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5-29 00:52 (금)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유권자 10명 중 8명 “지선 반드시 투표”...39.3% "사전투표일 투표"
6·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유권자 10명 중 8명이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다는 조사가 28일 나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4∼25일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전국동시지방선거 유권자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8.1%가 이번 지방선거에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수의계약·정치자금·인사개입…고창군 측근 카르텔 의혹 확산
고창군 지역사회가 민선 8기 군정의 핵심 측근과 정무라인을 둘러싼 수의계약·정치자금·인사개입 의혹에 강한 반발을 쏟아내고 있다. 군수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총무비서 가족 회사들이 수년간 군 발주 공사를 반복 수주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공공행정이 특정 인맥과 사적 권력의 통로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아내가 꺼내놓은 남편의 일기장, 문학계 ‘대상’으로 화답하다
불현듯 그에게 기쁨이 다가왔다. 올해 3월 계간지 한국창작문학인협회 동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이여산(83) 작가. 그에게 이 상은 평생을 꿈꿔온 아동문학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자존감과 자신감의 샘을 파주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43년간 초등교사로 재직하면서 치열하게 삶을 일궈내야 했다. 
국립의전원법 대통령 공포…의료·인구·경제 ‘삼중 효과’ 기대
국립의학전문대학원(이하 국립의전원) 설립 토대가 갖춰진 가운데 유치 최적지로 꼽히는 남원을 중심으로 전북 전역에 걸쳐 의료·인구·경제 분야의 복합적인 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28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국립의전원법)은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 통과에 이어 2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 26일 대통령령으로 공포됐다. 
‘안갯속 전북’ 여론조사 204건…서울 제치고 전국 최고 격전지 부상
6·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전북도지사 선거가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확인됐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등록된 선거 관련 여론조사는 총 2229건이다. 이 가운데 지방선거 관련 조사가 2143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조사가 86건이었다. 
[기획] 전북도지사 후보 공약 탐구 ④농생명·정주여건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사람이 돌아오는 전북’을 위해 농생명 산업 육성과 인구 감소 대응 전략 등 저마다 핵심 공약을 제시했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전북 농업을 “비료와 보조금 중심의 복지형 농업에서 첨단 기술과 물류가 융합된 생명경제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시장 후보 공약 분석] ②3인 3색 전주시 미래 비전 격돌
전주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 3인이 전주 미래 비전을 두고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았다. 제9회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표 공약 경쟁이 치열하다. 더불어민주당 조지훈 후보는 아시아 5대 문화 도시를 표방한다. 크게 후백제·조선·동학농민혁명을 관통하는 역사 도시,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영화 도시, 문화예술 생태계 활성화 목표로 삼았다. 
이남호 “녹취와 사진도 해명해 보시지”…천호성 “새빨간 거짓말”
전북교육감 선거가 사전투표를 앞두고 ‘정책 대결’보다 ‘의혹 검증’ 국면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다. 이남호 후보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천호성 후보를 둘러싼 △현직 교사·공무원의 선거 개입 △비공개 텔레그램방 ‘천사랑’ 운영 △변호사비·벌금 대납 의혹 등을 총망라해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반면 천호성 후보는 “새빨간 거짓말”, “전형적인 네거티브”라고 전면 부인하며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하지만 선거 막판 공방은 단순 주장 대 반박 양상을 넘어, 실제 천호성 후보의 육성이 담긴 녹취와 사진, 계좌 입금 내역 등이 공개되면서 ‘증거 대 해명’ 구도로 흐르는 분위기다. 
텃밭 민심 출렁에 정청래 대표 “전북 도민들에게 죄송” 뒤늦은 사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유력한 당내 경선 주자였던 무소속 김관영 후보를 반나절만에 제명시킨 것을 두고 두달이 다돼서야 전북도민들에게 지역 민심을 헤아리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지역 정가일부에선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당의 심장부인 지역 민심이 심상치 않자 꺼내든, 친 민주당 성향 방송에 출연해 내놓은 사과 카드가 제대로 먹힐지는 의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소아암 환우 돕기 전북일보배 골프대회] 빗속에서도 ‘온정의 라운딩’
전북일보가 주최·주관하는 소아암 환우 돕기 골프대회가 해를 거듭할수록 따뜻한 나눔의 가치를 확산시키며 지역 대표 ‘이웃사랑 골프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소아암 환우 지원에 더해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한 기금 마련이라는 의미까지 더해지며 참가자들의 발걸음에 한층 깊은 온기를 담았다. 
청약 통장 관심 ‘뚝’···전북서 5년 새 3만 7000개 줄어
도내에서 청약 통장 관심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고분양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청약 당첨에 따른 시세차익 기대감이 줄어든 데다, 일부 인기 단지를 제외하면 미분양 물량도 속출하고 있기때문이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2026년 4월 기준 전북지역 청약종합저축통장은 71만2444개로, 5년 전인 2021년 4월 74만9976개보다 3만7532개 감소했다. 

