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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선관위·전북일보 공동기획] “연고주의 대신 정책과 공약으로”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 ‧ 전북일보 공동기획=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접어들었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혈연·학연·지연·친소관계 등 연고주의는 유권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이다. 유권자가 연고주의에서 벗어나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후보자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파악하고, 제시된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완주 유권자들, 지원금 경쟁에 흔들릴까
더불어민주당 완주군수 후보 경선이 결선 투표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유희태 후보와 이돈승 후보가 민생지원금 지급을 둘러싸고 ‘액수 경쟁’으로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유 후보가 30만원 이상 공약을 내놓은 후 이 후보가 50만원으로 맞불을 놓자, 유 후보가 다시 임기 중 100만원 지급을 제시하고 있다. 
민주당 남원시장 경선, 결선 앞두고 ‘지지선언 공방’
더불어민주당 남원시장 후보 결선투표를 하루 앞두고 탈락 후보들의 지지선언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김영태 남원시의회 의장은 16일 이정린 예비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장은 “이정린 후보가 남원의 현실과 과제를 깊이 이해하고 있는 준비된 후보”라며 “오랜 시간 남원 현장을 지켜온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3선 저지’ 공통 분모…민주당 진안군수 경선, 연대·반발 속 판세 요동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안군수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경선 결선을 앞둔 가운데 ‘3선 저지’와 ‘세습정치 단절’을 둘러싼 공방이 격화되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당초 7명의 예비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민주당 소속 5명과 무소속 2명이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민주당은 1차 심사에서 고준식 후보를 컷오프한 뒤 2차 경선을 통해 전춘성과 이우규 예비후보를 결선에 올렸다. 
본선 링 앞둔 전북 단체장 결선 투표…공무원들 바짝 긴장 왜?
더불어민주당 전북 기초단체장 결선 투표를 앞두고 공직사회의 선거 개입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사정당국이 강제 수사와 감찰에 착수했다.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한 노골적인 지지 활동부터 현직 교사의 후보 캠프 관여 의혹까지 불거지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가 사실상 무력화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식대 대납의혹 자리 참석 청년들 “이원택 후보 끝까지 있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의 ‘식대 대납 의혹’과 관련, 해당 자리에 참석했던 청년당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의 해명을 정면 반박했다. 이들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가 식사 도중 중간에 자리를 떴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식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고, 마지막에는 단체 기념촬영까지 함께했다”고 주장했다. 
이원택 ‘식사비 대납 의혹’ 김슬지 전북도의원 후보 자격 박탈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이 ‘식사비 제3자 대납’ 의혹의 중심에 선 김슬지 전북도의원(비례대표)의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잇따른 비위 의혹으로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도당 차원에서 ‘인적 쇄신’이라는 강수를 두며 돌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소리’ 잃은 전주대사습청, 한정된 예산에 갇힌 저비용 공연의 딜레마
전주대사습청의 설립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 2021년 전주대사습놀이의 정통성을 계승하기 위해 판소리의 본향이라는 상징성을 품고 출발했으나, 정작 소리가 변두리로 밀려나며 기관 본연의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열악한 예산구조와 전주시의 행정편의주의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술 덜 마시는 전북, 음주율 전국 최저···자영업도 ‘격변’
전주시에서 퓨전한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씨(30대)는 최근 주류 매출이 절반가량 줄었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4인 이상의 단체 위주에서 2~3인의 소규모로 변화했다. 박씨는 매출 감소를 막기 위해 하이볼, 칵테일 등 신메뉴를 도입했다. 박씨는 “변화하는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트렌드를 알아보고 있다”며 “예전처럼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문화가 점점 줄어드는 분위기이다"고 말했다. 
‘이지콜’ 있다지만…전주지역 장애인들 “이동하기 불편해요”
전주 지역 장애인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장애인 콜택시인 이지콜 배차 지연 문제와 버스정류장 접근성 등 장애인 이동권 보장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주시에 따르면 현재 지역 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저상버스 218대, 장애인 순환버스 4대, 이지콜 64대, 바우처 택시 50대 등 총 336대를 운행하고 있다. 
[줌] “강인한 공동체 만들겠다”⋯전북서 와이즈멘 총재 배출
“창조적인 변화로 강인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세계적인 봉사 단체인 제16대 국제와이즈멘 한국지역 지성은(66) 총재는 “와이즈멘만의 끈끈한 봉사 정신으로 더 똘똘 뭉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기는 1년이다. 앞서 국제와이즈멘은 ‘모든 권리는 의무의 이행에서’라는 표어 아래 인류를 위해 보다 나은 세계 건설에 이바지한다는 봉사 이념을 실천하는 단체다. 

