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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전라감영 텐트 속, 봄밤의 ‘플로우’
“7시부터 텐트 배정 시작입니다.” 2일 오후 6시, 전라감영 서편부지. 아직 해가 완전히 지기도 전인데 이미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코오롱스포츠 아웃도어 시네마 텐트 좌석을 얻기 위한 사람들이다. 한 시간이나 남았는데도 줄은 제법 길었고, 얼핏 봐도 40명 남짓은 되어 보였다. “이 줄 뭐예요?”라고 묻는 사람, 긴 줄을 보고 아예 발길을 돌리는 사람, 그래도 일단 줄 끝에 서보는 사람까지. 현장에선 시작 전부터 작은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독립영화 점유율 1.2%의 비극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화려한 레드카펫의 조명이 꺼진 뒤편에서 지역 영화 산업의 생존을 고민하는 날카로운 정책 제언이 쏟아졌다. 지난 1일 전주중부비전센터에서 열린 ‘넥스트 시네마: 2026 지방선거, 씬의 전환과 생태계 설계’ 정책 포럼은 위기에 처한 한국 영화 생태계의 복원을 위해 중앙과 지역의 유기적인 협업과 관객 중심의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연휴가 즐거워, 6만 인파 몰려든 ‘마실축제’에 부안이 ‘들썩’
부안군 대표 축제인 ‘제13회 부안마실축제’가 5월 황금연휴의 시작과 함께 화려한 막을 올렸다. 개막 첫날부터 수만 명의 주민과 관광객이 축제장을 가득 메우며 대한민국 대표 정원축제의 매력 과시했다. 부안군에 따르면 개막 당일인 2일 오후 7시 기준, 약 5만 9000여 명의 인파가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춘향이도 놀랄 글로벌 춘향선발대회...국내외 참가자 36명 본선 경쟁
올해 글로벌 춘향선발대회에서 김하연(22) 씨가 ‘춘향 진’에 선정됐다. 남원시(시장 최경식)는 지난달 30일 광한루원 앞 특설무대에서 열린 제96회 춘향제 글로벌 춘향선발대회에서 김하연씨(경기 파주·한양대 무용학과)가 최고상인 ‘진(眞)’을 수상했다고 1일 밝혔다. 김하연 씨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라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남원을 대표하는 얼굴이 된 만큼, 방송과 외부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북도당, 광역의원 4곳 단수 추천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이 지방선거 공천 윤곽을 속속 확정하고 있다. 일부 선거구는 단수 추천으로 정리하고, 나머지는 권리당원 투표를 통한 경선으로 후보를 가린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전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박영자)는 지난 1일 공관위 회의를 열어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의원 후보 4명을 단수 추천하기로 결정하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이원택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전북 성장판 다시 열겠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예비후보가 1일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섰다. 이 후보는 “중앙정부의 예산과 정책, 전북의 재생에너지 기반을 묶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전북에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개소식에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이성윤·박지원 최고위원, 조승래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가 참석했다. 
“원팀으로 뭉쳐야” vs “공천 다시하라”...이원택 개소식 앞 엇갈린 함성
1일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예비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개소식에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방문과 동시에 정 대표의 사당화를 비판하는 집회가 열려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날 이 후보의 백제대로변 선거사무소 맞은편에서는 ‘정청래사당화저지범도민대책위원회’ 주관 집회가 진행됐다. 
본선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민주당 공천 뒤 ‘자리 경쟁’ 경고음
더불어민주당 김재준 군산시장 후보가 6·3 지방선거 본선 주자로 확정되면서 지역사회 전반에 ‘줄서기’와 ‘공신 경쟁’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이 같은 분위기가 번지며 시정 운영의 공정성과 독립성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사회에서는 선거 과정에서 형성되는 인맥 중심의 경쟁구도가 향후 행정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주목한다. 
'배지' 다는데 창피한게 무슨 상관...군산시장 낙선자들 시·도의원행 ‘눈총’
군산시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던 중량급 정치인들이 잇따라 시·도의원 선거로 ‘급’을 낮춰 복귀를 시도하면서 지역정가와 시민들 사이에서 매서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군산시장선거에서 낙선한 김영일 전 군산시의장은 지난 29일 기초의원 마선거구(월명·흥남·경암·중앙) 후보로 등록했다. 
강제 봉인 훼손 막가파식 영업...법 비웃는 익산로컬푸드직매장 어양점
속보 = 익산로컬푸드직매장 어양점의 무단점거 배짱영업이 지속되고 있다. 연이은 강제 봉인 훼손 등 법에 아랑곳하지 않은 행태가 이어지면서 막가파식 영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오전 10시께 익산로컬푸드직매장 어양점. 전날 익산시의 두 번째 강제 봉인 조치가 있었지만, 이날 현장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영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일할 곳 없는 근로자, 일할 사람 없는 기업···해결책 없나
도내 취업 현장에서 “일할 곳이 없다”는 근로자와 “일할 사람이 없다”는 기업의 모순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간극을 줄이기 위해 기업과 근로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환경과 관련 교육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30일 오후 1시 30분께 군산시 전북산학융합원에는 일자리를 찾는 중장년 근로자 30여명이 모였다. 면접자들은 회사소개 벽보를 살피며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급여는 얼마일까”, “합격할 수 있을까” 등을 서로 묻고 답하며 면접 준비에 몰두했다. 

