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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완주 행정통합 ‘사실상 백지화’...이원택 당선인 "임기내 추진 안 한다"
전주·완주 행정통합이 사실상 백지화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이 임기 내 통합 추진 중단을 밝히면서다. 이 도지사 당선인은 9일 유희태 완주군수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 참석해 “완주군민의 뜻이 이미 확인된 만큼, 임기 중 전주·완주 통합은 추진하지 않겠다”고 표명했다. 이 당선인은 “그간의 통합 논의는 소모적이고 생산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이제 완주군은 독자적인 발전 역량을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 ‘공공기관 이전’…전북, 금융 생태계 확장되나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의 새만금 투자 협력 분위기와 맞물려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기관 이전의 집적화와 전주 금융중심도시 육성 의지까지 밝혔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농협중앙회와 한국마사회,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식품안전정보원 등이 집약돼 이전할 경우 국민연금과 함께 농생명·금융 산업을 아우르는 거점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9일 밝혔다. 
민주당 전대 전초전 시작…전북 정치권도 셈법 분주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전북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청래 대표 연임론과 김민석 국무총리 등판론, 송영길 전 대표 출마 가능성이 맞물리며 지방선거 책임론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8월 17일 개최하기로 했다. 
전북예총·민예총 보조금 35%가 ‘단체운영비’…조직 유지용 전락
한국예총 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전북예총)와 사단법인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전북민예총)에 지원되는 지방비 보조금 가운데 상당 규모가 단체 운영비로 쓰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예산이 창작환경 개선보다 조직 유지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예술인의 권익 보호라는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는 만큼 지원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된다. 
전북TP·전북경진원 통합 ‘전북성장공사’···"사회적 합의없는 졸속 추진 우려"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의 1호 공약인 ‘전북성장공사’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북성장공사 설립과 관련해 전북경제통상진흥원과 전북테크노파크의 통폐합설이 우려의 원인인데, 이 당선인측은 “일부 중복적인 기능에 대한 조정 가능성이 있을 뿐, 통합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6·3 지선 전북서 최대 60%만 투표용지 배부...부족 사태에 ‘무방비’
전북에서도 이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날에서 투표용지가 절반, 최대 60%만 인쇄돼 각 투표소에 배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익산에서 추가공급이 있었고 자칫 서울 등 타지역처럼 투표용지 부족이나 대기상태로 이어졌다면 문제가 될수 있는 상황이었다. 9일 전북특별자치도선관위에 따르면 도내 15개 시군구 선거관리위원회별로 지난 3일 투표대상자가 사용할 투표용지의 50%~60%수준만 각 투표소에 배부됐다. 
민선 9기 전북지사직 인수위원장에 신형식 전 원장...인수위 20명 구성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 측은 민선9기 도지사직 인수위원장에 신형식 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원장을 임명했다고 9일 밝혔다. 신 위원장은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전북대학교 공과대학 화학공학부 교수와 부총장, 미국 MIT 연구교수 등을 역임했다. 전북대에서 반도체 포장재료 개발과 신재생에너지 연구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민선 9기 전주시장직 인수위 출범⋯핵심 과제는 ‘재정 혁신’
조지훈 전주시장 당선인의 민선 9기 인수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시정 전반의 방향과 기조를 진단할 인수위 운영의 핵심 키워드는 재정 혁신이다. 조 당선인은 9일 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인수위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취임 전까지 인수위를 중심으로 민선 9기 공약 확정을 위한 업무 보고와 현안 토의, 세부 과제 도출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전주 감나무골 등 공동주택 연내 준공⋯총 2800세대 공급
올해 말 전주 서신동 감나무골 등이 잇따라 준공된다. 전주시는 9일 서신·금암·송천동 등 주요 공동주택 건설 사업이 준공되면 약 2800세대 규모의 신규 주택 공급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먼저 서신동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감나무골 주택재개발정비사업(1914세대)이 정비 예정 구역으로 지정된 지 20년 만에 준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 마감 공사 중이며, 오는 11월 준공 예정이다.
[현장] 아픈 아이들의 마지막 보루...호남 유일 소아전문응급센터 가보니
“아이들이 아프니 예민해질 수 있지만, 남들이 잘 오지 않으려고 하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인 만큼 의료진들을 너그럽게 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8일 오후 10시께 전주예수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어린이 환자가 구급차를 통해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윽고 센터에 도착한 구급차에서 환자가 내리자, 대기하던 의료진들은 환자를 돌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번엔 제주도 여행경비?...‘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정성주 김제시장 피고발
정성주 김제시장이 제주도 여행 경비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담은 고발장이 접수됐다. 전북경찰청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정 시장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됐다고 9일 밝혔다. 해당 고발장에는 정 시장이 지난 2023년 12월 제주도 여행 과정에서 지인들에게 수백만 원 상당의 식사 비용과 항공권 등을 제공받았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사건을 배당해 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정 시장이 지난 2023년 약 2000만 원 상당의 성형외과 미용 시술비를 지인으로부터 대납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오피니언

