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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문화전당, 국가무형문화재 전승공동체 활성화 공모 선정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지역 전통문화 공동체 육성과 활성화에 나선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이하 전당)은 최근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2023 국가무형문화재 전승공동체 활성화 지원 사업 공모’에 선정돼 총 2억 원(국비 1억 원, 시·도비 1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31일 밝혔다. 전당은 ‘윷놀이’가 지난해 공동체 종목으로 국가무형문화재에 지정됨에 따라 같은 해 12월 ‘우리 윷놀이 세대 전승 사업’으로 공모를 신청해 이와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번 공모 선정에 따라 전당은 2억여 원을 투입해 국가무형문화재 전승공동체 종목인 ‘윷놀이’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관련 공동체의 활성화에 나서게 된다. 특히 △지역 현지 조사를 통한 윷놀이 연구 조사 △전통놀이문화포럼 △윷놀이 교구·교재 등 콘텐츠 제작 △관내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대상 찾아가는 윷놀이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의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그동안 전당에서 심혈을 기울여 왔던 ‘윷놀이’가 국가무형문화재에 지정되고, 또 공모선정을 통해 세대를 넘어 전승되는 계기가 마련돼 영광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윷놀이 세대 전승 지원 사업을 통해 전승공동체의 자생력을 높이고, 지역사회 활력을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03.31 17:15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15. 하늘을 좋아하게 된 이유

△글제목: 하늘을 좋아하게 된 이유 △글쓴이: 고민지 (전주 전일초등학교 5학년) 요즘 나는 하늘 사진을 많이 찍는 것 같다. 내 휴대전화에 하늘 사진이 점점 늘어난다. 하늘을 찍게 된 이유는 이렇다. 내 친구 현진이는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 친구와 같이 다니면 사진 찍기에 대해 많이 얘기하게 된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면서 ‘음…. 나도 사진을 많이 찍어보고 싶은데, 하늘을 찍어보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해서 나의 하늘 사진 찍기가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내가 어쩌다 하늘을 좋아하게 된 것인지 궁금했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내가 어릴 때로 돌아가야 했다. 어릴 때 나는 구름 위에 누워보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시간이 흐르고, 나는 하늘의 좋은 점을 서서히 알게 되었다. 첫째, 하늘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하늘은 어디서나 보이고 구름은 천천히 흘러가기 때문에 언제나 하늘을 보며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다. 두 번째, 하늘은 시간, 장소, 날씨에 따라서 조금씩 모양이 달라서 질리지 않는다. 그래서 하늘을 볼 때마다 색다른 기분이 든다. 세 번째, 내가 힘든 일이 있을 때 하늘은 나를 위로해주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많은 이유가 있지만 이 세 가지가 가장 대표적인 이유 같다. 이제 가을이 오는 것 같다.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다. 아름답다. ※ 이 글은 2022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6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제17회 공모전은 4월 25일부터 9월 17일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최명희문학관(063-284-0570)

  • 문화일반
  • 이용수
  • 2023.03.31 13:40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어떻게 열리나

전주만의 독립영화 장르를 개척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 전주 돔을 탈피해 선 넘은 도전에 나선다. 개·폐막식과 시상식 등의 공식행사와 대규모 상영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영화의거리 일대 상영관에서 나눠 진행한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4월 2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벨기에를 대표하는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의 <토리와 로키타>를 상영해 벨기에 도시를 배경으로 아프리카 이주민들의 소외된 이야기를 담았다. 폐막작은 5월 6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고 홀로 남은 아내의 시간을 그린 김희정 감독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가 상영되는데 모처럼 한국영화가 영화제 대미를 장식한다.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은 젊은 영화인들이 만든 패기 넘치는 작품이 기대되는데 <구름에 대하여>, <부재>, <애프터>, <가벼운 재앙>, <H>, <밤의 우회로>, <올란도>, <나의 정치적 자서전>, <조용한 이주>, <사센카>, <돌을 찾아서> 등 66편이 관객들을 맞는다. 한국경쟁 부문은 퀴어, SF 등 다양한 주제를 담은 영화들이 출품됐는데 <너를 줍다>, <당신으로부터>, <미확인>. <믿을 수 있는 사람>, <밤 산책>, <수궁>, <어쩌다 활동가>,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 <우리와 상관없이>, <잔챙이>, <폭설> 등 50편이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출범 10주년과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개교 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과 골목 야외상영, 동아시아 문화도시 연계 행사 등이 펼쳐진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와 함께 하는 스타워즈 데이도 영화제 기간 다시 열릴 예정이며 부대 행사로 ‘전주대담’, ‘전주톡톡’, ‘버스킹 인 전주’, ‘festival SUM 2023 X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 공영자전거 꽃싱이’도 기획돼 있다.

