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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북도당 기초단체장 결선 결과 22일 오전 11시 발표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이 6.3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기초단체장 후보를 결정한다. 민주당 전북자치도당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박영자)는 22일 오전 11시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결선투표 결과를 발표한다. 대상지역은 전주시와 군산시, 익산시 , 정읍시, 남원시, 완주군, 진안군, 임실군, 부안군 등 9곳이다. 
민주당 전북도당, 광역기초의회 비례 심사결과 발표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위원장 김보금)는 21일 광역 및 기초의회 비례대표 후보자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비례공관위에 따르면 광역의회 비례대표 4인(정수 6인), 기초의회 비례대표 40인(정수 25인) 등 총 44인이 후보로 결정됐다. 
교육감 선거판도 ‘이남호 vs 천호성’ 사실상 재편
전북교육감 선거가 황호진 전 전북부교육감의 전격 단일화와 유성동 예비후보의 선택 변수까지 맞물리며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선거 구도는 점차 ‘이남호 대 천호성’의 양강 대결로 압축되는 흐름이다. 황 전 부교육감은 지난 14일 이남호 예비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며 단일화에 나섰다. 
천호성 “단일화 여파 예측 불가…절차 정당성 의문”
천호성 전북교육감 예비후보가 이남호·황호진 단일화와 관련해 “여파를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절차적 정당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천 후보는 21일 열린 정책회견에서 “(단일화에 따른) 구도 변화는 있었지만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며 “선거는 다양한 변수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단일화 효과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북 기초의원 200명으로 확대…선거구 획정안 도의회 상정 임박
다가오는 6·3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특별자치도 기초(시·군)의원 선거구 획정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이번 획정의 핵심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따라 의원 정수를 총 200명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인구 변동과 공직선거법 개정 사항을 반영해 선거구를 재편하는 데 있다. 21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전북도 시·군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획정 시안을 확정하고 관련 조례 개정안을 도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진보당 “민주당, 부적격 의원 공천에서 전면 배제해야“
진보당 전주시 갑·을·병 지역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전주시의회의 전면 개혁을 촉구했다. 지역위원회는 21일 전주시의회 앞에서 민주당의 오만한 공천 행태 규탄 및 전주시의회 전면 개혁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금주 진보당 전주시을공동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전주시의회는 더 이상 시민을 대표하는 기관이 아니라 시민 위에 군림하며 권력을 사유화해 온 기득권 정치의 상징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자격증 취득 비용 줄인상…“돈 없으면 취업 준비도 눈치 보여요”
“돈 없는 집은 취업 준비도 눈치 보이죠.” 자격증 취득 비용 등 매년 상승하는 취업 준비 비용으로 도내 청년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도내 지자체들도 각종 지원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수도권 등 타 지역과 비교해 적은 지원책이 오히려 청년 유출의 동기가 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주국제영화제, 신현준·고원희 문 열고 이효제·정하담 문 닫는다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개‧폐막식 사회자를 확정하며 축제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렸다. 21일 영화제 조직위는 개막식 사회자로 배우 신현준과 고원희를, 폐막식 사회자로 배우 이효제와 정하담을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29일 오후 6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리는 개막식은 신현준 배우와 고원희 배우가 호흡을 맞춘다. 
전북 지역 고령 1인 가구 11만 넘어⋯돌봄·빈곤 대응 과제
고령화로 인해 도내 고령 1인 가구 숫자가 매년 증가하면서 관련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도내 65세 이상 고령자 1인 가구 수는 지난 2020년 8만 6753 가구에서 2024년 11만 1025 가구로 4년 새 약 28% 증가했다. 1인 고령자 가구는 사회적 고립과 정신건강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사 선거 금품 살포⋯전주농협 이사 3명 법정 구속
전주농협 이사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금품 살포 의혹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이사 3명을 법정 구속했다. 전주지방법원 형사3단독(기희광 판사)은 21일 농업협동조합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주농협 현직 이사 A씨의 1심 선고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함께 기소된 이사 B씨와 C씨도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제2대 김용만 신임 원장 취임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신임 김용만 원장이 취임했다. 21일 한국탄소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제2대 한국탄소산업진흥원 김용만 원장이 지난 20일 취임식을 가지고 공식 업무를 개시했다. 김 원장의 임기는 오는 2029년 4월 19일까지 3년이다.

