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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 장관 부임후 새만금 국제공항 첫 재판 열린다
김윤덕 국토교통부장관 부임이후 사실상 첫 새만금 국제공항 재판이 열린다. 김 장관이 부임했을 당시 1심 재판은 막바지였고, 정부 정책기조나 재판 참여 적극성도 현재와는 확연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의도치 않은 1심 판결이 나왔다는 것이 국토부와 전북특별자치도의 입장으로, 항소심 재판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북도, 1조 로또 사업 ‘인공태양’ 행정소송 결국 포기
전북특별자치도가 이른바 ‘1조 원 로또 공모 사업’으로 불린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 구축 부지 선정과 관련한 행정소송을 포기했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추진하는 대형 핵융합 연구시설 구축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지로 전남이 선정되면서 전북은 최종 부지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고 숙고 끝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전북자치도의 설명이다. 
전북 내년 ‘입주 절벽’ 들어선다…아파트 공급 1년새 60% 이상 '뚝'
전북 아파트 공급이 내년부터 급격히 줄어드는 ‘입주 절벽’에 들어설 전망이다. 올해 예정된 입주 물량이 일정 규모를 유지하는 반면 내년에는 절반 이하로 감소하면서 지역 주택시장 위축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발표한 ‘향후 2년간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 정보’에 따르면 전북의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올해 6,349가구, 내년 2,370가구로 집계됐다. 2년 합계는 8,719가구 수준이다. 특히 올해 대비 내년 입주 예정 물량은 약 6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공급 감소 폭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된다. 
1354억 규모 국립해양도시과학관 건립, 예타 대상 사업 선정
새만금 초입에 1300억원대의 국가 과학 박물관 시설이 들어서게 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국립해양도시과학관 건립 사업이 기획예산처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해 1분기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국립해양도시과학관은 김제시 심포항 일원 부지 2만 4054㎡에 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되며 총사업비는 1354억 원이다. 
민주 전북도당, ‘비공개’ 심사 결과 유출 파문… ‘시스템 공천’ 신뢰 추락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의 후보 적격 심사 결과가 공식 발표 전에 특정 언론을 통해 유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보안 유지를 위해 위원들의 휴대전화까지 수거하며 진행된 비공개 회의였음에도 상세 정보가 실명과 감점 수치까지 포함해 보도되자 민주당이 강조해 온 ‘시스템 공천’의 공정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전북도당 등에 따르면 공관위는 지난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자 등 432명의 적격 여부를 심사했다. 
‘밀실 심사’가 키운 괴담…현역 단체장들 ‘셀프 인증’ 진풍경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의 공직선거 후보 심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지역 정가가 정책 경쟁 대신 ‘가짜뉴스’와 비방전에 휘말리고 있다. 도당이 심사 결과를 철저히 비공개로 유지하면서 생긴 정보 공백을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메우는 형국이다. 급기야 현역 단체장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적격 판정’ 문자를 공개하며 결백을 호소하는 웃지 못할 장면까지 연출되고 있다. 
민주당 공관위 '감점' 떳떳하게 공개한 부안군수 출마자 ‘눈길’
더불어민주당 김정기 전북특별자치도의원(부안)이 오는 6·3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부안군수 출마를 공식화 했다. 그는 최근 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 심사 결과에서 감점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 이례적으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당 결정에 따라 성실하게 경선에 임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현장] 산란길 나선 두꺼비들 로드킬..."아중저수지 일대 서식지 보호”
“로드킬 문제만 해결된다면 전국에서 손에 꼽히는 양서류 서식지라고 판단됩니다.” 10일 오전 찾은 전주시 덕진구 아중저수지 일대 도로 곳곳에는 검은 자국들이 남아있었다. 해당 검은 자국들은 대부분 지난 3일과 5일 사이 로드킬을 당한 두꺼비들의 사체 흔적이었다. 아중저수지 일대는 두꺼비와 큰산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류들이 서식하는 습지 지형으로, 3월이 되면 근처 산지에서 산란을 위해 습지로 내려오는 두꺼비들을 찾아볼 수 있다. 
교육감 출마 천호성 후보, 표절·연구년제 의혹 해명에도 논란 지속
천호성 전북교육감 예비후보가 최근 불거진 표절과 연구년제 악용 등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하지만 천 후보의 해명은 논점을 벗어난 봉대침소(棒大針小 큰 일을 작게 축소해 말하는 것)라는 비판이 나온다. 천 후보는 10일 전북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정책회견 질의 과정에서 퇴직교원모임이 주장한 표절 및 연구년제 악용 등의 문제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대동사상 꺼내든 유의식 완주군의장, '통합 반대' 다시 강조
“진정한 대동(大同)세상은 주민을 볼모로 잡는 통합이 아니라, 주민이 주인이 되는 지방자치에 있다.” 차기 지방선거 불출마라는 ‘정치적 옥쇄’를 선택한 유의식 완주군의회 의장이 10일 열린 제299회 임시회에서 ‘대동사상’을 빌려 완주·전주 행정통합의 부당성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유 의장은 전북도 타운홀미팅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대동세상’을 언급하며 지방자치의 가치와 연결했다. 
영화 티켓 15000원…관객들 ‘비싼 극장’ 대신 ‘편한 OTT’ 선택
전주 효자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유림(42)씨는 최근 가족들과 영화관을 찾으려다 발길을 돌렸다. 4인 가족 관람료와 간식비를 합치면 10만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부담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예전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가기엔 극장 문턱이 너무 높아졌다”며 “차라리 저렴한 OTT로 집에서 보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오피니언

