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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현대로템 무주 유치 이후…전북 방산, 외형 성장 넘어 ‘내실’ 꾀해야
전북 방산의 미래는 두 축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는 연구개발의 질적 도약, 다른 하나는 사람이 머무는 정주환경 조성이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3일 전북자치도청 브리핑룸에서 현대로템과의 투자 유치 협약 이후 방위산업 관련 기자회견에서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다른 민간 방산기업들의 투자 유치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트코 익산점, 건축 심의 통과 ‘입점 속도’
호남권 최초 코스트코 익산점 건립사업이 익산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남은 행정절차가 차질 없이 추진될 경우 오는 4월께 착공해 내년 상반기 내 개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익산시에 따르면 왕궁면 코스트코 익산점 건립사업이 지난달 27일 익산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안호영·정헌율 ‘단일화’…전북도지사 선거 ‘3파전’ 예고
6·3 지방선거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에 나선 안호영 국회의원과 정헌율 익산시장이 사실상 단일화를 선언했다. 이들은 3일 전북자치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연대’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표현은 정책연대였지만, 정 시장이 도지사 출마를 접고 안 의원을 지지하는 형식이어서 정치권에선 단일화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정 시장은 “오랜 고민 끝에 도지사 출마의 뜻을 내려놓는다”며 “익산시장으로서 시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기초단체장 공천 내달 10일 마무리…윤준병 ”인위적 컷오프 없어“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이 6·3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기초단체장 공천을 다음달 10일쯤 마무리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준병 민주당 전북자치도당위원장은 3일 ”이번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인위적인 컷오프 없이 가겠지만 기초단체장 예비후보의 경우 정책경쟁을 최대한 유인(유도)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 4월 10일까지 기초단체장 공천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북, 공천작업 착수…'도덕성 논란' 예비후보들 운명은?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이 6·3 지방선거 공천의 본궤도에 진입했으나 시작부터 ‘도덕성 검증 무용론’에 직면했다. 1차 필터링인 예비후보자자격심사에서 파렴치 범죄나 이행충돌 논란에 현역 의원들이 대거 생환하면서 검증 시스템이 ‘기득권 하이패스’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도당은 지난달 후보 신청 접수를 마치고 이날부터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를 본격 가동한다. 
다주택자 ‘정밀심사’ 대상 기초단체장 후보들 ‘발 빠른 매도’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3일부터 공천 심사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다주택 보유로 정밀심사 대상에 오른 출마예정자들이 서둘러 부동산 매도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문제를 연일 강하게 경고하는 기조 속에 전북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이번 공천에서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자를 전원 정밀심사 대상으로 분류했다. 
설치비 '지방', 과태료는 '중앙'으로…신호·속도위반 과태료 전환 목소리
무인 교통단속장비 설치 비용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지만 과태료는 국고로 귀속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교통 과태료의 지방세입 전환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3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 도내에는 총 2335대의 무인 교통단속장비가 설치되어 있다. 과거 경찰에서 전담하던 무인 교통단속장비 설치 업무는 최근 지자체에 대부분 이관된 상황으로, 설치된 장비 중 70~80%가 지자체에서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표준건축비 수년째 제자리, 전북 공공임대 공급 ‘발목’ 잡나
공공임대주택 건설의 기준이 되는 표준건축비가 수년째 제자리에 머물면서 전북 공공임대주택 공급 위축과 품질 저하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공사비 상승과 지역 건설경기 침체가 겹친 상황에서 표준건축비 현실화 없이는 임대주택 공급 확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3일 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 표준건축비는 2023년 2월 9.8% 인상된 이후 현재까지 3년째 동결 상태다. 
‘안전망’인가 ‘생활의 부담’인가⋯지역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 보완 시급
전북특별자치도가 ‘문화 수도’를 표방하며 예술인 복지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현장의 체감도는 엇갈리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 도입된 예술인 고용보험이 시행 5년을 넘기면서 초기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정부 보험료 지원이 순차적으로 종료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인 고용보험은 고용노동부가 시행하는 제도로, 문화예술 용역 계약을 맺은 예술인을 고용보험 체계 안으로 편입해 실업급여 등을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오늘 밤 ‘붉은 달’ 뜬다⋯36년 만의 우주쇼
오늘(3일) 밤 8시 4분부터 1시간가량 달이 붉게 물드는 특별한 우주쇼가 펼쳐진다.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에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이 일어나는 건 1990년 이후 36년 만이다. 이번에 놓치면 2028년 12월 31일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개기월식은 지구 반그림자에 달이 들어가는 반영식을 시작으로, 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일부분 가려지는 부분식이 오후 6시 49분에 시작된다. 
올림픽엔 수백억 예산 ‘속전속결’, 예술인 복지기금은 3년째 ‘0원’
전북특별자치도가 2036 하계올림픽 유치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는 행보와 달리, 문화기금 적립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특히 조례 제정까지 마친 ‘전북예술인복지기금’은 수년째 한 푼도 조성하지 않으면서 대외적으로 공적 쌓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피니언

