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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책 없는 선거판, 전북의 앞날이 걱정이다

6·3 지방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그런데 선거판에 지역의 미래 비전과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불신과 의혹, 비난의 목소리만 들린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과 대립이 선거판을 지배하고 있다. 논란과 갈등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북지사 경선 과정에서 쌓인 감정의 골과 의혹이 완전하게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공천 과정에서도 내홍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공천 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갈등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더 큰 걱정은 이러한 혼란 속에서 지역발전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역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지역경제와 민생은 어떻게 살릴 것인지, 지역의 앞날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은 아예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 ‘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선거구도가 유지되고 있는 전북에서 지역정치권과 유권자 모두 민주당 경선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경선이 정책 경쟁이 아닌 공정성 논란으로 채워지면서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선거가 끝난 뒤 지역사회에 남는 것은 지역의 미래 비전이 아니라 선거 과정에서 생긴 앙금과 불협화음뿐일 것이다. 결국 최대 피해자는 유권자, 곧 지역 주민이다. 전북은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산업기반 약화라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전략산업 육성과 지역 균형발전 전략 등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책이 절실하다. 그런데 공정성 논란에 매몰된 이번 선거에서는 이러한 중장기 과제가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선거판이 이대로 흘러간다면 전북의 앞날은 불확실성 속에 놓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정치권에만 돌릴 수는 없다. 정책을 요구하고 검증하는 유권자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선거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방향을 바로잡을 시간 또한 남아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구체적인 정책이다. 정치권과 후보자는 물론이고, 유권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선거판이 혼탁하다고 외면하기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후보를 평가해야 한다.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내는지가 아니라, 누가 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지를 따져 묻는 태도가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4.16 18:11

[사설] 국립의전원법 4월 통과, 전북 정치권 명운 걸어야

전북의 오랜 숙원이자 공공의료 확충의 핵심인 ‘국립의전원법’이 또다시 덜컹거리고 있다.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잇달아 통과했으나, 정작 최종 관문인 본회의 상정이 불발되면서 지역사회의 기대는 깊은 우려로 바뀌고 있다. 4월 임시국회 폐막이 코앞이다. 이번 회기를 놓치면 정치권은 곧장 6월 지방선거 국면으로 빨려 들 것이고, 국립의전원법은 또다시 기약 없는 표류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 법안은 과거에도 발의와 폐기를 반복하며 전북 도민들에게 많은 아픔을 줬다. 이번에도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면, 이는 우리 도민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자존심에 생채기를 내는 일이다. 국립의전원법은 전북의 아픔에서 배태된 법안이다. 2018년 서남대 의대 폐교 이후 전북 서남권은 필수의료 붕괴와 지역소멸이라는 이중고를 겪어왔다. 서남대 의대 폐교로 사라진 ‘49명’의 정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지리산 자락 남원과 인근 지역민들이 최소한의 생명권을 보장받기 위해 지켜내야 할 마지막 공적 자산이다. 우수한 인재 유입과 정주 여건 개선을 통해 가속화되는 지역소멸에 대응할 전략적 수단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8년 전 정부와 여당이 남원에 공공의대를 세우겠다고 공언했던 그 약속은 여전히 이행되지 않은 부채로 남아 있다. 더욱이, 작금의 의료 대란 속에서 국립의전원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다. 의대 정원 확대라는 ‘양적 공급’만으로는 지역 간 의료 격차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가 직접 인력을 양성하고 15년간 지역에 의무 복무하도록 강제하는 국립의전원 체계야말로, ‘농어촌 의료 공백’을 해결할 가장 실효적인 해법이다. 정치권의 의지만 있다면 4월 국회 처리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미 상임위와 법사위에서 논리적 검증과 여야 합의를 거친 사안이다. 이제 남은 것은 정치적 담판뿐이다. 만약 절차적 핑계를 대며 또다시 미룬다면, 이는 무능을 넘어 전북 도민의 생명권을 방치하는 직무유기와 다름없다. 전북 정치권은 이제 말이 아닌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을 가동해 본회의 상정과 처리를 최우선으로 관철시켜야 한다. 6월 지방선거에서 도민들에게 표를 청하기 전에, 8년의 기다림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부터 내놓는 것이 도리다. 4월 국회 본회의 통과,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전북 정치권이 반드시 완수해야 할 지상 명령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4.16 18:11

[오목대] ‘젊치인’과 ‘뉴웨이즈’