전주 김제 보다 전주 완주 통합이 급선무다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갑자기 전주시와 김제시간 통합문제가 불거졌다. 다 된 것처럼 보였던 전주와 완주군의 통합이 사실상 이번 지방선거 이전에는 무산될 공산이 커졌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공천시계가 막판을 향해 재깍재깍 나가면서 안타깝기만 하다. 타시도에서는 광역단위 통합도 성사되는 마당에 전북에서는 생활권이 같은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마저 못하는 게 작금의 현주소다. 이런 상황속에서 갑작스럽게 전주시와 김제시간 통합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등장했다. 물론 전주-김제 통합 문제가 이번에 처음 나온것은 아니다. 지난해 9월 전주-완주 통합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서 전주김제시민연합이라는 단체에서 “전북이 직면한 인구 감소, 산업 공동화, 청년층 유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주와 김제의 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주장하고 나선 바 있다. 그리고는 잠잠했었는데 전주시의회와 김제시의회는 9일 통합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조만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을 공식화할 방침이라고 한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최후의 순간까지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에 매진해야 할 지역 정치권에서 전주-김제간 통합으로 화두를 옮긴 것이다. 지역이 살기 위해서 뭐라도 하나 해보려는 간절한 시도로 볼 수도 있겠으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 민주당의 공천 후보자가 속속 결정되는 마당에 뜬금없이 전주시와 김제시 간 통합 이슈가 떠오른 배경에 대해 의아해하는 이들이 많다. 왜 이 시점인가. 상당한 시간 공론화가 필요하고, 찬성과 반대 주장이 맞부딪치면서 어떤 결론을 향해 의견이 수렴되는게 바람직하다. 전주시와 김제시 사이에는 완주군 이서면이 경계선을 가르고 있다. 행정구역이 타 시군 행정구역에 의해 구분된 상태에서 통합된 경우를 찾기도 어렵거니와 그 시너지 효과에 대한 보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만일 전주-김제 통합이 잘 안되면 전주-익산과 통합을 추진할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혹여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공학적 논리에 의해 지역현안 문제가 깊은 고민과 분석이 없이 추진돼선 안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지금은 논점을 흐릴때가 아니다.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을 포기하지 말고 최후의 순간까지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사설

