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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상화 한 기후위기...일단 수해복구 총력을

한쪽에서는 물이 없어 죽을맛이고, 또다른 쪽에선 물폭탄에 시름하고 있다. 대한민국 강릉과 군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기후위기가 평범한 일상이 된 지금, 중요한 것은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상시 예보, 감시 시스템이지만, 일단 급한 불은 끄고 봐야한다. 한여름 물난리때나 겪을 법한 일이 발생한 지금, 고통받고 있는 도민들을 위해 우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총력전을 펴야할 때다. 폭우가 쏟아진 군산시 등 전북 서해안 지역의 수해 복구를 위해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에서 뛰어야 할 때다. 군산 지역엔 지난 6일 밤부터 시간당 150㎜를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도시 전역이 물에 잠겼다. 전북도나 일선 시군에서는 응급구호세트와 임시 거주시설을 마련하는 등 피해 집계와 복구를 통해 시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 앞서 전북 서남부 지역에는 6일 밤부터 7일까지 극한 호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이 침수되고 폭우와 낙뢰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이번 폭우로 지난 7일 전라선 '익산-전주' 구간의 열차 운행이 3시간 40분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단지 폭우로 인해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일이 이젠 일상화 한 셈이다. 특히 산사태 위험 지역 주민 100여명이 대피하는가 하면 주택이나 상가, 도로 등 침수 피해 신고도 150건 넘게 접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산림청은 호우로 인해 산사태 등 산림재난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 익산, 완주에 산사태 경보를, 전주·군산·김제·정읍·부안·진안·임실·무주 등에 산사태 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다. 전주시 송천동 진기들 권역 주민 37명이 인근 대피소로 긴급 대피한 사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큰 비는 그쳤으나 전북지역 9개 시·군에서 농경지 4176.6㏊가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시설채소 등의 경우 한번 물에 잠기면 배수가 되더라도 농산물의 상품성이 크게 떨어져 농가의 주름살은 깊어지고 있다. 다행히 이번 폭우때 전북에서는 발빠른 대처로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었다고는 하지만, 유무형의 재산 피해는 의외로 클 수밖에 없다. 일단 주민들이 일상으로 조속히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하는 한편, 농산어촌이나 도시서민들의 재산 피해 복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거듭 당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9.08 18:29

[사설] 장애인 의무고용, 징벌만이 능사가 아니다

전북지역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을 지키지 않아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의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납부하고 있다. 이들 기관들은 앞장 서 장애인 고용을 늘리는데 힘을 쏟는 한편 장애인연계고용제도 활용 등에도 눈길을 돌렸으면 한다. 또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고용부담금을 쌓아만 놓을 게 아니라 이를 활용해 교육활성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는 장애인 고용촉진을 위해 국가나 민간기업 등에 의무고용 비율을 정하고 미달 시 고용부담금(벌금)을 납부하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공공부문 의무 고용률은 3.8%, 민간부문은 3.1%였다. 내년부터는 이 비율이 4%대로 상승할 예정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김예지 의원(국민의힘)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북교육청, 전북도 등 지자체, 농촌진흥청 등 공공기관 대부분이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서 정한 의무 고용률을 지키지 못해 부담금을 납부했다. 도내 18개 공공기관 중 고용률을 지킨 곳은 전주시, 익산시, 임실군 그리고 새만금개발청 등 총 4곳 뿐이다. 나머지 14개 기관은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납부했다. 가장 많이 부담금을 낸 곳은 전북교육청이다. 전북교육청은 전체 직원 1만8892명 중 718명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하는데 고용인원이 376명(1.99%)에 불과해 45억 6100만원의 부담금을 납부했다. 학생들을 위해 쓰여야 할 소중한 세금이 고용부담금으로 빠져 나간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장애인연계고용제도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연계고용제도는 상시 근로자 100인 이상인 기업이 장애인표준사업장 등에서 생산한 제품을 사면 장애인을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해 고용부담금을 감면해 주는 제도다. 서울시교육청이나 우리은행 등은 쌀, 복사용지, 커피원두, 쇼핑백 등을 장애인 기업에서 납품받아 부담금 감면효과를 보고 있다. 또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지난해까지 8953억원의 고용부담금을 쌓아 놓고 있다. 이는 9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반면 현장 관계자들은 장애인 채용공고를 내도 기준을 통과하는 인력이 없어 채용하고 싶어도 채용 할 수 없다고 호소한다. 따라서 공단은 징벌적 대책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장애인들의 고용환경을 바꾸고 AI 등 각종 교육을 통해 장애인의 역량을 높이는데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인식 전환을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9.08 18:29