국회의원이 기차를 타고 지역구에 내려오는 주말이면 지방의원이 운전기사가 되던 시절이 있었다. 기차 도착 시간에 맞춰 역에서 대기하다 ‘의원님’을 모시고, ‘의원님’이 다시 서울 여의도로 올가가기 전까지 주말 내내 지방의원들이 돌아가면서 운전기사와 수행비서 역할을 한다. 국회의원의 지역구 활동이 지방의원의 지역구와 겹치니 지방의원 입장에서도 ‘의원님’을 모시고 돌아다니면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 ‘의원님’께 신임도 얻을 수 있으니 ‘꿩 먹고 알 먹고’다. 10년도 훨씬 넘은 시절 국회에 출입하면서 바라본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은 완전한 수직적 상하관계였다. 국회의원은 지방의원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국회의원이 갖고 있는 사실상의 지방선거 공천권 때문이다. 2년 마다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가 번갈아 치러지는 선거 일정에서 국회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자신을 도울 충복이 필요하고, 지방선거의 공천 기준은 능력과 자질보다 충성심에 좌우됐다. 강산이 한 번 바뀌는 동안 정치는 얼마나 변했을까. 6.3 지방선거 공천 과정을 보면 크게 달라진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고르는 공천관리위원회에는 국회의원의 대리인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국회의원이 가장 믿을 수 있는 대리인을 위원으로 보냈으니 ‘의원님’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지 않을 리 없다. 입지자들의 사전 정리를 통한 단수공천, 비공개 방침 아래 진행되는 공천 과정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여전하다. 선거때가 되면 각 정당들은 ‘혁신 공천’을 내세워 청년 및 신인들을 투표용지 앞자리에 배치시킨다. 고령사회가 되면서 마흔을 훌쩍 넘긴 사람도 청년이 되고, 전과가 있든 없든, 살아온 과정이 어떻든 정치신인으로 포장되면 당선이 유력해진다. 지역 국회의원의 뜻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쉽지 않은 일이다. 강산이 한 번 바뀌는 동안 정치가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꿋꿋하게 성장해 나가고 있는 청년 정치인이 있고, 정치의 판을 바꿔보려는 노력도 있다. 오로지 유권자만 바라보며 제대로 된 정치를 해보고 싶어하는 청년들 입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비영리법인이 있다. ‘정치를 제대로 하는 젊치인 에이전시 뉴웨이즈’다. 만 39세 이하의 젊은 정치인 양성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는 뉴웨이즈는 지난 2021년 6월 아산나눔재단 비영리 스타트업 1기로 선정된 뒤 2022년 지방선거에서 후보자 138명과 당선자 40명을 배출하고, 2024년 총선에서는 후보자 3명을 배출했다. “지금의 정치에는 시스템이 없다”고 주장하는 뉴웨이즈는 ‘젊치인’을 키워 유권자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 생태계 구축에 도전하고 있다. 뉴웨이즈의 캐치 프레이즈에 공감하며 6.3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전주의 한 청년 정치인은 민주당 도지사 경선 과정의 구태 정치에 휩쓸려 앞길이 막힌 청년 정치인들의 좌절을 걱정했다.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만 쫒는 우리 정치는 왜 달라지지 않을까. 우리 정치의 새로운 길, 결국 유권자가 달라지지 않으면 그 길도 열리지 않는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6.04.16 18:10

[청춘예찬] 찬란한 봄은 짧고 우리의 산책은 길어도 좋다

어느 도시의 봄이 아름답지 않겠느냐마는, 전주의 봄 또한 유난히 찬란하다. 이 계절의 전주는 자꾸만 걷고 싶게 만든다. 최근 전주를 다룬 웹 콘텐츠가 높은 관심을 얻는다. 그만큼 이 도시를 찾고 소비하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사람들이 어디를 찾는지 자연스레 주목하게 되지만, 그와는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보고 싶다. 나의 발걸음을 오래 붙잡아두는 가게들을 이 도시에 온 이들에게 조용히 건네고 싶다. 내가 자주 걷는 길의 끝에는 제철을 담아내는 카레집이 있고, 조금 더 걸으면 지역 양조장에서 만든 수제 맥주집이 있다. 그리고 다시 몇 걸음이면 주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동네 책방이 모습을 드러낸다. 빠르게 소비되고 사라지는 공간이 아니라, 각자의 색을 유지한 채 천천히 쌓여가는 공간들이다. 나에게 하루의 여유가 주어진다면, 출발점은 치명자산 자락의 ‘바람 쐬는 길’이다. 전주천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무릎 아래로는 작은 야생화들이 피어나고, 머리 위로는 연둣빛 이파리와 봄꽃이 겹겹이 피어난다. 이 계절의 풍경은 지금 이 순간에 머물러 있으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향교길이 나온다. 소담한 한옥 담장 너머로 퍼지는 음식 냄새를 따라가다 보면 계절의 맛을 담아내는 카레 집에 닿는다. 이곳에서는 ‘이주의 카레’로 계절의 흐름을 식탁 위에 올려낸다. 단정한 한 접시에 몸과 마음을 기분 좋게 배불린다. 다시 길을 나서면 얼마 가지 않아 테라스가 있는 수제 맥주집이 나타난다. 이 도시에서 빚은 맥주들 사이에서 평소 마셨던 취향 그대로보다 오늘의 날씨와 기분에 어울리는 맥주 한 잔을 고심하여 골라본다. 봄볕을 안주 삼아 마시는 한낮의 맥주는 그 자체로 쉼표가 된다. 기분 좋은 취기가 번질 즈음, 구도심을 향해 걷다 보면 동네 가게들이 이어지고, 연이어 나타나는 책방들이 눈에 들어온다. 전주의 책방들은 저마다의 책장을 지녔다. 책방지기의 성향이 공간과 책의 배열에 스며 있고, 그 안에서 한 권의 책을 고르는 일은 이 도시를 기억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 된다. 이 공간들의 특징은 이야기가 흐른다는 점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쌓아가며 고유한 서사를 만들어낸다. 계절을 담은 음식, 지역에서 빚은 술, 취향으로 고른 책들. 그래서 이곳에서의 기억은 단순한 소비로 지나치지 않고 경험으로 남는다. 이러한 경험은 빠르게 소비되는 방식과는 다른 결을 지닌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보고 지나가는 일은 효율적일지 모르지만, 그 속도 안에서는 도시가 가진 층위와 시간은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어디를 가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넘쳐나지만, 그곳에서 어떻게 머물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좀처럼 이야기되지 않는다. 전주는 오래된 시간과 현재의 감각이 겹겹이 쌓인 도시다. 그렇기에 전주를 이해한다는 것은 ‘어디를 가느냐’보다 ‘어떤 속도로 머무느냐’에 더 가깝다. 더 많은 명소를 쫓기보다, 걷는 속도를 잠시 늦추어보는 여유가 필요한 이유다. 이 봄이 다 가기 전, 조금 더 천천히 걷고 오래 머물러보길 권한다. 내가 만든 여유의 틈 사이로, 전주는 비로소 진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찬란한 봄은 짧고 우리의 산책은 조금 더 길어도 좋다.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에 머물 때, 비로소 도시는 우리에게 잊지 못할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하여 당신만의 전주가 다시금 태어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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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4.16 18:10

