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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떠나는 2030…이유는 ‘직업·교육·주거환경’
전국적으로 인구이동 감소 폭과 이동률이 40여 년 만에 각각 최고,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2030 세대의 전북 이탈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로 직업과 교육, 주거환경이 꼽히면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국내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전입신고 기준 지난해 전북의 전입자 수는 19만 9432명, 전출자 수는 20만 4547명으로 5115명이 순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새만금청, 윤 대통령 공약과 엇박자·불통행정"
새만금개발청(청장 김규현)이 윤석열 대통령의 새만금 개발 관련 공약과 엇박자 행정을 펼친다는 지적과 함께 신임 청장의 불통 행정에 대한 성토가 높게 일고 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새만금 내부 개발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약속했는데 새만금청은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고 각종 사업을 보류하는 등 정부 기조에 역행, 새만금 개발이 뒷걸음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실에도 얼굴 없는 천사가 있다
임실에도 ‘얼굴 없는 삼계천사’가 올해도 4억 5000만 원을 기부, 지난 3년간 12억 5000만 원을 전달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올해는 고물가와 난방비 폭탄 등으로 취약계층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며 기부금을 늘려 전달하는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새만금 신항 관할권 놓고 군산-김제 ‘격돌’
새만금 신항과 새만금 동서도로 관할권을 놓고 군산시와 김제시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군산시는 120년간 관리해 온 구역의 소유를 주장하는 김제시의 행보에 맞서 군산-김제-부안 새만금특별시 건립에 동참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전북에 공공산후조리원 생긴다…"원정 산후조리 그만" 
전북에도 공공산후조리원이 생긴다. 그동안 전주, 익산, 군산 이외 지역 산모들은 산후조리원이 없어 타 지역으로 '원정 산후조리'를 나서야 했다. 남원, 정읍 공공산후조리원 건립이 추진되면서 원정 산후조리 불편도 일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전북 ‘대광법·공공의전원·수소국가산단’ 승부수
전북정치권과 전북도가 2월 임시국회에서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대광법)과 국립의학전문대학원법(이하 국립의전원법)의 통과를 위한 승부수를 띄운다. 또 정부의 신규국가산업단지 후보지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완주군의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 유치도 이번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다. 
“써야 해, 벗어야 해”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첫날 혼선
코로나19 시기 필수였던 마스크 착용이 자유롭게 됐지만 2년 넘게 쌓였던 경각심은 쉬 풀리지 않았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바뀐 시행 첫 날 현장은 여전히 내용을 모르는 시민들이 많거나 일부 실내 공간에서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해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등 혼선을 빚고 있었다.
전북 아파트 가격 "하락세 진정되나" vs "이제 시작, 아직 멀어"
곤두박질치던 전북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점차 축소되면서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가 진정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반면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도 계속 하락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맞서고 있다.
전북일보, 17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 대상 선정
전북일보가 17년 연속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 대상사로 선정됐다. 17년 연속은 전북지역 일간지 가운데 유일하다. 이번 선정으로 전북일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신문발전기금 사업을 추진한 이래 17년 연속 선정되며, 전북지역 최다 선정 일간지로 이름을 올렸다.
천마 농사꾼 박정옥 씨 “하늘이 내린 선물, 무주 천마 명성 이어갈 터”
무릇, 천마는 하늘이 내린 명약으로 불려진다. 무주군 안성면 공진리에서 천마 농사를 짓고 있는 박정옥 씨(60). 청춘의 꿈을 좇아 스무살 약관의 나이에 고향을 떠난 그는 25년간 도회지 생활 끝에 마흔 다섯이 돼 무주로 돌아왔다.

