규, ‘파랑새 울음 웁니다’ 부분) 호병탁, 진동규, 김남곤, 류희옥, 소재호 등 전북 문단의 밑거름이 버팀목인 원로 문인부터 장욱, 송희, 심옥남 등 현재 왕성하게 활동 중인 문인까지 지역문학의 힘이 담긴 글을 만날 수 있다. 김현조 회장은 책 인사말에서 “작가에게 존중감은 작품을 인정받는 것”이라며 “사진을 보고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보듯이 이 문집에 수록된 작품이 작가를 떠오르게 하는 답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작가와 작품을 동일시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면 독자에게도 공감이 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구는 언어에 능하고, 누구는 숫자에 밝다. 배움에 정답이 없다. 각자에게 맞는 공부법이 있을 뿐이다” 우리땅걷기 이사장 신정일이 신간 <언제 어디서나 배웠다>(파람북)에서 펼치는 주장은 도발적이다. 평생을 독서와 체험을 통해 배움을 익혀온 문화사학자인 저자는 흔히 말하는 ‘지식을 채우기 위한 공부’가 실제 배움의 길에 들어선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인지를 조목조목 따진다. 스펙과 경쟁에만 초점을 맞춘 교육시스템을 향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제도권 교육 밖의 ‘배움’을 들여다본다. “정말 그렇다. 꽃 한 송이, 잎 하나가 단지 식물학적 대상이 아니라 ‘땅의 언어’이며 ‘숨은 신비’이다. 아버지와 함께 산을 다니며 나도 조금씩 그 언어를 배웠나 보다. 나는 종종 생각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고수는 자연일지라도 모른다고.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다. 실상 자연 앞에서 인간만큼 나약하고 무지한 존재가 또 없는데도 말이다. 가장 약한 주제에 가장 위대한 존재를 파괴하고 있으니, 그것이야말로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비극이다”(40p) 저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이 배움의 길에 들어서게 된 계기와 배움의 여정에서 길어 올린 상념들을 책에 차곡차곡 담아냈다. 저자는 ‘올바른 교육’은 주로 교육의 본질과 참다운 배움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인공지능(AI)이 활보하는 시대에서 발전과 변화를 수용하되 글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사유의 시간들을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의 교육 체계를 회의적으로 바라보거나 냉소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제도적이고 기술적인 변화, 정치‧사회적 결단이 교육의 본질을 흐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책은 1부 ‘나만의 공부를 찾아서’를 시작으로 2부 ‘길에서 배우는 공부’, 3부 ‘스승을 배신하는 법’까지 배움의 목표와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교육 실종 시대를 아우른다. 이후 4부 ‘옛 스승의 품격’과 5부 ‘나눔, 공부, 생명’에서는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해답과 함께 진정한 배움의 길로 안내한다.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는 추천사를 통해 “신정일은 모든 사물에 깊이 다가가야 앎에 이른다는 대학이란 고전의 격물치지를 온몸으로 체득하고 실천하는 사람”이라며 “감히 말한다. 신정일처럼 배우고 생각하고 익혀라”고 밝혔다. 저자는 1980년대 중반 ‘황토현문화연구소’를 발족해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기 위한 사업을 펼쳐왔다. 1989년부터 문화유산 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정일의 신택리지> <해파랑길 인문기행, 서해랑길 인문기행> <천재 허균> 등 100여권이 있다.
전북사학회(회장 이병규)와 전북자치도, 호남학연구진흥협의회가 함께 오는 7일 오전 10시부터 전북대학교 인문사회관 208호에서 6개 권역 역사학회 연합학술대회를 개최한다. ‘13도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는 1896년에 실시된 13도제의 130주년을 기념하여 근대 지방행정제도의 형성과 변천, 그리고 미래적 방향을 학문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술대회는 전북연구원 전북학연구센터와 한국학호남진흥원이 후원하며 강원사학회, 대구사학회, 부산경남사학회, 전북사학회, 호서사학회 등 전국 6개 권역 역사학회가 참여한다. 이날 하태규 전북대 교수의 기조강연 ‘지방행정제도의 역사적 맥락’을 시작으로 왕현종 강원사학회장이 ‘대한제국기 13도제 시행과 성격’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섬관 전북대 교수, 김대보 한국교원대 교수, 이정선 조선대 교수 등 각 권역을 대표하는 연구자들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주제발표가 마무리된 후에는 전주대 홍성덕 교수를 좌정으로 종합토론이 이어지며 각 지역의 행정제도 변화와 13도제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할 예정이다. 이병규 전북사학회장은 “이번 학술대회가 내년 13도제 실시 130주년을 앞두고, 전북자치도 출범 1주년을 맞이한 현시점에서 지방행정제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지역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의 방향을 모색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전북과 깊은 인연, 거장 황석영 ‘금관문화훈장’ 수훈
140년 만에 되살아난 ‘전라감영 접빈례’, 옛 외교의 품격을 잇다
시간과 존재의 숨결로 표현한 기도 형상
여산장학재단, 제5회 여산문화상 시상 및 장학증서 전달식 성황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전주 MBC 특집다큐멘터리 ‘치유의 손길 생명을 잇다’
전북 민미협 30주년 기념전 ‘동학에서 빛의 혁명까지’
전주문화재단, 2025 이팝프렌즈 예술상 수상 후보자 공모
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제3회 전북특별자치도 예술·관광상 공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