오피니언

지방의원 확대, ‘그들만의 리그’를 넘어서야

6·3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전북의 지방의원 정수가 6명 늘었다. 국회가 광역의원(도의원) 정수를 4석(지역구 2석, 비례대표 2석) 증원함에 따라 전북도의회는 기존 40석에서 44석 체제가 됐다. 헌법재판소의 인구편차 기준에 따라 의석상실 위기에 처했던 장수군과 무주군은 특례 적용을 통해 현행 의석을 지켜냈고, 김제시에는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며 기초의원 정원도 2명 늘었다. 정치권은 지역 대표성 강화와 농어촌 소멸위기 대응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이번 의석 확보를 하나의 ‘성과’로 자평하는 분위기다. 비례대표 확대와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통해 정책의 다양성과 전문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 몸집 불리기가 주민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얀결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대부분의 주민은 선거철 후보자의 면면에는 잠시 관심을 두지만, 당선 이후 그들이 어떤 입법 활동과 정책 성과를 냈는지는 거의 체감하지 못한다. 의정 활동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방의원들은 본령인 정책 발굴이나 행정 감시보다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이라는 ‘자리’를 차지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이러한 자리가 다음 선거를 위한 정치적 자산이자 신분 상승의 사다리가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의원 증원은 주민을 위한 제도개선이 아니라 정치권 내부의 이해관계가 얽힌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뿐이다. 지방자치의 본래 취지는 획일적인 중앙집권에서 벗어나 지역 특성에 맞는 자율적 발전을 꾀하는 데 있다. 그러나 우리의 지방자치는 내실 있는 운영이나 효율성에 대한 고민은 외면한 채, 타 지역(그것도 우리보다 큰 지역)과의 단순 비교를 통한 외형 확대에만 매몰되어 있다. 주민 만족도와는 무관하게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구와 인력만 무한정 늘어나는 괴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몇 명을 늘렸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느냐’이다. 늘어난 의석이 지역의 숙원 사업을 해결하고 행정의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비로소 증원의 정당성이 확보된다. 전북 정치권은 이번 정수 확대를 단순한 의석 확보라는 승전보로 여길 것이 아니라, 지방의원들의 의정 활동의 투명성과 활동역량을 강화하여 실질적인 주민 만족도를 높이는 엄중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사설

선거 앞둔 민생지원금 사실상 ‘매표 공약’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생지원이란 미명 하에 현금성 공약이 경쟁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는 사실상의 ‘매표 행위’이고 ‘매표 공약’이다. 군산시장 선거에 나온 더불어민주당의 어느 후보는 민생경제 활성화 지원금으로 해마다 25만원씩 4년간 총 100만원 지원 공약을 제시했다. 정읍시장 경선에 나섰던 더불어민주당의 예비후보 역시 임기 내 시민 1인당 민생경제활력지원금 200만원 지급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백승재 진보당 전북도지사 예비후보는 도민 1인당 긴급 고유가 피해지원금 1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후보마다 민생지원금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지역의 위축된 소비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인데 이젠 이같은 선심성 공약이 자치단체마다 유행이 돼버렸다.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면 공적인 예산으로 표를 구걸하는 사실상의 매표 행위로 봐야 한다. 이 문제는 지난해 10월 전북도의회 임시회에서도 불거졌다. 이명연 전북도의원(전주10 선거구)은 5분 자유발언에서 정읍 남원 김제 완주 진안 고창 부안 등 자치단체들이 주민 1인당 20만~50만원씩 총 1538억 원의 민생지원금을 지급한 사실을 지적했다. 돈이 어디에서 나오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고 단발적인 현금성 지원은 필수 복지나 지역개발 재원의 축소를 가져올 수밖에 없어 문제라는 것이다. 전북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23%다. 자체 수입으로 자치단체 공무원 인건비도 해결하지 못하는 자치단체가 10개에 이른다. 이같이 자체 재원 여력이 취약한 실정에서 대규모 현금성 지출이 이어진다면 재정 악화는 불보듯 뻔하다. 민생지원금은 침체된 상권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재원 조달의 현실성과 지속 가능성을 검토하는 게 선결돼야 한다. 이를 위해 사전 절차 강화와 재정 충당방안을 명시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는 민생지원금이라는 포장을 씌워 유권자 환심을 사려는 사실상의 ‘매표 공약’이다. 따라서 정치권은 적어도 선거 1년 전에는 현금성 지원 공약을 제도적으로 막을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마땅하다.