  • 영화·연극
  • 김영호외(1)
  • 2023.03.30 18:02

"사진이야 말로 강력한 기록"⋯2023 전북보도사진전 개최

‘전북보도사진전’이 4년 만에 대면 전시로 도민들을 찾아온다. 한국사진기자협회 전북지부(회장 오세림)는 오는 4월 3일부터 16일까지 14일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2023 전북보도사진전’을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북 사진기자들이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전북 곳곳을 누비며 찍었던 취재 현장들의 사진이 전시돼 보다 생생한 전북의 현재와 미래를 만나볼 기회가 제공된다. 특히 이번 사진전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온라인 전시를 이어오다 4년 만에 다시 전시장에서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올해로 12회를 맞는 전북보도사진전에서 사진기자들의 1년간의 기억과 함께 도민이 원하는 바가 무엇이고, 지금 전북에 무엇이 필요한지 등 시대적 요구 또한 읽어볼 수 있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전북에서는 대선과 총선 등 굵직한 선거가 치러졌고 이태원 참사 등 가슴 아픈 사건들도 있었다. 여기에 코로나19에서 단계적으로 벗어나 실외 마스크와 더불어 실내 마스크까지 해제되기도 했는데, 그 역사의 기록들이 사진에 담겼다. 또 전북특별자치도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등 전북발전의 희망도 사진 앵글에 담아냈다. 거리두기 없는 첫 성탄절 연휴, 5년 만에 문을 연 군산조선소, 폭설로 인한 교통대란, 임실 옥정호 출렁다리 준공식 등의 모습도 사진으로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오세림 전북사진기자협회장은 “기록은 기억하는 일로 ‘기억’은 변하지만 ‘기록’은 잊었던 감정마저 불러온다”며 “사진이야말로 기억을 일깨우는 강력한 기록으로, 사진기자들이 전하는 사진 속에 지금 우리의 삶, 주변의 일, 사람들의 열광과 슬픔 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말했다. 사진전에는 전북일보 오세림·조현욱 기자, 전북도민일보 이원철 기자, 전라일보 박상후·장경식 기자, 전민일보 백병배 기자, 뉴스1 유경석 기자, 뉴시스 김얼 기자가 참여했다. ‘2023 전북보도사진전’은 다음 달 3일 오전 10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개막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전북사진기자협회는 도내 6개 언론사(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 전라일보, 전민일보, 뉴시스, 뉴스1) 소속 사진기자로 구성돼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03.30 18:01

서도소리의 향연 '왔구나! 왔어! 3인의 배뱅이'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과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이 '왔구나! 왔어! 3인의 배뱅이'란 주제로 교류공연을 갖는다. 4월 1일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진행될 예정인 이번 공연은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지난해 12월 풍류사랑방 무대에 이어 황해도 서도지역의 굿 음악을 판소리의 고장 남원에서 펼치게 된다. ‘배뱅이굿’은 짧은 생을 살다간 문벌 높은 집안의 무남독녀 배뱅이가 상사병으로 죽자 배뱅이의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 넋풀이를 하는데, 엉터리 박수무당이 교묘한 수단과 거짓으로 넋풀이를 하고 재물을 차지한다는 내용으로 황해도 지역의 서도창극이다. 서도지역의 판소리라 할 정도로 극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는 '배뱅이굿'은 고(故) 이은관 명인에 의해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단원 유지숙(국가무형문화재 서도소리 전수조교)을 비롯해 여자 소리꾼 3명이 기악, 연희단원들과 함께 무대를 만든다. 판소리처럼 장구 반주에 1인 다역을 소화하는 소리꾼 한 사람이 이끌어가는 방식이다. 왕기석 국립민속국악원 원장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됐던 소속기관의 교류공연을 통해 남원 시민 등 관람객을 만나는 유익한 시간으로 꾸밀 계획이다"며 "서도소리 특유의 구슬프고 애잔한 소리와 유쾌한 재담이 어우러져 호남지역민들에게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갈 것이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03.30 18:01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이호철 개인전 ‘꿈을 잡다’ 개최