[사설] 신축 전북도립국악원, ‘국악 대중화 거점’ 기대

236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얼마 전 신축 개관한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의 역할에 국악인은 물론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86년 전주시 덕진동에서 개원한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은 국악 연수생이 크게 늘어나면서 공간 확장 및 시설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2022년 6월 건물 증개축 공사에 들어가 지난 7월 기존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신청사를 개관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개관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배리어 프리(Barrier-Free, 무장애 시설)’ 인증 심사과정에서 지적 사항이 발생하면서 부랴부랴 보강 공사를 실시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어쨌든 새로 건립된 국악원은 국악을 배우고 연주할 수 있는 국악연수실을 비롯해 다목적공연장과 회의실, 그리고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춰 기대를 모았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신청사 개관을 계기로 도립국악원이 도민 누구나 쉽게 국악을 접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악 전공자뿐 아니라 일반 도민을 위한 국악강좌와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전통국악 공연과 현대적 해석이 결합된 다양한 무대를 기획해 국악 대중화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신청사 개관 2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교육생들이 국악원 건물 공간 활용을 놓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교육생들을 위한 휴게공간이 마땅히 없어 큰 불편을 겪고 있고, 공간 관리도 소홀하다는 것이다. 도립국악원은 국악인구 저변 확대와 국악계 후진양성을 통한 국악 활성화·대중화를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당연히 교육·연수생들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 설립 목적에 맞는 다양한 교육·연수 및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 ‘전주시민이라면 누구나 판소리 한 대목은 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10여년 전 전주시가 역점 추진했던 ‘전주시민 한소리 하기’ 프로그램을 도립국악원 주관으로 재추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 국악의 고장, 전통 문화예술의 고장 전북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공간인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이 내년이면 개원 40주년을 맞는다. 마침 신청사 개관으로 시설 노후화 및 공간 부족에 따른 제약에서도 벗어났다. 도립국악원이 국악 대중화의 거점으로 자리잡아 생활예술로서의 국악의 가치를 확대하고 청소년들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9.07 16:45

[사설] 해외연수 페이백 수사 눈 가리고 아옹 말라

전북도의회, 전주시의회, 고창군의회 등 도내 11개 지방의회의 해외연수 비용 부풀리기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항공권 과다 계상, 숙박비 과다 산정 등 고의적으로 예산을 부풀린 사례들이다. 의원들의 자기부담금을 줄이기 위해 여행경비를 부풀리는 경우가 만연했고, 이는 의원들의 요청이나, 지시 등으로 연수비 산정을 해왔다는 것이 의회 사무부서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이 사건의 핵심은 이른바 ‘페이백’이다. 실제 항공료보다 많은 금액을 여행사에 지출하고, 높게 책정된 연수 비용 중 일부를 되돌려 받아 의원들에게 되돌려 준 사건이다. 전북도의회는 비즈니스 항공권으로 출장비를 청구하고 실제로는 가격이 훨씬 낮은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는 방식 등으로 차액을 남겼다. 전주시의회도 실제 항공료보다 많은 금액을 여행사에 지출하고 높게 책정된 연수비용 중 일부를 의원들에게 현금으로 되돌려 준 의혹을 받고 있다. 얼마나 치졸한 짓인가. 과다계상, 허위청구를 통해 지방의원들이 시민혈세를 챙긴 것이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묻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야 마땅하다. 그러려면 이 사건의 본질을 파헤쳐 발본색원해야 한다. 그런데 공무원 조직의 불만이 심상치 않다. 경찰이 고창군의회 직원을 검찰에 송치하자 “의원은 손도 못대고 말단 공무원만 죄를 묻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연수 비리는 사실상 의원들의 지시로 이뤄진 사건인데 공무원만 범죄자로 재단한다면 어불성설이다. 당연한 지적이다. 의회사무국(처) 공무원이 자발적으로 이런 불법을 저질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의원과 사무국(처) 간 짬짜미, 또는 의원들의 요청이나 암묵적 지시에 의한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이런 정황에 맞는 수사결과를 내놔야 맞다. 연수비용 과다 책정 등의 사무를 집행한 공무원도 면죄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이 본질일 수는 없다. 사건의 본질은 페이백을 염두에 둔 의원들의 요구나 지시, 암묵적 강제 행태다. 경찰은 이런 행태를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사무 공무원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무능 수사를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자 눈 가리고 아옹 하는 격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9.07 16:45

[사설] 음주운전 사망사고 가장 많은 전주시라니...

전주는 과거 전북은 말할것도 없고 충남 일부까지 그 영향 아래 두었을 정도로 전국에서 가장 큰 대도시 중 하나였다. 후백제의 수도였고 조선의 뿌리이기도 한 도시이기에 사람들은 전주라고 하면 전통문화의 으뜸으로 평가한다. 해외에서도 전주는 인지도가 높고 평판도 좋기 때문에 2036 전주올림픽 유치 과정에서도 크고작은 잇점이 많다고 한다. 조선 시대 전국 3대 시장하면 전주, 안성, 대구가 꼽혔고, 특히 전주시는 가장 한국적인 곳일뿐 아니라 전통문화와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얼마전 발표된 하나의 뉴스는 귀를 의심케한다. 최근 5년간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지방자치단체는 전북 전주라는 것이다. 국회 행안위 한병도 의원(민주당 익산을)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동안 전국에서 총 7만 1279건의 음주 운전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모두 1004명이 사망하고 11만 3715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가장 불명예스런 이름 1위에 전주가 올랐다. 음주 운전 사고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지역은 전주시로 지난 5년간 983건의 사고가 발생해 26명이 사망하고 1549명이 다쳤다. 전국 229개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음주 운전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수원(사고건수 1705건)이었으나 유독 음주운전 사망사고 측면에서는 전주가 1위라는 것이다. 최다 사망자 기준으로 볼때 전주(26명)에 이어 창원 25명, 고양 21명, 서산 18명, 제주·포천 각각 17명 등이다. 이번에 발표된 자료를 잘 보면 하나의 특징이 있다. 시민의식이 높아지고, 음주운전에 대한 단속이 수시로 이뤄지면서 전반적으로 음주운전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특정 지점이나 특정 자치단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결국 음주운전이 자주 발생하는 곳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단속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농산어촌에서는 음주운전을 하는게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반복되는 것은 큰 문제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음주문화를 뿌리 뽑으려는 강력한 범사회적 운동과 더불어 운전자 개개인의 시민의식이다. 가장 선진도시 전주에서 음주운전 사망사고 1위의 불명예는 당장 뿌리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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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9.04 18:40