전북도, 노인 통합돌봄 등 준비돼 있나

전북자치도가 노인들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올해 ‘노인복지증진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4개 분야 52개 사업에 총 2조481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노인일자리 확충과 통합돌봄 등이 핵심이다. 전북은 노인 인구 비율이 2025년 기준 26.61%로 전국 평균 21.21%를 훨씬 상회한다. 더구나 전북은 전국적으로 경제 상황이 밑바닥인데다 독거노인과 저소득 노인 등 취약계층이 많아 노인복지에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는 지역이다. 단순히 중앙정부의 정책을 따라 한다거나 시혜적 관점에서 대책을 세울 게 아니라 지역소멸 등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노인복지 정책을 폈으면 한다. 전북자치도는 급속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분야별로 노후소득 보장에 1조 7300억 원, 맞춤형 돌봄에 2525억 원, 예방적 건강관리에 253억 원, 여가활동 지원에 401억 원이 각각 투입키로 했다. 이중 노인일자리 사업은 노후 소득보장에 해당하는 정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노인일자리는 전국적으로 국비 2조4000억 원을 들여 115만2000 개를 실시한다. 지난해보다 5만4000 개가 늘어났다. 전북의 경우 8만9633 개로 전국의 7.8%를 차지한다. 인구 대비 노인일자리가 많은 편이다. 그만큼 괜찮은 일자리가 없어 노인일자리에 매달리는 셈이다. 유형별로는 한 달 30시간을 일하고 29만 원을 받는 공익활동이 6만2991명으로 70%를 차지한다. 건강하고 전문성을 지닌 베이비부머들이 선호하는 역량활용사업은 2만1063 개에 그쳐, 가능한 한 이를 늘리는 방향으로 설계했으면 한다. 또 이달 27일부터 전국적으로 노인과 고령 장애인을 중심으로 통합돌봄이 전면 시행된다. 종전에는 의료, 요양, 돌봄서비스를 당사자가 직접 개별 신청해야 했지만 이제부터는 30종의 서비스를 한 번에 안내받고 신청할 수 있게 되었다. 전북의 경우 전주시가 초창기부터 시범지역으로 지정돼 어느 정도 체계를 갖췄으나 다른 시군은 혼선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 전북자치도는 118억 원을 투입한다는데 적재적소에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이와 함께 노인 주거보장이나 공공부조, 노인복지관과 경로당 지원 등 사각지대가 없어야 할 것이다. 촘촘히 챙겨주길 바란다.

사설

상춘(賞春)의 고장, 정읍 칠보면

봄이다. ‘상춘(賞春)’의 계절이다. 바람 끝에 아직 찬기운이 남아 있지만, 햇볕은 분명 달라졌다. 남녘에서 꽃소식이 올라온다. 매화가 먼저 문을 열었고, 조만간 산수유와 벚꽃도 꽃망울을 활짝 터트릴 것이다. 꽃소식은 단순한 자연의 변화가 아니다. 시린 겨울을 건너온 사람들에게 건네는 자연의 위로다. 얼어붙었던 가지 끝에서 꽃망울이 터지듯, 우리 마음에도 새로운 기운이 움튼다. 그래서 봄꽃, 봄 소식은 늘 희망의 상징이 됐고,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펴고 집밖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옛사람들은 이런 봄맞이를 ‘상춘(賞春)’이라고 했다. 봄 경치를 감상하고, 즐긴다는 뜻이다.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혹독하고 긴 겨울을 보내야 했던 옛사람들은 특별한 감정으로 봄을 노래했고, 그 노래는 문학작품으로 남았다. 자연 속에서 맞이하는 봄을 노래한 문학작품은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은 조선시대 유학자 정극인의 ‘상춘곡(賞春曲)’이 꼽힌다. 조선 전기 가사문학의 대표작으로 봄날의 정취와 자연 속에서 봄을 즐기며 살아가는 선비의 풍류를 노래했다. 불우헌 정극인이 낙향해 자연 속에서 여생을 보낸 곳, 상춘곡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정읍시 칠보면(당시 태인현)이다. ‘상춘곡’의 고장, 정읍 칠보면 일대는 수려한 자연경관 속에서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조선시대 유교문화, 선비문화의 중심지로, 학문을 숭상하고 자연 속에서 풍류를 즐기던 선비들의 숨결이 이어져 온 전통문화의 고장이다. 이곳 군수로 재임했던 신라말 유학자 최치원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칠보면 무성리 소재 ‘무성서원’은 지난 201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한국의 서원’ 중 하나로 등재되기도 했다. 동진강 상류, 칠보수력발전소를 지나 호남평야로 향하는 물길이 그 폭을 넓히기 시작하는 정읍 칠보면 일대의 산과 들, 하천을 바라보고 있으면, 옛 선비들이 노래했던 봄의 정취, 상춘의 정서가 은은하게 느껴진다. 수백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봄을 맞는 사람들의 마음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봄의 고장, 선비의 고장 정읍 칠보면이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우리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조선의 제6대 임금 단종을 소환하면서 그의 아내 정순왕후의 눈물겨운 삶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종비 정순왕후는 조선왕조 500년 역사에서 단 한 명뿐인 호남 출신의 왕비다. 영화에서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여산 송씨인 정순왕후의 출생지가 바로 정읍 칠보면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2024년부터 매년 9월 정순왕후의 애달픈 삶을 기리는 ‘추모제’가 열린다. 올봄에는 ‘상춘곡’의 고장, 유서 깊은 전통문화의 고장에서 옛 선비들이 즐겼던 봄의 풍류를 한 번 느껴보면 어떨까? / 김종표 논설위원