오피니언

진흙탕 교육감 선거, 유권자 책임 무거워졌다

양자대결로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전북교육감 선거판이 막판까지 진흙탕 양상을 보이면서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더 절실해졌다. 전북교육의 미래를 결정해야 할 선거가 정책경쟁은 실종된 채 네거티브로 얼룩지고 있다. 단일화와 지지선언을 통해 세결집 행보에 치중했던 후보들이 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상대 흠집내기식 비방전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네거티브 공방전에 시민사회단체와 퇴직교원들까지 가세하면서 선거판은 그야말로 진흙탕이 됐고, 유권자들의 피로감도 깊어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설계해야 할 교육감 선거가 기성 정치권의 구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안타깝다. 교육감 선거는 특정 진영의 정치적 대리전이 아니라 지역교육의 방향과 철학을 선택하는 자리다. 그런데도 정작 교육 비전과 정책 경쟁은 뒷전으로 밀리고 자극적인 비방전만 계속되고 있다. 건강한 정책 검증과 토론 문화 정착에 힘을 보태야 할 시민단체와 교육계 원로들까지 이런 공방전에 가세해 선거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도 실망스럽다. 선거판이 이토록 혼탁해진 데에는 후보자들의 자질 문제도 있지만, 교육감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무관심도 한몫을 한 게 사실이다. 선택권을 쥔 유권자들의 책임이 더 무거워졌다. 진흙탕 선거일수록 유권자의 판단이 중요하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 교육격차 심화 등 전북교육이 직면한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단순한 이미지나 감정적 공방에 휩쓸린다면 결국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 나아가 지역교육 전체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혼탁한 선거일수록 유권자의 냉정한 판단과 분별력이 더 중요해진다. 후보들이 진흙탕에서 싸우고 있다면, 그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야 하는 것은 결국 유권자의 몫이다. 누가 전북교육의 미래를 책임질 자질과 비전을 갖추고 있는지를 냉철하게 따져야 한다. 어느 후보가 학력 신장과 교육격차 해소, 교권 회복 등 산적한 교육 현안을 해결할 실현 가능한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공약집을 꼼꼼히 따져보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지역교육의 미래까지 진흙탕에 빠트릴 수는 없다.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사설

청년이 떠나는 전북, 일자리가 우선이다

전북의 청년인구 유출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데 더욱 심각성이 있다. 전북의 인구가 해마다 줄어드는 가운데, 특히 청년인구 감소가 두드러진다는 사실은 지역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한다. 호남지방데이터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10~30대 청년 6,665명이 전북을 떠났다. 사유는 직업(39.9%)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가족(26.0%), 교육(12.2%), 주택(11.4%) 순이었다. 결국 대다수 청년이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등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전북의 청년고용률이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차가운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내부 인구 구조의 질적 악화다. 전북은 이미 인구 4명 중 1명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깊이 진입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 유출마저 계속된다면 지역의 활력과 성장잠재력은 고갈될 수밖에 없다. 일하며 세금을 내는 생산인구는 줄어드는데 복지와 돌봄을 필요로 하는 부양인구만 늘어나는 불균형이 심화하기 때문이다. 이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될수록 지방소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 된다. 지역경제의 주축인 청년의 유출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우선 공격적인 기업 유치로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전북에 자리 잡은 기업들이 불편 없이 활동할 수 있도록 규제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행정기관들이 문턱을 낮추고 낡은 관행과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과감히 걷어낼 때 비로소 기업 유치와 창업도 활기를 띨 수 있다. 고부가가치 중심의 산업구조 개편도 시급하다. 안타깝게도 전북의 반도체·바이오·정보통신 등 첨단산업 비중은 전국 최하위권 수준이다.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의 비중이 높다 보니 임금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고, 청년들이 취업을 꺼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이제는 전통 제조업을 넘어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새만금 부지 등을 적극 활용해 AI, 이차전지, 수소, 바이오, 농생명 등 미래 신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그동안 전북도와 일부 시·군 자치단체들이 청년수당, 주거지원, 청년몰 등 다양한 정책을 펴왔지만, 청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와 성장 가능성이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터가 없다면 그 어떤 정책도 백약이 무효하다. 청년이 떠나는 지역은 미래도 함께 떠난다. 전북이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결국 일자리다.