[사설] 이재명 정부 ‘새만금 약속’, 말잔치 안되도록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새만금사업 현장을 찾아 사업 추진 의지를 밝혔다. 특히 김 총리는 이날 ‘새만금은 전북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도 오랫동안 기다림과 기대의 현장이었다’며 사업의 ‘구체적인 결실’을 언급해 관심을 끌었다.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를 비롯해 국제공항·신항만 등 주요 기반시설을 적기에 완공해 사업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새만금 공약에 이어 김 총리의 이번 현장 방문으로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던 새만금사업이 이제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한층 높아졌다. 첫 삽을 뜬지 어느덧 3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금방이라도 실현될 것 같은 장밋빛 청사진이 속속 발표됐지만 번번이 뜬구름 잡기였고, 법정다툼과 사업 추진체계 변경도 잦았다. 그러면서 새만금은 선거 때마다 전북지역 단골 공약이 됐다. 매번 각 정당 후보들이 장밋빛 청사진을 앞다퉈 내놓았다. 하지만 역대 정권의 공약은 하나같이 말잔치로 끝났다. 그래서 또 다음 선거에서 첫 번째 지역공약으로 제시되는 일이 반복됐다. 그렇게 새만금은 전북도민에게 희망고문이 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임기 내에 새만금 개발을 완료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윤석열 정부는 새만금잼버리 파행을 빌미로 새만금 SOC 적정성 재검토와 기본계획(MP) 재수립 절차에 들어갔고, 그러면서 다시 시간을 허비했다. 사업을 중단한 채 8개월에 걸쳐 추진된 SOC 재검토 결과 ‘사업 적정성’이 입증됐다. 하지만 사업은 또다시 지연됐고, 그 책임을 물을 길도 없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새만금사업에 대한 전북도민의 기대치가 다시 높아졌다. 이전 정부에서 국가예산 삭감 등의 불이익과 굴욕을 당한터라 더 그렇다. 그리고 강산이 3번이나 변했다. 그동안 주변 환경과 사업 여건도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김 총리의 말대로 ‘구체적인 결실’이 필요하다. 사업이 더 늦어진다면 새만금은 방향성을 상실한 채 개발 명분조차 잃게 될 것이다. 도민의 인내심도 한계에 달했다. 갈수록 막연해지는 기대감마저 아예 사라질 수 있다. 이재명 정부의 ‘새만금 약속’이 이전 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화려한 말잔치로 끝나서는 안 되는 이유다. 말뿐인 약속이 아니라 과감한 실천이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9.04 18:39

[사설] 전북 전력망확충으로 ‘에너지 고속도로’ 살리길

전북지역 전력망 문제가 발등의 불이 되었다. 현재 전북의 전력망 상황으로는 이재명 정부의 숙원 사업인 ‘에너지 고속도로’가 공염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은 서해안 호남권에 HVDC(고압직류송전)을 조기 구축, 한반도에 U자형 전력망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서·남·동해안을 잇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연결해 호남권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전력수요가 가장 많은 수도권으로 공급하려는 정책이다. 그런데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의 선결 조건은 지역에서 생산된 신재생에너지의 공급망을 갖추는 것인데, 전북 등 호남지역은 여러 규제와 현실적 어려움으로 공급망 구축 뿐만 아니라 신규 발전조차 불가능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9월 2일 한국전력과 전북특별자치도, 도내 각 자치단체에 따르면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2013년에서 2023년까지 10년 간 6배로 증가했지만, 실제 발전량은 그 절반인 3배 증가에 그쳤다. 이는 송전망과 배전망이 각각 14%와 22% 증가해 생산을 늘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즉, 태양광과 풍력발전소를 포함한 재생에너지 생산 용량은 폭증하는데 공급하는 전력망 확충은 제자리걸음을 해 생산과 공급 불균형이 2배이상 차이나 결국 원자로 2개 용량과 맞먹는 규모의 생산 전력이 사용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산업부는 2032년까지 전북의 태양광 발전 등 신규 신재생에너지의 추가 발전을 허가를 막고 있다. 즉, 호남~수도권 간 대규모 송전선로를 건설해 전력을 분전하기 전까지는 신규 신재생에너지 추가 접속도 어려워 전북에서는 이 대통령이 강조한 '햇빛 농사(농가 태양광)'를 지으려면 최소 10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또한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의 핵심인 RE100 산단조성과 관련해 SK데이터센터 조성도 송전선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6년 간 모든 투자 계획을 진행할 수 없었다. 이제 새로운 정부의 미래비전과 전북의 활로를 찾기위한 노력에 서로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전력망 운영 및 관리 체계 개선을 위한 지역주민의 이해와 협력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의 합리적인 대책과 전력시장 송배전망 에너지 거버넌스 구축 등 해결책을 시급히 마련하길 부탁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9.03 17:32