오피니언

선거 앞둔 민생지원금 사실상 ‘매표 공약’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생지원이란 미명 하에 현금성 공약이 경쟁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는 사실상의 ‘매표 행위’이고 ‘매표 공약’이다. 군산시장 선거에 나온 더불어민주당의 어느 후보는 민생경제 활성화 지원금으로 해마다 25만원씩 4년간 총 100만원 지원 공약을 제시했다. 정읍시장 경선에 나섰던 더불어민주당의 예비후보 역시 임기 내 시민 1인당 민생경제활력지원금 200만원 지급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백승재 진보당 전북도지사 예비후보는 도민 1인당 긴급 고유가 피해지원금 1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후보마다 민생지원금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지역의 위축된 소비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인데 이젠 이같은 선심성 공약이 자치단체마다 유행이 돼버렸다.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면 공적인 예산으로 표를 구걸하는 사실상의 매표 행위로 봐야 한다. 이 문제는 지난해 10월 전북도의회 임시회에서도 불거졌다. 이명연 전북도의원(전주10 선거구)은 5분 자유발언에서 정읍 남원 김제 완주 진안 고창 부안 등 자치단체들이 주민 1인당 20만~50만원씩 총 1538억 원의 민생지원금을 지급한 사실을 지적했다. 돈이 어디에서 나오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고 단발적인 현금성 지원은 필수 복지나 지역개발 재원의 축소를 가져올 수밖에 없어 문제라는 것이다. 전북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23%다. 자체 수입으로 자치단체 공무원 인건비도 해결하지 못하는 자치단체가 10개에 이른다. 이같이 자체 재원 여력이 취약한 실정에서 대규모 현금성 지출이 이어진다면 재정 악화는 불보듯 뻔하다. 민생지원금은 침체된 상권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재원 조달의 현실성과 지속 가능성을 검토하는 게 선결돼야 한다. 이를 위해 사전 절차 강화와 재정 충당방안을 명시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는 민생지원금이라는 포장을 씌워 유권자 환심을 사려는 사실상의 ‘매표 공약’이다. 따라서 정치권은 적어도 선거 1년 전에는 현금성 지원 공약을 제도적으로 막을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마땅하다.

사설

무주~대구 고속도로, 해법은 ‘초광역 협력’

전북이 오랫동안 공들여온 초광역 교통 프로젝트인 ‘새만금~포항 고속도로’는 지금도 여전히 미완의 과제다. 동서 3축, 국가기간교통망으로 설계된 이 고속도로는 30년 넘게 추진됐지만 아직도 ‘완성된 길’이 아니라 ‘이어붙인 길’에 가깝다. 한반도 서해안 새만금에서 동해의 항구도시 포항을 잇는 이 고속도로는 새만금∼전주∼장수∼무주∼성주∼대구∼포항 구간으로 나뉜다. 이처럼 사업이 여러 구간으로 쪼개져 각각 추진되다 보니 정작 전체 노선의 연속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단절 구간까지 남겨놓았다. 이 고속도로는 1992년 국가간선도로망 수립 이후 전체 구간 중 대구~포항 구간은 2004년, 전주~무주 구간은 2007년, 새만금~전주 구간은 2025년 각각 개통됐다. 하지만 전주~무주 구간은 기존 고속도로를 이어 쓰는 임시 연결 상태여서 여전히 신규 도로 건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전북특별자치도에서는 현재 우회노선인 전주~장수~무주(75km) 구간을 전주~무주(42km) 직선노선으로 변경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보다 더 급한 것은 동서 3축의 유일한 단절구간인 ‘무주∼성주∼대구’(86.7km) 구간이다. 새만금~포항 고속도로 전체 구간 중 서쪽과 동쪽은 어쨌든 연결됐지만, 가운데가 끊긴 탓에 동서 직결이라는 본래 기능은 사실상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무주~대구 고속도로 사업은 경제성 부족 등을 이유로 매번 외면받다가 지난해 10월에야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에 선정됐다. 그리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1월 예비타당성조사(예타)에 착수하면서 전북과 경북·대구 등 해당 지역 지자체들이 예타 통과를 위한 공동대응에 나섰다. 국가 간선망이 이처럼 불완전한 상태로 방치된 것은 결코 정상이라 보기 어렵다. 이는 어느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문제다. 해법은 초광역 협력에서 찾아야 한다. 최근 전북과 영남권 지자체들이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그동안 개별 지역 숙원사업에 머물렀던 이 노선을 국가적 과제로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활권과 산업권을 아우르는 초광역적 접근을 통해 수요와 효과를 재구성한다면, 기존의 경제성 논리를 넘어설 여지도 충분하다.