[금요칼럼] 균형발전, 에너지와 해양전략에서 답을 찾다

지금 대한민국은 새로운 전환의 시점에 서 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산업의 급속한 확산은 막대한 전력 수요를 요구하고 있으며, 최근 중동 지역에서 나타나는 군사적 충돌은 에너지 공급망의 안정성과 다변화의 필요성을 더욱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 에너지와 산업은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에너지는 더 이상 경제의 한 요소가 아니라 국가 안보 그 자체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급망 다변화와 함께 에너지 수송 경로를 분산하려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북극항로와 같은 새로운 해상항로가 점차 중요한 의미를 갖기 시작하고 있다. 북극항로는 단순한 물류 경로가 아니다. 기존 수에즈 운하 중심 항로 대비 운송 거리와 시간을 단축할 뿐 아니라, 에너지 수송과 자원 접근의 새로운 통로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공간은 이미 러시아가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도 ‘극지 실크로드’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북극은 더 이상 개방된 공간이 아니라 경쟁과 통제가 동시에 작동하는 전략 공간으로 준비된 국가만이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된 것이다. 이같은 환경에서 해양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해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에너지 수송로이자 산업 기반이며, 동시에 안보의 최전선이다. 북극항로와 같은 새로운 해상 루트를 활용하려면 항해 안전, 해상 통제, 구조·구난 능력이 필수적이다. 해군을 중심으로 한 해양력은 에너지 전략과 산업 구조를 뒷받침하는 국가 역량의 핵심 축이라 할 수 있다. 해양력이 없는 에너지 전략은 현실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흐름은 지역균형발전 전략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AI 시대의 데이터센터, 반도체, 첨단 제조 산업은 막대한 전력을 요구하지만, 산업이 수도권에 집중될 경우 에너지 수급 불균형과 지역 격차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서남권을 중심으로 해상풍력과 전력망 확충이 추진되고 있으나, 지역은 전력을 생산하고 수도권이 이를 소비하는 구조로 고착된다면 또 다른 형태의 집중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진정한 균형발전은 단순한 기능 분업이 아니라 에너지 생산과 산업, 인재가 함께 결합되는 구조여야 한다. 해안 지역은 해상풍력과 수소 에너지, 항만 물류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와 AI 산업, 전력 다소비 첨단 제조를 함께 유치하는 복합 거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내륙 지역은 에너지 저장 시스템과 부품·소재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산악 지역은 재난 대응과 환경 관리, 분산형 전력망 기술을 중심으로 특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유럽의 이탈리아와 그리스는 우리와 유사한 반도형 구조와 산악 지형을 가진 국가로, 이러한 조건을 산업과 에너지 전략으로 전환해 왔다. 이탈리아는 남부 LNG 터미널을 통해 도입한 에너지를 북부 산업지대로 연결하고, 그리스는 피레우스 항을 중심으로 항만과 내륙 물류망, 도서 지역 재생에너지를 전력망으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이처럼 항만과 에너지, 산업을 하나의 체계로 묶는 전략은 지형적 한계를 경쟁력으로 전환한 대표적 사례다. 결국 균형발전은 지역을 나누는 정책이 아니라 국가를 연결하는 전략이다. 중동 전쟁이 보여준 에너지 리스크, 북극항로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 해양력의 전략적 가치, 그리고 AI 시대 산업 구조의 변화는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에너지와 산업, 안보를 통합적으로 설계하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은 유지될 수 없다. 분명히 인식해야 할 점은, 균형발전은 국가 생존전략으로 지역의 특성과 지정학적 조건을 반영한 에너지 그리고 해양 중심의 통합 전략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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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4.16 18:10