[사설] 동물 학대하는 동물보호시설, 철저한 관리를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명을 넘어섰다. 반려동물이 애완동물을 넘어 가족이 된 시대다. 반려동물 보호 및 복지 증진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도 속속 마련됐다. ‘동물보호법’(제35·36조)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 동물보호센터를 직접 설치·운영하거나 법령으로 정한 기준에 맞는 기관·단체를 지정해 동물 구조·보호 등 동물보호센터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그런데 유기·유실 동물 구조 및 보호·입양을 지원하는 기관인 동물보호센터에서 동물학대 행위가 심심치 않게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전북지역 동물보호센터에서도 최근 심각한 불법행위가 적발돼 논란이다. 전북특별자치도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1일 합동조사를 통해 익산의 한 동물의약품개발연구소와 군산지역 유기동물보호센터를 폐기물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연구소에서 실험동물 사체를 의료폐기물로 처리하지 않고 유기동물보호센터에 넘겼고, 센터에서는 이를 유기동물의 먹이로 준 혐의다. 전북특별자치도는 해당 시설에 대한 수사결과에 따라 센터 지정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하고, 도내 25개(직영 7곳, 위탁 18곳) 동물보호센터 전체를 대상으로 한 달 간 일제 전수조사를 실시해 운영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동물보호센터는 동물보호와 동물복지, 생명윤리를 실현하는 공공시설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지난 2016년 ‘동물보호센터 운영지침’까지 제정해 시설 운영에 관한 세부 사항을 명시했다. 이런 시설에서의 동물 학대 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 그런데도 전국 각지에서 불법 안락사와 보호동물 관리 부실, 부적절한 입양, 동물 학대 등 동물보호센터 운영지침 위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자체 직영 시설보다는 지정·위탁 시설에서 말썽이 많았다.지자체의 허술한 관리·감독 체계가 도마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이번 기회에 지정·위탁 기관을 중심으로 동물보호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운영 실태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주민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동물보호센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도 철저한 조사와 위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더불어 각 지자체에서는 동물보호센터가 생명보호와 동물 안전 보장·복지 증진이라는 동물보호법의 목적을 실현하는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정기점검을 통해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9.03 17:32

[사설] 교육감 선거, 벌써부터 과열·혼탁해 지나

9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교육감 선거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일부 후보는 공직에서 사퇴해 선거 준비에 들어가는가 하면 일부 진영에선 후보 단일화 논의가 거론되는 등 벌써부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도 없지 않다. 전북지역 학생들의 백년대계를 책임질 교육감 선거가 정치권이나 사회단체 등으로 부터 흔들리지 않고 전문성과 청렴성을 갖춘 인물끼리 선의의 경쟁을 펼쳤으면 한다. 조기 과열 조짐은 지난 6월 26일 서거석 교육감이 임기 1년을 남기고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대법원에서 벌금 500만원이 확정되면서 예고되었다. 무주공산이 된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본격 레이스가 시작된 것이다. 먼저 전임 교육감의 각종 정책을 두고 정책 유지와 지우기로 나눠져 성명전을 벌였다. 또 일부 교육단체가 특정 교육감 후보를 염두에 두고 후원회원 모집과 모금에 나서는가 하면 교수 출신과 교사 출신 중 누가 더 교육감에 적합하냐는 논쟁이 일었다. 그런 가운데 1일 이남호 전북연구원장이 임기 10개월을 앞두고 조기 퇴임하면서 내년 교육감 선거의 불이 당겨졌다. 이 원장은 전북자치도청 기자간담회에서 "학교 안과 밖의 다리, 지역과 학교의 다리, 고등교육과 보통교육의 다리를 놓고 싶다"며 교육감 출마를 사실상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자천타천으로 떠오르던 후보들도 고삐를 바짝 당기는 양상이다. 현재 드러난 후보는 김윤태 우석대 대외협력 부총장, 노병섭 새길을 여는 참교육포럼 대표, 오준영 전북교총 회장, 유성동 좋은교육시민연대 대표, 이남호 전 전북연구원장, 황호진 전 전북교육청 부교육감,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 등 7명이다. 이들은 모두 진보나 중도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들 가운데 교사 출신은 3명, 대학교수 출신 3명, 교육부 관료출신 1명이다. 문제는 정치권과 연계한다든지 특정 사회단체가 깊숙이 관여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경우 교육의 자주성과 중립성이 담보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전임 교육감의 경우 특정단체를 등에 업고 당선된 후 인사와 예산 등에 대한 편향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가뜩이나 전북은 인구가 급격히 줄고 산업도 피폐해 교육만이 희망인 지역이다. 내년 교육감 선거가 벌써부터 합종연횡과 담합, 과열 혼탁 조짐을 보이고 있어 걱정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9.02 18:50

[사설] 터덕대는 새만금 SOC, 일괄 예타 면제를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새만금사업에 대한 전북도민의 기대가 다시 높아졌다. ‘단군 이래 최대 역사(役事)’라는 수식어 속에 1991년 첫 삽을 뜬 후 3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금방이라도 실현될 것 같은 장밋빛 청사진이 발표돼 잔뜩 기대를 품으면 어느 순간 사그라들고 다시 처음이다. 그렇게 정권이 9번이나 바뀌었다. 선거 때마다 새만금은 전북지역 단골 공약이었다. 매번 각 정당 후보들이 장밋빛 청사진을 앞다퉈 내놓았다. 하지만 역대 정권의 새만금 공약은 모두 말잔치로 끝났다. 결국 말만 국책사업이었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에서는 새만금잼버리 파행을 빌미로 새만금 SOC 적정성 재검토와 기본계획(MP) 재수립 절차에 들어가면서 다시 시간을 허비했다. 사업을 중단하고 8개월에 걸쳐 추진된 SOC 재검토 결과 ‘사업 적정성’이 입증됐다. 공항과 도로·항만 등 새만금 SOC 사업이 모두 적정하게 추진된 것으로 재차 확인된 것이다. 하지만 사업은 한참이나 늦어졌고, 그 책임을 물을 방법도 없다. 이제 사업 정상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일괄 면제’가 요구된다.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SOC를 먼저 갖춰놓아야 한다. 그런데 새만금 SOC 사업은 건건이 예타에 발목이 잡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예타를 통과하는 데 평균 18개월이 걸렸다. SOC 사업 지연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새만금 SOC는 상호 의존성이 매우 높다. 일부 사업이 예타로 지연되면 전체 사업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새만금사업은 개별 사업의 집합체가 아닌 모든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통합형 개발’ 사업이다. 그래서 현재의 개별 사업 예타 체계로는 속도를 낼 수 없다. 예타 일괄 면제가 필요한 이유다. 근거 규정도 있다. 정부의 예타 운용지침은 ‘지역균형발전, 긴급한 경제·사회적 상황 대응 등을 위한 국가정책 추진 필요사업’에 대해 예타 면제를 허용하고 있다. 민주당 이원택 의원도 지난 7월 같은 맥락에서 예타 면제 규정을 담은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역균형발전, 그리고 30년 넘게 터덕대는 새만금사업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의 결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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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9.02 18:50