엔비디아의 새만금 투자, 도약의 기회다

엔비디아가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새만금 데이터센터 건립에 참여키로 했다. 엔비디아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데이터센터 건립이 공식 제기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나아가 이들은 새만금을 미국 실리콘밸리에 필적할만한 ‘인공지능(AI) 밸리’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혀 주목된다. 1991년 새만금이 착공된 이래 가장 큰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희망 고문에 그쳤던 새만금사업이 이제 본격적으로 도약의 날개를 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밝힌 게 아니라 최고책임자들 간의 구두 약속이어서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정부와 전북자치도, 새만금개발청은 이들 약속이 구체적으로 현실화돼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서울 현대자동차 사옥에서 회동을 갖고 새만금을 미래 AI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은 이날 “새만금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추가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며 “AI와 로보틱스가 들어가는 새만금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완벽한 AI와 로보틱스, 데이터센터를 만들어내는 방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젠슨 황은 “새만금에 엔비디아를 구축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회동 후 젠슨 황은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AI 국가 가운데 하나”라며 “캘리포니아에는 실리콘밸리가 있지만 이곳에서는 AI 밸리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새만금을 직접 언급했다. 이 같은 구상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전북 타운홀 미팅에서 언급한 현대차 투자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새만금에 내년부터 2029년까지 9조 원을 투자해 AI·로봇·에너지 기반 혁신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새만금은 대규모 부지 확보와 전력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시설, 로봇 연구개발 거점이 결합된 복합 산업 클러스터의 적지로 꼽힌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새만금을 한국이 100년 동안 먹고 살 세계적인 ‘AI 밸리’로 우뚝 세웠으면 한다. 현대차와 엔비디아의 협력이 실제 투자와 인프라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전북자치도가 적극 나서주길 기대한다.

사설

새로운 시작, ‘어공’들 거취 결정 미룰 이유 없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지방정부 출범이 다가오면서, 곳곳에서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의 거취 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외부에서 임용된 어공 중에는 특정 분야의 전문성으로 영입된 이들도 있지만, 논란의 중심은 단체장과의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발탁된 인사들이다. 단체장의 정치적 철학과 핵심 정책을 현장에서 실현하기 위해 임명된 만큼 단체장이 교체될 때마다 이들의 거취가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조지훈 전주시장 당선자는 “시정의 철학이 바뀌고 가치 구현 방식이 달라졌다면, 전임 시장과 함께했던 어공들은 물러나 주는 것이 맞다”며, “강제로 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시장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행정 방식에 맞지 않는 분들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비단 전주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단체장이 교체된 거의 모든 자치단체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정치적으로 임명된 어공들의 역할은 일반직 공무원과 다르다. 일반직 공무원이 정권 교체나 정치적 변화와 관계없이 행정의 연속성과 중립성을 유지하는 버팀목이라면, 어공들은 단체장의 비전을 보좌하고 이를 정책으로 관철하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다. 임명의 배경 자체가 정치적 결속이었던 만큼, 그 책임 또한 정치적으로 지는 것이 순리다. 새 단체장이 선출됐다는 것은 주민들이 기존 시정의 변화를 요구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새 단체장이 자신의 철학을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인적 기반을 새롭게 구축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법적으로는 임기나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임용된 자리라면 단체장이 바뀐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이 여전히 유효한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다. 거취 문제를 장기간 끌고 가는 것도 조직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새 단체장의 인사 구상과 신속한 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될 뿐만 아니라, 공직 사회 내부에 불필요한 관망과 눈치 보기 풍조를 조장해 행정 공백을 야기할 수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에게 돌아간다. 정치적 인연으로 공직에 들어온 어공들은 새로운 지방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새로운 시정의 안정적이고 역동적인 출발을 위해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이유가 없다.