사설

흔들리며 피는 꽃, 전북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해직교사 출신으로 3선 국회의원과 문재인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시인이 1994년 쓴 ‘흔들리며 피는 꽃’이란 제목의 시다. 1980년대 전교조에 참여해 참교육을 외치다 해직당한 뒤 10년 가까이 해직교사로 지내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도종환 시인이 해직과 복직의 과정을 겪으며 쌓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시다. ‘흔들림’(갈등, 불안, 시련)과 ‘젖음’(상처, 고통, 눈물)의 과정을 거쳐 성숙해지는 삶과 사랑을 묘사한 시로 잘 알려져 있다. ‘흔들리며 피는 꽃’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애송하는 시다. 정 대표는 지난 2013년 12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재경 금산향우회 송년의 밤 행사 축사에서 이 시를 처음 낭송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그에게 정치적 격변기나 위로가 필요한 시점마다 자신의 심경을 대변하는 단골 ‘정치적 텍스트’로 활용해 왔다. 정 대표는 지난 25일 정읍에서 열린 제6차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도 이 시를 낭송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새만금을 역대 정부에서 방치했다. 전북도민께서 느꼈을 상심이 얼마나 컸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서 새만금에 현대차 9조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드디어 전북에도 실낱같은 희망이 빛으로 지금 비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우여곡절과 어려움을 겪으면서 꽃을 피운 김대중 대통령, 수많은 공격과 비난 그리고 윤석열 계엄군의 총칼로 죽임을 당할 뻔했지만 꽃을 피워낸 이재명 대통령 처럼 전북도 흔들리면서도 젖으면서도 끝내 꽃을 피우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구구절절 옳은 말들이다. 여야 구분없이 선거때마다 새만금을 꺼내들며 표를 달라고 호소한 기억이 생생하다. 물론 과거의 민주당도 예외일 수 없다. 정치권에 전북은 ‘새만금’이란 단어 이외에는 잘 기억나는게 없는지도 모른다. 제9회 지방선거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부터 역대 어느 선거보다 전북에 많은 갈등과 상처를 남겼다. ‘과정보다 결과만 중요하다’는 잘못된 정치행태가 많은 도민들에게 불신과 혐오를 심었다. 6월 3일은 전북 도민, 유권자들이 선택한 ‘흔들리며 피는 꽃’의 주인공이 결정된다. 경선과 본선거 과정에서의 흔들림과 젖음을 딛고 일어설 전북의 미래가 도민들의 손에 달려있다.

오목대

‘빈틈엮읆이’ 예술가는 무엇을 할까?

