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大選)예비주자들에 대한 TV토론이 시청자들의 냉담한 반응으로 전파낭비라는 지적까지 일고 있는 모양이다. SBS의 ‘토론공방’시청률이 평균 3% 수준이고 MBC의 ‘선택 2002 예비후보에게 듣는다’도 2∼3%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시청률이 저조한 것은 우선 천편일률적으로 진행하는 토론방식과 편성시간대에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3∼4명의 패널이 한 사람의 예비주자에게 질의하고 이에 대해 답변하는 식의 토론은 특정 현안에 대한 집중부각이나 논쟁이 어렵다.
패널들의 군림(?)하는듯한 고압적 질문에 대입(大入) 면접시험을 치르는듯한 후보들의 답변태도도 어딘지 부자연스럽다. 한 낮(MBC)이나 한 밤중(SBS)에 방송하는 것도 시청자를 끌어 모으는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TV토론이라면 후보의 정치력이나 함량을 꼼꼼이 짚어보는 기회가 돼야 할텐데 누가 자기 자랑이나 일방적으로 늘어놓는 이런식의 방송에 관심을 기울일 것인가.
물론 아직 여야간에 후보가 확정되지 않아 박진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이해가 간다. 본격적인 TV토론은 여야 후보간 대결때 비로소 진면목이 드러날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진행하는 예비주자, 그것도 민주당 일방의 토론을 이런 식으로 계속해야만 할까?
현재 두 민방(民放)외에 뉴스 전문채널인 YTN도 예비주자들에 대한 대담 프로를 내보내고 있다. 경인방송도 7명의 후보를 한 자리에 모아 대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라 한다. 여기에 3월중에는 KBS는 TV토론을 시작할 계획으로 있다. 시청자들은 결국 재탕삼탕의 진부한 정치 프로그램에 시청권을 헌납(?)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97년 대선때의 TV토론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바대로다. 후보들의 자질이나 경륜, 도덕성등을 검증하는데 이 보다 더 좋은 기회는 드물다. 하지만 대선을 아직 10개월이나 남겨둔 시점이다. 이런 프로가 너무 남발되면 선거과열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방송국들은 새로운 TV토론 포맷을 개발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 올리든지 아니면 전파낭비를 자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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