이호철 작가가 돌과 스테인리스 스틸로 인간의 ‘희망의 꿈’을 이야기한다. 이호철 개인전 ‘꿈을 잡다’가 4월 3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아메리카 원주민의 ‘드림캐처’를 모티브로 한 조각을 선보인다. 본래 드림캐처란 성긴 그물 사이로 깃털이나 보석 등이 장식된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전통적인 공예품이다. 거미줄처럼 얽힌 실은 악몽을 잡아주는 그물 역할을 해 구슬이나 보석, 깃털로 꾸미는 드림캐처를 작가는 돌과 스테인리스 스틸이라는 재료를 사용해 구현한다. 이전까지 이 작가는 ‘집’, ‘꼭두각시 인형’, ‘동굴’ 등의 모티브를 통해 인간의 고립과 그로부터 비롯되는 불안을 탐구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그러면서 인간의 ‘개체화’를 일종의 환상으로 파악하고 사회화 과정을 거쳐 자발성이 거세된 자동인형으로써 ‘꼭두각시 인형’으로 표현했다. 이렇듯 꼭두각시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꿈을 꾸기 위한 돌조각을 선보였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희망의 꿈’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 작가는 다양한 층위의 의미가 있는 ‘꿈’으로 억압되고 변형된 무의식이 표출되는 장소, 희망하는 바를 이뤄내기 바라는 목표, 애당초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만든 드림캐처가 잡아내려는 꿈 등을 담아내고 있다. 이호철 작가는 조선대학교 조각과,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조형예술학과 석사를 졸업했다. 이번 전시는 그의 6번째 개인전으로 이 밖에도 ‘돌의 숨결’(삼청각 야외공간, 서울), ‘STONE ROAD’(모리미술관, 도쿄), ‘돌 이야기: 돌조각의 맛과 멋’(아트 스페이스 H, 서울) 등을 비롯하여 80여 회의 기획전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03.30 18:00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녹음을 주저한 윤이상의 음악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지난해 말 3년 임기를 마친 오스모 벤스케 전 서울시향 음악감독과 함께 24·25일과 30·31일 시벨리우스의 곡으로 마지막 호흡을 맞춘다. 벤스케 전 감독은 언론을 통해 음악감독으로서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로 한국의 작곡가 윤이상 작품을 담은 음반 발매한 것을 꼽았다. 그는 “서울시향 단원들이 윤이상 음악 녹음을 주저하는 이들이 많아 한국 교향악단이 왜 한국 작곡가의 곡을 연주하고 녹음해야 하는가를 설득해야 했다”라며 “독창적인 그의 음악을 한국이 자랑스러워하지 않고 연주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것”이라고 자신의 의지를 뚜렷이 말했다. 또한, 그는 “윤이상을 선택한 것은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말하며 한국 전통미가 들어간 교향곡의 완성도를 피력했다. 이처럼 언론에 비친 짧은 이야기는 필자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왜 그랬을까? 녹음을 주저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모르는 사연이 있겠지. 윤이상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이다. 1967년 동백림사건으로 간첩 누명을 쓰고 고초를 겪은 뒤 서독으로 귀화한 어두운 과거가 있지만, 한민족의 음악을 세계로 알린 음악가로 그의 작품은 대한민국의 존엄성을 서방에 널리 알린 특별한 곡이다. 그의 출생지는 경상남도 창원시이며 경상남도 통영에서 자라며 공부했다. 이때 그는 ‘통영의 남해안 별신굿’, ‘통영 오광대’, ‘통영 승전무’ 등 지역의 전통예술을 많이 듣고 보며 체험했는데 그러한 경험은 훗날 작곡에 필요한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14세에 독학으로 작곡 공부를 시작하여 18세에 일본 오사카음악학원 그리고 늦은 38세였던 1956년엔 유럽으로 유학을 떠나 프랑스와 독일에 생활하며 자신만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후 1964년 독일 포드 기금회의 요청으로 베를린에 정착하며 <심청> 외 많은 오페라를 비롯 <바라>, <무악>, <예악>, <광주여 영원히> 등 20여 편의 관현악곡과 함께 평생 백 오십여 편이 넘는 주옥같은 음악을 남겼다. 윤이상은 1963년 플롯과 피아노 이중주 <가락>이란 작품을 통해 플롯의 직선적인 소리를 한국 전통악기 표현 방식인 음을 떠는 요성, 음을 끌어올리는 추성, 끌어내리는 퇴성을 사용하여 한국적 표현 방식을 도입했다. 마치 플롯이 대금인듯한 묘한 울림은 관객에게 특별함으로 다가섰다. 또한, 1966년 교향곡 <예악>이란 작품을 초연하였는데 우리나라 전통악기 박(拍)을 사용하여 작품의 시작과 끝을 알렸고, 곡의 흐름을 때론 동일하게 때론 다르게 선율을 만들어 긴장과 이완을 창출했다. 그리고 느리고 장중한 느낌을 자극하여 마치 한국 전통음악인 정악(正樂)을 듣는 듯한 착각을 이끌기도 했다. 이렇듯 윤이상은 우리 한민족의 전통음악을 세계인에게 알리고자 노력한 작곡가이다. 그가 고백하기를 “내 상상력의 모티브는 한국 전통음악이다.”란 마음을 토로했을 정도로 한국의 전통예술을 사랑한 예술가이다. 현재 윤이상의 음악 세계는 현재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 윤이상평화재단 등의 활동을 통해 올곧게 이어지고 있다. 이제 많은 한국 유수의 교향악단들이 윤이상의 곡에 더욱 애정을 갖고 많은 연주로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3.03.30 17:4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진숙 수필가-오복이'꽃들의 흉터'