사설

청년당원의 일리 있는 주장

민주당이 이원택 후보에게 면죄부를 줬던 정읍 고깃집 술값과 음식값 대납을 놓고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청년당원 2명이 지난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안호영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를 홍보하기 위한 명백한 선거운동 자리였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정청래 대표의 지시에 따라 윤리감찰단이 처음부터 이 사건에 면죄부를 주려고 형식적으로 조사,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과 상반된 주장이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청년당원인 A씨는 이 후보가 먼저 이석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참석자들은 모든 식사가 끝난 후 단체사진을 찍고 이 후보가 차를 타고 가는 것을 보고 식당으로 들어와 옷 등 짐만 챙겨서 다시 나왔다면서 이 후보가 끝까지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을 통해 그만해라 다친다 등의 회유와 협박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함께 동석했던 B씨는 저녁 참석자 중 일부가 이 후보가 식사중 이석했다면서 마치 저희가 거짓말한 것처럼 보도된 기사를 보고 화가 났다면서 경찰 등에서 3자 대면을 해서라도 진실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청년소통 정책간담회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었지만 간담회란 사실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원택 후보에게 묻고 싶다면서 “사실을 알고 있는 저희가 눈을 뜨고 있는데 어찌하여 계속해서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 하십니까”라고 되물었다. 이들은 진실을 외면한 채 얻는 평온함보다 비겁한 청년이 되지 않으려고 사실관계를 밝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5일 이 후보의 부안지역구 사무실과 김슬지 도의원 선거사무소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과 보좌관 식비 15만원을 현금으로 지불했고 김 의원이 법카로 45만원, 그리고 김 의원 카드로 결제한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면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지금 경찰이 청년들의 주장을 무시하고 제 식구 감싸기로 나선다면 도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김관영 지사가 전주 한 음식점에서 같은 청년당원들에게 대리운전비로 67만원을 준 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당원권 제명이란 극약처방을 내린 반면 청년당원들을 모아 놓고 선거운동을 한 이 후보는 혐의없음이란 면죄부를 준 것에 도민들이 공분을 느끼고 있다. 그간 이 후보는 김 지사를 컷오프시키려고 계속 김 지사가 12.3 계엄에 협조했다는 사실무근한 이야기를 갖고 김 지사를 흔들어댔지만 당 공관위에서 3인 경선을 치르도록 한 후 김 지사 대리비 지급건이 터져 나왔다. 아무튼 안 의원이 이 후보측의 식사비 대납건 재조사를 요청하며 단식농성 중이고 특검에 김 지사가 계엄에 협조했다는 고발장이 접수돼 김 지사를 비롯 고위간부 10여명이 조사를 받고 있어서 그 결과에 따라 한쪽은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민들은 이 같은 경선을 본 적이 없다면서 그간 민주당의 오만이 빚은 결과인 만큼 민주당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오목대