왠지, ‘작가’ 란 어두운 아틀리에 안에서 홀로 고독을 씹으며 캔버스와 싸우고, 끝없는 고민과 내면 속에만 머무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실제 현장에서는, 이러한 이미지와 다른 일들이 훨씬 많았다. 지금은 예전엔 상상도 되지 않았을 만큼 여러 일들을 만나고 있다. 이렇게 칼럼을 기고하는 일, 전시의 해설, 지원 사업을 기반으로 전시를 기획하거나, 자체적인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일,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가 하면, 공연의 VJ 역할을 맡아 보기도 했고, 기관과 연계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도 있다. 학교를 다닐 때에 상상하던 ‘작가’ 와, 지금 마주하는 ‘예술가’ 사이에는 간극이 너무나 크다. 그러한 간극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때, 팔복예술공장 A동 옥상 공동경작 프로젝트 ‘도시상조’(2024)에 참여했다. 벽에 그림을 거는 일도 낯설던 때에, 아무 설비도 없는 옥상에서, 의자를 제작하기도 하고, 예술가의 작업에 기반한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하고, 프레임을 사용해 제작한 작업들을 관람객들과 함께 옥상에서 1층으로 옮겨 자유롭게 배치하고, 다시 가지고 올라오는 형식의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처음에 생각했었던 ‘작가’의 일과는 거리가 너무 멀었다. 작업은 단순히 ‘만들어진 것’을 공개하는 고립된 제작에만 머물지 않았다. 장소와 사람, 서로의 관계망을 재배치하는 실천에 더 가까웠다. ‘개인 작업’을 하는 일은 물론 기본이다. 그러나 그에 앞서, 어떤 환경을 읽고, 그 환경이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그 고민들을 어떤 감각으로 드러낼지 탐색하는 과정 자체가 예술인 것 같다. 일상적 감정과 삶들을 드러내고, 그 사이에 새롭게 끼워 넣을 감각을 상상하며, 익숙한 틈을 새로운 형태로, 다른 가능성으로 다시 조합하는 일. 그것이 현장에서 느낀 예술가의 역할이었다. 최근에는 익산예술의전당 기획전 ‘이리 꼬뮨’(2026)에 참여했다. 1980년대 이리 수출자유지역 사회운동을 기반으로 노동자들이 서로를 돕고 연대한 방식을 오늘날 지역 예술단체의 작업과 생태계에 연결하는 기획이었다. 이곳에 지난 4월 전자음악 씬 활성화를 목적으로 기획된 공연 ‘GOOD’(2026)에 협력한 설치 작업을 3배 규모로 확장하고 재구성하여, 시각예술가 세 명의 서로 다른 정체성과 작업 방식을 충돌시키고 하나의 공동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으로 출품했다. 이를 통해 ‘공동 작업’ 만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 공연과 연결된 연대의 서사, 하나의 주제를 해석하며 겹쳐진 대화와 노동 자체를 옮겨가고자 했다. 예술가는 무엇을 할까? 개미핥기를 일본어로 읽게 된다면 ‘개미먹음이’가 된다며, 이름이 너무하지 않냐는 농담처럼, 왠지 친숙하지는 않은 ‘예술가’ 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역할만 불러보면 어떨까. 삶섥기, 가상두들김이, 이상해서 즐거운 이름들처럼, 이제의 예술가의 일 또한 괴상하지만 왠지 이상해서 즐겁게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예술가는, 홀로 고독을 씹으며 캔버스와 싸워나가야도 하지만, 어쩌면 관계와 환경과 감각을 함께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할지 모른다. 이젠 어떤 예술가로서 무엇을 해야 할까? 지금은 우선, 일상 사이의 빈틈을 읽고, 빈틈을 다른 감각으로 다시 엮어내는 일을 먼저 하고자 한다. 당분간은, ‘빈틈엮읆이’ 로서.