사설

젠슨 황이 새만금에 안긴 과제

새만금은 당초 땅을 만드는 사업이었다. 목표는 바다를 메워 새로운 땅를 만드는 것, 식량 생산 기반을 넓히고 국토를 확장하겠다는 국가적 구상이 그 출발이었다. 그러나 변화하는 시대에 따라 새만금이 품어야 할 미래도 함께 달라졌다. 농업을 이야기하고 환황해권 물류 중심지를 꿈꾸었으며 국제도시와 재생에너지의 메카가 되기도 했다. 새만금은 바다를 메워 만든 땅이지만, 결국 그 땅을 채워온 것은 시대마다 품어온 미래에 대한 상상력이었다. 그러나 그 상상력은 늘 순탄치 않았다. 새만금은 수십 년을 내다보고 설계해야 할 공간이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발의 방향은 흔들렸고, 선거 때마다 새로운 구호가 덧씌워졌다. 상상력은 미래를 향할 때 힘을 얻지만, 정치의 도구가 되는 순간 생명력을 잃는다. 그리고 이제 새만금에 또 하나의 새로운 상상력이 찾아오고 있다.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그 빈 땅 위에 그리는 새로운 지도, AI와 데이터의 거점이 되는 상상력이다. 간척의 시대에서 AI 인프라의 시대로, 공장의 굴뚝에서 데이터센터로, 물류의 거점에서 지식과 상상력의 거점으로 변하는 새만금의 미래를 상상하는 일은 반갑다.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새만금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세계 최고의 AI 기업을 이끄는 젠슨 황이 새만금을 주목했다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사건이다. 그래서 더 중요해지는 것이 있다. 미래산업은 공장이나 시설물 하나를 들여오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데이터센터 역시 하나의 건물이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여야 한다. 인재를 중심에 두고 실패를 자산으로 삼는 문화, 대학과 기업, 연구소가 연결되는 환경, 기술과 자본뿐 아니라 새로운 상상력이 모이는 공간이 함께 만들어질 때 비로소 미래산업은 뿌리내릴 수 있다. 이제 질문이 남는다. 새만금은 젠슨 황을 무엇으로 맞이할 것인가. 우리는 또 하나의 산업단지를 만드는 것인가, 아니면 미래를 설계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인가. 명확해지는 것은 새만금이 젊은 인재가 머물 수 있는 도시,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도시, 행정이 허가를 내주는 기관을 넘어 새로운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는 도시여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 하나만으로 지역의 미래가 바뀌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한 도시가 새로운 방향을 선택할 기회는 될 수 있다. 새만금은 오랫동안 땅을 넓혀왔다. 이제는 사람과 기술, 그리고 미래를 함께 설계하려는 상상력이 머무는 공간으로 자신을 넓혀야 할 시간이다. 어쩌면 젠슨 황이 새만금에 가져오는 가장 큰 선물도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새만금이라는 공간이 다시 미래를 꿈꾸게 만드는 일일지 모른다.