자고 일어나면 뒤숭숭한 뉴스로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있다. 계모가 의붓아들을 굶기고 폭행하여 죽인 사건,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가장이 일가족을 살해한 후 자살을 한 사건, 의붓아버지에게 수십 년간 성폭력을 당한 사건 등. 너무 비참한 뉴스여서 차라리 채널을 돌리고 외면하고 싶을 때가 많다. 그러나 외면하는 것은 비겁한 변명이라고 말하는 책이 있다. 그들을, 그 사건을, 더 깊이, 더 가까이하려는 눈과 귀와 마음이 필요하다고 조용하게 부르짖는 책이 나왔다. 오복이 작가의 청소년 논픽션, '꽃들의 흉터(청동거울)'이다. 오복이 작가는 청소년 쉼터에서 상담사, 케이로 활동하고 있다. 2011년부터 청소년 쉼터에서 만난 아픈 꽃들,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고민하며 그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작가는 상처투성이인 그들의 아픔을 대면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막막한 그들의 내일을 바꾸고 싶어서, 깊은 상처가 아물고 꽃자리가 되어 튼실한 열매가 열리기를 기대하면서 아픈 오늘을 기록으로 남겼다. 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은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버림받고 폭력과 사기, 착취와 질병, 임신으로까지 삶이 얼룩졌다. 불신의 늪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그들은 케이의 염려와 관심을 위선과 간섭으로 받아들일 때도 있다. 케이는 권면이 통하지 않는 그들을 보면서 올바른 관계 맺기와 인생 덕목을 가르쳐 주지 못한 어른들의 무책임에 대하여 부끄러워한다. 이 부끄러움은 케이만의 몫이 아니라 이 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모든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앞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나와 내 가족만이 아닌 이웃들, 특히 소외당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갖고 선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 관계란 단지 생리적 욕구 충족만이 아니라 나와 너 사이에 전해져야 할 따뜻함과 든든함, 위로와 지지를 전해 주는 통로여야 할 것이다. 쉼터에는 뚜렷한 목표가 있으나 경제적으로 홀로 설 수 없는 청소년들이 많다. 자립을 위해 기술을 배우고 돈을 벌면서 밤에만 검정고시 준비를 할 수 있는 이들은 "이렇게 돈만 벌다가 죽을 것 같아요"라며 절망한다. 케이는 그들이 살아갈 방향을 모색하면서 독자에게 묻는다. "수많은 아이가 죽음을 생각할 때 당신은 무엇을 하시나요?" (본문 중) 이 책은 열세 명의 기록이지만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 2021년 전체 가정 밖 청소년은 약 12만 명으로 추정되고 쉼터 이용자는 27%로 추산된다"(서문 중)고 한다. 장차 이 나라를 이끌어 갈 많은 청소년들이 홀로 아픈 꽃이 되어 시들어 가고 있다. 가난과 폭력과 무시와 조롱 앞에서 통곡조차 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사각지대에 무방비로 놓여 있다. 피폐한 그들이 쾌활한 자가 되도록,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제도와 시설에도 마음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의 작은 관심으로 인하여 어둡고 캄캄한 동굴에 갇힌 청소년들이 고난을 이겨내게 된다면 그들의 어려움은 행복의 씨앗이 될 것이다. "심부재언心不在焉 시이불견視而不見 청이불문聽而不聞 (대학)", 마음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했다. 오늘도 시린 눈물을 닦고 삶을 헤쳐 나가는 소년소녀들에게 따스한 마음 한편 내어주는 이웃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이진숙 수필가는 전직 국어교사로 201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됐다. 또 2010년부터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3.03.29 18:01