[금요수필] 천리향

아파트 정원에 천리향 한 그루를 심었다. 세 번이나 실패한 나무를 버리면서 다시는 사지 않겠다던 약속을 깨고 또 사온 것이다. 늦은 봄 대추나무 묘목을 사러 갔다 없어 엉뚱하게도 생각지도 않은 나무 몇 그루를 사왔다. 그랬더니 주인은 뿌리 없는 대추나무 2그루를 덤으로 주면서 잘하면 살 수 있을 거라 했다. 그래서 일단 받아들고 ‘천리향’은 없느? 물었더니 키는 좀 크지만, 앞이 한쪽만 나와 있는 것을 반값에 주겠다 해서 가져온 것이다. 천리향은 중국 원산지로 향기가 천리까지 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원래 이름은 수향(水鄕)나무였는데 옛날 어느 스님이 잠결에 발견한 향기로운 나무라는 뜻으로 ‘수향(睡鄕)’이라고 불렀다. 이후 풍기는 향이 ‘상서로운 향기’라는 ‘서향(瑞香)’으로 바뀌었단다. 아무튼, 이번에는 이 나무가 잘 자라서 내년 3월이면 집안을 온통 아름다운 향기로 가득 채워줄 거라고 기대하며 사랑과 온갖 정성을 쏟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2~3주 정도 지나자 잎이 마르고 점점 생기가 없어 보였다. 잘못했다가는 또 죽일 것 같아서 화원에 들러 어떻게 해야 좋으냐고 물었더니 천리향 뿌리는 습기에 약해 너무 습하면 살 수 없다는 것다. 그 말을 듣고 곰곰 생각해보니 부모의 과잉보호가 아이를 망치듯, 나의 지나친 관심으로 물을 많이 줘서 역효과가 난 게 아닌가 싶었다. 그 말을 듣고 곧바로 화분을 뒤집어보았더니 아닌 게 아니라 흙이 물기를 가득 머금고 있어 얼른 마른 흙으로 바꿔주었다. 하지만 좋아지기는커녕 날마다 잎이 누렇게 변해가더니 이윽고 까맣게 말라붙었다. 이제 더는 가망이 없어 보였지만 그래도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뽑아버리지 못하고 화분을 아파트 화단 철쭉꽃 사이에 끼워놓았다. 그리고 밖에 나가기만 하면 수시로 들여다보며 이제는 버려야지, 버려야지 하던 어느 날, 아니 이게 웬일인가? 새까맣던 나뭇가지 마디마다 볼록볼록 파릇한 생명을 물고 있는 게 아닌가! 어제까지만 해도 죽은 줄 알았더니 이렇게 기사회생(起死回生)하다니, 화단에 내다놓은 지 한 달쯤 되었을까? 홀로 더위와 장마를 견디면서 사투를 벌이더니 가지 끝에서부터 이렇게 싹을 틔우며 푸른 잎이 하나둘 돋아나 바람에 나풀거린다. 그 모습이 하도 신통하고 기묘해서 그냥 보고만 있어도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졌다. 하마터면 한 생명을 버릴 뻔했는데, 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슴 벅찬 일인가? 순간 나는 생명이란 쉬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향나무에 정말 미안하고 한편으로는 부끄러웠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살릴 수 없다고 포기했던 천리향이 자연의 품에서 삶을 회생하는 모습을 보니, 자연의 힘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 속에서 삶을 배우며 오랫동안 잘 참고 견뎌준 천리향의 강인한 생명력과 자연의 경이로움에 새삼 고개가 숙어진다. 어떤 소리보다 아름다운 언어는 향기다. 천리 밖에 있어도 가깝게 느껴져 마음속 깊이 간직했던 말 없는 말을 천리향은 향기로 대신한다고 어느 시인이 예찬했다. 화려하지도 않고 아주 작은 꽃들이 모여 있지만 어느 꽃보다 향기로움이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다. 베란다에서 월동이 가능하다. 하루에 햇빛이 2~3시간 정도만 들어오면 자라고 꽃피는 데 문제 없다고 하니 나는 앞으로도 천리향을 지키며, 천리향도 나를 지키며 동반자로 살아가련다. Δ한일신 수필가는 공무원으로 정년퇴임한 후 수필에 입문해 <대한문학>으로 등단했다. 전북문인협회, 영호남수필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필집 <내 삶의 여정에서>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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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4.16 18:10

[세무 상담] 부모님께 증여받은 아파트 함부로 팔면 안되는 이유

최근 자산 승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부모님으로부터 아파트를 증여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증여세를 정당하게 납부했으니 이제 내 마음대로 처분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무에서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증여받은 집을 성급히 매도하려다 예상치 못한 세금 폭탄을 맞을 뻔한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부모님께 물려받은 아파트는 최소 10년이 지난 뒤에 파는 것이 자산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길입니다. 세무당국이 가장 경계하는 것 중 하나는 증여를 이용해 양도소득세를 회피하는 행위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 마련된 장치가 바로 ‘이월과세’ 제도입니다. 양도소득세는 기본적으로 판 가격에서 산 가격을 뺀 차익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데, 만약 증여받은 지 10년이 지나지 않아 아파트를 팔게 되면 세무당국은 자녀가 증여받은 시점의 가액이 아니라, 부모님이 아주 오래전 처음 그 집을 샀던 당시의 가격을 기준으로 양도차익을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10년 전 2억 원에 산 아파트를 시세 6억 원이 되었을 때 자녀에게 증여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자녀는 6억 원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납부했으므로, 조만간 이 아파트를 6억 5천만 원에 팔더라도 차익이 5천만 원뿐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10년 이내에 매도할 경우, 법적으로는 아버지가 처음 샀던 2억 원을 취득가액으로 간주합니다. 결과적으로 자녀는 5천만 원이 아닌 4억 5천만 원이라는 막대한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과거에는 이 이월과세 적용 기간이 5년이었으나, 현재는 법이 강화되어 10년으로 연장되었습니다. 즉, 부모님이 취득했을 때보다 집값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 증여를 받았다면, 최소한 10년은 보유해야만 증여 당시의 시세를 온전히 취득가액으로 인정받아 양도세를 절감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집을 오래 보유할수록 세금을 깎아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결국 증여는 단순히 명의를 넘기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라, 이후의 매도 계획까지 치밀하게 세워야 하는 긴 호흡의 과정입니다. 정성껏 일궈온 가족의 자산이 세금으로 인해 허무하게 사라지지 않도록, 증여받은 아파트를 처분하기 전에는 반드시 ‘10년이라는 기다림의 시간’이 충분히 지났는지 확인해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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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4.16 18:10