[사설] 전북의 국가예산 자화자찬, 부끄러움 모르나

전북자치도가 2026년도 정부예산안에 1228건, 9조4585억원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조662억원보다 4.3%인 3923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이를 두고 김관영 지사는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등 대규모 계속사업 종료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 정부안 반영 성과를 거뒀다”며 “국회 심의단계에서도 끝까지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모양이다.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예산안’ 증가율의 절반 수준이고 인근 지자체에 비해서도 낮은데 뭘 그리 대단하다고 자화자찬을 하는지 알 수 없어 하는 말이다. 전북자치도는 앞으로 국회 의결까지 남은 기간 정치권 등과 협조해 더 좋은 성과를 거뒀으면 한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를 열어 728조원 규모의 ‘2026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본예산 기준으로 처음 700조원 시대가 열렸다. 이는 올해 예산 673조3000억원보다 8.1%인 54조700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인공지능(AI) 분야 투자와 연구개발(R&D) 예산, 국방비 등이 대거 증액됐다. 또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심각하다는 판단에서 포괄보조금 규모를 올해 3조8000억원에서 내년 10조6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전북의 2026 국가예산은 새만금개발사업과 AI 및 이차전지, 고령친화산업복합단지, 국립모두예술콤플렉스 건립 등이 반영됐다. 이번 예산은 윤석열 정부에서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 실패를 빌미로 졸렬하게 예산을 통해 보복한 것에 비해서는 나아졌다. 그러나 당초 요구액 10조1174억원보다 줄었을 뿐아니라 다른 지역에 비해서도 저조하다. 정부 발표 이후 각 지자체가 집계한 내용을 보면 광주는 8.1%, 전남과 대구 6%, 충북 5.5% 등이 증가했다. 전북은 4.3%로, 정부안 8.1%의 절반 수준이며 윤석열 정부에서 3년간 차별받은 것을 감안하면 증가율이 너무 미미하다. 더욱이 이재명 대통령이 전북의 3중 차별을 인식하고 있고 전북출신 4명이 요직 장관 자리에 오른 것을 생각할 때 너무 낮은 증가율이다. 하긴 2024년 국가예산의 경우 전국 9개 광역도 가운데 유일하게 전북만 줄었는데도 9조원 대의 전북예산을 지켜냈다고 도민들을 호도했으니 말해 무엇하랴. 전북자치도는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홍보에만 열을 올리지 말고 국회 활동을 통해 실속있는 결과를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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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9.01 19:00

[사설] 재활용품 뒷거래까지, 한심한 전주 청소행정

전주시는 지난달 말 재활용품 선별시설 증설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시는 오는 2027년까지 종합리싸이클링타운 인근에 189억원을 들여 재활용품 선별시설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재활용품 반입량 증가에 따른 종합리싸이클링타운의 처리용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2017년부터 검토된 사업이다. 그런데 전주시는 ‘예상과 달리 최근 재활용품 반입량이 하루 83톤에서 70톤으로 감소하는 등 여건에 변화가 생겼다’며 시설 증설계획을 돌연 백지화했다. 인구 감소와 시민들의 탄소중립 실천으로 재활용품 반입량이 줄어 시설 증설의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재활용품 반입량이 줄어든 이유는 따로 있었다. 생활폐기물 처리업무를 담당하는 일부 시 직영 환경관리원과 대행업체 근로자들이 수거한 재활용품을 공식 처리시설인 전주리싸이클링타운에 반입하지 않고, 사설업체에 넘겨 금품을 받아 챙기는 뒷거래 장면이 언론에 포착된 것이다. 전주시는 논란 속에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무관용 원칙에 따라 강경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형적인 뒷북행정이다. 가뜩이나 전주시에서는 폐기물 처리를 놓고 시민들의 원성이 높았다. 민원이 계속되자 전주시는 지난해 쓰레기 수거체계를 권역별 책임제로 전면 변경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만과 원성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폐기물 처리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다해야 할 전주시가 이를 방기한 것도 모자라 왜곡된 수치(재활용품 반입량)를 근거로 지원된 국비까지 반납하면서 재활용품 선별시설 증설 계획을 철회해버렸다. 한심하기 그지없다. 무능한 행정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고, 시민들은 행정을 믿을 수 없게 됐다. 전주시민들은 최근 수년간 종합리싸이클링타운 운영 문제와 맞물려 쓰레기 대란이 반복되면서 큰 불편을 겪었다. 그리고 쓰레기 수거 체계를 놓고도 논란이 일었다. 청소행정의 혼돈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청소행정은 시민 생활 전반과 밀접하게 연관된 공공정책이다. 폐기물 배출과 수거, 처리 등 전 과정에서 과감한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청소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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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9.01 19:00