오피니언

공공산후조리원 확대하고 정부도 지원해야

전북도는 2023∼2025년 남원과 정읍에 120억원을 들여 공공산후조리원을 건립키로 했다. 민간산후조리원만 있는 전북에 처음 들어서는 것이다. 잘한 일이다. 값싸고 서비스 좋은 공공산후조리원이 건립되면 모성 보호와 저출산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남원과 정읍뿐 아니라 공공산후조리원이 없는 전주 군산 익산 등 전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 또한 국비 지원도 추진했으면 한다. 산후조리원은 전국적으로 500여곳이 운영중이며 전북에는 전주 7곳, 군산과 익산 각각 2곳 등 모두 11곳이 있다. 14개 시군 중 11개 시군에는 산후조리원이 없어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거나 원정 산후조리를 해야 할 형편이다. 산후조리원 중 공공으로 운영되는 곳은 전국적으로 15곳 가량이다. 이중 전남이 가장 선구적이다. 2015년 해남종합병원에 전국 최초로 1호점을 선보인 이후 5곳이 운영 중이며 3곳을 추가 설립키로 했다. 보건복지부의 ‘2021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모들이 선호하는 산후조리 장소는 산후조리원이 78.1%로 본인 집 16.9%, 친정 4.6%, 시가 0.1%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3년마다 실시하는 이 조사에서 산모들은 만족스러운 산후조리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부정책으로 75.6%가 경비지원을 꼽았다. 이제 산후조리원은 산모들의 필수코스가 되었다. 특히 공공산후조리원은 민간에 비해 비용이 60∼70% 수준인데다 시설이 좋아 서울과 경기도의 경우 예약이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공공산후조리원을 늘리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하나는 지자체가 시설비 전액을 부담해야 하고 운영비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현행 모자보건법에는 공공산후조리원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가 설치·운영토록 규정하고 있다. 남원과 정읍의 경우도 도비와 시비를 5대 5로 분담키로 했다. 또 대부분의 공공산후조리원의 운영이 적자다. 가뜩이나 어려운 지자체 살림으로 이를 감당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따라서 정부는 ‘출산 국가책임제’ 차원에서 이를 지원해야 마땅하다. 또 하나는 민간산후조리원의 반발이다. 대개 분만병원이 자구책으로 연계해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저출산 절벽에 직면한 우리 현실에서 공공성을 높이는 일에 소홀하지 않았으면 한다.

사설

2030 전북 엑소더스 해법 찾아라

전북 엑소더스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20대와 30대 젊은이들의 이탈현상은 매우 심각하고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한계상황에 이르렀다. 좋은 일자리와 빼어난 교육환경을 핵심으로 한 주거환경이 조금이라도 개선되지 않는 한 제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도 전북의 미래는 기대하기 힘들다. 어둡고 비관적인 이슈는 누구나 거론하기 불편하고 특히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점에서 답답하지만 작은 희망이라도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전북도와 도내 시군을 비롯한 지방정부는 물론, 교육당국, 지역사회 전반적으로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만 한다. 엊그제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전입신고 기준 지난해 전북의 전입자 수는 19만 9432명, 전출자 수는 20만 4547명으로 5115명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이후 2011년 단 한해만 1721명의 순유입이 이뤄졌다. 그리고는 2001년부터 2022년까지 해마다 최소 1911명(2001년)에서 많게는 5만 6735명(2002년)이 전북을 빠져나갔다. 이처럼 지역사회의 인구 유출은 전국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전북으로선 2030 젊은세대의 이탈이 더욱 뼈아프다. 지난해의 경우 20∼24세 인구 4521명이 전북을 빠져나갔다. 25∼29세는 2997명, 30∼34세 711명이 전북 엑소더스 행렬에 가세했다. 20대부터 30대 중반까지 젊은층 인구가 이처럼 급격하게 유출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일자리와 교육 때문이다. 시도별 3대 전입·전출지로는 동일하게 경기(25.4%, 23.8%), 서울(18.4%, 20.8%), 충남(8.9%, 9.2%)였다. 전입신고 기준으로 보년 전북 인구 정책의 지향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지난해 전북을 직업 때문에 떠난 사람이 5만888명인데 전북으로는 4만2907명으로 유입됐다. 결국 7981명이 순이동했다. 직업 이외에 가장 많은 수치는 교육으로, 전입(1만1518명)보다 전출(1만3474명)이 많아 1956명이 전북을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은 전북뿐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가 당면한 시대적 화두다. 심지어 서울, 인천, 경기 등 여건이 탁월한 지역 조차도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점에서 전북도나 전북교육청은 모든 역량을 매력있는 지역으로 전북을 만드는데 제1순위로 둬야한다.