사설

현금공약과 햇빛연금

“민생부터 살리겠습니다.” 선거철 후보자들의 말잔치 중 빠지지 않는 게 현금지원 공약이다. 전 주민에게 당장 일정액의 현금을 지급하겠다고 하니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이런 ‘현금 공약’은 오래된 논쟁거리다. 대표적인 포퓰리즘으로,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반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삶을 즉각 개선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어쨌든 어디 공돈 싫어하는 사람 있을까.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도 이런 ‘공돈 약속’은 유권자들의 현실적인 욕망을 자극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단순한 현금 지급 방식의 기존 공약과는 결이 다른 햇빛연금·바람연금 공약이 선거판의 주요 키워드로 부상했다. 지역의 자연자원(태양광·풍력)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주민들에게 배당금 형태로 지급하는 ‘에너지 기본소득’ 정책이다. 국내에서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조례’를 제정해 지난 2021년부터 주민들에게 태양광발전 배당금(햇빛연금)을 지급하고 있는 전남 신안군이 성공모델로 꼽힌다. 올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지역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한 햇빛연금·바람연금 공약이 쏟아졌다. 전북지사 선거를 비롯해 전주·익산·군산·완주·임실지역 단체장 선거에 나선 다수의 예비후보들이 ‘연금도시’, ‘전북형 에너지 기본소득’ 공약을 내걸었다. 이는 정부나 지자체가 모든 주민에게 일정금액을 조건 없이 나눠주는 기존 현금공약과 구별된다. 우선 세금을 걷어 다시 나눠주는 ‘재분배’가 아니라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수익배당’ 모델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햇빛연금은 포퓰리즘과는 거리가 먼 혁신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일까?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실행 과정에서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높다. 자연에서 그냥 얻어지는 ‘공짜 점심’인 것처럼 포장하여 구체적인 수익모델이나 인프라 조성 대책도 없이 액수만 부풀려 제시할 경우, 전형적인 포퓰리즘, 현금 공약으로 전락하게 된다. 실제 일부 후보들이 구체적인 수익 창출 및 배분 로드맵도 없이 과도한 배당금을 약속하며 ‘현금 배당 경쟁’으로 몰고 가는 경향도 보인다. 햇빛연금이 포퓰리즘이 아닌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정착되려면 송전 인프라 구축과 법률 및 조례 등 운영시스템 정비, 안정적 수익원 확보 등의 과제가 선결돼야 한다. 그리고 후보들도 공약에 이에 대한 세부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천연자원인 햇빛과 바람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그 수익을 주민과 나누는 ‘에너지 기본소득’ 모델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렇다고 장밋빛 환상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고 했다. 정책의 지속가능성과 현실적인 한계 및 기회비용, 위험요소도 꼼꼼하게 따져야 할 것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오목대

춘향다움, 오늘의 ‘춘향’을 상상하는 일

매년 봄, 전북 남원에는 춘향제가 어김없이 찾아온다. 올해도 다음 주 30일부터 일주일간 이어진다. 1931년 춘향을 기리는 제향에서 출발한 이 축제는 해방 이후 공연과 퍼레이드가 더해지고, 1970~80년대에는 대중참여 프로그램으로 확장되며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축제로 자리 잡았다. 춘향이 실존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실화에 기반한 인물로 보기도 하고, 조선 후기 고전소설 춘향전의 허구적 주인공으로 보기도 한다. 다만 제향의 대상이 되어온 사실은, 춘향이 이야기 속 인물을 넘어 상징적 존재로 받아들여져 왔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춘향제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남원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춘향을 만나고 있는가. 우리에게 익숙한 춘향은 정절과 순애의 상징일까. 사랑을 향해 변함없이 기다리는 마음, 권력 앞에서도 꺾이지 않는 절개는 오랫동안 미덕으로 칭송받아 왔다. 그러나 이러한 이미지에 머무르는 순간, 춘향은 더 이상 현재와 호흡하지 못하는 인물로 굳어진다.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묻는다면, 춘향은 과연 ‘기다리는 여성’이었을까. 오히려 춘향은 능동적인 존재였다. 스스로 사랑을 택했고, 그 선택에 끝까지 책임을 졌다. 변학도의 강요와 폭력 앞에서도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밝히며 타협하지 않았다. 당시 여성이라는 조건과 신분적 제약이라는 이중의 한계 속에서도 권력에 맞섰다는 점에서, 춘향은 순응의 인물이 아니라 질서에 균열을 내는 존재였다. 우리는 여기서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가 말한 ‘신화’ 개념을 떠올린다. 신화는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사회가 의미를 부여하며 만들어내는 일종의 기호다. 바르트가 신화를 언급한 것은 고대 이야기가 대중문화 속에서 지배이데올로기로 자연스럽게 포장되고 소비되는 과정을 비판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의 논의는, 이야기와 상징이 시대와 맥락에 따라 새롭게 의미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준다. 춘향 역시 실존 여부를 넘어 시대마다 다른 가치가 덧입혀진 상징으로 읽힌다. 한때는 정절의 표상이었고, 오늘날에는 선택과 저항의 주체로 재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오늘날 ‘춘향다움’이란 더 이상 예쁜 외모나 순응의 여성상이 아니다. 이는 전통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이 지닌 의미를 오늘의 언어로 확장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춘향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분명해진다. 바르트가 지적했듯 신화가 특정 가치와 질서를 고착시키는 장치로 작동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새롭게 해석해야 한다. 춘향을 현재의 감각으로 다시 불러내는 일, 곧 기존의 의미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입히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럴 때 비로소 춘향은 도시의 정체성과 연결되고 현재의 삶과 맞닿는 유의미한 존재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축제 역시 우리 사회가 어떤 가치를 선택하고 공유할 것인가를 묻는 담론의 장이 될 수 있다. 이 봄, 제96회 춘향제를 맞아 오늘의 춘향을 상상하는 일, 그리고 그 상상이 우리의 현재와 만나는 순간, 춘향은 다시 태어난다. 이를테면 오늘의 춘향은 세상을 바라보는 식견과 인문학적 깊이, 말솜씨와 예술적 ‘끼’를 겸비한 인물이면 어떤가. 누군가를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며 살아가는 사람, 침묵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로 세계와 관계 맺는 사람. 그 새로운 ‘춘향다움’을 발견할 때, 춘향제는 전통을 넘어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 되고, 미래로 세계로 이어지는 문화로 확장될 것이다.

