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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새 아침을 여는 시] 사투-조혜전

사마귀가 뱀의 목덜미를

꽉 물고 시간 속으로 떠났다

꿈틀

꿈틀

몸을 비틀며 저항하는 뱀

꼬리를 파르르 떨면서

죄를 털어냈지만

사마귀의 시간은 집요했다

생과

사의 처절한 

시간은

무심하다

 

△ 시인은 몇 달 전 시를 남기고 은하수로 갔다. 아직 팔팔한 시인이 그리워 시를 뒤적거리다가 섬뜩섬뜩한 「사투」가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한다. “사마귀가 뱀의 목덜미를” “꽉 물고 시간 속으로 떠났다”는 소름 끼치게 한다. 사마귀가 뱀을 물고 사투를 벌이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화자는 시간을 밟으면서 얼마나 치가 떨릴 만큼 분하고 원통했으면 뱀을 불러냈을까. 집요하게 한을 품고 손을 불끈 쥐면서 부르르 떨었을까. 생의 고통을 시와 함께 살다가 은하수로 건너간 시인이 생각났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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