늑구 탈출이 남긴 질문과 전주동물원

대전 늑구의 탈출극이 열흘 만에 막을 내렸다. 다행이 마취총을 써서 안전하게 구조했고, 건강에도 이상이 없다고 한다. 늑구는 드론과 대규모 수색 인력에도 불구하고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야생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판단과 달리 4m 옹벽을 뛰어넘고 60여 명이 에워싼 포위망도 뚫었다. 안전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좀 더 자유를 만끽하기 바라는 시민도 많았다. 자발적으로 ‘늑구맵’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위치를 공유했고, 관련 기념품까지 등장했다. 늑대를 향한 응원의 정서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영화 ‘쇼생크 탈출’처럼 갇힌 공간을 벗어나 스스로 자유를 찾은 존재에 대한 감정이입일 것이다. 2010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는 말레이곰이 사육사가 방사장을 청소하는 사이 앞발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가 9일 만에 돌아온 적이 있다. 반면, 늑구는 관리 실수를 틈탄 것이 아니었다. 울타리 아래를 스스로 파고 나갔다. 굴을 파고 은신처를 만드는 늑대 본래의 행동이 살아 있었다는 뜻이다. 반면 동물의 본능과 능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시설 설계의 문제도 드러났다. 전주동물원 늑대사도 800평 남짓한 나무와 언덕, 굴이 있는 방사형이다. 탈출 방지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2016년까지만 해도 콘크리트 바닥에 철망 우리에서 살았다. 늑구의 사촌쯤 되는 천잠, 황방, 건지 세 마리가 살고 있다. 이 셋의 아빠는 대전 오월드 출신이다. 전주동물원은 1978년 개원 이후 철창과 콘크리트 중심의 전시형 시설로 운영돼왔다. 전북환경연합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노후화와 동물학대, 스트레스성 이상 행동을 제기했고 이후 생태동물원 전환이 추진됐다. 총 179억 원 규모의 사업을 통해 늑대사·곰사·코끼리사·호랑이사·원숭이사 등 12개 동물사가 방사형 구조로 탈바꿈했다. 먹이를 숨기거나 다양한 놀이 도구를 활용해 탐색과 사냥 본능을 유지시키는 동물행동풍부화도 도입했다. 그러나 자연 행동을 허용하는 것이 곧 안전을 뜻하지는 않는다. 전주동물원에서도 굴을 파고 숨어있던 늑대가 생매장 위험에 처한 일이 있었다. 결국 굴 입구 돌 더미에 상처가 나 병사했다. 동물 폐사 기록을 살펴보니, 생태동물원 조성에도 불구하고 2020년 13건이던 폐사가 2024년에는 30건으로 늘었다. 노화가 많지만 급성 감염과 사고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자연성과 안전 사이의 균형은 동물원이 풀어가야 할 과제다. 환경연합·시·전문가가 함께 만든 전주동물원 민관협치 모델은 전국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그러나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다. 파충류사는 시설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채 1978년 개원 당시 그대로다. 악어 한 마리만이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마사 등 일부 동물사도 과거에 머물러 있다. 운영 예산도 2021년 약 69억 원에서 2025년 약 17억 8000만 원으로 크게 줄었다. 수의사는 단 2명이다. 600여 마리를 넘는 동물을 관리하면서 휴일 근무까지 감당하고 있다. 사육사 역량 강화 워크숍은 중단된 상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전주 생태동물원 시즌 2’다. 남은 시설 개선의 완결, 수의사와 사육사의 역량 강화 교육, 교육과 기획 사업을 추진하는 방문자 센터를 건립해야 한다. 늑구를 응원하는 마음은 우리 곁의 동물들이 지금 어떤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를 묻는 관심이다. 그 질문에 답하는 것이 전주동물원 앞에 놓인 과제다.

전북칼럼

가장 깊은 상처에서, 가장 위대한 정원이 피어난다

영국의 ‘에덴 프로젝트’는 가장 깊은 상처에서도 희망이 피어날 수 있음을 증명한 공간이다. 인간이 훼손한 자연을 되살리고, 그 과정을 통해 치유와 공존의 가치를 만들어 낸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하나의 철학이자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익산에도 오랫동안 누구도 쉽게 꺼내지 못했던 가장 아픈 손가락, 왕궁정착농원이 있다. 1948년 한센인 강제 격리 정책에 따라 형성된 이곳은 세상의 혐오를 피해 모여든 이들이 생존을 이어가던 삶의 터전이었다. 이후 이주 한센인들은 생계를 위해 돼지를 기르기 시작했고, 왕궁은 수십 년간 극심한 수질오염과 악취의 진원지라는 오명을 안게 되었다. 상처는 덮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익산시는 1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끈질긴 설득과 노력을 이어온 끝에, 2023년 왕궁지역의 현업 축사를 전면 매입하며 오염의 근원을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진정한 치유는 그 위에 다시 생명이 자라고 숨 쉬는 공간으로 거듭날 때 비로소 완성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상처를 어떻게 ‘회복’을 넘어 ‘가치’로 바꿔낼 것인가. 나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3월 말 영국 콘월의 에덴 프로젝트를 찾았다. 그곳은 160년 넘게 고령토 채굴로 훼손된 폐광산이 세계 최대 규모의 친환경 생태 정원으로 거듭나 전 세계인의 발걸음을 끌어들이고 있었고, 그 진정한 가치는 상처를 치유의 자산으로 전환했다는 데 있었다. 특히, 에덴 프로젝트는 단순한 복원 사례를 넘어 국가적 상징 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2021년 콘월 지역에서 G7 정상회의가 개최된 바 있으며, 내가 방문하기 바로 전 주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에덴 프로젝트 25주년 행사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한때 버려졌던 폐광산이 이제는 국가적 위상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현재 이러한 생명 회복의 철학은 전 세계의 공감을 얻으며 두바이와 중국 칭다오, 코스타리카 등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가는 한편, 지속가능한 생태 복원의 세계적 표준이자 관광자원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이 모습은 이제 막 복원의 출발선에 선 왕궁이 지향해야 할 미래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상처를 지우는 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 세계가 찾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그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현장의 평가 또한 분명했다. 왕궁이 지닌 아픈 역사와 환경 문제는 오히려 세계가 공감하는 치유의 서사가 될 수 있으며, 충분히 국제적인 생태 복원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였다. 이제 왕궁은 과거를 설명하는 공간이 아니라, 미래를 증명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콘월의 버려진 폐광산이 세계적인 생태의 보고로 거듭났듯, 익산 왕궁 역시 가장 깊은 상처 위에 새로운 생명을 피워내야 한다. 앞으로 왕궁정착농원 일대는 치유와 휴식이 공존하는 거대한 녹지 공간으로 조성되고, 과거 악취로 숨 막히던 땅은 사계절 꽃과 나무가 숨 쉬는 생명의 정원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에덴(Eden)은 기쁨과 생명의 공간을 의미한다. 왕궁 역시 더 이상 아픈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쁨과 생명력 넘치는 자랑스러운 생태 복원의 성지이자 세계적인 치유의 공간으로 활짝 피어나게 될 것이라 믿는다.

