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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미래 청사진 내놓은 도지사 후보군…새로운 정책 안보여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본선이 다가오면서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들도 새만금 개발과 행정통합, 미래산업 육성 등을 앞세워 본격적인 비전 경쟁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특히 13일 무소속 김관영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후보가 각각 전북 발전 공약과 새만금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네거티브 공방에 가려졌던 정책 경쟁이 본격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원택 “도민이 전북의 주인”…‘도민주권시대’ 선언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예비후보가 도민 참여형 도정 운영 구상을 내놨다. 이 예비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선대위 사무실에서 도민주권참여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도민주권시대’ 실현을 위한 활동에 들어갔다. 도민주권참여위원회는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도민 105명으로 구성되고 위원들은 정책참여단, 도민소통단, 현장실천단 등 3개 분야에서 활동한다. 
“올림픽 유치·체육예산 독립”…김관영, 전북체육계와 정책 공감대
김관영 전북도지사 예비후보가 전북체육인들과의 정책 간담회에서 2036 하계올림픽 유치와 체육예산 독립 필요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전북 체육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12일 열린 ‘전북도지사 예비후보 초청 전북체육정책 간담회’에서 김 후보는 “올림픽은 단순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국력이 집중되는 국가 프로젝트”라며 “전북이 반드시 성공적으로 준비해야 할 미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전북 체육인 놔두고 '김어준 방송' 달려간 이원택…거세지는 '노쇼' 후폭풍
이원택 전북도지사 예비후보가 전북체육인들과의 정책 간담회에 돌연 불참한 것을 두고 전북 체육계 안팎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같은 날 오전 8시30분 서울에서 진행된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출연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전북체육인과의 만남보다 방송 출연이 더 중요했던 것"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새만금 상수도 공급 ‘스타트’…간선관로 설치사업 본격화
새만금 지역에 안정적으로 생활·산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새만금 상수도 간선관로 설치사업’이 12일 확정됐다. 이날 국무총리 소속 새만금위원회는 제34차 위원회를 서면으로 개최하고 ‘상수도 간선관로 설치사업의 개발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새만금 지역은 현재 산업·관광·항만·주거 기능이 복합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안정적인 물 공급 체계 구축이 필수 과제로 꼽혀왔다. 
학부모 악성 민원에 교감 안면마비⋯법원 “3000만 원 배상하라”
법령을 위반한 학부모의 반복된 민원으로 교사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면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전주지방법원 민사3부(부장판사 황정수)는 전주시의 한 초등학교 교감 A씨가 학부모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고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3000만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새만금공항 항소심 2차 변론…전북도·환경단체 법정 공방 재점화
전북 최대 숙원사업 중 하나로 꼽히는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사업을 둘러싼 항소심 두 번째 변론이 13일 열린다. 전북특별자치도와 국토교통부는 사업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강조하는 반면, 환경단체 등 원고 측은 철새도래지 훼손과 조류 충돌 위험 등을 이유로 사업 중단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어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유성동 정책국장 거래 의혹 ‘정치적 거래냐, 허위 폭로냐’
유성동 전 전북교육감 예비후보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천호성 후보와의 정책연대·단일화 과정에서 어떠한 정치적 거래나 대가 약속도 없었다”고 재차 강조하며, 오히려 자신에게 구체적인 거래 조건을 제시한 것은 이남호 측이었다고 주장했다. 유 전 후보는 이날 “8일 기자회견에서도 분명히 밝혔듯 천호성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어떠한 정치적 거래도 없었다”며 “그럼에도 사적인 대화 내용이 본질과 다르게 왜곡돼 악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내 밥그릇 넘보지마”…종합·전문건설 ‘업역전쟁’ 재점화
종합건설업계와 전문건설업계의 갈등이 ‘생존권 싸움’으로 번지며 다시 격화하고 있다. 종합건설업계는 전문공사 보호구간(종합업체 진출 제한)의 추가 연장·확대 요구가 현실화되면 지역 중소 종합업체가 줄도산할 수 있다며 정부에 탄원서 69만8357부를 제출했다. 전문건설업계는 영세업체 보호를 내세우며 보호구간을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업계 간 ‘업역전쟁’이 재점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력 누락 vs 정치공세”…남원시장 선거 양충모·강동원 정면충돌
남원시장 선거가 ‘청와대 경력’을 둘러싼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조국혁신당 강동원 예비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양충모 예비후보의 경력 누락과 직함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하자, 양 후보는 “사실 왜곡 정치공세”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강 후보는 12일 남원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후보의 공식 프로필에서 2014년부터 2016년 3월까지 경력이 빠져 있다”며 “같은 기간 청와대 선임행정관 근무 이력이 확인되는데도 이를 밝히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부안군수 선거 ‘4자 구도’…단일화가 최대 변수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부안군수 선거가 4자 구도로 진행되면서 단일화 여부가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현재 선거판은 더불어민주당 권익현, 국민의힘 김성태, 조국혁신당 김성수, 무소속 김종규 후보 등 4명이 맞붙는 구도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같은 4자 구도가 유지될 경우 현직 프리미엄과 민주당의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권 후보를 꺾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단일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피니언

