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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경쟁이 능사인가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시장경제원리를 근간으로 움직이고 있고 시장경제원리는 ‘경쟁의 원리’가 작동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시장의 기능과 시장경제원리의 모순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드문것 같다.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시장에 대한 평가’에는 두가지 극단적인 입장이 있다. 하나는 시장만능주의요 다른 하나는 반시장주의다. 주지하다시피 전자는 자본주의국가들이, 후자는 사회주의국가에서 신봉하는 제도이다.

 

시장만능주의는 “이기적 행동을 하는 경제주체들이 경쟁을 통해 스스로 자생적 질서와 조화를 창출해낸다”는 논리이고 반시장주의는 “끊임없는 경쟁이 과잉투자와 과잉생산을 불러 유휴설비와 실업을 발생시킬뿐 아니라, 우승열패를 통해 부익부 빈익빈을 초래하고 사회를 양극화시킨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역사가 증명해주었듯이 이 두가지 극단적 입장은 많은 시행착오를 불러 일으켰다. 그래서 근래 경제학자들은 시장이란‘자유-평등-호혜’와 ‘억압-불평등-수탈’, 자생적 질서와 자생적 무질서, 균등화 경향과 양극화 경향이라는 서로 배치되는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적 존재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그 해법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사회분위기는 경쟁, 그것도 무한경쟁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느낌이다. 한동안‘변해야 산다’ ‘바꿉시다’열풍이 부는가 싶더니 이제는 아예 ‘패배는 죄악이다’‘밀리면 끝장이다’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하여 도대체 살기위해 경쟁하는건지 경쟁 하기위해 사는건지 헷갈릴정도다.

 

우리 사회는 지금 생존철학의 패러다임은 바뀌지 않은채 경쟁과 승리이데올기만 판을 치고 있다. 경쟁능력이 없고 경쟁하고 싶지 않은 사람까지도 경쟁 증후군에 빠져들어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어떤 형태로든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 경쟁이 자발적이고 미래지향적이어야지 너죽고 나살기식의 막가파식 경쟁이 돼서는 안되겠다는 말이다.

 

또 한해다 저물어가고 있지만 경쟁에서 낙오된 소외계층의 삶은 더 고달파지는 것 같다. 이들과 함께 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다면 경쟁이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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