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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장중한 지리산

금강산은 그 수려한 봉우리들이 하늘에 빼어나 있되 장중한 무게가 없고, 반면에 지리산은 태산부동의 너른 품으로 대지를 안고 있되 빼어난 자태가 없어 아쉽다 한다. 물론 빼어나기도 하고 장중하기도 하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산의 경우이든 사람의 경우이든 이 둘을 모두 갖추고 있기란 매우 드물다. 어쩌면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속성인지도 모르지만 장중함은 역시 근본이다.

 

이러한 지리산을 무척 사랑했던 남명 조식(曺植)은 ‘백성은 물이요 임금은 물위의 배에 지나지 않는다’했다. ‘배는 모름지기 물의 이치를 알아야 하고 물을 두려워하여야 한다’는 지론을 거침없이 갈파했다.

 

임꺽정과 같은 시대에 살았던 토정 이지함도 ‘임금된 이는 백성으로써 하늘을 삼고 백성은 먹는 것으로써 하늘을 삼는다’는 ‘서경’의 말을 인용하면서 당시 조정의 벼슬아치와 지방관 그리고 서리들에 의한 부정부패를 질타했다.

 

화려한 벼슬을 섭렵한 퇴계 이황이나 율곡 이이와 달리 토정은 그의 스승 화담 서경덕이나 지리산을 사랑했던 조식을 닮았다. 그래서 우리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는지 모른다.

 

권력의 주변을 맴돌았던 화려했던 벼슬아치들은 조선후기 성리학의 타락, 매관매직, 서인, 노론, 세도정치, 친일매국으로 이어지는 권력형 해바라기를 낳고 말았다. 비민본적이고 비실학적이었던 이같은 세력들은 과거나 지금이나 건재한 것 같다.

 

한편 서구 교육사상과 제도의 부문별한 도입은 나무의 열매만 보고 옮겨심을 토양을 무시했다는 비판이다. 처참하게 붕괴된 교실을 다시 쌓을 지리산같은 교육감이 나타나길 바란다. 장중한 지리산은 적어도 무너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욕심과 오만으로 가득찬 공약 그리고 화려한 교육정책에 우리의 자녀를 맡기고 싶지 않다. 타락으로 치닫는 빛깔 좋은 후보만큼은 절대로 뽑지말아야 한다. 이해관계가 유착된 정치집단처럼 움직이는 위원들은 자각이 절실하다. 결국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책임지고 실천해야할 우리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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