네거티브 싸움보다 지역현안 두고 경쟁하라

6·3 지방선거 후보등록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의 공천작업이 마무리되고 본선 경쟁을 앞두고 있다. 전북지역은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네거티브가 난무했다. 지역발전에 대한 비전이나 정책보다 상대후보에 대한 흠집잡기와 고소·고발로 일관했다. 이제 본선은 어떤 색깔의 옷을 입었는지보다는 누가 지역발전의 적임자인지를 가려냈으면 한다. 정책과 공약에 초점을 두고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지방선거는 14-15일 이틀간 후보자 등록이 실시되고 공식 선거운동은 21일부터 6월 2일까지 13일간 진행된다. 이 기간 동안 후보자들은 거리 유세와 방송 토론 등을 통해 정책과 자질을 검증받게 된다. 사전투표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실시되고 본투표는 6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그동안 벌어진 전북지역 민주당 단체장 경선과 교육감 선거는 정책과 공약이 실종된 진흙탕 싸움이었다. 선거 초반 뜬금없이 내란동조 의혹이 제기된 도지사 선거는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이원택 의원과 김관영 지사가 모두 결과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으나 이를 제기한 이 의원 측부터 슬그머니 꽁지를 내렸다. 이어 김 지사가 술자리에서 택시비를 건넨 사건이 터지고 곧바로 이 의원의 식사비 대납의혹이 불거졌으나 민주당 중앙당은 이중 잣대를 들이대 논란을 키웠다. 김 지사는 제명되고 안호영 의원은 재감찰을 요청하는 등 반발이 거셌다. 결국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현직 도지사가 무소속 출마를 감행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네거티브 공방과 책임 떠넘기기 논란이 계속되고 도민들의 피로감만 쌓이고 있다. 정치 중립으로 진행되고 있는 교육감 선거 역시 극명한 진영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초 6명의 후보가 나왔으나 단일화 등을 통해 이남호 후보와 천호성 후보로 압축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표절 논란과 정책국장이라는 주요 보직 거래설이 폭로되었다. 여기에 극과 극으로 맞섰던 김승환과 서거석 전임교육감까지 나서 과거 회귀형 선거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도민들은 안중에 없고 선거캠프를 중심으로 한 네거티브와 진영간 대립만 남은 셈이다. 지방선거는 4년마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비전과 실천력을 갖춘 후보를 선택하는 게 핵심이다. 정당과 후보는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공약을 제시하고 유권자는 매의 눈으로 이를 가려냈으면 한다.