세계 디자인의 심장부에서 피어난 ‘전주한지’, 밀라노가 주목한 스튜디오 WAK

밀라노 가구 박람회 ‘Salone del Mobile. Milano(살로네 델 모빌레. 밀라노)’는 전 세계 디자이너들에게 꿈의 무대로 통한다. 그 중에서도 신진 디자이너의 등용문이라 불리는 ‘Salone Satellite(사로네 사텔리테)’는 칸 영화제의 주목할만한 시선처럼 미래의 거장을 예견하는 자리다. 이 뜨거운 무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이들이 있다.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유럽 가구시장을 개척 중인 '스튜디오 WAK(Studio WAK)’의 원세현·김남주 디자이너다. 전주에서 나고 자란 원세현(34) 디자이너와 그의 파트너 김남주(30) 디자이너는 고려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2018년 디자인의 정수를 경험하기 위해 독일로 건너갔다. 이후 삼성과 보쉬(BOSCH), 잉고 마우러(Ingo Maurer) 등 글로벌 기업에서 실무를 경험하며 정교한 제품 설계 문법을 몸에 익혔다. 산업디자이너로서 단단한 기술력을 쌓은 두 사람은 독일 현지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스튜디오를 열고 본격적인 유럽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의 작업 방식은 마치 정교한 톱니바퀴 같다. 한 사람은 숲을 보듯 전체적인 구조와 흐름을 잡고, 다른 한 사람은 나무를 보듯 디테일에 집중한다. 이들에게 디자인이란 단순한 형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게 정말 최선일까?’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가장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답을 찾아가는 치열한 과정이다. 원세현 디자이너는 16일 전북일보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독일 유학 전에는 시각적인 화려함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재료의 맥락과 생산방식의 책임감, 그리고 그것이 담고 있는 문화적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좋은 디자인의 본질을 쫓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치열한 질문 끝에서 그는 자신의 뿌리인 ‘전주 한지’와 재회했다. 전주가 고향인 그에게 한지는 어린 시절 익숙하게 접했던 재료였다. 무심코 지나쳤던 익숙함이 특별한 가능성으로 다가온 건 독일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잉고 마우러의 스튜디오에서 일하던 때였다. 그는 “당시에 일본 화지를 활용한 조명 작업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을 보게 됐다"며 “저에게는 당연했던 재료가 다른 문화권에서는 특별하고 새롭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스튜디오 WAK은 전주한지를 현대적인 가구의 구조와 빛을 완성하는 소재로 재해석했다. 대표작 ‘실루엣 캐비닛(Silhouette Cabinet)’은 전통 창호에서 착안해 한지를 가구 외장재로 과감하게 사용한 작품이다. ‘가려짐과 드러남’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호평을 받았다. 또한 모닥불에서 영감을 얻은 조명 ‘모닥(Modak)’은 아두이노 기술을 접목해 사용자가 장작을 넣듯 빛의 세기를 조절하게 함으로써 기술에 한지의 온기를 입힌 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이미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iF와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석권하며 독보적인 실력을 입증한 이들이지만, 이번 밀라노 무대는 또 다른 도전이다. 자신의 뿌리인 ‘전주’의 미학이 세계 시장에서 얼마나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원 디자이너는 “한지를 전통 재료로 가두는 것이 아니라, 유럽 디자인 안에서도 충분히 새롭게 해석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며 "앞으로도 지속가능성을 축으로 삼아 한지뿐만 아니라 자개 등 한국의 다양한 재료와 문화를 유럽 시장에 적극적으로 소개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6.04.16 17:23

전북 지방선거 ‘현금 공약’ 격화일로

6·3 지방선거가 5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전북의 광역·기초단체장 후보들 중 일부가 민생 지원이란 명목으로 현금성 공약 경쟁을 앞다퉈 벌이는 양상이다. 16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 군산시장 경선 과정에서는 민생경제 활성화 지원금으로 해마다 25만 원씩 4년간 총 100만 원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가 등장했다. 앞서 민주당 정읍시장 경선에 나섰던 한 예비후보는 임기 내 시민 1인당 200만원의 민생경제활력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도 백승재 진보당 전북도지사 예비후보는 15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도민 1인당 긴급 고유가 피해지원금 10만원 지급을 민생 공약으로 내놓았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위축된 소비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인데 막대한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와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놓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후보들의 공약을 두고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북의 평균 재정 자립도는 23%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체 재원 기반이 취약한 전북의 실정에서 대규모 현금성 지출이 이어질 경우 재정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일부 지역은 올해 초 민생지원금 지급이 추진되면서 선거를 앞둔 시점에 재정 집행을 두고 형평성과 적절성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최근 전북교육감 선거에서는 현금 지급 보다는 교육복지 확대를 후보들 간 공약 경쟁으로 벌이는 양상이다. 박태식 전북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현금 지급 공약은 결국 미래 세대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재원 마련의 현실성과 정책의 지속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내 정치권에서도 “지원 규모 경쟁보다는 집행 가능성과 재정 여건을 따지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현금성 지원의 긍정적인 효과를 반기는 의견도 있다. 지역화폐와 연계될 경우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골목상권에 실질적인 소비 유입책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군산의 한 자영업자는 “지원금이 풀릴 때마다 매출이 눈에 띄게 반등하는 것을 체감한다”며 “침체된 상권에는 즉각적인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 심리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금성 지원 공약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선거가 임박할수록 후보들 간 현금 지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지속 가능한 재원 확보와 지역 내 소비 순환 구조를 함께 만드는 것이 관건으로 여겨져 지역 유권자들 사이에 공약 규모뿐 아니라 재원 조달의 현실성과 지속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선거
  • 김영호
  • 2026.04.16 17:22