글 좀 쓰는 10대들 잇달아 책 펴내

글 좀 깨나 쓰는 10대들이 잇달아 책을 써내 눈길을 끌고 있다. 전주 신흥고 학생들은 영화를 찍고 현장을 기록한 후 신간 <영화야 놀자>(북컬쳐)를 새롭게 선보였다. 김도현, 배준빈, 송영인, 최선웅, 한명호, 홍호영 학생은 영화에 얽힌 추억과 촬영 현장에서 느꼈던 영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담은 책을 발간했다. 지난해 봄부터 학생들은 구설연 영화감독과 함께 영화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제작을 준비해왔다. 이 책에서는 미흡한 실력이지만 학생들 스스로가 시나리오를 쓰고 콘티를 짜고 영화 제작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소감과 경험담을 담담하게 풀어 놓고 있다. 한 장면을 건지기 위해 수십 번의 NG를 겪으면서 포기에 대한 유혹과 싸웠던 고뇌의 흔적도 엿볼 수 있다. 정읍여고 학생들은 자신만의 시선을 담아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디카 시집 <날고 싶은 물고기>(북컬쳐)를 출간했다. 이번에 시집을 낸 김진하, 손다정, 방서영 학생은 시를 배우거나 쓴 적이 없다. 학생들은 생각이 정리되지 않으면 정리되지 않은 대로 거칠면 거친 대로 그들이 느낀 세상을 풀어놓았다. 시집에는 그들이 느낀 10대 여고생의 감성과 고민, 그리고 현실에 대한 불안과 미래에 대한 기대가 빼곡하게 담겨 있다. 지나고 보면 소중한 10대 시절의 추억이 시집에 그대로 반영됐다. 군산서해초 5학년 4반 학생들과 담임을 맡은 송숙 교사는 지난 한 해 동안 생활하며 겪은 일을 글과 그림으로 엮은 어린이 시집 <우리반이 터지겠다>(학이사어린이)를 펴냈다. 시집엔 같은 반 친구들과 선생님, 자연과 함께한 일상, 삶의 지혜를 깨닫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 나가는 소중한 순간들이 솔직하고 엉뚱한 아이들의 문체 그대로 담겨 있다. 송 교사는 “아이들과 꽃을 심을 뿐 아니라 조그만 연못도 가꾸고 밭도 일궜다”며 “아이들과 함께하는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의 모든 것들이 시가 되는 이야기라는 걸 경험했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3.29 18:01

안문석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식탁 위의 외교’ 출간

미국과 중국 긴장 녹인 녹차 파르페, 중국-북한 혈맹 복원시킨 2억 원짜리 마오타이, 일본 총리에게 내놓은 신발 디저트, 중국을 벌벌 떨게 한 스테이크. 안문석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식탁 위의 외교>(인물과 사상사)를 펴내 독자들이 어려워하는 세계 외교와 현대사라는 흥미로운 식사를 차려냈다. 책에는 ‘달콤한 외교’, ‘깊은 풍미의 외교’, ‘스토리가 있는 음식 외교’, ‘역발상 음식 외교’, ‘씁쓸한 외교’, ‘독한 맛 외교’ 등 총 6개의 코스로 준비돼 있다. 총 27개의 메뉴 중 단연 눈길을 끄는 메뉴는 지난 2018년 평화의 상징이 된 ‘한반도에 훈풍 몰고 온 옥류관 냉면’이었다. 책 속에는 그동안의 남북 정상회담 음식의 역사와 평양냉면이 지난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만찬의 메뉴가 된 이유, 평양 옥류관의 역사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아 글의 풍미를 더했다. 이 밖에도 안 교수는 음식이 실제 외교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세계사의 27가지 풍경을 통해 설명한다. 또 윈스턴 처칠, 이오시프 스탈린, 로널드 레이건, 시진핑, 버락 오바마 등 각국의 정상들이 실제 주요 협상에서 식탁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그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특히 외교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음식과 식탁이 어떤 대목에서 어떤 맥락으로 외교의 윤활유가 되는지 등에 대해 현장감 있게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대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황에 맞지 않은 음식을 내놓는 것 등 부정적인 역할에 대한 역동적 묘사도 있어 독자들의 흥미를 더욱 끌고 있다. 안 교수는 “마음을 사로잡는 외교로 우리의 매력을 더 키우고, 자연스럽게 우군을 더 늘려나가는 것에 중점을 둬야한다”며 “적시에 상대의 호감도 사고 상황을 진전시켜 나가기 위해 우리가 자랑하는 한국 문화, K-팝 등 우리 정서가 담긴 음식 등이 다양하게 활용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음식을 잘 써서 주변국 외교가 조금이라도 더 원활하게 진행되고, 거기에 쓰이는 음식 가운데 우리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확대되고, 나아가 우리의 좋은 음식이 세계에 알려지면서 우리의 매력이 한층 커지기를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안문석 교수는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해 영국 요크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영국 워릭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아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북한 민중사>, <무정 평전> 등 다수의 저서를 펴내기도 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03.29 18:01