문화마주보기

자율엔 책임이 따른다… 더 엄격해진 ‘공정의 잣대’

금년부터 전북특별자치도와 경기도를 대상으로 지방정부 조달자율화제도를 시범도입하였다. 이는 지방정부가 조달청을 거치지 않고 주도적으로 조달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지방분권과 수요자 중심으로 조달체계를 변화하는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시작된 조달 자율화 시범사업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 한편에 “지자체 마음대로 계약하면 불공정 행위가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특정 업체 몰아주기나, 법령해석 오류와 복잡한 조달제도를 잘못 적용하는 등의 사례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다. 이에 조달청은 자율화 시범도입과 함께, 그 균형을 맞출 강력한 ‘공정의 안전장치’를 가동한다. 그 핵심은 바로 2025년 말 도입된 전자조달법에 따른 ‘조달청장의 시정요구권’ 도입이다. 그동안은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입찰에서 특정 업체에 유리한 독소 조항이 발견되거나 법령 위반 소지가 있어도, 조달청이 이를 강제로 바로잡을 법적 권한이 미비했다. ‘권고’ 수준에 그치다 보니 불공정 관행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있었다. 예를 들어, 특정 규격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사실상 내정된 업체만 입찰에 참여하게 만드는 식의 ‘꼼수’가 있어도 이를 시정할 마땅한 수단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수요기관의 나라장터를 이용한 자체 조달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나 공정성을 해치는 내용이 확인될 경우, 조달청장은 해당 기관에 입찰 공고 수정이나 계약 조건 변경을 공식적으로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자율화된 시장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지 않도록 감시하고 바로잡는 강력한 ‘심판의 휘슬’이 생긴 셈이다. 잘못된 공고는 즉시 시정하고, 불합리한 조건은 고쳐야만 한다. 이와 함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시행된다. 자율 구매 권한을 가진 기관에서 입찰·계약 비리가 적발될 경우, 즉시 그 권한을 회수하고 다시 조달청 의무 구매 대상으로 환원시키는 강력한 조치다. 자율을 주되, 그 권한을 오남용할 경우 즉시 책임을 묻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다. 또한, ‘수요기관 불공정조달 신고센터’를 상시 운영하고 전담 인력을 확충하여 입찰 공고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누구나 불공정 행위를 발견하면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고, 조달청은 이를 철저히 조사할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효율성만을 좇다가 자칫 소외될 수 있는 중소·여성·장애인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자율 구매 시에도 ‘사회적 약자 기업 구매 비율’을 의무적으로 준수하도록 했다. 전북 내 지자체들은 자체 구매를 하더라도 지난 5년간의 평균인 약 95% 수준 이상을 약자 기업 제품으로 구매해야 한다. 자율화가 되었다고 해서 대기업 제품만 사거나 가격만 보고 구매처를 바꾸는 일이 없도록, 최소한의 안전판을 마련해 둔 것이다. 이는 지역 경제의 뿌리인 중소 기업들을 지키기 위한 조치다. 이러한 제도들은 결코 수요기관을 통제하거나 기업을 옥죄기 위함이 아니다. 오히려 기업들이 ‘배경’이나 ‘줄서기’가 아닌, 오직 ‘실력’과 ‘품질’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기 위함이다. 공정한 경쟁이 보장될 때, 비로소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다. 전북지방조달청은 자율화의 물결 속에서도 ‘공정’이라는 닻을 더욱 깊게 내릴 것이다. 기업인 여러분은 불공정에 대한 걱정은 내려놓으시고, 혁신 기술 개발에만 전념해 주시길 바란다. 공정한 경쟁의 룰은 우리 조달청이 확실하게 지켜낼 것이다.