완주·전주 통합, 이대로 끝낼 일 아니다

급물살을 타는 듯하던 완주·전주 통합이 주춤해졌다. 일정은 촉박한 데 어물어물 시간만 보내고 있다. 반면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대구·경북 행정통합도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완주·전주 통합은 이대로 끝낼 일이 아니다. 물리적으로 어려운 주민투표는 물 건너 갔지만 지방의회 의결은 아직도 가능하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대화와 양보를 통해 성사시켰으면 한다. 설령 통합이 안 된다 해도 완주군의회는 찬반 입장을 분명히 해야 옳다. 완주·전주 통합은 지난달 27일 이재명 대통령의 ‘전북 타운홀미팅’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그룹의 새만금 9조 원 투자라는 대형 호재 속에 묻혀버린 가운데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전북의 3중 소외를 언급하며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미래산업으로의 전환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완주·전주 통합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현장 질의 과정에서도 통합 관련 질문은 공식적으로 제기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그동안 세 차례 무산된 바 있는 완주·전주 통합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견지하던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이 2월 2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완주·전주 행정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급진전 되는 듯했다. 당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이성윤 최고위원이 함께 했으며 김윤덕 국토통일부 장관도 뜻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합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완주군의회가 명분을 두고 혼란에 빠지면서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완주군의회 유의식 의장은 타운홀미팅 하루 전인 2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 등으로부터 6·3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싸고 압력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제 소아(小我)를 버리고 대승적으로 결단할 때가 다가왔다. 광주·전남과 대구·경북이 행정통합이 될 때를 생각해 보라. 4년간 최대 20조 원의 재정지원과 이차 공공기관 우선 이전 등 파격적인 4대 인센티브를 받아 도약할 때 전북은 기초통합도 못해 뒷걸음칠 것인가. 광역시가 없는 전북은 완주·전주 통합이 침체된 전북에서 탈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인식했으면 한다. 기차 떠난 뒤 손 흔들면 무엇하나.

사설

부산시 ‘전북 금융중심지’ 흔들기 중단하라

국내 굴지의 금융그룹들이 잇따라 전북에 자산운용 거점을 마련하면서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에 청신호가 켜진 가운데 부산시가 딴지를 걸고 나서 논란이다. 최근 부산시가 제3금융중심지 지정과 관련해 ‘나눠먹기식 정책으로, 그간 축적해온 부산 금융중심지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직접 국회를 찾아 건의문을 전달하며 야당 차원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국회와 긴밀히 협력해 금융거점 분산 저지와 부산 금융중심지 위상 강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부산시의 강력한 견제로 금융중심지를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물론 부산지역에서는 또 다른 금융중심지 지정으로 기존 체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금융중심지는 ‘제로섬’ 구조가 아니다. 지역 대립, 경쟁 구도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전북과 부산의 경쟁이 아니라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미래 전략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다. 국제 금융도시들은 각기 특화 분야를 중심으로 공존하며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한다. 전북 금융중심지는 자산운용과 농생명, 기후에너지 중심이다. 해양과 파생금융에 특화된 부산 금융중심지와는 역할과 방향이 다르다. 오히려 기능 분화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이 될 수 있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어느 지역의 기득권을 침해하기 위한 정책이 아니다. 국민연금이라는 국가자산을 중심으로 자산운용 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국가전략이다. 이를 ‘나눠먹기식 정책’으로 매도하는 것은 정책에 대한 몰이해이자, 기득권만을 앞세운 주장이다.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글로벌 위상은 아직 제한적이다. 서울에 집중된 구조를 다극체제로 전환하고, 각 지역이 특화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전북이든 부산이든, 궁극적 목표는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여야 한다. 지역 간 소모적 공방은 국가와 지역,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 문제는 지역 간 경쟁이 아니라 협력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부도 제3금융중심지에 대한 국가 차원의 명확한 청사진을 서둘러 내놓아야 할 것이다.