오목대

함께 만드는 시민예술의 미래

그동안 이 지면을 통해 시민예술의 가치와 의미, 시민과 전문예술의 관계, 시민연극의 특성, 그리고 시민연극제를 평가하는 기준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 분명하게 느낀 것은 시민연극이 단순히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연극’이라는 말만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사실이다. 과거 시민연극은 연극을 경험해 보고 싶은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전문 배우가 아니어도 무대에 설 수 있었고, 함께 연습하며 관계를 만들고 공연을 완성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가치였다. 실제로 많은 시민연극 프로그램은 참여와 경험, 공동체 형성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나는 참여자들의 이야기는 조금 다른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필자가 시민연극 참여자들과 함께 진행한 연구 과정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장면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시민연극을 경험한 참여자들은 단순히 즐겁게 참여하는 것에 머무르기보다 더 깊은 연기와 더 완성도 높은 작품 만들기에 관심을 보였다. 시민연극 안에서 배우고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각보다 강하게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결과는 시민연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시민연극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는 증거에 가깝다. 시민연극은 더 이상 하나의 목적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 되었다. 어떤 사람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 참여하고, 어떤 사람은 연기를 배우기 위해 참여한다. 또 어떤 사람은 지역사회와 연결되기를 원하고, 어떤 사람은 좋은 작품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고 싶어 한다. 시민연극은 하나의 방식으로만 운영되기보다 다양한 층위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입문형 프로그램도 필요하고, 보다 깊이 있는 창작과 연기 훈련을 위한 심화형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도 있어야 하고,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해 작품으로 발전시키는 창작형 시민연극도 존재해야 한다. 공공기관과 문화예술단체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시민을 단순히 관객으로만 바라보거나 일회성 참여자로 머무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참여와 교육, 창작과 발표, 그리고 다음 활동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마련될 때 시민연극은 비로소 지역예술과 함께하는 하나의 문화생태계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돌아보면 이 연재는 시민예술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다. 예술을 통해 만나고, 배우고, 성장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이제는 동료 예술인들에게도 묻고 싶다. 우리는 어떤 예술을 만들어 갈 것인가. 그리고 그 예술 속에서 시민은 단순한 관객일 것인가, 아니면 함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공동의 주체일 것인가. 시민연극을 통해 시작된 질문은 이제 시민예술 전체를 향한다. 우리는 시민을 문화의 소비자로 남겨둘 것인가, 아니면 문화의 생산자로 함께 성장해 갈 것인가. 시민연극이 보여준 가능성은 연극이라는 장르에만 머물지 않는다. 음악과 무용, 미술과 문학, 축제와 지역문화 활동까지 시민이 주체가 되는 예술의 가능성으로 확장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시민을 관객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지역의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는 동반자로 바라보는 순간부터 시작될 것이다.

새벽메아리

도지사 선거여론조사 왜 틀렸나

전북도민들에게 선거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모두가 한마음임을 확인하는 공적 의식과도 같다. 그러나 이번 도지사 선거는 달랐다. 지역사회가 완전히 둘로 쪼개져 서로를 향해 가슴을 후벼파는 날 선 말들을 쏟아냈다. 과열된 선거판에 기름을 부어댄 건 여론조사였다. 선거가 끝나고 뚜껑을 열어보니, 여론조사들이 완전히 엉터리였다. 출구조사마저 틀렸으니 말 다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는 이원택 후보 48.5%, 김관영 후보 46.3%, 2.2%포인트 차이로 초접전을 예측했다. JTBC 예측조사는 이후보 50.9%, 김후보 44.6%로 6.3%P 차이를 점쳤다. 그러나 실제 선거 결과는 이원택 51.22%, 김관영 41.78%, 9.43%P 차이로 예측보다 훨씬 더 컸다. 도대체 뭐가 잘못됐을까?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 중 5월에 실시된 11건 모두를 분석해봤다. 김관영 후보 우세가 7건, 이원택 후보 우세가 4건이었다. 김후보 우세 여론조사들에서 두 후보 간 격차가 유난히 컸다. 특히 사전투표 직전에 실시된 자동응답조사(ARS)들은 김후보가 이후보 보다 무려 20.0%P, 16.6%P 앞선다고 발표했다. 세상에 이런 황당한 조사가 또 있을까 싶다. 조사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해보았다. 대체로 열성적인 지지자를 많이 가진 후보자들은 ARS조사에서 유리하다.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조사에 응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열성적 지지자가 많은 김후보가 ARS조사 8건 중 6건에서 우세였고, 이후보 우세는 2건에 불과했다. 조사원 인터뷰조사(CATI)는 3건이었는데, 2건에서 이후보가, 1건에서 김후보 우세로 나왔다. 결국 ARS조사는 김심, CATI조사는 이심이었다. 그러나 ARS조사들이 더 많았기에 김후보 우세로 착시현상을 일으킨 것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른 법.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과거 선거에서 노무현, 박근혜, 문재인, 이재명 등 충성도 높은 지지자를 많이 가진 후보자들은 ‘지지도’를 묻는 조사에 유리했다. 반면 정몽준, 이명박, 안철수, 윤석열 등 갑자기 스타가 된 후보자들은 ‘선호도’나 ‘적합도’ 질문에 유리했다. 실제로 2002년 노무현과 정몽준 간 후보 단일화 조사에서는 치열한 싸움 끝에 ‘지지도’를 물어본 결과 노무현이 승리했다. 반면 2007년 이명박과 박근혜 간 당내 경선에서는 ‘선호도’ 질문을 택한 결과로 이명박이 이겼다. 이번 도지사 선거에서 11건의 조사 중 7건이 지지도를, 1건이 선호도, 3건이 투표의향(누구에게 투표하겠는가)을 물었다. 지지도를 물은 7건의 조사 중 열성적 지지자가 많은 김후보가 5건에서 우세를, 2건에서 이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선호도 질문을 사용한 유일한 조사에서는 이후보가 우세를 보였다. 3건의 조사는 투표의향을 물었는데, 1건은 이후보, 2건은 김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결국 여론조사들이 ‘지지도’ 질문을 더 많이 사용했기에 김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비친 것이다. 결론은 명확하다. 여론조사의 조사방식과 질문내용에 따라 조사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 또한 여론조사가 민심을 읽는 게 아니라 민심을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는 것. 앞으로 조사방식은 가능한 ARS보다는 조사원 면접을, 질문방식은 중립적인 ‘투표의향’을 묻는 게 민심을 좀 더 정확히 짚을 수 있다고 본다.