오목대

기심과 인심

『장자』의 ‘천지’편에는 자공이 남쪽을 여행하다가 한 노인을 만나 나눈 이야기가 있다. 그 노인은 물동이를 안고 우물 속을 오르내리며 물을 길어 밭에 붓고 있었다. 힘만 들뿐 성과는 뻔했다. 자공은 도르래와 지렛대로 두레박을 쓰면 훨씬 수월할 것이라며 권유했다. 그러자 노인은 말한다. “기계가 있으면 기계로 할 일(機事)이 생기고, 그 일이 쌓이면 기계에 기대는 마음, 곧 기심(機心)이 생긴다. 그렇게 되면 마침내는 순백한 마음이 온전하지 못하고, 정신(神)의 생성이 안정되지 못한다.” 이 짧은 대화는 기술사용에 따른 사람의 마음과 태도를 잘 나타낸다. 이 대화에서 기심이란 단순히 도구를 사용하는 태도보다 더 넓게 해석한다. 계산, 효율, 통제, 성과를 우선으로 삼는 습관적 사고까지 포괄한다고 본다. 세상의 일과 방법을 관계의 장이 아니라 조작 가능한 효율 만능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하여 노인의 말을 빌려서 경계한다. 그런데 장자에서 경계한 것은 편리함이 아니라, 편리함이 가져오는 심성의 방향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AI라고 하는 사회기술 ‘두레박’을 쓰고 있다. 여기서 알고리즘은 판단을 보조하고, 데이터는 결정을 빠르게 하도록 돕는다. 의료, 금융, 교육, 예술에 이르기까지 AI는 인간생활에 깊숙이 들어 왔다. 편리해진 것은 분명히 진보다. 그러나 지나치게 의존하면 사고의 근육이 약해지고, 책임 감각도 흐려진다. AI가 추천한 것을 의심 없이 따르고, 자동화된 평가를 객관적이라 믿으면, 우리는 기심의 체계 안으로 서서히 끌려 들어가는 꼴이다. 효율은 커지지만 성찰은 줄어든다. 이에 맞서는 태도를 인심(人心)이라고 보자. 이는 인간의 숙고와 공감을 중심에 두는 마음이다. 인간 중심의 독선이 아니다. 이때도 기술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속도를 즐기되 방향을 점검한다. 숫자를 참고하되 그 의미를 질문한다. 인심은 자동화의 흐름 속에서 잠시 서서 묻는 힘이다. “이 결정이 우리를 과연 더 인간답게 만드는가”라고 물어야 한다. 기심과 인심은 적대가 아니라 긴장 속에서 이뤄내는 균형이다. 기술을 요모조모로 쓰지만 마음의 주권은 꼭 움켜주고 있어야 한다. 기계를 다루되, 기계에 마음을 맡기지 않도록 훈련해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인간성을 확장하는 매개가 된다. 땀을 뻘뻘흘리며 우물을 드나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물을 길어 올릴 때 갖는 마음의 방향이다. 여기서 인심이 뜻하는 바는 AI윤리에 닿는다. AI 윤리는 따라서 기술 통제의 목록이 아니라 마음의 훈련이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기사의 책임은 인간에게 있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알고리즘의 결정이라 할지라도 설명하고 수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그 다음은, 데이터와 모델의 한계를 공개하는 투명성이 필요하다. 완벽한 예측이라는 환상을 걷어낼 때, 인심이 산다. 끝으로 관계적 관점이 중요하다. 기술은 인간을 고립된 사용자로 만드는 대신, 상호 신뢰를 증진하는 매개가 되어야 한다. 『장자집석』을 펴낸 곽경번은 책 서문에서 “오늘날 기계와 기교는 두레박보다 만 배나 더 많다. 만약 장자가 이를 보았다면 어떠했겠는가”라고 개탄을 한다. 노인은 두레박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마음이 도구에 예속되는 상태를 우려했다. AI 역시 거부의 대상이 아니라 성찰의 대상이다. 우리는 속도를 늦추지 못하더라도, 방향을 점검할 수는 있다. 무엇을 더 많이 생산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공동체를 형성할 것인가를 묻는 태도, 기심을 넘어서서 공진화하는 윤리로 나아가야 한다.