김은유 시인, 시집 '가시연꽃' 펴내

“꽃을 보려면 가시를 껴안으라고/ 눈을 감을 때까지/ 가시연꽃이 피면/ 잎은 넓어지고 물결에 사랑을 펼친다/ 가시연잎도 심장 깊이 하트를 그린다”(시 ‘가시연꽃’ 중 일부) 소소한 슬픔의 미학을 아름다운 언어로 은율에 맞춰 은은하게 표현했다. 김은유 시인이 자신의 두 번째 시집 <가시연꽃>(이랑과이삭)을 문단에 새로 선보였다. 인생살이에서 뾰족한 가시에도 찔려본 아픔을 경험한 이는 너그러움이란 향기를 풍기듯 꽃을 보기 전에 가시를 껴안으란 시인의 인내야말로 참고 견디면 마침내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시인은 “1996년부터 시 창작에 몰두하고 시인이 되기를 꿈꿀 때 가장 행복했다”며 “요양병원에 근무하면서 고통의 체험을 틈틈이 시로 승화시키며 힘든 육체가 꽃으로 피어나는 기적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완전하고 휘청거리는 삶을 견뎌온 시인은 한 걸음씩 나아갈 때마다 가슴 속에 담은 시를 썼다. “고목을 쓰다듬을 때/ 내가 나무처럼 굳어지고/ 고목에 지쳐 뒤돌아설 때/ 나를 등 뒤에서 잡아당기는 힘/ 그 힘에 끌려 고요한 병실 지킨다/ 발소리를 죽여 아침은 빛으로 온다”(시 ‘고목과 함께 산다’ 중 일부) 시인이 펴낸 시집 속에는 자연 사물과의 교감을 통해 인간의 원초적인 굴레인 존재에 대한 의미를 은밀하게 형상화한 시들이 유독 눈에 띈다. 이소애 시인(문학평론가)은 “그의 시는 청보리밭 바람 소리처럼 슬프게 스며든 초록이지만 요란하게 가슴을 떨리게 만든다”면서 “시인 이운룡 박사로부터 지도받아 시가 심오한 사물의 그림자까지 터득했다”고 평했다. 장수에서 나고 자라며 시심을 키워온 시인은 지난 2004년 월간문학 11월호에 등단하며 문단에 발을 들였다. 제1회 국제해운문학상 본상, 열린시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첫 시집 <화려한탱고>를 펴내기도 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3.29 18:00

김이담 시인 ’그 벽을 껴안았다‘ 시집 발간

김이담 시인이 첫 시집<그 벽을 껴안았다>(애지)를 발간했다. “튀어 오르겠어/어떤 목적도 방향도 애초 필요 없어/부딪히는 거야 넘어지면 어때/무릎 깨져 찌그러지면 잠시/주저앉았다가 바람 불어가는 쪽으로/날아가는 거야 낭떠러지 만나면/뛰어내리고 바위는 뛰어넘는 거야/상처는 상처로 동여매고/튕겨져 보는 거야/우리에게 변방은 없어/뿌리 닿는 곳이 나의 제국/몸의 알람브라 궁전을 세우는 거야” (시‘민들레처럼’ 전문) 시집은 ‘제1부 뜬 눈의 수천 손들’, ‘제2부 푸른 그늘을 펼쳐드는’, ‘제3부 햇살이 쓸고 가는’, ‘제4부 귀 낮은 풀벌레 소리’, 등 총 4부로 구성됐으며, 60편의 시가 담겨 있다. 시집은 김 시인의 언어 감각과 밀도 깊은 상상력이 담겨 있는 동시에 설움과 눈물 등 인간의 삶에 드리워진 아픔까지 녹여내고 있다. 시인은 “나는 배가 고파 노동 현장에 뛰어들어야 했지만 돌고 돌아 ‘첫’이란 말과 마주 앉아 눈물겹다”라며 늦깎이로 첫 시집을 출간하는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가난하고 쓸쓸한 우리 사회의 변두리 사람들, 그러나 결코 기죽지 않고 살아가는 이 땅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며 “자본이 아닌 자연에서 그들의 삶을 투영해 때로는 의미를 배제한 자연 그 자체의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다. 그것을 독자들과 함께 다시 자연에서 배우고 복원해 옛사람들처럼 서로 기대 사는 삶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흥진 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김이담 시인의 시는 사물 속에서 자연의 오롯한 이치를 발견하는 시심과 그것을 가로막는 삶의 비애 사이에서 끊임없이 요동치고 있다”며 “시인의 자본을 사유하는 시 정신과 약자들을 발견하는 사랑의 시 정신에 주목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김 시인은 충북 보은 출신으로 지난 2019년 계간 <가온문학> 봄호에 ‘그 바다의 뒷모습’ 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해 <동맥문학> 시대를 지나 <그릴문학>, <천수문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03.29 18:00