오피니언

현대차 새만금 투자, 더 적극적인 지원책을

현대자동차그룹의 새만금 투자계획이 발표된 이후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지원책이 잇따라 나왔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새만금개발청에서는 현대차 투자 전담 지원 조직까지 신설해 본격 가동하고 있다. 지금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와 관련한 이슈는 투자 실행의 핵심 시설인 태양광 발전시설 입지 문제다. 현대차그룹은 수전해 플랜트와 AI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새만금 농생명용지 3공구에 자체 태양광 발전시설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곳을 산업용지로 전환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 안건은 범정부협의체인 ‘새만금·전북 대혁신 TF’에서 주요 의제로 논의되고 있다. 그런데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지기금을 활용해 조성한 농생명용지를 산업용지로 전환하는 것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부처간 이견 조율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사실 새만금 농생명용지 3공구에 대해서는 일찍부터 군산시의회에서 산업용지로의 전환을 강력 요구해왔다. 또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도 지난 3월 ‘새만금 농생명용지 3공구 산업용지 전환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고 정부에 관련 계획 반영을 요구했다. 해당 부지는 새만금 국가산단과 인접해 전력·용수·폐수 등 유틸리티 연계가 용이하고 공항·항만, 인입철도 등 교통시설과도 인접해 기업 투자 유치에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30년 넘게 전북도민에게 희망고문이었던 새만금은 지난 2월 현대차그룹의 9조원 투자계획 발표로, 미래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대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런데 이 투자계획 실행의 첫 단추나 다름없는 용도변경 문제가 제때 풀리지 않으면 계통 연계를 포함한 향후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새만금이 전북도민에게 다시 실망을 안기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무엇보다 속도가 중요하다. 첨단산업은 시장 변화가 빠른 만큼 인허가 지연 등 행정 절차에 병목이 발생하면 투자 계획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전북 대전환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권, 지자체가 협력해 강력한 실행력을 보여줘야 한다. 현대차그룹 새만금 투자 유치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이다.