사설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사이

군인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일용직 노동과 식당일로 4남매를 뒷바라지 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꿈을 접었다. 대신 선택한 길은 간호사였다. 부모님의 고생을 덜어드릴 수 있으리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대학을 포기하고 간호학원에 등록했다. 그러나 일주일 만에 건물 옥상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척추를 다치고 하반신은 마비됐다. 후유증은 컸다. 1년 반 동안 세 번의 수술과 고통스러운 재활 치료를 이겨냈지만 그는 더 이상 걸을 수 없게 됐다. 그의 나이 스무 살이었다. 장애인 핸드사이클과 노르딕스키 국가대표인 전북 출신 이도연 선수 이야기다. 그의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은 2018년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다. 마흔여섯, 세 딸의 엄마였던 그의 도전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그가 출전한 종목은 7개. 9일 동안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스키 좌식경기와 혼성계주 등 7차례 경기에 출전했던 그는 쉼 없이 달렸다. 그러나 메달은 없었다. 게다가 순위도 모두 10위권 밖이었지만 그는 이 대회에서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남긴 선수였다. 그가 달린 거리는 모두 53.63km, 시간으로는 4시간에 가깝다. 메달은 없었지만 모든 경기를 완주해낸 이도연의 도전과 의지는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건네는 인간 승리였다. 이도연은 본래 핸드 사이클 국가대표였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은메달과 인도네시아 아시안 패러게임 금메달이 그 결실이다. 한 종목을 정복하기도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그는 다시 겨울 종목인 노르딕스키에 도전했다.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믿음이 그를 설원으로 이끌었다. 이도연의 도전은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2020년 도쿄 패럴림픽에서는 메달 대신 기록보다 큰 의미를 갖는 완주를 남겼고, 2022 항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는 핸드사이클 3관왕을 거머쥐었다. 한동안 잊고 있던 이도연의 이름을 다시 만났다. 지난 2월에 열린 전국 장애인 동계체육대회에서다. 전북 대표로 출전한 이도연은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 4개 경기에서 모두 동메달을 땄다. 1972년생, 쉰넷의 나이로 20~30대 선수들과 겨루어 얻어낸 결실은 빛났다. 마침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패럴림픽이 개막했다. 한국 대표 선수단 명단에 그의 이름이 있을까 찾았으나 아쉽게도 보이지 않는다. 문득 수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던 그의 이름은 언제까지 기억될까 궁금해진다. 패럴림픽은 언제나 올림픽 뒤에 열린다. 그래서 관심도 박수도 늘 한 발 늦다. 그러나 그들의 시간은 결코 뒤에 있지 않다. 올해도 저마다의 고난과 역경을 견뎌낸 선수들이 또다시 메달을 향해 달릴 것이다. 그들의 도전은 곧 그들이 지켜낸 삶의 무게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순위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았던 그들의 시간이다. 김은정 선임기자

오목대

떠나간 학교, 원도심 거점공간 이대로 방치할텐가

# 철거된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옆 옛 전라중학교. 드나드는 사람 한 명 없이 적막하다. 주인은 진작 떠났다. 전주 에코시티에 건물을 신축하고 2024년 이전 개교했다. 학교 이전은 2020년 학생과 학부모·교직원들의 찬반 투표로 결정됐다. 당시 도교육청은 전라중 부지에 전주교육지원청과 영재교육원·특수교육지원센터 등 교육지원시설을 배치해 원도심의 교육행정 기능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이후 서거석 전 교육감이 전주교육지원청 대신 미래교육캠퍼스를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면서 부지 활용 방향이 바뀌었다. 그리고 2023년에는 전라중 부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년 7월 개관을 목표로 미래교육캠퍼스 건립사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설은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늦었지만 이달 중에는 착공식을 열 계획이라는 게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그렇더라도 당초 약속했던 올 7월 개관은 물건너갔다. # “주민들이 눈물지으며 삶터를 등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지난 2023년 초 군산시의회는 ‘군산초에 이어 동산중학교까지 떠나면 원도심은 쇠락을 넘어 소멸을 걱정해야 할 것’이라며 ‘학교 이전부지 활용대책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그해 3월 원도심에 있던 군산 동산중은 신도심인 지곡동으로 이전했다. 그리고 지금 시의원들의 걱정은 현실이 됐다. 교육청은 지금껏 학교부지 활용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앞서 이 지역에서는 지난 2019년 군산초등학교가 지곡동으로 옮겨갔다. 지역을 대표하는 학교의 이전 사례로 관심을 모은 가운데 원도심 학교 부지에 전북교육박물관 건립계획이 추진됐다. 하지만 끝내 무산됐고, 지금은 교육기록원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 중이다. 옛 학교 건물과 운동장은 8년째 빈 공간으로 남아있고, 미래도 알 수 없다. 교육청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런데도 주민·학부모, 그리고 교육단체 누구 하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아니 관심이 없다. 명판을 떼어내 신도심으로 옮겨간 새 학교에만 관심이 쏠렸다. 원도심에 버리고 간 학교 공간 활용 방안은 애초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다수의 힘을 내세운 신도심 주민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게 급했을 것이다. 원도심에 수년째 방치돼 있는 옛 학교가 이를 방증한다. 원도심 학교의 신도심 이전 계획은 줄줄이 이어진다. 올해 군산 내흥초등학교에 이어 내년 3월에는 군산 남중과 군산 상일고가 이전 개교한다. 그리고 2028년에는 전주 미산초와 전라고가 에코시티로 이전해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다. 분교장으로 활용하기로 한 미산초를 제외하고는 학교부지 활용계획이 확정된 곳은 없다. 논의만 무성할 뿐이다. 시의원들은 지자체가 활용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떠난다. 사람이 먼저 떠났고, 학교가 따라간다. 그리고 학교마저 사라진 마을, 주민들이 또 떠나간다. ‘이전’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폐교’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 교육부가 적정규모 학교 육성 정책을 내세워 학교 신설을 제한하면서 지역교육청이 ‘학교 이전’이라는 해법을 찾은 것이다. 빈자리가 크다. 지역공동체의 중심공간이었던 학교가 떠난 자리에 새로운 활력을 채워넣겠다고 했지만 말뿐이었다. 학생이 떠났어도 학교는 ‘도시의 기억’이자 도시재생, 공동체 복원의 중심공간이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이 의미 있는 공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김종표 칼럼

