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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봄이 웃는다 - 박예분

겨울잠에서 깬 지렁이가

쭉 쭈욱 한바탕 몸을 늘린다

 

어디로 갈까

눈도 귀도 다리도 없는데

 

온몸을 꿈틀꿈틀

꼬불꼬불 땅속에 길을 내며

 

산수유 발가락을 간질간질

개나리 발가락을 간질간질

 

발가락들이 웃는다

방긋방긋 봄이 웃는다

 

△겨울잠을 자던 지렁이 한 마리가 세상에 봄을 불러온다. 어두운 땅속을 헤집어가며 산수유와 개나리와 목련을 발가락을 간지럽힌다.

콧속이 간질거리다 재채기 터지듯이 뿌리가 간질거리다 봄꽃이 팡! 팡! 터진다. 나무가 새잎을 낸다. 간질거린다는 말은 미동도 없어 죽은 줄 알았던 감각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지렁이가 기지개를 켰다는 말이다. 방긋방긋 웃는 봄이 온다는 말이다. /김제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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