청춘예찬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의 사회적 책임

몇 해 전 한 지방자치단체장과 만난 자리에서 지역의 현안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는 대화 도중 이렇게 말했다. “우리 지역에 좋은 대학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지역의 미래가 더 밝아지고 있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습니다.” 나는 무슨 뜻인지를 물었고,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대학이 인재를 길러내도 상당수는 졸업과 동시에 수도권 등으로 떠난다는 것이다. 수도권 집중의 구조적 현실에 대한 푸념이었다. 그러나 지역 대학 총장인 내게는 ‘대학이 지역 안에 있으면서도 지역과 함께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라는 뼈아픈 지적으로 들렸다. 그 말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그동안 우리는 대학의 성과를 지나치게 좁은 기준으로 평가해 왔다. 취업률이 높으면 좋은 대학, 수도권 소재 대기업 취업자가 많으면 경쟁력 있는 대학, 유명 대학원 진학 실적이 좋으면 잘 가르치는 대학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런 기준만으로는 지역대학의 역할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대학의 성과는 쌓이는데 지역은 인재를 잃는 현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모순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대학이 얼마나 많은 인재를 밖으로 내보냈는지가 아니라 청년이 지역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발판을 얼마나 마련했는지를 물어야 한다. 대학은 캠퍼스 안에만 머무는 기관이 아니다. 지역사회와 연결될 때 비로소 제 역할을 다하는 공적 자산이 된다. 학생이 배운 지식을 지역산업 현장에서 써보고 지역문제 해결에 참여하며 시민의 삶을 바꾸는 데 힘을 보탤 때 대학의 존재 이유도 또렷해진다. 졸업장 수와 취업 통계만으로 대학의 성과를 말하는 시대는 지났다. 그 배움이 지역에 무엇을 남겼는지, 지역을 어떻게 바꿨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올해 3월 대전 도심의 대형 전광판에 대전의 매력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3차원(3D) 실감형 콘텐츠가 등장했다. 목원대 RISE사업단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꿀잼콘텐츠 크리에이팅 프로젝트’의 결과물이었다. 목원대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배운 기술로 구현한 프로젝트 과제는 도시의 풍경이 됐고, 시민이 즐기는 문화콘텐츠가 됐다. 대학 교육이 캠퍼스 안에 갇히지 않고 지역의 일상으로 들어갈 때 배움은 개인의 이력을 넘어 도시의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대학의 역할은 인재를 길러 내보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그 인재가 지역 안에서 배우고 경험하며 일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길을 놓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 저학년 때부터 지역기업을 알고 현장을 경험하며 관계를 맺게 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도 지역을 스쳐 가는 곳이 아니라 살아갈 곳으로 보기 시작한다. 목원대가 RISE사업을 통해 현장인재 양성, 얼리버드 취업지원, 지역창업 촉진 등을 추진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동시에 대학은 시민의 삶과 더 넓게 연결돼야 한다. 평생교육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학은 더 이상 20대만의 공간이어서는 안 된다. 다시 배우고 싶은 시민,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하는 재직자,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장년에게도 열려 있어야 한다. 대학이 지역 청년뿐 아니라 주민 전체의 성장 기반이 될 때 비로소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지역혁신은 거창한 구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학생 한 사람이 대학에 다니는 동안 지역과 연결되고, 지역 안에서 경험을 쌓으며 지역에서 일할 가능성을 넓혀가는 데서 출발한다. 지자체는 대학을 지원의 대상이 아니라 미래를 함께 설계할 파트너로 봐야 한다. 기업은 지역대학 학생을 잠시 쓰는 인력이 아니라 함께 성장할 인재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역과 함께 숨 쉬지 못하면 대학은 성장할 수 없으며, 지역 역시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대학은 지역의 바깥에서 성과를 계산하는 기관이 아니라 지역의 한가운데서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기관이어야 한다. 청년이 떠나지 않아도 되는 지역, 배움이 삶으로 이어지는 지역을 만드는 일. 그것이 오늘 대학에 주어진 가장 무거운 책임이며 물러설 수 없는 존재 이유다.