엇갈린 선택⋯전주시장 결선 판 키우는 ‘어제의 동지’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장 후보 결선이 4년 만에 다시 우범기·조지훈 구도로 재편되면서 ‘리턴 매치’에 불이 붙고 있다. 오는 20~21일 이틀간 실시되는 결선 투표에서 최종 후보가 가려진다. 우범기·조지훈 예비후보는 16일 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결선 승리를 향한 의지를 밝혔다. 임정엽 전 완주군수는 우범기를, 국주영은 전 예비후보는 조지훈를 지지하기로 했다. 우범기 예비후보는 전주의 자연환경을 시민의 실질적인 부로 환원하는 ‘전주형 햇빛소득 4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전주의 햇빛이 시민의 연금이 되는 돈을 버는 복지 정책을 내걸었다. 이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우 예비후보는 “긴 잠에서 깨어난 전주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확실하게 잠에서 깨어나는 틀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우범기, 저"라며 “그 길이 전주가 살고, 전북이 살고, 전북이 특별자치도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인이라면) 시민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어야 한다. 걸음걸이도 나란히 걸을 수 있어야 한다”며 “전주시민을 낮은 자세로 섬기는 시장이 되겠다. 일만 잘하는 게 아니라 사람도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지훈 예비후보는 전주종합경기장 부지에 조성되는 마이스산업단지와 연계한 터미널 부지 개발 정책을 제시했다. 전주고속·시외버스터미널을 도시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얼굴로 규정하고, 전면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조 예비후보는 “지금 전주의 미래를 위한 새바람이 일고 있다. 그 바람은 시민들이 일으켰다. 저 조지훈이 꼭 이길 것이다”면서 “매일 선거 캠프가 터질 듯이 시민들이 모이고 있다. 그 힘으로 지금 열심히 달리고 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전주시민들께 무릎 꿇고 호소하는 게 제 전략이다. 진심으로 시민들이 쌓아온 시간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 누군지, 진심으로 시민을 존중하는 사람이 누군지 판단해달라”고 했다. 결선 구도 속에서 세 결집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주영은 전 예비후보의 손을 들어줬던 임정엽 전 완주군수는 “우범기 2기 전주의 큰 변화를 위해 가장 말단에서 가장 열심히 뛰겠다”면서 우 예비후보를 다시 한 번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반면 국 전 예비후보는 “민선 8기의 무능·거짓·불통의 시정은 능력·정직·소통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제게 보내주신 성원과 지지를 조 예비후보에게 보내주시기를 호소드린다”고 했다.

  • 선거
  • 박현우
  • 2026.04.16 17:11

“‘전횡·사유화 의혹’ 전주대 파문…교육부 감사 요구 분출”

전주대학교 구성원들이 학교 법인 운영을 둘러싼 각종 위법 의혹을 주장하며, 대학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청와대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16일 전주대학교 교수회와 교수노조, 직원노조, 학장단 대표 등으로 구성된 ‘전주대학교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3일 대통령과 교육부를 상대로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도 벌인다. 비대위는 “현재 대학이 법인 이사장의 독단적 운영 개입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학내 부조리를 해소하고 학교 정상화를 위해 교육부의 철저한 감사와 수사기관의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학교법인 이사장 A씨는 실질적인 업무 수행이 없는데도 상근 임원으로 지정돼 매월 3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한 의혹을 받고 있다. 비대위는 이를 사립학교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교수들로부터 골프 접대와 현금성 선물을 받은 뒤 주요 보직을 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사장을 접대한 일부 교수들이 주요 보직에 임명됐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비대위는 “이는 사학을 사유화한 파렴치한 행위로 공정한 인사 시스템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특정 교수를 법인 사무국장으로 겸직 임명하는 과정에서 학내 규정이 개정됐고, 겸직 보수 지급 금지 규정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사학 비리는 한 대학을 넘어 사회 전반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문제”라며 “교육부 감사가 병행되지 않을 경우 증거 인멸과 학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사장의 위법 행위를 철저히 규명하고 대학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비대위는 오는 23일 청와대 앞에서 전주대학교 정상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 감사를 촉구할 계획이다. 한편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3월 초 청탁금지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전주대 학교법인 A이사장을 엄벌해 달라는 고발장이 접수돼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발장에는 A이사장이 지난 2021~2024년 광주와 전남 일대에서 전주대 교수 3~7명과 수차례 골프를 친 뒤 매번 100만 원 안팎의 비용을 교수들이 나눠 부담하게 한 이른바 ‘접대골프’ 의혹이 담겼다. 또 전주대 B교수가 교수들이 모인 SNS 단체 채팅방에서 “신년 인사 겸 이사장 집에 방문했고, 선물은 봉투로 50만 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남긴 정황도 담겼다. 게다가 특정 교수의 보직 임명을 총장에게 강요했다는 의혹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 교육일반
  • 이강모
  • 2026.04.16 17:07

“청소년 시내버스 정기권 도입”⋯전주시의회 5분 자유발언

전주시 청소년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청소년 버스 정기권을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김세혁(비례대표) 전주시의회 의원은 16일 열린 제429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전주시에 거주하는 4000여 명의 청소년을 위한 버스 정기권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김 의원에 따르면 전주시는 2020년 정기권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기준 월 평균 1만 8000여 명이 이용할 정도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1인당 약 4만 7000원에 달하는 교통비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정부의 K-Pass 환급 혜택을 받는 성인·청년 시내버스 요금이 전주시의 청소년 시내버스 요금보다 저렴하다는 점이다. 전주시 청소년 요금은 성인 요금(1650원) 대비 약 21% 낮은 1300원이다. 반면 현재 K-Pass 성인은 1320원, 청년은 1155원의 요금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청소년은 성인과 유사한 수준의 요금을 내고 있고, 청년보다 더 높은 요금을 지급하는 구조인 셈이다. 김 시의원은 청소년 무상 교통까지 논의되고 있는 만큼 전주시 재정 여건에 맞는 청소년 시내버스 요금 정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충북 청주시처럼 청소년 정기권을 도입하자는 게 김 시의원의 말이다. 특히 전주시의 재정 여건을 고려해 즉각적인 무상 교통 도입 대신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시의원은 “청소년 무상 교통은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과제”라면서 “전주시는 우선 청소년 버스 정기권을 도입하고, 이를 기반으로 관계 기관과 협의를 통해 무상 교통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의 이동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면서 “단순한 교통비 절감을 넘어 학습, 문화, 여가 등 다양한 사회활동 참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불법적으로 이용되는 전동 킥보드 등 이용 감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 전주
  • 박현우
  • 2026.04.16 16:50

