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가형’ 난이도 엇갈려 ‘외국어 듣기’ 쉬워
수능이 끝났다.
이흥수 수능 출제위원장(전남대 영어교육과 교수)은 “올해 수능은 작년보다 쉽게 출제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불(火)수능’과 달리 올해는 ‘물(水)수능’이라는 말마저 나돈다.
애타는 건 수험생이다. 수능 성적이 통지되는 30일까지 발 뻗고 잘 ‘강심장’은 드물 터.
전북도교육청이 분석한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경향을 보면서 스스로 마음을 누그러뜨릴 일이다.
‘최선을 추구하기보다 최악을 제거하는 게 낫다’는 칼 포퍼의 말을 아로새기며….
△ 언어영역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지만,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는 약간 어려웠다”는 게 전주여고 강세웅 국어교사의 평이다. 최근 6월과 9월 모의평가의 출제 경향을 유지하면서, 기존 문제 유형 위주로 출제됐다는 것.
강 교사는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을 감안해 복합적 사고력이 필요한 고난도 문항을 적정 수준으로 안배했다”며 “EBS 교재 지문과 문제 유형이 직·간접적으로 활용되어 수험생들의 연계 체감도가 높았던 만큼 평소 기본 개념과 이론을 중심으로 충실히 대비한 수험생이라면 충분히 풀 수 있는 평이한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듣기와 쓰기는 다양한 형식의 자료를 활용, 실질적인 언어 능력을 평가하려는 문제가, 문학은 EBS 교재에 수록된 작품들을 중심으로 문학 감상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가 주로 출제됐다. 그는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를 다룬 지문을 가장 까다로운 지문으로 꼽았다. 불확정성 원리를 바탕으로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측정하는 문제였다.
△ 수리영역
전북사대부고 정승모 수학교사는 “수리 가형은 지난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어렵다’와 ‘쉽다’는 반응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그는 “고난도 문제가 두세 문항 출제되어 변별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교육과정에 처음 포함된 일차변환과 행렬, 중복조합 부분은 쉽게 출제됐으나, 행렬과 그래프는 출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수리 나형은 9월 모의평가보다 쉬웠다고 평가했다. 고난도 문제가 한두 개 있지만, 미분과 적분 과정에서는 대체로 쉽게 출제됐다는 것.
그는 “지수와 로그를 이용한 수학 외적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하는 문항과 도형을 이용해 무한등비급수의 합을 구하는 문항은 해마다 출제되는 유형”이라며 “기본 개념만으로도 해결 가능하거나 문제 유형이 익숙한 것이 많이 출제됐다”고 말했다.
△ 외국어영역
외국어영역 난이도는 교사들에 따라 ‘온도 차’를 보였다.
전주고 김일주 영어교사는 “듣기평가는 무난했지만, 숫자 계산 문제나 어법 부분에서 한두 개 난도가 높은 문제가 출제됐고, EBS와의 실질적인 연계율이 70%에 미치지 못했다”며 “전반적인 체감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려웠고, 9월 모의평가와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어렵다’에 무게를 뒀다.
이와 달리 서울 문일고 김혜남 교사는 “듣기가 매우 쉬웠고, EBS 문제를 비틀어 낸 것도 없어 만점자 비율이 1%를 넘을 정도로 쉬웠다”고 말했다. 서울 세화여고 윤장환 교사도 “EBS 연계 교재가 6개 있는데 이번에 35개 연계 문항 중에서 무려 20개가 커리큘럼 마지막에 공부하는 ‘수능완성’에서 나왔다”며 ‘쉽다’에 방점을 찍었다.
△ 탐구영역
사회탐구영역은 지난 6월과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유형이 많았다는 게 전북사대부고 이용규 윤리교사의 평이다. 제시문들이 EBS 교재와 연계된 문제들이 다수 출제돼 친근함이 있었다는 것. 그는 그러면서도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없는 문제가 7, 8 문항 출제됐고, 한두 문항은 어렵게 출제됐다”고 말했다.
전주제일고 채금희 화학교사는 “2012학년 입시부터는 과학탐구 과목을 최대 세 과목까지 선택할 수 있어, 선택 과목 수가 지난해에 비해 줄다 보니 어떤 과목을 선택해 수능을 준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자신이 선택한 과목에 대해 평가원과 교육청의 역대 기출 문제를 깊이 있게 분석하면서 개념이 어떻게 응용되는지를 잘 파악, 대비한 수험생이라면 어렵지 않게 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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