열린광장

민선 9기 전북의 리더들이 곱씹어야 할 것들

행정통합, 새만금 희망고문, 산업재편. 결단하지 않으면 소멸이다. 전북의 시계는 지금 멈춰 있다. 인구는 줄고 청년은 떠나며, 산업은 경쟁에서 나약해지고 있다. 수도권 집중은 가속되고 생존의 릴레이에 지쳐서 갈수록 뒤처지고 있다. 향후 구성될 민선 9기는 단순한 지방정부 임기가 아니다. 전북이 살아남느냐, 역사 속으로 밀려나느냐를 결정하는 마지막 시험대에 올라있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많은 시간을 놓쳤다. 국가사업은 발표 때마다 환호했지만 성과는 더디었고, 정치권은 미래 전략보다 지역 내부 경쟁에 에너지를 소모했다. 전북이 뒤처진 이유는 기회가 없어서가 아니라 비전과 결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시험대는 전주·완주(김제) 통합이다. 생활권, 경제권, 산업권이 이미 하나로 움직이는데 행정만 나뉘어 있는 구조는 시대착오적이다. 대한민국의 도시경쟁은 이제 인구 규모와 산업 집적력으로 결정되며, 단체장과 의원은 결단과 중앙정치 행정의 리듬을 읽어야 한다. 통합을 미루는 순간 기업도, 인재도 더 큰 도시로 이동한다. 역사적 책임을 감당할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다. 두 번째는 새만금이다. 30년 국가사업이 아직도 ‘가능성’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전북 정치의 성적표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AI, 재생에너지, 수소경제, 글로벌 투자 흐름이 새만금으로 향하고 있다. 문제는 기회가 아니라 속도다. 행정이 늦으면 투자는 떠난다. 규제와 절차에 갇힌 새만금은 또 하나의 잃어버린 10년을 맞게 될 것이다. 민선 9기 단체장은 중앙정부를 기다리는 관리자가 아니라 국가 전략을 끌어오는 협상가가 되어야 한다. 새만금을 대한민국 산업대전환의 심장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전북의 미래 산업 기반은 사실상 사라진다. 세 번째는 현대자동차와 제조업 재건이다. 전북에는 상용차 산업이라는 유일한 제조 기반이 있다. 그러나 공장 하나로 지역경제를 유지하던 시대는 지났다. AI, 로봇, 수소, 모빌리티 산업으로 확장하지 못하면 산업 공동화는 피할 수 없다. 기업 유치는 이벤트가 아니라 생태계 구축이다. 민선 9기의 성패는 기업 숫자가 아니라 빅테크 산업 구조 변화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지방의회 역시 변해야 한다. 민원 정치, 행사 정치, 보여주기 의정으로는 지방을 살릴 수 없다. 공부하지 않는 의원, 숫자를 모르는 정치, 미래 산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의정은 결국 지역 쇠퇴를 가속한다. 지방의원은 예산 배분자가 아니라 지역 전략가가 되어야 한다. 전북의 가장 큰 위기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다. 시군 경쟁, 정치적 분열, 책임 회피가 발전의 발목을 잡아왔다.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전북이 살아남느냐”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민선 9기는 관리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인기 정치가 아니라 결단 정치다. 갈등을 외면하지 않고 미래를 선택하는 리더라야 한다. 전주, 완주, 김제 행정통합은 도시 생존 전략이고, 새만금은 전북의 마지막 성장 엔진이며, 현대차와 산업 재편은 경제 재건의 출발선이다.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전북은 다음 기회를 기다릴 수 없다. 다음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선 9기는 단순한 새로운 출발이 아니라 전북의 운명을 결정하는 최종 라운드다. 준비된 지도자는 역사를 만들고, 준비되지 않은 지도자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선택의 시간은 이미 시작됐다. 전북은 더 이상 실패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민선9기 리더들은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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