사설

진화하는 ’사칭 사기’, 공공기관의 결단이 필요하다

공공기관을 사칭한 사기 범죄가 끈질기게 이어지면서 도민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도내에서만 지난해 481건(95억 원), 올해 4월 말까지 178건(34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하루 평균 1~2건의 피해가 꼬박꼬박 일어나는 셈이다. 이 정도라면 사칭 사기가 특정 취약계층이 아닌, 우리 이웃 누구나 쉽게 당할 수 있는 사회적 재난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범죄 수법은 갈수록 정교하고 악랄해지고 있다. 단순한 전화 사기를 넘어 실제 공무원의 직함을 도용하고, 위조된 공문서와 명함까지 들이밀며 피해자를 속인다. 특히 최근 리튬 배터리 화재에 대한 불안감을 악용해 “소방법이 개정됐으니 리튬 소화기를 사야 한다”며 자영업자들에게 소화기 구매를 강요한 사례는 범죄자들이 사회적 이슈를 얼마나 기민하게 범죄에 활용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가장 심각한 점은 이들이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권위’를 범죄의 수단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검찰, 소방서, 지자체라는 이름은 시민에게 신뢰인 동시에 거부하기 힘든 공권력이다. “당장 조치하지 않으면 처벌받는다”는 식의 고압적 압박으로 피해자의 순간적인 판단력을 마비시킨다. 이는 단순한 금전적 피해의 문제를 넘어 국가 행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매우 위중한 사회적 해악이다.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철저한 확인 습관이 무엇보다도 우선이다. 어떤 공공기관도 전화나 방문을 통해 즉석에서 현금 송금이나 물품 구매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그러나 범죄가 기업형으로 지능화되는 상황에서 개인의 주의력에만 기대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 이제는 공공기관이 “조심하라”는 경고 대신, 사기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근본적인 시스템 구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선 통신사와 협력하여 관공서 발신 전화·문자의 인증 식별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고, 현장에서 공무원 신원을 검증할 수 있는 인증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신종 수법 발생 시 재난 문자 발송 등 실시간 경보 체계를 강화해야 하며, 무엇보다 공공의 신뢰를 무너뜨린 사칭 범죄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단죄가 병행되어야 한다. 사칭 사기는 사회적 신뢰라는 공동체의 근간을 파괴하는 중대범죄다. 이 범죄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개인의 경각심은 물론, 행정 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응과 실천 의지가 절실하다.

사설

전략공천과 사라진 검증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의 공천이 마무리됐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이번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선택이 적지 않다. ‘인재 영입’과 ‘전략공천’의 기준이 무엇인지 다시 묻게 되는 이유다. 정치는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학벌이나 직업 경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특정 분야의 성공 이력이나 기업 경영 경험이 하나의 조건은 될 수 있어도 그것만으로 정치의 자격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정치는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지역의 문제를 읽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미래의 방향을 설득하는 일이다. 그래서 정치에서는 그 사람이 살아온 궤적이 중요하다. 무엇을 오래 고민해왔는지, 어떤 현장에서 활동해왔는지, 그리고 어떤 말과 글로 자신의 철학과 태도를 드러내 왔는지가 정치인의 자격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에서는 그런 검증이 사라지고 있다. 정당들은 선거 때마다 ‘새로운 인재’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대중적 인지도나 직업적 이미지, 선거 전략상 활용 가능한 상징성을 앞세운다. 정치인을 오랜 시간 성장시키기보다 선거에 투입할 후보를 선택하는 구조다. 정치 선진국에서는 정치인이 하루아침에 등장하지 않는다. 지역 활동과 정책 경험, 지방의회와 시민사회 활동 등을 통해 오랜 시간 검증받으며 정치인으로 성장한다. 반면 우리는 선거가 가까워지면 갑작스러운 ‘인재 영입’이 시작된다. 전략공천도 다르지 않다. 정당이 먼저 “이 사람이 적임자”라고 판단해 유권자 앞에 내세운다면 최소한 지역에 대한 이해와 활동, 현안에 대한 고민 정도는 확인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후보는 갑자기 등장하고 토론과 검증 과정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 경선은 사라지고 유권자는 이미 좁혀진 선택지 안에서 투표를 요구받는다. 특정 정당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일수록 이 문제는 더 깊어진다. 선거보다 공천이 사실상의 본선이 되는 구조에서는 유권자의 선택 이전에 정당의 선택이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게 된다. 정치인은 시민보다 공천 권력을 바라보게 되고, 지역 정치는 장기적 비전보다 중앙정치의 판단에 흔들린다. 전북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전북의 두 지역은 농업의 위기와 지역소멸, 재생에너지와 새만금 개발 문제 등 복합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민주당은 두 곳 모두 전략공천 후보를 내세웠다. 그들이 지역 문제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었는지, 어떤 관점과 철학을 가졌는지, 무엇을 말해왔는지 충분히 검증되기도 전에 공천은 끝났고 후보들은 유권자 앞에 섰다. 그러니 이제 중요한 것은 정당이 붙여준 ‘인재’라는 이름을 스스로 증명해내는 일이다. 정치의 자격은 공천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오목대