[사설] 익산 공직기강 확립, ‘간판 비리’ 발본색원부터

간판 정비사업을 놓고 불거진 공직비리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익산시가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비위 공직자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특정 업체에 일감을 주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무관에 대해 전북특별자치도 인사위원회에 최고 수준의 징계인 파면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또 익산시는 사건이 불거진 후 ‘청렴경보’를 발령하고 계약업무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물론 심각한 공직비리가 드러난 만큼 재발방지 대책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은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계약비리를 발본색원(拔本塞源)해서 뿌리 깊은 부패의 사슬을 끊어내는 일이 우선이다. 구조적 비리를 척결하지 못하고 어물쩍 넘어간다면 익산시의 공직기강 확립 대책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보여주기식 행정’에 불과할 뿐이다. 지역사회를 뒤숭숭하게 한 익산시의 간판 정비사업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사무관과 다른 공무원들의 공모 의혹, 그리고 윗선 상납 여부 등이 수사 대상이다. 지역사회에서는 해당 사무관의 차량에서 발견된 수천만원대 돈다발의 최종 목적지를 놓고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나돌고 있다. 간부 공무원 한 명의 개인 비리로 귀결될 것이란 관측과 결국은 뿌리 깊은 부패 사슬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드러날 것이라는 예측이 맞서면서 지역사회가 어지럽다. 여기에 익산에서는 지금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춘석 의원이 주식 차명거래 의혹으로, 익산시의회가 국외연수 비용 부풀리기 의혹으로 각각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가 공직비리에 휘말려 주민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지역행정을 견제·감시해야할 지방의회, 그리고 지역구 국회의원까지 모두 수사 대상이 되면서 지역사회가 혼돈에 빠졌다. 이처럼 익산이 비리의 온상으로 비춰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은 지역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결국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공직비리를 발본색원하는 것이 지역의 명예를 되찾고, 공직사회가 주민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지역사회에 난무하는 부패사슬 의혹부터 시원하게 해소해야만 비로소 공직기강도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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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31 18:42

[사설] 400억대 모노레일 책임 어떻게 물을 것인가

1·2심에서 패소한 남원시의 ‘모노레일 사건’은 행정 잘못으로 초래된 400억원대 배상과 그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려있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지난달 27일 사업경과 보고회에서 “법리 검토와 함께 시민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 상고 시한은 9월 5일이다. 남원 모노레일사업은 2020년 남원시가 남원테마파크㈜와 ‘남원관광지 민간 개발사업’ 협약을 맺고 남원시 어현동 일원에 2.44㎞ 길이 모노레일과 집와이어 등을 추진, 2022년 6월 완공했다. 하지만 최경식 남원시장이 2022년 7월 취임한 이후 전임 시장이 체결한 약속을 뒤엎고 협약서에 명시된 사용 수익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모노레일 이용수요가 부풀려져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1·2심은 파행책임이 남원시에 있다고 보았다. “남원시가 정당한 사유 없이 제때 사용·수익 허가를 하지 않아 개장이 지연됐고 결국 업체는 실시협약을 해지했다” “분쟁의 근본적 원인을 남원시가 제공한 점에 비춰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1심) “테마파크 사업성이 부실하다는 남원시 주장과 달리 감사 결과에서도 사업비 부풀리기 등의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다”(2심) 상고심은 법리 적용의 적법성과 새로운 증거 유무가 핵심이다.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지 않는 한 대법원 판단도 1·2심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시민혈세 낭비하지 말고 수용하라는 의견도 많다. 이럴진대 상고 여부를 놓고 시민의견 수렴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중요한 것은 400억 원대의 배상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가이다. 지방자치법은 공금 지출이나 재산의 취득·관리·처분 등과 관련, 주민들은 자치단체장에게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낼 수 있다고 돼 있다. 용인경전철 세금 낭비와 관련 주민소송단의 승소가 그 경우다. 대법원의 세금낭비 확정 판결이 나오자 용인시는 후속조치로 당시 시장인 이정문(78)씨에게 214억6천만원, 수요예측 연구용역을 맡았던 한국교통연구원에 42억9천만원 배상 요구 공문을 보냈다. 지난달 11일의 일이다. 단체장들이 행정 잘못 했다가는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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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8.31 18:42

[사설] 시민 이동권 보장, 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간신히 파업은 피했다. 전북 버스노조가 지난 27일 노사협상 타결과 함께 파업을 철회했다. 전북지역 시외·시내·농어촌 버스 18개사 노사가 이날 마라톤 협상 끝에 핵심 쟁점인 임금 인상안에 합의한 것이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언제 또 시민의 발이 볼모가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실제 시민들은 해마다 버스 파업의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다. 버스노조 측은 거의 매년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하고, 실제 총파업으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다.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임금 인상에 따른 재정 부담은 고스란히 지자체가 떠안아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이번 임금 인상으로 보조금이 약 35억 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도내 지자체가 연간 버스업체에 지급하는 보조금은 총 1000억 원 상당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도 정작 지자체는 노사 협상 테이블에 앉지도 못한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버스도 철도와 마찬가지로 막대한 공공재원이 들어가는 대중교통인 만큼 철도처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자체의 목소리를 정부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필수공익사업을 ‘공익사업 가운데 그 업무의 정지나 폐지가 공중의 일상생활이나 국민경제를 위태롭게 하고, 그 업무의 대체가 용이하지 않은 사업’으로 정의하면서 철도와 항공운수사업, 수도, 전기, 병원, 통신사업 등을 지정했다. 이들 사업은 노조에서 총파업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수 업무 인원을 유지해야 한다. 시민 이동권 보장을 위해 각 지자체에서 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관련 법률 개정을 꾸준히 요구했지만 고용노동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전주·전북은 버스가 멈춰설 경우 대체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 사실상 없다. 그런데 버스업계에서는 노사가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명분으로,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해마다 더 많은 혈세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더 이상 버스업계 노사에 휘둘려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혈세를 퍼부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자체에서 버스 준공영제 등 다른 대안도 모색해야겠지만 우선 버스노조가 시민 이동권을 볼모로 전면 파업에 나서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련 법률 개정을 통한 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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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28 17:53