문화마주보기

배당을 살려야 지역 경제가 산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좋은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성장해야 생긴다. 기업 성장의 연료인 자본을 조달하는 길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융자’고, 다른 하나는 ‘지분투자’다. 그러나 오랫동안 지역의 중소기업들은 지분투자를 받기 어려웠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이전까지 기업의 자본 조달은 사실상 융자에 의존했다. 경제위기가 닥치자 연대보증 부채를 안고 있던 많은 중소기업인들이 회생 불가능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같은 해 코스닥이 출범하며 지분투자 활성화 정책이 본격화됐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침체됐던 지분투자는 2010년대 들어 시리즈 투자와 코스닥 상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 생태계는 기술 기업 중심의 상장과 지분 차익 회수 구조로 굳어졌다. 투자사들도 결국 ‘상장 후 엑시트’를 향해 움직인다. 지역에서 기반을 다져온 중소기업들에게는 여전히 마땅한 돌파구가 없었다. 대전의 성심당을 떠올려 보자. 2005년 화재로 폐업 위기에 몰렸을 때, 어느 투자자도 그들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결국 홀로 일어선 성심당은 이제 독보적인 지역 기업이 되었다. 2024년 매출은 약 1,937억 원, 당기순이익은 약 402억 원이다. 주주는 가족 3인뿐이다. 만약 그 어려운 시절 지역민 100명이 기업가치 10억 원 기준으로 100만 원씩 투자했다면 어땠을까. 2024년 순이익의 25%인 100억 원을 배당했다면 주주 1인당 한 해에 1천만 원씩 배당받을 수 있다. 투자 원금의 10배다. 10년 동안 같은 수준의 배당이 이어진다면 원금의 100배인 1억 원을 받게 된다. 그래도 지분은 그대로 남는다. 단순한 수익을 넘어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만드는 경험이기도 하다. 주식회사의 기원은 바로 여기에 있다. 고대 로마의 공동사업은 주주들이 자본을 모아 사업에 투자하고 이익이 나면 배당을 나누는 것이 본질이었다. 증권거래소는 그보다 훨씬 뒤인 17세기 초에 네덜란드와 영국에서 주식 거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등장한 제도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주식회사와 증권거래소가 거의 동시에 이식됐다.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고 배당으로 수익을 나누는 문화가 자리 잡을 토양이 부족했던 셈이다. 문제는 세제에도 있다. 배당소득은 종합소득세에 합산 과세되고 금융·배당소득이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건강보험료도 늘어난다. 대주주는 배당하기보다 다른 방식으로 이익을 가져갈 유인이 커지고, 결국 소액 주주도 배당을 받기 어려워진다. 주주들의 자본은 기업 안에 묶인 채 이익을 얻거나 원금을 회수할 길이 막히게 된다. 이 문제를 풀 열쇠가 배당소득 분리과세다. 종합소득세에 합산하지 않고 배당소득에 별도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정부는 올해 일부 상장사에 한해 이를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비상장사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조차 없다. 이 제도가 비상장사로 확대된다면 내가 아끼는 동네 가게에 투자하고 배당을 받는 지역 금융의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전북에는 매력적인 중소기업과 창업가들이 많다. 이들이 반드시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 이익을 창출하고 그 이익을 주주들과 나누며 지역 자본을 순환시키는 기업이 많아질수록 좋은 일자리도 늘어난다. 비상장기업의 배당소득분리과세가 시작되면 전북의 창업가들뿐 아니라 지역민 자본이 지역 기업에 투자하는 길이 열릴 것이다.