사설

선거 불·탈법 및 의혹, 신속 엄정 수사를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허위사실 유포, 현금 살포, 문자 메시지 무차별 발송 등 지방선거 관련 불·탈법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선거 관련 고소고발 행위는 고발인과 피고발인이 드러나 있고, 고소고발 내용도 구체성을 띠고 있어 신속하게 진행시킬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다. 대리운전비를 지급한 김관영 도지사와 제3자 식비 대납 의혹을 받는 이원택 도지사 후보, 이와 관련된 여러명의 고발 건도 마찬가지다. 특검에 고발된 김관영 도지사 내란동조 의혹 사건은 큰 파장을 불렀고 정치 갈등의 핵심이다. 이 역시 특검이 신속하게 수사결과를 발표, 갈등에 종지부를 찍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수사결과에 따라 당사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선관위에 접수된 불·탈법 사례 중에는 특정 예비후보자가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허위사실이 포함된 내용물을 만들어 SNS에 올리거나, 선거구민에게 100만 건이 넘는 지지 호소 문자메시지를 무차별 발송한 예비후보자도 있었다. 또 단체장 여론조사와 관련, 대포폰 대거 투입 의혹이 담긴 진정서가 제출되기도 했고, 군수 후보자 8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 조작의혹을 감찰해 달라고 중앙당에 요구한 일도 있다. 하지만 조치 결과는 오리무중이다. 불·탈법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4년 전 지방선거 선거사범은 177건(349명)에 달했다. 흑색선전(57건), 금품 향응 제공(39건), 현수막· 벽보 훼손(16건), 사전 선거운동(8건), 기타 57건이었다. 선거사범 수사는 신속·엄정성이 핵심이다. 신속·엄정성이 해태되면 공천과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불·탈법 세력에 놀아나는 꼴이 되고 만다. 이는 정의와 공정을 훼손하고 유권자를 기만하는 것이다. 혹여 일각의 주장처럼 수사 및 조사에 정무적 판단이 개입돼서도 안된다. 경찰과 선관위, 정당 등은 선거사범 및 문제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신속 엄정하게 처리하고 그 결과를 밝혀야 옳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당 기관의 책임자급 관리자들의 인식 태도가 중요하다. 사안을 지휘하는 관리자들이 무겁게 새겨야 할 것이다.

사설

글 도둑은 안돼

승리의 여신은 한 달 후에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교육감 선거는 사실상 이남호 대 천호성 양강대결로 좁혀졌다. 천 후보는 현장전문가와 3번 출마한 관계로 인지도가 높은 점이 강점이고 이 후보는 직선제 전북대총장을 지내면서 대학의 위상을 높였고 중앙 관계요로에 인적네트워크가 잘 짜여져 있는 게 장점이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공천 없이 치러져 다른 지방선거에 비해 관심이 저조,지금도 유권자 40% 가량이 부동층으로 남아 있다. 고령층이나 자녀가 학교에 다니지 않는 젊은층의 관심 저조로 교육감 선거가 관심이 덜하지만 그래도 전북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2세들의 교육을 책임진다는 점에서는 중요하다. 유권자들이 나 하고 상관 없는 오불관언 선거라고 인식하는 게 문제다. 지금 전북의 현주소가 너무나 암울하고 불투명하므로 이를 극복하려면 교육감을 제대로 된 인물을 뽑아야 한다. 그간 여러명의 교육감을 선출했지만 전문성 결여와 불법 비위를 저질러 전북교육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 바람에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긍지를 가졌던 전북교육이 붕괴되었다. 누구나 교육을 백년지 대계란 말로 그 중요성을 말한다. 하지만 투표장에 가지 않은 유권자가 태반인 상황에서는 무너진 전북교육을 바로 잡을 수가 없다. 자신의 한표가 미래 전북교육을 살려 놓는다는 생각으로 최상의 후보가 아니면 차상이라도 뽑아야 한다. 유권자들이 이번 기회에 전북교육의 문제가 뭣이고 그 대안도 고민해야 한다. 어린아이가 커 나갈 때 사랑과 관심이 절대 필요하듯 교육도 관심이 중요하다. 교육을 평가할 때 항상 학력관계를 우선시 한다. 학생인권을 강조하면 교권비중이 낮아지지만 학교의 주 임무가 가르치는 기관이라서 누가 더 학력신장에 관심을 갖는지를 살펴야 한다. AI시대에 학생들의 창의력을 신장시키고 수월성교육은 꼭 필요하다. 과학문명의 급진적인 발달로 인간성이 곳곳에서 파괴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바로 잡으려면 인간성 회복교육을 중시 해야 한다. 교육감 선거는 법의 좁은 영역에서 해석되거나 기계론적 사고로 재단하면 안된다. 훈습(薰習)이 교육이므로 도덕적 영역에서 판단되어야 한다. 교육감 선거가 종반전으로 치닫지만 누가 더 도덕적 후보인가를 살피는 게 더 중요하다. 남의 글을 마구 베껴다가 자기 글인양 칼럼으로 게재한 것은 글 도둑이므로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 한번도 문제지만 그 횟수가 많다면 교육감으로서 자질이 문제라는 것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교사들과 어른들의 뒷모습을 보고 커 가므로 표절문제를 그냥 간과하면 안된다. 한마디로 표절은 남의 생각을 훔쳐다 쓴 지적재산권 침해라서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동료가 기관장의 내용지시를 받아서 쓴 칼럼과는 성격이 다르다. 전북교육이 살아 나려면 도덕적으로 흠결이 덜한 후보를 뽑는 게 상책이다.