[사설] 민원인 앞에서 공무원끼리 싸우는 군산시

군산시 공무원들의 공직기강이 도를 넘고 있다. 시의회에서 시의원들 끼리 막말을 주고 받다가 뺨을 때리더니 이번에는 주민센터에서 공무원 사이에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더욱이 민원인들이 보는 앞에서 사건이 일어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군산시의 공직 기강 해이가 매우 염려스럽다. 이번 폭행사건은 지난 26일 오전에 군산시 경암동 행정복지센터에서 30대와 20대 여성 공무원 사이에서 일어났다. 이들은 시민들이 업무를 보기 위해 여러명이 방문한 상태에서 머리카락을 당기는 등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와 관련해 군산시 감사담당관실은 “사안을 중대하고 보고 신속히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감사담당관실에 따르면 30대 주무관은 이미 어러 건의 사건이 접수돼 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폭행사건으로 볼 수도 있으나 최근 일련의 군산시와 시의회의 공직 기강 해이 차원에서 볼 때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군산시의회는 막말과 고성이 난무하는데다 배우자 차량 파손 등 난장판을 방불케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심지어 상임위원회에서 자신의 발언 시간을 제한한데 불만을 품고 위원장의 뺨을 때리는 일도 벌어졌다. 또 군산시는 태양광사업과 관련해 논란을 빚었다. 이래저래 군산시 주변이 뒤숭숭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영향 때문인지 군산시와 군산시의회는 지난해 말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나란히 최하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이는 군산지역 공직사회가 부패했다는 뜻으로 시민들의 얼굴에 먹칠을 한 셈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공무원 간 폭행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3월에는 민원행정 공무원에 대한 수해 피해 민원인의 폭행사건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 강 시장과 군산시공무원노조는 한 목소리로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무원에 대한 폭력행위는 국가와 사회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범죄이므로 처벌받아 마땅하다. 그렇다면 공무원끼리의 폭행은? 이러한 행위는 조직의 리더십과 관계가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9개월 가량 앞두고 레임덕 현상에 따른 공직사회의 고삐가 느슨해졌다고 볼 수도 있어서다. 군산시는 시장과 구성원 전체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신뢰받는 공직사회를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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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28 17:53

[사설] 의료 정상화, ‘지역 필수의료’ 강화부터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해 의료현장을 집단 이탈했던 전공의들의 복귀가 예정되면서 의료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공공의료, 지역 필수의료 강화가 급하다. 당장 전공의들이 복귀하고 있는 가운데 필수의료 분야와 지역병원 복귀율은 여전히 저조해 지역 필수의료 공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전북지역 수련병원들의 전공의 모집에서도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분야의 충원율은 여전히 바닥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대책이 논의됐지만 제대로 실현된 정책은 없고,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지역 의료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맞춰 보건복지부에서도 최근 지역 거점병원 육성과 지역의사제·지역 필수의료기금 신설, 공공의대 설립 등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지역에서는 지역 의료격차와 필수의료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에 필수의료 인력을 머물게 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 정부가 해결책으로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설립 방안을 내놓았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다시 의료계와 충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현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필수의료 강화 및 지역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 등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로 추진되는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 양성 관련 법안들은 국회에 계류된 채 진전되지 않고 있다. 국회 해당 상임위에서는 의료계와 환자단체·정부 의견을 종합해 정부 대안을 마련한 뒤 재논의한다는 방침이어서 법안이 장기 계류·방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공의 복귀로 1년 6개월 동안이나 지속된 의정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갔지만 보건의료체계의 위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대로 방치할 경우 필수의료와 지역 의료시스템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감한 제도 혁신이 요구된다.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지역 의료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 정책을 강단 있게 추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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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27 18:31