‘왝더독’ 본말전도 선거판, 이제 유권자의 시간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식 후보자 등록 창구조차 열리지 않았다. 그런데 상당수 후보의 목에 벌써 화환이 걸렸다. 정당의 후보를 뽑는 경선이 본선을 집어삼킨 지 오래다. 우리 선거판의 이 뒤틀린 구조는 거대한 늪이 되어 깊어지고 있다. 민심을 읽는 보조수단인 여론조사가 선거 자체를 좌우하고 있다. 또 유권자 투표 편의를 위해 도입된 보완적 제도인 사전투표는 선거전략에서 본투표를 압도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왝더독(Wag the Dog)’이란 관용구가 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The tail wags the dog)’는 영어권 관용표현으로, 주객전도(主客顚倒)·본말전도(本末顚倒) 현상을 의미한다. 주로 정치 담론에서 익숙한 용어다. 같은 이름의 영화도 있다. 1997년 개봉한 미국의 정치풍자 영화로, 최근의 미·이란 전쟁 국면에서 다시 언급되고 있다. 지금의 우리 선거판이 꼭 그렇다. 본선거는 요식행위로 전락했고, 정당 내부의 공천심사나 경선이 실질적인 승부처가 됐다. 유권자의 최종선택이 차지해야 할 몸통 자리에 정당 공천이라는 꼬리가 대신 들어앉았다. 입지자들은 지역민심보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당 지도부와 실세의 눈치만 살핀다. 전북의 유권자들이 소중한 권리를 특정 정당에 맡겼고, 그 정당은 주민들의 무한 신뢰를 ‘당연한 기득권’으로 받아들이면서 오만해졌다.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에서는 여론조사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유권자들은 교육철학과 정책을 따지기보다 여론 1·2위 후보를 ‘검증된 후보’로 받아들인다. 또 후보들은 세 불리기 ‘단일화’에 집착하면서 그들만의 회색지대를 만들어낸다. 허망하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선거판의 열기는 식어가고 있다. 시장·군수와 지방의원 선거의 경우 전북 대다수 지역에서 후보와 유권자 모두 이미 끝난 게임을 복기하는 구경꾼으로 전락했다. 본후보 등록일을 앞두고 뜨겁게 달아오른 도지사·교육감 선거판이 오히려 낯설다. 본말이 전도됐다. 선거의 주인은 당연히 유권자다. 그런데 전북지역 유권자들은 그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철옹성이 된 민주당 독점체제가 투표소에서 집단의 관성이 아닌 개인의 소신을 무력화했다. 그래서 전북은 승리가 보장된 정당에게도, 아예 승산이 없는 정당에게도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지역’이 돼버렸다. 더 비극적인 것은, 유권자들이 타성에 젖어 투표를 ‘선택’이 아닌 ‘수용’으로 변질시켰다는 점이다. 지역의 미래는 유권자들이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특정 정당의 공천장이나 여론조사 수치 따위에 미래를 저당잡힐 수는 없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대는 이 비정상적인 선거판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데 막상 투표소에 들어서면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 대안이 보이지 않는 선택지와 뻔히 보이는 결과가 유권자의 관성을 정당화하고, 변화의 목소리를 차단한다. 전북 유권자들이 오랫동안 ‘묻지마 몰표’를 행사하면서 자초한 일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정당 기득권에 안주해온 정치인들이 그 벽을 허물 리 없다. 결국 주권자인 도민의 몫이다. 침묵이 아닌 당당한 목소리로 무너진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당장 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끌벅적했던 그들의 시간이 지나갔을 뿐이다. 이제 진짜 주인이 나설 차례다. 유권자의 시간이 시작됐다. / 김종표 논설위원