오목대

씨 없는 수박, 전북 농업의 미래를 열다

초여름의 문턱에서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과일은 단연 수박이다. 시원하고 달콤한 그 한 조각이 계절의 정취를 완성한다. 최근 수박 시장에는 조용하지만 뚜렷한 변화가 일고 있다. 수박씨를 뱉는 번거로움을 덜어 준 씨 없는 수박으로 소비자의 선택 방식에 맞춰 품종과 상품이 시장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 변화를 오랜 시간 준비해 온 곳, 전북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고창 수박시험장이 있다. 전북이 수박의 주산지로 자리 잡은 데에는 천혜의 자연환경이 있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고창의 황토 땅, 정읍의 비옥한 분지, 익산·완주의 온화한 기후는 수박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전북은 전국 수박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명실상부한 수박의 본고장으로, 각 지역이 서로 다른 출하 시기와 특성으로 상호 보완하며 전국 시장을 안정적으로 채워 왔다. 그러나 자연의 혜택만으로는 변화하는 소비 시장을 이끌 수 없다. 농촌진흥청은 씨 없는 수박과 중·소과종 프리미엄화를 지역특화작목 육성의 방향으로 설정하고, 1995년 설립된 고창 수박시험장을 중심으로 30년에 걸친 연구와 현장 실증을 이어 왔다. 성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전북 수박 생산액은 2020년 1,180억 원에서 최근 1,346억 원까지 늘었다. 2020년 대비 농가 소득도 10a당 1.4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고창·정읍·익산의 명품 수박은 이제 대형 유통매장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소비자도 확실한 품질 보증서로 통하고 있다. 성과의 이면에는 기술 혁신이 있었다. 시험장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씨 없는 수박용 불임꽃가루를 국산화했고, 허리를 굽히지 않고 재배하는 수직유인 수경재배 기술과 노동력을 97% 절감하는 소형터널 스마트도 제어 시스템을 개발·보급했다. 이를 바탕으로 익산·완주의 봄 출하부터 고창·부안의 여름 성수기, 고창·정읍의 가을·겨울 출하에 이르기까지 전북 전역이 계절을 나눠 1년 내내 안정적으로 수박을 공급하는 연중 생산 체계를 갖췄다.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수박을, 농가에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다. 그러나 기술만이 변화를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전북 수박의 성공에는 사람이 있었다. 고창 수박시험장을 중심으로 매월 열리는 명품 수박 아카데미는 농업인의 현장 목소리가 곧바로 연구 과제로 이어지는 소통의 장이 되어 왔다. 이만수 회장을 중심으로 한 전북수박연구회 회원과 이석변 명인은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자신의 밭을 시험포장으로 내놓으며 혁신에 앞장섰다. 초기에는 기계 선별·박스 포장에 따른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12brix 이상 고당도 보장이라는 신뢰가 쌓이면서 시장의 반응이 달라졌고, 농가 소득 증대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기술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 낸 성과다. 전북 수박은 이제 AI 기반 지능형 농장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기후 변화와 생산비 상승이라는 도전 앞에서 데이터 기반 정밀 제어 기술을 고도화함으로써 국제 경쟁력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올여름, 고창의 황토와 전북 농업인들의 정성이 빚어낸 수박 한 통으로 청량한 계절을 즐겨 보시길 권한다. 전북 수박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름 과일을 넘어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는 날을 기대하며, 농촌진흥청은 그 길에 변함없이 함께하겠다.