사설

고향 가는 길

고대 트로이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의 고향 가는 길은 전쟁보다 더 험난한 여정이었다. 그리스 신화의 영웅이자 이타카의 왕인 오디세우스는 그 유명한 ‘트로이의 목마’ 작전으로 그리스 연합군에게 승리를 안겼다. 하지만 그의 귀향길은 순탄치 않았다.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의 아들 폴리페모스의 눈을 멀게 한 탓에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샀기 때문이다. 그는 귀향길에 무려 10년이나 바다에서 표류하며 온갖 시련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가족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가고자 하는 그의 강한 의지는 신(神)도 막지 못했다. 전쟁 영웅 오디세우스는 숱한 고난을 헤치고 10년의 전쟁, 10년의 표류를 거쳐 마침내 고향 땅을 밟을 수 있었다.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지은 대서사시 ‘오디세이아’의 내용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후 처음 맞은 올 설 명절 역과 터미널에는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로 북적였다. 또 명절 연휴 막바지에는 가족과 함께 명절을 쇠고 다시 삶터로 향하는 귀경 행렬이 이어졌다. 그야말로 민족 대이동이다. 오디세우스가 전쟁보다 험난했던 고향으로 가는 가시밭길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고향에서 자신을 철썩같이 믿고 기다린 아내와 아들 등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해마다 이어지는 우리의 명절 귀향 행렬도 물론 그곳에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가 있어서다. 지금보다 교통 여건이 열악했던 시기, 명절 고향 가는 길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귀성전쟁’이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았다. 그런데 치열한 전쟁을 치르면서까지 찾아가던 그 고향 땅이 텅 비어가고 있다. 고령의 부모님은 세상을 떠나고 형제와 친구들은 정든 땅을 등지고 있다. 부모형제·친구들이 두 팔 벌려 반겨주던 그리운 그 땅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내가 떠난 것처럼’ 남아 있던 사람들도 떠나면서 우리네 농어촌은 떠나는 땅, 소멸위기 지역으로 전락했다. 몇 년 후면 명절 귀성 행렬을 찾아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농촌공동체가 속속 붕괴되고, 산업화시대가 만들어 놓은 ‘시골 부모·도시 자녀’ 구도도 빠르게 깨지고 있다. 또 비혼주의자와 1인가구가 늘면서 가족의 형태와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평소 마음속에 묻어두다 일년에 한두 번 찾아갔던 고향마을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머지 않아 추억 가득한 그리운 내 고향이 인적 없는 유령마을로 변할지도 모른다. 실제 몇 년 전만 해도 명절이면 농어촌 마을 입구에 귀향객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여기저기 나붙었고, 동창회와 마을 체육대회 등 귀향객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지만 모두 옛일이 됐다. 고향에 남아 귀향객들을 반기고 이벤트를 열어줄 사람이 이제는 없다. 고향에 가는 대신 올부터 본격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기부금으로 고향마을의 생존을 기원해야 할 판이다. 서글픈 일이지만 이대로라면 명절 귀향 행렬이 사라질 날도 머지 않았다. / 김종표 논설위원

오목대

김관영과 우범기의 반년

김관영 전북지사와 우범기 전주시장이 취임한지 7개월이 지났다. 임기 4년의 8분의 1 이상이 지난 셈이다. 짧게 보일지 몰라도 이 기간은 전북 도정과 전주 시정의 방향을 제시하고 기틀을 다지는 황금 같은 시기였다. 이들은 이 기간 동안 거침없이 질주했다. 선거공약을 새로 다듬고 첫 인사를 단행했다. 외부로부터 큰 충격이 없는 한 이들의 밑그림은 3년 반 동안 계속될 것이다. 이들은 두 가지 공통점을 지녔다. 하나는 관운이 좋다는 점이다. 김 지사나 우 시장 모두 자리를 줍다시피 했다. 김 지사는 송하진 전 지사, 우 시장은 임정엽 전 군수가 민주당 경선에서 컷오프 되는 등 행운이 따랐다. 짧은 기간에 어렵지 않게 오늘의 자리를 차지했다. 밑져야 본전이고 잘하면 돋보이는 위치에 오른 것이다. 또 하나는 두 사람 모두 경제와 성장을 중요시하는 개발론자라는 점이다. 전북은 계속된 인구 격감과 경제적 낙후로 상실감이 큰 지역이다. 따라서 변화에 대한 욕구가 분출하면서 큰 표 차로 승리했다. 이러한 시대정신과 변화의 열망을 담아 기대감 속에 출범했다. 우선 김 지사부터 보자. 53세의 젊은 나이와 82.11%라는 압도적 지지에 걸맞게 순항하고 있다. 김 지사는 ‘오직 경제, 오직 민생’을 앞세운다. 또 여야 협치를 통해 ‘전북특별자치도법’을 통과시켰다. 지금은 여기에 담을 규제 철폐와 특례 발굴 등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기업 유치와 정부 공모사업, 새만금 개발 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제부터 김 지사는 그의 공약인 5대 대기업 계열사 유치와 탄소·수소 등 에너지산업, 농생명산업, 문화관광산업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 구호가 아닌 도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윤석열 정부 들어 도지사에게 지역대학의 학과조정 등 대학지원 권한까지 주고 있어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반면 김 지사는 인수위 시절부터 매끄럽지 못한 인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정무 및 홍보라인에서 잡음이 나왔다.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들이 도의원들을 앞세워 견제하는 측면도 없지 않으나 아직 그의 입지가 탄탄하지 못함을 엿볼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고시 3관왕’이라는 타이틀이다. 약(藥)보다는 독(毒)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대권 도전의 꿈은 스스로나 주변에서 거론하기 보다는 성공적인 지사로 우뚝 설 때 드러나는 게 자연스럽다. 대권에 가까이 가본 고시 3관왕이 있었던가를 반추해 보라. 다음으로 우 시장을 보자. 우 시장 역시 전주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강한 경제, 전라도의 수도로’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투자 유치와 탄소·수소·드론 등 미래 먹거리,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등에 앞장서고 있다.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던 대한방직 터와 종합경기장 개발에 첫걸음을 뗀 것은 그가 개발론자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주역 명품환승센터 착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 시장은 설화(舌禍)가 잦은 편이다. 또한 그림을 너무 크게 그리는 경향이 있다. 취임 전부터 전주시의원에게 폭언을 하고 주사(酒邪)를 부려 구설수에 올랐다. 천안-전주간 KTX 직선노선, 1조원 규모의 ‘왕의 궁원 프로젝트’ 등은 시원한 사이다 정책 같으나 실행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어쨌든 두 사람의 행보는 전북의 미래를 위해 더 빨라져야 한다. 이들이 선두에 서서 성장을 멈춘 전주와 전북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좋겠다. 전북 성공시대의 쌍끌이선이기를 기대한다. /조상진 논설고문