권혁남 칼럼

김의겸 의원의 빗나간 상임위 욕심과 민심의 경고

6·3 재선거를 통해 국회에 재입성한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군산·김제·부안갑)의 행보를 두고 지역사회의 우려와 실망이 깊어지고 있다. 김 의원이 국회 상임위원회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배정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번 선거에서 군산시민들은 김 의원에게 86.72%라는 전국 최고 수준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몰아주었다. 이는 단순히 정치인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패배감에 젖은 지역경제를 살리고 산적한 현안을 속 시원히 해결해 달라는 간절한 민심의 명령이었다. 그러나 당선 소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전해진 김 의원의 상임위 선택은 이러한 민심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현재 군산과 새만금 지역의 최대 화두이자 생존이 걸린 문제는 단연 ‘새만금 신항 관할권’ 확보와 수산업·해양관광 활성화다. 특히 김제·부안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신항 관할권 문제는 군산의 미래 백년대계를 결정할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하고 있다. 이 모든 핵심 현안을 주관하는 소관 상임위는 바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다. 새만금개발청장 출신으로서 지역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해온 김 의원이라면, 마땅히 농해수위에 자원해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자임했어야 옳다. 그것이 표를 몰아준 유권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다. 그럼에도 김 의원이 농해수위가 아닌 산자위를 고집하는 것은 ‘지역 핵심 현안은 뒷전으로 미뤄두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산자위는 기업 유치와 산업정책을 다루는 곳으로, 정치인 생색내기에 가장 좋은 상임위로 통한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산자위행을 두고 현대차그룹 투자 등 ‘다 된 밥에 숟가락만 얹으려는 얄팍한 계산’이 아니냐는 강한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냉정하게 말해 대기업 및 국가핵심산업 유치는 정부와 전북특별자치도, 그리고 새만금개발청 등 행정기관이 주도적으로 탑다운(Top-down) 방식을 통해 추진해야 할 본연의 업무다. 이미 짜인 정부 정책과 전북자치도, 새만금개발청의 노력으로 성사될 기업유치 성과에 슬그머니 숟가락을 얹어, 자신의 치적으로 포장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지금 이 시점에 산자위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과거 이원택 전북자치도지사 당선인이 국회의원 시절 농해수위에서 치열하게 활동하며 새만금사업의 법적·제도적 기반을 닦고 농어업 현안을 해결했던 전례를 보라. 군산시민들이 김 의원에게 바라는 역할 역시 바로 그것이다. 새만금청장 역임이라는 화려한 타이틀과 전문성은 국회 농해수위라는 전쟁터에서 관할권 사수와 해양수산 발전을 위해 쓰일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정치인은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이 아니라, 자신을 뽑아준 지역 주민이 원하는 곳으로 가야 한다. 김 의원은 86.72%라는 숫자가 지닌 무게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화려하고 생색내기 좋은 ‘기업유치’의 단물만 쫓으며 정작 피를 흘려야 할 ‘관할권 분쟁’과 ‘민생 현안’을 외면한다면, 압도적 지지는 순식간에 차가운 심판으로 돌변할 것이다. 김 의원은 지금이라도 산자위 미련을 버리고 농해수위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스스로 천명해야 한다. 원내지도부의 조율 뒤로 숨지 말고, 군산의 생존권이 걸린 농해수위로 걸어 들어가 진정성 있게 땀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이 시민들의 압도적 성원에 보답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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