전북광장

초남이성지의 뜻밖 선물, 완주 국가유산 정책 전환의 출발점

역사는 때로 예상치 못한 곳에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지난 2021년 3월, 이서면 남계리(초남이성지) 바우배기에서 발견된 ‘백자사발 지석’과 순교자들의 유해는 완주를 넘어 한국 천주교회사와 근대사의 물줄기를 바꾼 일대 사건이었다. 230여 년간 어둠 속에 묻혀있던 진실이 세상에 드러나며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는 명확했다. 바로 완주가 한국 신앙공동체의 기원이자, 인간 존엄의 가치를 실천한 근대 사상의 발상지라는 사실이다. 남계리 유적은 한국 천주교 첫 순교자인 윤지충(바오로)과 권상연(야고보), 그리고 윤지헌(프란치스코)의 숨결이 깃든 곳이다. 이들은 신해·신유박해라는 거친 풍랑 속에서도 평등과 사랑이라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던졌다. 특히 유해와 함께 발견된 ‘백자사발 지석’은 이들의 신원을 실증적으로 증명한 결정적 근거로, 완주 유산이 지닌 고고학적·역사적 신뢰도를 국가적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특정 종교의 테두리를 넘어 조선 후기 사회의 역동적인 변화를 증명하는 ‘시대 변화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호남의 사도 유항검은 자신의 재력과 지위를 내려놓고 초남이 신앙공동체를 일구었다. 서슬 퍼런 박해 속에서도 순교자들의 유해를 이곳에 안치할 수 있었던 것은 죽음의 공포를 넘어선 강력한 연대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는 유교적 신분 질서가 공고하던 시대에 완주를 중심으로 ‘모든 이는 평등하다’는 보편적 인류애가 실천되었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증거이다. 현재 완주 남계리 유적은 국가 사적 지정의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아울러 신앙공동체의 확산을 보여주는 수청공소 또한 도 등록유산 지정을 준비 중이다. 이는 완주가 축적해 온 역사적 가치가 이제 공적인 정책 관리 체계로 편입되는 중요한 전환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이제 완주군의 정책 초점은 개별 유산의 보존을 넘어, 이를 하나의 유기적인 체계로 연결하는 ‘점-선-면’의 확장에 두어야 한다. 개별 유적을 점 단위로 인식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역사적 서사가 흐르는 권역 단위의 관리 체계로 나아가는 위함이다. 이러한 전략적 접근은 향후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기반 마련은 물론, 정부의 국가유산 정책 방향과도 궤를 같이한다. 특히 다가오는 2027년은 완주 역사에 기록될 전환기가 될 것이다.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와 연계하여 개최되는 지역대회에는 전 세계 젊은이들이 우리 완주를 찾을 예정이며, 남계리 유적은 그 중심에서 보편적 가치를 전파하는 세계적 성지로 거듭날 것이다. 다만 이를 단기적 행사로 접근하기보다는, 기존 정책과 연계하여 유산 활용의 폭을 확장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프로그램 운영과 콘텐츠 개발, 주민 참여 기반을 단계적으로 고도화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문화유산 정책에서 지정은 출발점이다. 앞으로는 보존을 기반으로 하되, 활용과 연계를 통해 유산의 가치를 확장해 가야 하며, 과거 완주군의 초기 신앙공동체가 보여준 연대와 헌신의 가치를 오늘날 지역사회 발전과 공동체 통합의 자산으로 재해석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나아가 완주군은 축적된 정책 경험을 토대로, 지역 내 불교·기독교·원불교 등 각 종교에 속하는 개별 역사 자원을 상호 연계된 역사 문화 자산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완주군 전체가 지닌 다층적 종교문화의 가치를 지역 정체성과 결합된 대표 역사 브랜드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이를 통해 유산 간 균형 있는 보존과 활용을 도모하는 한편,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문화유산 정책을 구현해 나갈 것이다.