이종근 작가, 36번째 저서 '호남문화 인문여행' 발간

호남과 관련해 한자로 기록된 산문 등을 최초로 풀어써 전통문화를 접하기 쉬운 문장으로 소개한 책이 발간됐다. 이종근 작가의 <호남문화 인문여행>(한국학 호남진흥원)이 그것이다. 작가의 36번째 저서인 이 책은 이정직의 ‘농악’ 시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한문 농악 시임을 밝혀냈다. 아울러 송세림(宋世琳)의 어면순(禦眠楯)에 ‘거시기’란 말이 처음 나왔다는 사실과 화순 환산정의 주인 백천(百泉) 류함(柳涵)이 1637년 의병들과 전주에서 숙식을 한 것을 풀어썼다. 류함은 병자호란에 화순 의병과 함께 청주까지 진군했으나 청나라 태종에게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통곡하며 돌아와 비통함을 달래려고 1637년 화순에 ‘백천재(百泉齋, 화순군 화순읍)’와 ‘환산정’을 짓고 은거한 곳이다. 염재(念齎) 송태회(宋泰會)는 고창고보 교사로 있으면서 고창고보 그림과 아산 ‘호암실경도’를 그렸다는 사실도 책에 소개됐다. 작가는 “임실 가랏수시, 전주 승금정의 문학 작품 등 대부분의 원고가 오랜 공부를 통해 만들었다”며 “지면 사정이 여의치 않아 독창적인 원고들 일부만 소개했다”고 말했다. 전북에서 30여 년간 지역 일간지 기자로 활동 중인 그는 1994년 문예연구 신인상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했다. 2010년 제1회 대한민국 신화창조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으면서 다큐멘터리 작가로 데뷔, 2011년 KBS-1TV ‘꽃담의 유혹’ 2부작이 추석 특집으로 방영됐고 꽃담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한국을 빛낸 100대 킬러 콘텐츠에 뽑혔다. 수상 경력으로 제34회 전북대상(학술부문 본상, 전북일보)과 제7회 전북해양문학상(본상, 국제해운), 제33회 전국향토 문화공모(한국문화원연합회) 콘텐츠부문에 창극 대본 ‘서예가 이삼만의 산광수색’을 출품해 최우수상 등을 받았다. 주요 저서로 <온고을의 맛, 한국의 맛>, <전북문학기행>, <전주한옥마을 다시보기 1, 2> 등 다수를 펴냈다. 이 가운데 <한국의 옛집과 꽃담>과 <이 땅의 다리 산책>이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이달에 읽을 만한 책'에 선정됐으며, <전주 한옥마을 다시보기2>는 세종도서(옛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도서)에 선정됐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3.29 18:00

이번 주 벚꽃 절정⋯전북 곳곳 꽃잔치 '설레나 봄'

