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역정가에서는 8월 17일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가 최대 화두다. 내후년 4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이번 전당대회의 결과는 전북 국회의원들의 정치생명을 뒤흔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험대’이자 사실상의 심판대다. 새로운 당 지도부는 2028년 제23대 총선 공천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핵심권력이다. 민감한 시기인지라 전북의원들 상당수는 겉으로는 말을 아끼고 있으나, 어느 시점에 가면 결국 확실한 줄서기를 강요당할 수밖에 없다. 관건은 전북의원들이 친명계와 친청계 중 과연 어디에 서는가 하는것이다. 민주당 내 계파 지형이 최근 지방선거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의 역학 관계로 뚜렷하게 각인되면서 이젠 중립이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다. 정청래 당 대표 체제의 지도부와 호흡을 맞추며, 최근 지방선거 공천 국면을 거치며 당권파로서의 입지를 굳힌 그룹으로는 이성윤, 박지원 최고위원, 한병도 원내대표, 윤준병 도당위원장 등이 꼽히며 이원택 도지사 당선인도 바짝 다가서있다. 정청래 대표가 연임가도에 나설 경우 이들은 어쨋든 정 대표에게 올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현 지사와 안호영 의원 등은 확실하게 친명반청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며, 박희승 의원도 친청보다는 친명쪽을 선택할 전망이다. 현직 장관인 정동영 의원과 김윤덕 의원 등은 대놓고 특정 후보를 밀기는 어렵겠으나 막판에 가면 어떤 형태로든 선택을 해야 할 거다. 의원들은 철저하게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할 것이나 수많은 권리당원들은 전북의 위상 확보를 위해서는 정청래, 송영길, 김민석 중 누가 당권을 잡는게 좋을지 고민하는 분위기다. 지선 이후 새롭게 재편된 전북 내 당권파의 주도권을 지키고 안정적인 지분을 요구하는게 나을지, 대통령실과의 강력한 원팀 구조를 통해 새만금 등 지역 현안과 예산이라는 실리를 확실하게 챙기는게 좋을지 곧 판단할 거다. 문제는 의원들의 표심과 권리당원들의 지향점이 다를 개연성도 크다는 거다.
반세기 전 대한민국 야당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했던 순간 하나가 있었다. 1970년 신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이철승·김영삼·김대중’ 3자 경쟁(40대 기수론)이 펼쳐졌다. 당내 주류파(유진산계)의 지지를 업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김영삼을 꺾기 위해, 2위 김대중과 3위 이철승이 결선투표 직전 극적으로 손을 잡았다. 김대중은 이철승에게 훗날 당권을 약속하는 이른바 소위 ‘명함각서’를 건네며 표를 흡수했고, 결선투표에서 대역전극을 이끌어냈다. 이 약속은 훗날 지켜지지 못하게 된다. 당시만 해도 전북의 맹주는 소석이었는데 그가 비주류로 전락한 뒤 전북은 중앙에서 주머니속 공깃돌이 돼버렸다. 전북 정치권의 주도권을 쥔 확실한 맹주가 없이 다분화 된 지금 과연 전북의 표심이 어디로 쏠릴지 주목된다.
위병기 이사 전략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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