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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새 아침을 여는 시] 심부름-김경녀

궂은 시대를 건넌 아버지는 왜

자주자주 노래에 엉켰을까

 

광복절 환호 속에 막걸리

거나한 날 단상에 올라

온 동네 흐드러진

김삿갓 노래 어제처럼 쟁쟁하다

 

만주벌판 누비느라 못다 한 소절

내 비록 잇지 못했어도

한더위 잦은 심부름 어김없어

 

열두 살 단발머리 노란

주전자 골목 휘돌아 집으로 

가는 길 몰래 가끔 마셨지

 

미스터 트롯 막걸리 한잔에

한 잔 맹물로도 얼큰하다

 

△ 영탁의 ‘막걸리 한 잔’ 노래를 들을 때마다 “만주벌판 누비”시던 아버지 생각난다. “광복절 환호”성과 함께 막걸리 거나하게 드시고 “김삿갓 노래” 부르시던 아버지 생각난다. 아버지 심부름으로 막걸리 받아오다 “몰래 가끔 마”시던 어린 나도 거기 있다. “미스터 트롯 막걸리 한잔” 들으면서 막걸리 대신 “한 잔 맹물”만 마셔도 아버지 생각이 얼큰하게 올라온다./김제 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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