뇌물수수 혐의 익산시청 공무원, 항소심서 ‘징역 2년’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선 익산시청 공무원이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정현우)는 16일 뇌물수수 및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7)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과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1심의 1265만 3776원 추징 명령은 유지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일부 업체로부터 계약을 몰아준 대가로 현금 등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경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부하 직원에게 자신의 차량을 이동해달라고 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약 4년에 걸쳐 직무관련성이 있는 다수의 사람으로부터 뇌물을 받아 지자체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며 “또한 공무원이 시 관련 공사를 수급하는 계약 관계 사업가로부터 금품이나 현금을 받아 업무상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에게 전달해주는 행태에 대해 공무원의 영득 의사가 없다고 하면, 추후 비슷한 관행을 성행하게 해 뇌물수수죄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다”며 ”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자체가 체결하는 계약 업무 처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다만 피고인이 뇌물 수수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고 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 법원·검찰
  • 김문경
  • 2026.04.16 16:49

중동전쟁 변수에 건설 ‘자재·공기’ 다시 흔들

중동 정세 불안이 길어질 경우 원자재 수급 차질이 건설공사 지연과 도급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건설자재 공급망을 상시 점검하는 ‘비상 대응체제’에 들어갔다. 전북은 새만금과 SOC, 정비사업 등 공공·민간 공사가 동시에 돌아가는 구조인 데다, 대형사보다 지역 중소업체 비중이 높은 만큼 자재값 변동이 곧바로 현장 부담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건설협회 전북특별자치도회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앙‧지방정부‧건설업계 동향을 발표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협회가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중동전쟁 기업애로 지원센터’를 설치해 건설 분야별 협회와 함께 자재 수급 및 공사현장 애로를 접수하고, 국토부 1차관을 단장으로 한 ‘건설현장 비상경제 TF’를 구성했다. 주요 자재 수급상황을 관리하고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점검 대상에는 레미콘 혼화제, 아스팔트, 플라스틱 제품(배관·창호·단열재), 페인트, 실란트, 접착제 등이 포함됐다. 자재 수급이 흔들리면 공정표가 먼저 무너진다는 점에서 ‘현장 점검’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스콘 생산현장과 정유사 현장 점검을 통해 실제 공급망과 재고를 밀착관리하고, 전국 5개 지방국토청이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특별 현장점검에 나서 자재 수급으로 인한 공사 중단 여부와 세부 동향을 추가 점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레미콘 혼화제 생산현장 점검과 단열재·창호 현장점검일정도 함께 제시됐다. 전북처럼 지역업체가 많은 곳에서는 ‘공기(기간) 지연’이 자금난으로 직결된다. 국토부는 민간공사 표준도급계약서상 공기 연장 사유에 ‘원자재 수급 불균형’이 포함될 수 있다는 유권해석 조치를 예고했다. 국토부·금융위원회가 PF 대출약정의 ‘책임준공 기한 연장 사유’ 해석을 공동으로 병행하고, 모범규준에 ‘원자재 수급 불균형’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정부가 권역별로 지방정부·건설단체 간담회를 추진하는 일정에는 전북·전남·광주 권역이 14일로 잡혔다. 같은 날 건설협회는 △건설공사 물가상승분의 적정 반영 △지방공사에서 지역업체 참여 확대 방안 보완 △공공공사 참여기업의 보증 부담 완화 △새만금 투자 적기 이행을 위한 지원 등을 건의했다. 정부는 향후에도 지원정책의 현장 적용 여부를 수시 모니터링하고 업계 애로를 관계부처에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전북 현장에서는 “자재 점검만큼 중요한 건 공사비 반영과 공기 조정의 속도”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설협회 전북특별자치도회 소재철 회장은 “도내 건설업체들이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며 “적정공사비와 적정 공기 확보가 지역건설업체들을 살리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자재값·물류비 변동이 곧바로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지는데도 계약 구조상 반영이 늦거나 제한될 경우, 부담이 하도급과 지역 중소업체로 전가된다는 취지다.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6.04.16 16:49

[줌](사)이노비즈협회 전북지회 신임 김형식 회장 “전북경제를 살린다는 심정”

“이노비즈협회가 발전해야 전북 지역 경제가 살아난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해볼 계획입니다” 제8대 (사)이노비즈협회 전북지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형식 회장의 포부다. 이노비즈 기업은 이노베이션과 비즈니스의 합성어이다. 정부에서 인증한 기술우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의미한다. 김 회장은 협회사 간 네트워크 구성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지금 전북이 다들 어려운 상황이다. 전쟁 여파 때문에 물가도 급상승하고 있고 원자재 가격도 상승하면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전북이 대한민국 경제의 2.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 전국적으로 보면 강원과 제주 다음으로 열악한 상황이다. 앞으로 지회 활동을 통해 전북도 또는 지자체와 사업들을 많이 발굴하고 이노비즈 협회 인증사들을 통해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쪽으로 협회의 역할을 강화해볼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청년 유출 문제에 대해서도 개선책을 고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우리 청년들이 자꾸 지역을 빠져나가고 있는 현상들이 발생되고 있다”며 “지역에서 인재들을 육성을 해서 기업과 함께 연계시켜서 채용을 장려하고 또 그런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게 최대 목표이다. 우리 지역의 인재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기업의 발전을 통해 전북경제도 함께 되살린다는 구상이다. 김 회장은 “이노비즈 협회 자체가 기술, 벤처, 혁신 이런부분들이다”며 “기술을 인정받은 기업들이고 이노비즈협회가 발전하는 길이 전북 기업이 발전하는 길이고 전북 경제가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기초적인 인증협회이다. 우리 전북 이노비즈협회가 발전해야만이 전북경제가 살아난다는 심정으로 협회 활동을 열심히 해볼 계획이다”고 힘줘 말했다. 김 회장은 호원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군산시에서 해전산업(주)를 운영하고 있다.