의대에 미친 나라, 바로 잡으려면

1983년 5월. 우리와 미수교 상태였던 중국의 민항기(KS651)가 불시착했다. 당시 필자는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부상당한 승객들을 치료하며 승무원이던 왕영창, 왕배부 말고도 중국 대표단이던 ‘심도(沈圖)’ 민항총국장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심도는 매우 당당했다. 개발에 뒤진 나라에서 온 사람 같지 않았다. 그의 당당함은 1986년 미국 대학에서 만난 중국 국비 유학생들에게서도 볼 수 있었다. 끼니를 겨우 이을 정도의 소박한 도시락과 낡은 신발에도 꽉 찬 자긍심으로 밤낮없이 연구실을 지키던 그들은 덩샤오핑의 뜻을 받드는 ‘과학기술 구국’의 주역이었고 명문 대학의 과학기술 중시 풍토 조성에 기여했다. 세계 기술 패권을 다투는 지금의 중국을 있게 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한민국을 보자. 1980년대 우리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은 산업화의 영웅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했다. 그들은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닥치자 가장 먼저 구조조정의 칼날을 맞았다. 과학기술이 국가를 구한다는 믿음은 와르르 무너졌다. 이후, ‘안정’을 지향하는 의대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의대에 미친 나라가 돼 왔다. 한국 의료의 부정적 민낯은 통계에서 드러난다. 2025년 OECD 보건통계를 보자. 한국의 인구 1000명당 병상수는 12.6개로 OECD 평균(약 4.3개)의 3배가량이다. 압도적 세계 1위다. 단순히 병상만 많은 게 아니다. 국민 1인당 외래진료횟수는 연간 15.7회로 OECD 평균(5.9회)을 굉장히 앞지른다. 가히 ‘과잉 진료’와 ‘과잉 병상’의 나라다. 우려스러운 것은 소위 ‘빅5 병원’의 탐욕이다. 빅5는 이젠 병원이라기보단 거대 기업이다. 연간 매출액이 1조원을 훌쩍 뛰어넘고, 매출액 기준으로 500대 기업 순위에 이름을 올리는 수준이다. 생명을 구하는 인술의 전당이어야 할 병원이 경영 효율과 수익 극대화를 좇는 거대 서비스 기업으로 변모한 것이다. 빅5는 매출 면에서 세계적 수준의 도쿄대학교 병원이 감히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월등하다. 필자가 1994년 근무했던 도쿄대병원은 치료는 세계적 수준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외양엔 별 차이가 없다.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이 있다. 이미 비대해진 빅5가 수도권에 총 6000병상이 넘는 분원을 추가 설립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나라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아마도 지역 의료를 고사시키는 결정타가 될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지방의 필수의료인력이 거대 블랙홀인 수도권 빅5로 빨려 들어가고, 지방 환자들이 빅5라는 브랜드를 찾아 수백 킬로미터의 거리를 이동하는 ‘의료 유목민’이 돼 가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병상 하나를 더 늘린다거나 수익성 높은 검사 건수를 한 건 더 올리는 일이 아니다. 망가진 의료 전달체계를 바로잡고, 인재들을 다시 기초과학 현장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일이다. 또 기초과학 투신에 대한 자긍심이 높은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다. 또 있다. 수도권 거대 병원의 확장은 저지해야 하고, 지역의료의 가치는 회복시켜야 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전국 어디서나 안심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6·25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를 위해 해야 할 마땅한 의무이기도 하다. 혹 전쟁이 다시 일어난다면 전후방이 없이 전국 각지 공립병원들은 야전병원이 될 것이다. 의대에 미치지 않고 지역의료가 제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다.