경제칼럼

새만금에 깃든 ‘10조원’의 희망, 전북경제의 찬란한 봄을 예고하다

전북 경제는 수년간 혹독한 시련의 터널을 지나왔다. 한국지엠(GM)의 급작스런 철수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은 지역 경제의 뿌리를 뒤흔든 거대한 파고였다. 주력 산업의 붕괴는 곧 지역 중소기업들의 경영 위기로 직결되었고 신용보증기금은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이라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여러 특례조치를 실시하며 무너지는 현장을 지켜내기 위해 사투를 벌여야 했다. 최근까지도 도내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서늘하다.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그리고 내수 부진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현장의 기업인들은 매일같이 생존을 건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까운 법이다. 최근 들려온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대규모 투자 소식은 전북 경제가 다시 고동칠 수 있다는 강력한 부활의 신호탄이다. 현대차그룹이 새만금을 AI 데이터센터와 수소에너지, 로봇 상용화의 전초기지로 낙점하고, 향후 5년간 ‘10조 원’이라는 유례없는 대규모 투자를 확정 지은 것은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와 같다.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달하는 광활한 부지와 재생에너지 확보가 용이한 새만금의 입지 조건이 현대차의 미래 비전과 맞물려 대한민국 첨단 산업의 새로운 지도를 그리게 된 것이다. 이번 투자가 전북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실로 막대하며 그 양상 또한 포괄적이다. 단순히 대규모 공장 하나가 들어서는 것을 넘어, 전북은 이제 대한민국 미래 첨단 산업의 심장부로 재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아틀라스로 대변되는 최첨단 기술의 집약은 기존의 전통 제조 기반 산업 구조를 지능형 산업 생태계로 완전히 탈바꿈시킬 것이고, 이는 기업들이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세계적인 꿈을 펼칠 수 있는 토대가 되어, 지역 사회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인구 유입과 소비 활성화라는 선순환의 고리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의 투자를 앞두고 이솝 우화의 ‘막대기 다발’ 이야기를 떠올려 본다. 아버지가 아들들에게 나뭇가지를 한 개씩 각자 부러뜨려 보라고 하자 아들들은 쉽게 성공했지만, 나뭇가지를 하나로 묶어 부러뜨려 보라고 했을 때는 누구도 해내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지금 전북 경제에 필요한 것이 바로 이 ‘꾸러미의 지혜’다. 현대차라는 든든한 나뭇가지가 놓였다면, 정부와 지자체가 규제 완화와 인프라 구축이라는 끈으로 이를 묶고, 신용보증기금은 기업들이 그 묶음 속에 단단히 결속될 수 있도록 금융의 힘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 민간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 그리고 공공기관의 지원이 하나로 뭉쳐질 때, 강력한 전북 경제의 꾸러미가 완성될 것이다. 신용보증기금은 이 희망찬 여정에서 도내 기업들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대기업의 투자가 지역 경제 전반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신용보증기금은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도내 기업들이 새로운 산업 생태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변화의 파도를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금융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한다. 전북 경제는 10조 원의 투자를 발판 삼아 재도약의 시발점에 서 있다. 새만금에서 시작될 현대차그룹의 원대한 비전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그 길에 함께 동행할 우리 전북의 모든 기업들을 힘차게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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