  • 사람들
  • 김경수
  • 2026.04.16 16:49

‘경선만 이기면 당선’ 구조가 키운 내홍…전북, 견제 없는 정치의 그늘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경선을 둘러싼 갈등이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 전국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전북 정치의 구조적 한계도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의 오랜 텃밭인 전북이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중앙당 계파 경쟁 속 도지사 자리를 둘러싼 힘겨루기의 장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후보들 역시 도민에게 미래 비전을 설명하기보다 중앙당의 판단과 당내 역학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견제 없는 일당지지 지역 정치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원택 국회의원의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 인준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논란 속에서도 전북지사 본선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다만 지역에서는 이번 경선이 역대급으로 중앙당 내 권력 구도와 계파 갈등에 휘말리며, 전북도지사 자리가 정치적 이해관계의 무대처럼 비쳐졌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전북은 오랜 기간 민주당 계열 정당이 압도적 지지를 받아온 지역이다. 역대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대부분 승리하면서,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선거 구조가 굳어졌다. 이 때문에 본선 경쟁은 약해지고, 당내 경선이 사실상 승부처가 되는 흐름이 반복돼 왔다. 문제는 경쟁이 당 밖이 아니라 당 안으로만 집중되면서 정책과 비전 경쟁보다 계파 간 세력 대결, 공천을 둘러싼 충돌이 더 부각된다는 점이다. 이번 전북도지사 경선 역시 후보 간 정책 검증보다 ‘현금 살포’, ‘식사비 대납 의혹’ 등이 이어지며 후폭풍이 길어졌다. 경선이 끝난 뒤에도 논란이 이어지면서 지역사회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 전북도지사 선거는 민주당 외에 후보를 낸 정당이 현재까지는 없다는 점에서, 전북의 왜곡된 선거 지형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북지사 후보를 공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조국혁신당 역시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민주당 내부 경선이 본선 역할까지 떠안는 구조가 됐다. 여기에 민주당 내 상대적으로 세가 약했던 김관영 지사는 현금 살포 의혹이 불거진 뒤 불과 12시간 만에 제명되면서, 현역 지사가 당 밖으로 밀려나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전북의 미래를 책임질 도지사 선거가 정책 경쟁보다 중앙당 권력 구도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모습이 이번 경선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도내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북의 선거 지형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한 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 내 공천이나 경선에 자정작용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이라며 “간판만 달면 당선되는 구조가 계속되면서 자격 논란과 도덕성 문제도 반복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리당원 소수가 지역 여론을 좌우하는 지금 구조에서 도민 모두가 납득할 단체장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묻지마 지지 풍토를 돌아보고 도민들이 정치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선거
  • 이준서
  • 2026.04.16 16:48

[현장] “가슴이 미어집니다”⋯세월호 12주기 추모 물결

“은지야, 할머니 왔다. 보고 싶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8시 전주시 완산구 전동 풍남문에 설치된 세월호 분향소는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천막으로 가로막혀 있어 희생자의 사진이 보이지 않았지만, 하나둘 주변을 맴돌며 희생자를 추모하기 시작했다. 전주시민뿐 아니라 한창 등교 중이던 학생들, 외국인 관광객까지 모두 고개를 숙였다. 호주에서 왔다는 잭슨(Jackson·35)도 “이태원 참사는 알고 있었지만, 세월호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면서 “세월호 사건도 마음이 아프다. 다음에 한국에 오게 되면 또 들리겠다”고 말했다. 12년 동안 세월호 분향소를 맡아 왔다는 이병무 지킴이는 정확히 오전 9시 30분에 천막을 걷었다. 익숙한 듯 제단 앞에 초와 향을 피우고 추도를 했다. 향초와 리본 등 추모에 필요한 물건들을 하나둘 정리했다. 그러면서 “사실 저는 유가족도 아니다. 정확한 진상 규명이 나올 때까지 이곳을 지키겠다”고 했다. 분향소 앞은 무거운 침묵이 이어졌다. 앞을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늦추거나 잠시 멈춰 서서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관광객들 역시 사진 촬영을 멈추고, 숙연한 표정으로 제단을 바라보곤 했다. 일부는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훔쳤다. 분향소 앞에서 만난 한 시민은 “마음이 너무 아프다 못해 미어진다. 아무 말도 못하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후 오전 11시 내란세력청산·사회대개혁실현 전북개헌운동본부와 세월호 지킴이는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2년이 지났지만 아직 완전한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았고 책임자 처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304명의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인 양순애(83) 씨도 손녀의 사진을 어루 만지면서 연신 보고 싶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 양 씨는 “이틀에 한 번씩 손녀를 보러 온다. 은지가 하늘나라에서는 사고 없이 편안히 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구 수습기자

  • 사회일반
  • 이상구
  • 2026.04.16 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