금요칼럼

욕인듯 아닌듯

어머니와 나는 30년 차이다. 자식의 장래에 대한 부모님의 배려 덕택에 도시로 유학을 했던 나는 방학 때면 시골 고향에 계신 부모님 댁으로 귀향을 했었다. 말 그대로 정겨운 귀향이다. 애타게 기다리던 부모들은 금쪽같은 자식이 오니 반가워하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반가움에 아무것도 가릴 것이 없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옛 속담은 값어치가 있을 뿐 아니라, 때로는 마음의 체온까지 더해주는 힘이 있다. 그 따뜻함은 항상 아름다운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때로는 거칠고 투박한 말 속에 더 깊은 애정이 숨어 있기도 했다. 방학을 해 고향에 가면 따스한 품에 폭 안긴 마음으로 늦잠을 자는 것이 일상이다. 갑자기 “야 이놈아! 뭘 꾸물대!”하는 엄마의 우렁찬 호출도 있어 남이 들으면 ‘헉’ 하고 눈살을 찌푸릴지 모른다. 하지만 내 귀에는 “사랑하는 아들아! 어서 일어나 밥 먹어라.”는 정겨운 소리였다. 즉 우리 집만의 기상나팔이요, 애정의 암호였다.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다.”라는 말처럼 우리의 언어는 관계의 깊이만큼 확장되고, 그 관계 속에서만 해독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는 말이 실감난다. 친구와 카톡할 때도 비슷하다. 내가 가끔 엉뚱한 소리를 하면 바로 날아오는 답장. ‘ㅋㅋㅋ, 진짜 지랄하네! 너 왜 이렇게 웃겨?’하는 그 말끝의 웃음과 ‘이모티콘’이다. 즉 비난이 아니라, 감탄이다. 밀어내기가 아니라 더 가까이 당기는 표현이다. 그 말이 없으면 오히려 허전하다. “어라, 오늘은 내 개그가 맛을 덜했나?” 싶을 정도의 서운함까지 느낀다. 작가 ‘버지니아 울프’가 “말은 사물의 그림자다”라 했듯이, 투박한 말은 그 자체보다 더 큰 의미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리고 그 그림자는 오랜 시간 쌓아온 우리 사이의 깊은 정으로 맺어진 신뢰와 유대감이다. 인근 벽촌 시골에 계시는 외할머니 댁에 가면 그 애정표현이 더 지극해진다. 내가 조금이라도 수척해 보이면 버선발로 뛰어나오시며, “아이고 내 새끼! 어디가 아픈겨? 아이고 호랑이가 물어가도 모를 놈!” 하신다. ‘호랑이가 물어가도 모를 놈’이란 말 속에는 걱정이, 잔소리 껍질 속에는 사랑이 듬뿍 들어 있다. 호랑이를 내쫓는 주문이 아니라, 제 안위를 부적처럼 감싸는 할머니식 사랑의 언어다. 시인 김춘수는 그의 시 ‘꽃’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말했듯, 할머니의 거친 듯한 말투는 나에게 사랑의 꽃으로 피어난다. 할머니의 그 말씀들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나를 온전히 이해하고 아껴주는 마음의 표현이다. 어릴 적 에피소드지만 내 뇌리에는 아직까지 너무 생생하게 남아 있다. 30년이 지난 후 직장에 있을 때, 성격이 칼날 같지만, 애정 어린 상사가 있었다. 그런데 그가 내 사업소 구역에 왔다. 여러 가지 준비하느라 조금 늦었는데, 표현할 수 없을 정도 의욕이 날아드는 것이다. 인격을 갖추어야 할 고관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진짜 몰랐다. 죽도록 준비했는데 그렇게 핀잔을 받으니 얼마나 섭섭했는지 모른다. 그래도 그런 내색은 하지 못하고 시무룩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수행원이 내 옆에 와서 조용히 말해준다. “회장님, 축하합니다.” 나는 화가 나서 “염장 지르냐?”고 했더니, 슬며시 나에게 다가와 귀에 대고 하는 말. ‘상대를 신임한다’는 사장님의 말투란다. 그 말을 듣고 얼마나 속으로 웃었는지 모른다. 사전은 말의 골격과 뜻을 가르쳐주지만, 상호 간의 말은 관계의 체온을 정한다. 다시 말하면, “사랑해”라는 말이 언제나 가장 따뜻한 건 아니다. 어떤 때는 “아유, 진짜 썩을 놈! 얼른 와!”라는 말투에 더 진한 유대감이 배어 있다. 그 말이 나에게 다가오는 동안 장난의 리본을 두르고, 정이라는 옷을 껴입었음을 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그 ‘욕인 듯 욕 아닌’ 말들을 들으며 조용히 되뇌어 본다. 아, 나는 사랑받고 있구나! Δ신백식 수필가는 전북대학교 겸임교수(공학박사) 한국전력 전북지사장 역임했다. 현재 은빛수필회원 전북애향본부 이사와 전북노인회 부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금요수필

전북일보 알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