[사설] 공공기관 수도권회귀 방지 실질방안 절실

최근 농촌진흥청이 핵심 연구조직을 과거 소재지였던 수원으로 이전하려던 계획이 전북지역의 거센 반대에 의해 무산되었다. 농촌진흥청의 수원 이전 논란은 과거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등 산하 조직의 잔류 문제나 농수산대학 멀티캠퍼스 사태, 지방자치 인재개발원 교육생 이탈 이슈 등 혁신도시로 이전한 기관들의 수도권 복귀 시도를 지역의 관련 부처가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언론의 취재로 이슈화되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특히, 타 지자체 혁신도시 이전기관이 업무 효율성 등을 명분으로 지자체와 협의없이 이전을 진행한 사례도 있어 정상적 부처협의 창구의 부재가 심각한 문제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수도권 이전 공공기관’들의 정착을 이끌 상설 협의 기구의 제도화가 시급하다. 그리고 이 기구는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등 중앙부처와 광역자치단체와 혁신도시 공공기관장의 참석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한편 정부 차원의 대응으로는 구체적으로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과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사후관리 방안’ 국토부의 지침 개정 등 제도 보완이 동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역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 대책은 조정을 위한 협의가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가 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의 요구를 정책에 담는 게 상설협의체 제도의 핵심이 돼야하며 이를 통해 제2공공기관 지방이전도 탄력을 받게 해야 한다. 또한 전북혁신도시가 정착해 살기 좋고 기관이 확대 발전할 수 있는 지역이라면 이 같은 시도가 근본적으로 발생치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2024년 혁신도시 정주 여건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혁신도시 공공기관 직원의 정주여건 만족도는 69.4로 2020년대 내내 큰 변화가 없다. 특히, 전북혁신도시는 교통환경 만족도가 가장 낮으며 보육·교육환경 만족도 역시 선택지가 좁다는 이유로 최하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전북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다각도의 방안 모색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또한 이전된 공공기관이 지역과 호흡하며 새로운 역할과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게 혁신도시의 본 취지라는 점에서 함께 힘을 합치는 노력도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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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8.27 18:31

[사설] 전북경찰 피의자 잇단 사망 충분한 해명을

‘10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사람이 고통받으면 안 된다’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법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러한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각종 범죄와 관련된 주요 피의자들을 다룰 경우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사 과정에서 무리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오죽하면 ‘자백은 증거의 여왕’이라는 말이 있었겠는가.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검찰 개혁이 요즘 한창 정국의 화두로 등장한 가운데 공교롭게도 경찰청의 수사 과정에서 관련 피의자가 사망하는 일이 너무 자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북경찰청에서 수사 중인 피의자가 최근 한달 동안에 무려 3명이나 사망하면서 일부에서는 강압수사 논란까지 발생, 법조계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법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열정을 가지고 철저한 수사를 하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결과적으로 관련 피의자가 연이어 극단 선택을 했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수사 과정에서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지 않을까 충분히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3건의 피의자 사망과 관련, 전북경찰청은 시민들이 충분히 납득할만한 설명을 해야 할 것이다. 만일 그렇지 못한다면 현재 진행중인 검찰권 제약, 경찰권 강화라고 하는 큰 틀을 변경하는데 있어 동의를 구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지난 9일 오전 3시쯤 충남 서천군 장항읍 동백대교 인근에서 A(30대)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만난 여성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로 입건된 상태였으며, 경찰은 지난 6일 A씨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했다. 앞서 지난 4일 재개발 조합 비리와 관련해 금품 수수 혐의를 받던 피의자가 압수수색 도중 대전 자택에서 투신해 숨졌다. 그런가하면 지난 7일에는 익산시 간판 정비 사업 비리 의혹으로 압수수색과 함께 경찰 조사를 받은 40대 업체 대표가 완주군 봉동읍 한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대표는 숨지기 전 주변 지인에게 수사 압박감을 호소한 사실이 알려졌다. 의문의 3가지 사건에 대해 철저한 감찰 등을 통해 전북경찰청은 분명하게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그게 일정 부분 납득할만해야 전북 경찰은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 전북 경찰은 수사를 받는 피해자가 더 이상 사망하는 일이 없게끔 철저한 시스템을 구축해서 가동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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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8.26 18:51

[사설] 지자체장들 벌써 지방선거에 올인하나

내년 6월 3일 제9회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장들이 선거운동에 올인하고 있다. 행정력을 동원해 치적 알리기에 분주하고 민생안정지원금 등 돈풀기도 서슴치 않아 우려가 크다. 평상시 활동이 곧 선거운동인 지자체장들은 재정 여건이 넉넉지 않은 상황 등을 고려해 정도를 걸었으면 한다. 전북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9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에 도지사를 비롯해 14개 시군 단체장 대부분이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선 연임 제한에 걸린 정헌율 익산시장과 심민 임실군수를 제외하고 모두 선거준비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정 시장도 체급을 올려 도전할 의사를 비쳤다. 또 현직 도의원과 고위공무원 일부도 지역활동을 강화하는 등 이에 가세하고 있다. 지자체장들은 현직이라는 유리한 고지를 활용해 취임 초 내걸었던 선거공약 이행을 확인하면서 다음 선거에 다시 한번 심판받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김관영 지사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대광법 개정,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올림픽 국내 후보도시 선정 등을 내세우고 있다. 완주·전주 통합을 위해 주소를 완주로 옮기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범기 시장도 전주종합경기장과 옛 대한방직 부지개발 등 해묵은 난제를 해결했고 올림픽 국내 후보도시 선정, 대광법 개정을 통한 전주권 신설 등 도시 발전의 기틀도 마련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해서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시장군수들은 일선 동과 면을 돌며 간담회 등을 이용해 치적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도내 절반에 이르는 7개 시군에서는 정부에서 지급하는 소비쿠폰과 달리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미 상반기 중 1인당 김제 50만원, 정읍·남원·완주 30만원, 진안 20만원씩 지급했고 부안과 고창이 추석 전에 각각 30만원과 2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들 시군의 재정자립도는 10%대며 진안군은 6.69%로 전국 꼴지다. 자체 수입으로 공무원 월급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지역경제 부양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하나 속내는 내년 지방선거용 냄새가 난다. 현직 단체장들의 현금성 돈풀기는 자제되어야 마땅하다. 당장은 달콤할지 몰라도 결국은 주민 부담과 인플레이션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조기에 과열되고 있는 지방선거 열기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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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2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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