김종표 칼럼

작은 사업장일수록 더 촘촘한 보호가 필요하다

전북 지역의 농촌과 산업 현장 곳곳에서 이주노동자는 이미 중요한 노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인력 부족이 심한 제조, 농축산, 건설 등의 분야에서는 E-9 비자를 가진 이주노동자들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일하는 사업장의 상당수는 영세하거나 5인 미만 규모인 경우가 많다. 문제는 작은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노동권과 사회안전망까지 작아져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5인 미만 사업장은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 가입 의무가 없다”는 잘못된 인식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산재보험은 근로자를 1명 이상 사용하는 사업장이라면 원칙적으로 가입해야 하며, 고용보험 역시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의무 적용 대상이다. E-9 이주노동자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산재보험 보호를 받을 수 있고, 비자발적 이직 사유가 인정될 경우 실업급여 신청도 가능하다. 실제 현장에서는 작업 중 사고를 당하고도 산재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최근 전북 고창의 한 축산농가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는 작업 중 기계에 손가락이 절단되었지만, 사업주가 산재 신청 대신 개인 치료를 요구해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해고 통지를 받은 사례가 있었다. 본인 역시 산재보험 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했고, 체류 문제에 대한 불안 때문에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치료비와 생계 부담을 개인이 떠안게 되었다. 산업재해 문제 역시 심각하다. 위험한 작업 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지만 언어 장벽 때문에 안전교육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위험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고 이후에도 산재 신청 절차를 몰라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사업주의 눈치를 보며 권리 행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고용보험 역시 단순히 가입 여부만으로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E-9 근로자도 일정 기간 이상 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계약 만료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체류기간 제한과 정보 부족으로 실제 수급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보험료는 납부했지만 권리 행사로 연결되지 못하는 셈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실효성 있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우선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 과정에서 산재보험 가입 여부를 더욱 엄격히 확인해야 한다. 보험 미가입 사업장에 대해서는 고용허가 제한과 행정 제재를 강화하고, 반복 위반 사업장에는 외국인 고용 제한 조치까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자체와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공단이 협력하여 농촌과 영세 사업장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현장 점검을 확대해야 한다. 입국 초기 다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보험 가입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과 통역 상담 지원 역시 확대되어야 한다. 동시에 영세 사업장의 현실을 고려한 보험료 지원과 행정 절차 간소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같은 현장에서 같은 위험을 감수하며 일하고 있다면 보호 역시 같아야 한다. 사업장 규모가 노동자의 안전 기준까지 결정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작은 사업장일수록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고, 노동자는 더욱 쉽게 침묵을 강요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영세 사업장일수록 더 촘촘한 보호와 적극적인 행정 개입이 필요하다. 가장 취약한 노동자가 안전해야 모두의 노동 환경도 함께 안전해질 수 있다.

새벽메아리

축사 안전, 이제는 정책으로 답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 축산업 현장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축산시설의 대형화와 밀집화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산업 구조의 변화 이면에는 우리가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안타까운 그늘이 존재한다. 축산 농가의 상당수가 영세한 1인 농가이거나 생계형 자영업 형태라는 점이다. 산업은 고도화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시설과 안전 환경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낡고 열악한 축사 시설은 언제든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불씨가 되었다. 실제 화재 현장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더욱 참담하다. 전기설비는 수십 년간 방치되어 노후화되었고, 가연성 물질은 무방비로 적재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산 농가에 “안전 시설을 보강하라”고 권고하는 것은, 사실상 자생 능력이 부족한 이들에게 또 다른 경제적 짐을 지우는 것과 다름없다. 이제 축사 화재를 단순히 농가의 부주의로 치부하거나, 계도 중심의 일회성 예방 활동으로 해결하려는 안일한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농촌의 구조적 빈틈을 메워줄 ‘국가적 정책 과제’ 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축사 안전은 우리 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보편적이고 구조적인 과제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방서는 안전 컨설팅과 현지적응훈련, 출동로 확보, 축산업 종사자 교육, 예방순찰 등 현장 중심의 예방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제도적 한계로 인해 보다 근본적인 개선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탁상공론식 홍보가 아닌, 현장의 현실을 정확히 반영한 실효성 있는 정책적 대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영세 축산 농가를 위한 맞춤형 전기 안전 지원 사업을 전면 확대해야 한다. 축사 화재의 주범인 낡은 전기설비를 민간의 책임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영세 축산 농가의 노후 전기시설을 무상으로 점검하고, 시설 개선 비용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둘째, 농가의 규모와 관계없이 필수 안전 장비를 보급하는 ‘안전 사다리’를 놓아야 한다. 1인 농가라도 화재로부터 생계를 지킬 수 있도록, 자동화재감지설비와 간이 소화 장치 설치 비용을 전액 또는 대폭 지원하는 정책이 절실하다. 셋째, 데이터 기반의 현장 밀착형 컨설팅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소방서는 직접 찾아가 축산 농가별 위험도를 분석하고, 현실적인 예방 매뉴얼을 제공하는 과학적 관리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소방서·행정·축산 농가가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민관 협치 시스템을 통해 안전 사각지대를 원천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넷째, 축사 동간 간격 5m 이상 확보 권고를 실효성 있는 기준으로 보완해야 한다. 밀집된 축사는 화재 확산 위험을 키우는 만큼, 이격거리 확보를 제도화하거나 방화 구획 등 대체 기준을 마련하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을 향한 인식의 대전환이다. 안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며, 예방에 투입되는 비용은 소모가 아니라 우리 축산업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축사 안전은 농가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이며, 우리 농업의 근간을 튼튼히 하는 일과 이어진다.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안전 정책을 발굴하고 강력히 추진해, 더 이상 화재로 인해 농가의 꿈과 땀방울이 재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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