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대비시설 점검 대책 마련에 총력을
국지성 폭우가 전국 곳곳에 큰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주택과 도로, 농경지가 침수되면서 막대한 재산 및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서울·인천·경기와 강원에서는 9000여 채의 주택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충남에서는 1000㏊가 넘는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그동안 내린 폭우로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사람이 20명을 넘는다. 국지성 폭우는 남북을 오르내리고 있어 전북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난 11일 군산에 내린 폭우로 시내 곳곳이 물에 잠기면서 피해가 발생한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16일 새벽에는 전주와 완주, 김제와 진안·무주 등에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주택과 도로, 차량 침수 등 10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비가 시작된 뒤에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대비에 나서는 것은 사후약방문식 대응이다. 침수 피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부족한 우수저류시설이 단적인 예다.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에는 전주·군산·익산에 각 3곳, 김제·정읍·순창에 각 2곳, 남원·완주·임실·부안에 각 1곳 등 총 19개 우수저류시설이 갖춰져 있다. 고창·진안·장수·무주에는 우수저류시설이 단 한 곳도 없다고 한다. 폭우 때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해 저지대의 침수를 막기 위한 우수저류시설 부족은 침수 피해를 부를 수밖에 없다. 재해예방사업이 적기에 신속히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전북도에 따르면 7월 말까지 재해예방사업 국비 집행액은 50%를 밑돌고 있다고 한다. 풍수해와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재해예방사업 지연은 천재(天災)를 인재(人災)로 키우는 일이다. 지난 11일 폭우로 도시가 잠긴 군산의 재해예방사업 집행률이 전북 평균에도 못미치는 37%에 그치고 있는 것은 따져봐야 할 일이다. 기후 변화로 예상을 벗어나는 물폭탄은 언제 어느 지역에든 닥칠 수 있다. 서울에 내린 폭우로 반지하 방 거주자의 희생이 컸던 것을 보면 재해 피해는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 전북도와 각 시군은 수해 취약지역에 대한 점검 및 진단과 대책 마련에 더욱 철저히 대응하고 재난 약자 보호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