열린광장

수성(守成)이 더 중요하다, 이것이 세상의 이치다

창업(創業)은 사업을 시작하는 것, 즉 사업을 일으키는 기업(起業)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새로운 질서나 가치 제도 등 사업을 창조하고 개척하는 과정으로, 도전과 창의 결단과 추진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성과물이다. 반면 수성(守成)은 글자 그대로 지킬 수(守) 이룰 성(成)으로, 이미 세워진 성과와 질서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며, 지혜와 인내 그리고 덕성으로 완성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창업과 수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호관계로, 일직선상에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현재 국내 중소기업 창업은 113만 여 개였으나, 페업은 100만개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수성의 성공률이 미미하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수성이 쉽지 않음을 방증한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 많은 중소기업이 창업 후 수성에 실패하며 폐업하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각계의 찬사를 받으며 최근 공영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모범 사례로 재조명된 한 재일교포 중견기업인의 성공 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그 주인공은 재일교포 2세로 1944년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히로시마 거인’이라 불리고 있는 하쿠와(白和)그룹의 권양백 회장이다, 권 회장이 겨우 두 살이었던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며 도시는 잿더미로 변했다. 참혹한 폐허 속에서 가난과 차별을 견디며 성장한 그는,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분뇨 수거차 단 1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권 회장은 일본인보다 더 ‘철저한 의리와 정당당당함’을 경영 철칙으로 내세워 회사를 모범적으로 운영해 왔다. 그 결과 현재는 환경과 서비스업 등 6개 자회사에 15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중견기업의 수장으로서, 재일교포의 위상을 드높이며 안팎으로 추앙받는 경영자가 되었다. ’정정당당’은 태도나 수단이 공정하고 떳떳하다는 의미이다. 필자는 기업경영에 있어 꼼수나 편법이 아닌 정도(正道)로 경영하는 것이 권 회장의 기업 수성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권 회장이 창업 당시 재일교포가 종사할 수 있는 직종은 토목 노동이나 분뇨 수거, 쓰레기 소각과 같은 거칠고 고된 분야에 국한되어 있었다. 그는 이처럼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정정당당’이라는 경영 철학을 고수하며 기업을 일구었고, 그 결과 히로시마 내 고액 납세자 1위에 오르는 독보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그는 재일교포 2세 520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며 후진 양성에 힘쓰는 한편,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도 앞장섰다. 특히 1945년 8월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희생된 2만여 명의 동포들을 기리기 위해, 50여 년에 걸친 끈질긴 노력 끝에 마침내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에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건립하는 특별한 공적을 남겼다. 결론적으로 재일교포 권양백 회장이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정정당당’이라는 경영 철칙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편법이나 요행에 기대지 않고 오직 정도만을 걷는 정직한 경영을 통해 기업의 수성에 성공했으며, 오늘날까지 모범적인 기업으로서 유지·발전시켜 왔다. 권 회장의 숭고한 기업가 정신을 본받고 계승해야 한다. 우리 사회 전반에 제2, 제3의 성공적인 기업가들이 끊임없이 배출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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