새벽메아리

완주-전주 통합 무산과 피지컬 ai의 실종,누가 책임질 것인가

전북의 심장부이자 자족도시의 꿈을 키웠던 완주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최근 완주·전주 행정통합 논의가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으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미래산업의 핵심인 피지컬AI와 수소산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 논의가 완주·전주 축이 아닌 새만금 권역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완주군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새만금이 전북이라는 점이다. 준비되지 않은 밥상에는 선물은 없다. 지난달 27일, 전북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도민들은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지역발전을 견인할 파격적인 선물보따리를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냉혹했다. 정부는 전북에 대한 지원의지를 밝히면서도 정작 완주가 그토록 갈구해온 핵심 현안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했다. 그 원인은 명확하다. 지역 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한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국가 예산을 받아낼 그릇인 행정 통합 조차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행정통합이라는 거대한 담론을 두고 내부 갈등만 양산하며 자중지란에 빠진 지역에 어느 통치자가 국가적 자원을 집중하겠는가. 특히 1조원 규모의 국책사업으로 거론되던 피지컬AI실증센터 부지 논의에서 완주이서 지역이 소외되고 있는 현상은 치명적이다. 당초 통합을 전제로 그려졌던 미래 설계도는 갈기갈기 찢겼다.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기회는 오지 않는다는 냉혹한 현실을 묵도하고 있는 것이다. 피지컬 AI의 중심이 새만금으로 이동했다. 피지컬 AI와 로봇제조, 수소에너지를 결합한 거대 경제권 형성이 통합 무산으로 제동이 걸리자, 정부와 기업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준비된 기회의 땅 새만금으로 옮겨가고 있다. 현재 새만금에는 현대차그룹의 9조원 규모 투자등 AI와 수소를 결합한 혁신 거점 구축이 가속화되고 있다. 완주가 보유한 수소 인프라와 제조업 기반이 전주와 통합되어 시너지를 냈다면 전북의 중심축은 당연히 완주·전주 메가씨티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통합 무산으로 인해 완주와 전주는 새만금의 배후도시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통합을 반대하는 논리에 매몰되어 거시적인 산업 지형의 변화를 읽지 못한 결과는 참혹하다. 완주가 주도권을 쥐고 피지컬ai 메카가 될 수 있었던 기회는 이제 새만금으로 넘어갔다. 이는 단순히 행정구역의 문제를 넘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먹거리를 통째로 놓친것과 다름없다. 완주미래세대의 기회를 버린 것이다. 정치권의 보신주의와 행정의 무능속에 완주의 청년들은 갈 곳을 잃고 있다. 피지컬AI와 같은 첨단 산업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일이 아니라, 우리 자녀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세계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닦는 일이다.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통합논의를 공전시키는 동안 완주의 백년대계는 무너저 내리고 있다. 이제 군민들은 물어야 한다. 통합 무산으로 인해 날아간 수조원대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피지컬 AI산업의 주도권 상실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지역의 미래보다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우선시하는 이들에게 더 이상 완주의 운명을 맡길 수 있는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광주와 전남, 대구와 경북을 보라 광주와 전남, 대구와 경북이 이재명정부의 정책에 소외되지 않으려고 통합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을 보라. 이제라도 완주의 정치인들은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군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당장의 안위만을 챙기는 정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군민이 뜻이라는 방패뒤에 숨어 변화를 거부하는 것은 비겁한 변명뿐이다. 국가는 준비된 곳에 투자한다. 통합을 통해 인구 100만급의 광역 경제권을 형성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정부에 강력한 지원을 요구 했어야 했다. 지금처럼 파편화된 행정체계로는 거대 자본과 국가 프로젝트를 담아낼 그릇이 되지 못한다. 새만금으로 이동하는 발전의 축을 다시 완주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정치적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통합을 향한 담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역사는 오늘 우리가 내린 선택이 완주의 비상이었는지, 아니면 몰락의 시작이었는지를 엄중히 기록할 것이다. 김정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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