경제칼럼

AI 시대, 인문학이 원천기술이다

안드레이 카파티(Andrej Karpathy)는 AI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그가 최근 공개한 ‘LLM Wiki’는 단순한 생산성 향상 도구를 넘어선다. 자신의 모든 작업 로그와 메모를 위키에 던져 넣고, AI가 실시간으로 이를 분류하고 연결하도록 설계한 이 시스템은 이른바 ‘기술생성시대(技術生成時代)’가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표본이다. 이 위키에서 AI는 100개의 문서를 40개로 압축하고 새로운 지식의 연결망을 스스로 제안한다. 놀라운 것은 그 압축의 논리를 카파티가 직접 설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온전히 AI의 자율적 판단이다. 이처럼 인간이 미처 예측하지 못한 맥락을 기계가 스스로 창출하는 순간, 우리는 기존의 ‘기술편집시대’를 넘어 ‘기술생성시대’로 돌이킬 수 없이 진입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본질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AI가 아무리 정교하게 지식을 생성하더라도, 그 산출물이 논리적으로 정합한지, 윤리적으로 타당한지, 현실의 맥락에서 유효한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과연 누구의 몫인가. 카파티는 AI의 생성 능력을 전적으로 신뢰하면서도, 반드시 그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판단하며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 이것이 바로 ‘재량행위자(裁量行爲者, Discretionary Agent)’의 역할이다. 지식의 생성은 AI와 분점할 수 있어도, 그에 대한 판단과 책임은 결코 기계와 나눌 수 없다. 발터 벤야민은 1936년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을 통해 기계적 복제 기술이 원본의 아우라(Aura)를 해체한다고 선언했다. 그의 통찰은 옳았다. 그러나 그가 미처 경험하지 못한 것이 있다. 복제 기술 이후에 편집 기술이, 그리고 마침내 생성 기술이 도래한다는 사실이다. 비극적이게도 벤야민의 생은 짧았고, 그가 남긴 사유의 공백을 채워 새로운 시대를 진단하는 것은 오늘날 인문학의 몫이 되었다. AI 시대에 인문학이 위기를 맞거나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넘쳐난다. 그러나 이는 완전히 거꾸로 된 진단이다. 인문학은 AI 시대의 한가로운 장식품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강력한 ‘원천기술’이다. 생성형 AI가 쏟아내는 무수한 산출물의 의미를 해석하고, 그 가치를 심문하며,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규범적 능력은 깊은 인문학적 훈련 없이는 불가능하다. 텍스트의 이면을 비판적으로 읽어내는 힘, 파편화된 정보에서 맥락을 직조하는 힘, 그리고 흔들림 없이 윤리적 결단을 내리는 힘. 이것이야말로 기술생성시대를 살아가는 재량행위자에게 가장 절실히 요청되는 핵심 역량이다. 카파티의 방법론이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 기술 커뮤니티는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수많은 이들이 앞다투어 자신만의 LLM 위키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단순히 최신 도구의 껍데기를 모방하는 것과, 기계와 호흡하며 진정한 재량행위자로 작동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앞으로는 AI와의 공진 생태계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역량, 즉 공진 설계 역량(Resonance Design Capacity)의 격차가 기술생성시대의 새롭고도 가혹한 불평등 구조를 낳을 것이다. 그리고 이 격차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은 단순한 코딩 기술이 아니라, 고도의 철학적 ‘판단 능력’이다. 인문학이 새로운 시대의 원천기술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AI는 지식을 생성한다. 그러나 지식구조화의 과정에서 답변을 판단하고 그 결과에 윤리적·법적 책임을 짐으로써 지식을 확정하는 것은 바로 우리, 인간이다. 인문학은 그 인간을 만드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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