조상진 칼럼

사회적 고립

70여 년 전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리스먼은 두 동료와 함께 『고독한 군중: 미국인의 성격 변동 연구』(1950)라는 책을 출판하였다. 대중사회에서 개인은 타인에 둘러싸여 살아가면서도,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외로움을 느낀다고 분석했다. 현대사회의 개인은, 타인에게 격리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내면적 고립감으로 번민한다는 것이다. 고독 또는 외로움은 단지 ‘혼자 있는 상태’가 아니라 ‘개인 내면의 주관적 감정’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개인은 주위에 아무리 사람이 많이 있어도 정서적 교류가 없으면 외로움을 느끼게 마련이다. 리스먼은 현대인의 외로움은 ‘사회적 고립’, 즉 타인과의 연결이 단절된 상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명쾌하게 밝혔다. 미국의 사회신경과학자 존 카시오포는 외로움을, 사회집단에 속하지 않으면 생존에 위협을 느꼈던 수렵채취인 시절 인류의 삶의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한 ‘마음의 진화’의 결과로 설명한다. 개인이 홀로 남았을 때 두렵고 초조한 마음이 들어야 사회집단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카시오포는 『외로움: 인간 본성과 사회적 연결의 욕구』(2008)에서 현대사회가 ‘외로운 개인’을 더 깊은 수렁에 빠뜨리는 조건을 갖추고 있음을 강조한다. 외로운 개인은 타인과 사회적 관계를 맺으려 노력하기보다는, ‘거절’을 당할 염려가 없는 인터넷이나 TV 또는 반려동물에서 대안을 찾는다. 그러다 보니 외로운 개인이, 정서적 교류를 동반하는 사회적 관계를 맺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영국의 경제학자 노리나 허츠는 『외로운 세기: 찢긴 세계에서 인간적 연결을 복원하는 방법』(2020)에서 초연결 세계에서 고립된 현대인을 분석하였다. 그는 한국의 ‘먹방’(먹는 방송)을 외로움 때문에 번창하는 채널이라 소개했다. 사람들은 혼자 저녁을 먹을 때 가장 외로워하는데, 그것을 상품화한 것이다. 렌터카뿐 아니라 ‘렌터 친구’ 사업도 유망 업종이 되고 있다고 알려준다. 또한, 그는 인터넷을 통한 연결이 허상일 수 있음을 강조한다. 개인은 스마트폰을 통해 타인과 피상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정서적 교류는 사실상 차단되어 있다. 개인이 SNS 게시물을 읽고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다는 등 ‘얕은 대화’를 오래 해도 충족감이 들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개인의 소통 능력을 퇴화시켜, 외로움을 증폭시킨다는 것이다 사회적 고립은 개인뿐 아니라 정치·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SNS는 인공지능이 추천하는 알고리즘 탓에 이용자의 확증편향을 계속 증폭시킨다. 즉, 사회적 고립은 개인 간 소통 단절, 시민성 수준 저하, 정치적 양극화를 추동한다. 또한 그것은 사회의 신뢰 수준에 영향을 미쳐, 경제의 혁신성을 떨어뜨린다. 사회적 고립은 다른 나라의 일이 아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는 가족·친구·이웃 등으로 통칭하는 ‘공동체’가 해체되었거나 그 성격이 크게 변모하였다. 2021년 기준 한국 전체 가구의 33.4%가 1인 가구였다. 일터나 삶터에서 ‘사회적 연결’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자연스레 만나서 소통하며 사회적으로 연결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정부 정책 수단으로 강요한 코로나19 팬데믹은, 개인의 사회적 고립을 더욱 심화시켰다. 비대면 환경에 익숙해져 대면을 꺼리는 현상도 발견된다. 심지어 전화 통화조차 두려워하는 ‘전화 공포증’까지 확산하고 있다. 사회현상으로서의 외로움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새벽메아리