보통 봄꽃은 개나리, 진달래, 벚꽃 순으로 핀다. 꽃 많은 벚꽃은 '세 송이 이상 완전히 피었을 때'를 '개화'로 보며, 벚나무의 꽃이 80% 이상 폈을 때를 '만개'했다고 한다. 올해 전주지역 벚꽃 만개일은 29일. 부지런한 벚나무는 꽃눈의 갈색 비늘을 일찍 벗기고 개화하더니, 어느새 만개했다. 이제 흐드러질 대로 흐드러져, 곧 봄바람 거칠어지면 꽃비 쏟을 지경이다. 봄꽃이 얼굴 붉힐 무렵, 노스탤지어를 찾아 떠나는 상춘객은 갈 곳이 많다. 코로나 빗장도 풀려 지난 주말 일찌감치 개화한 꽃향기에 콧바람을 쐬었다면, 이번 주는 가족·연인과 꽃잔치 즐기며 봄소풍 가기 좋은 날들이다. 14개 시·군 춘삼월 벚꽃 명소와 축제 일정을 모았다. △전주·군산·익산 전주천변·삼천변 벚꽃길, 덕진구청 벚꽃로, 전주동물원과 아중호수 벚꽃길⋯. 한걸음 내디디면 그곳이 바로 꽃밭이다. 전북대·전주대 등 대학 캠퍼스도 천지가 꽃이다. 분홍 겹벚꽃으로 유명한 완산공원 완산칠봉꽃동산도 빼놓을 수 없다. 등산로 끝에 다다르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오는 31일 전주 덕진구청 일원에서는 시민과 함께하는 벚꽃축제가 열린다. 플리마켓, 먹거리장터, 힐링 버스킹공연 등이 기다린다. 군산 벚꽃 명소는 월명공원과 월명종합경기장, 은파호수공원이 있다. 월명공원엔 50년 수령의 벚나무들이 벚꽃터널을 이뤘다. 은파호수공원에도 300m의 꽃터널이 장관이다. 익산 벚꽃여행지는 보석박물관과 함벽정, 왕궁리유적지, 송천마을, 함라산 임도산책로, 웅포 관광지 등을 잇는 코스로 이뤄졌다. 4월 14일부터 사흘 간 웅포 곰개나루 캠핑장 일원에서는 주민들이 만드는 축제가 열린다. △정읍·남원·김제 정읍시는 31일부터 4월 4일까지 정읍천 어린이 축구장 일원에서 '2023 정읍 벚꽃축제'을 진행한다. 개막식은 4월 1일, 문화공연과 먹거리 등을 즐길 수 있다. 남원에서는 광한루원 앞 요천의 벚꽃길이 장관을 연출한다. 남원시는 지난주 24일과 25일 요천둔치에서 봄꽃음악회를 열고 일찍 봄마중을 끝냈다. 운봉 주민이 올해 처음으로 도전하는 '제1회 운봉고원 벚꽃축제'는 4월 8일부터 15일까지 서림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김제 벚꽃 명소는 금산사 가는 길. 김제시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시민문화체육공원에서 '꽃빛드리 축제'를 선보인다. 벚꽃길따라 '봄날의 꽃빛 야행'을 즐길 수 있다. △완주·진안·무주·장수 완주 8경인 '비비정(기러기가 쉬어가는 곳)' 아래 만경강 강둑 길에도 벚꽃이 황홀경을 이룬다. 완주군은 4월 3일 오후 2시, 삼례 하리교에서 출발해 비비정을 돌아오는 '만경강 강줄기 따라 걷기행사'를 진행한다. 코스는 약 6㎞. 완주 구이저수지 둑길에도 벚꽃 내음이 한창이다. 송광사와 위봉폭포로 이어지는 2km 소양 벚꽃터널은 모르는 이 드문 곳이다. 진안은 마이산 '십리벚꽃길'이 전국에서 '가장 늦게 피는 벚꽃'으로 유명하다. 마이산 입구에서 탑사까지 잇는 2.5km의 벚꽃터널은 평년에는 4월 말에나 절정에 이른다. 마이산도립공원은 벚꽃 개화 정도를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watch?v=u_TE3DJjImM)을 운영하고 있다. 무주에서는 남대천 하류부터 설천면 라제통문, 구천동 월현마을로 이어지는 굽이굽이 벚꽃길이 소문나 있다. 라제통문∼은구암∼월현마을 4km 구간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이름을 올린 드라이브 명소이기도 하다. 무주읍내에 있는 '한풍루' 벚꽃은 한가로움을 즐기기에 제격. 지역 주민이 만드는 축제로는 무주읍 '소이나루 봄꽃맞이 행사'(4월 8일∼9일), '설천면 뒷작금 벚꽃축제'(4월 7일∼9일) 등이 있다. 장수는 덕산 벚꽃길, 논개생가 벚꽃길, 동화호변 벚꽃길이 '꽃길 여행지'이다. 덕산 벚꽃길은 동촌삼거리∼신덕산마을∼용림삼거리 약 4.6km 구간으로 인근에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다. 논개생가 벚꽃길은 장계면 오도교∼논개생가 앞길까지, 동화호변 벚꽃길은 물빛공원에서 동화호변을 지나 동화분교까지 조성돼 있다. △임실·순창·고창·부안 임실에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꼽힌 옥정호 물안개 벚꽃길이 인기다. 국사봉 전망대에 오르면 붕어섬과 옥정호 수변 10km 벚꽃길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순창에서는 '옥천골 벚꽃축제'가 30일부터 4월 2일까지 순창읍 경천로 천변 일원에서 열린다. 천변을 따라 1.4㎞ 구간에 벚꽃이 장관을 이루며, 밤에는 조명 빛과 어우러진 벚꽃의 요염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고창에서도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사랑인가, 봄 고창 벚꽃축제'가 열린다. 2023 세계유산도시 고창 방문의 해를 맞이해 기획됐으며, 1㎞ 벚꽃길을 즐길 수 있는 석정지구 일원에서 개최된다. 뮤지컬·마술쇼·버블쇼 등 놀거리도 많다. 이밖에 고창읍성과 고창꽃동산, 도깨비도로에도 꽃바람이 분다. 부안은 개암사 벚꽃이 봄소식을 전한다. 개암사 입구에서 양쪽으로 2.3㎞정도 활짝 핀 벚꽃이 개암제 수변과 어우러져 있다. 4월 1일부터 2일까지, 주민이 만드는 '제5회 개암동 벚꽃축제'에서 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변산 마실길 따라 꽃추억 쌓는 재미도 쏠쏠하다.

  • 문화일반
  • 이용수
  • 2023.03.2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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