경찰을 경찰답게!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혼신의 경기로 국민에게 위로가 되었던 축구선수 손흥민. 그에 못지않게 유명한 그의 아버지(손웅정)가 모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했던 말이 마음에 남는다. 손흥민이 레버쿠젠 구단에서 토트넘 구단으로 이적할 때 레버쿠젠 측이 아들을 놓아주지 않아서 협상이 원활치 않아 희망하던 토트넘 구단으로 이적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3번째 협상이 결렬되자 손웅정 씨는 퇴장하던 레버쿠젠 감독을 쫓아가 설득하여 재협상 자리를 만들어 결국 아들이 원하던 토트넘으로 이적하게 된 일화를 전하면서 했던 말이다. 손웅정 씨는 당시 레버쿠젠 감독은 손흥민을 불신하고 있어 경기에서 자꾸 아들을 교체하고 있었다며 “내 자식을 인정 안 하는 감독하고 있을 이유가 없잖아요.”라고 말했다. 방송 중 여러 감동적인 말 중에서 유독 나에게 와닿았던 부분은 “내 자식을 인정 안 하는”이라는 표현이다. 감독이 손흥민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에서는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 필사적으로 이적을 추진했던 것이고, 결국 그의 선택과 노력은 “세계급 손흥민”으로 성장시키는 또 하나의 발판이 되었다. 대한민국 경찰은 고통의 늪에 빠져있다. 여기서 치이고 저기서 치이고, 경찰은 도대체 뭐 하는 것인가라며 온통 비난의 화살을 쏟아댄다. 제대로 일 처리 못 하는 경찰이 답답하고 미울 수 있다. 분명히 잘못 처신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억울함도 있다. 억울함을 호소할 곳은 없다. 그저 묵언의 상태에서 늘 두들겨 맞고, 맞는 것에 이골이 나서 각자의 동굴로 들어가 버린다. 동굴 속에서 웅크린 시간이 길어질수록 스스로가 버거워 이제 조직을 생각할 힘도 없다. 경찰도 다시 일어날 재기의 힘이 필요하다. 현재의 상태는 도려내야 할 곪아 터진 종기 때문에 통증을 호소하며 메스를 가해 수술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상황이 아니다. 온몸과 마음에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전신 화상을 입은 상태다. 화상입은 살갗에 소금을 뿌려대면 견뎌낼 도리가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처가 빨리 아물어 새 살을 돋게 하기 위한 환부 치료와 회복해서 전보다 더한 에너지를 발휘할 거라고 믿고 기다려주는 시간의 힘이다. 잠시 비난을 멈추고 “경찰대개혁”이라는 변신의 노력을 시도하는 경찰의 의지를 믿어주었으면 좋겠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경찰의 노력을 사랑하는 일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경찰이 새 역사를 쓰고 새 발걸음을 걸어갈 수 있도록 한눈 지그시 감고 기다려주면 좋겠다. 경찰이 좌초하길 바라는 국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 자식을 인정 안 하는 감독 밑에서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할 수 없어 새 길을 찾아 떠나듯이, 경찰에 대한 불신을 거두고 경찰을 믿고 기다려주면 좋겠다. 경찰이 경찰답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경찰 역시 간절하다. 함명선 경찰인재개발원 공공안전교육센터 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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