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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出師表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언제부턴가 출사표(出師表)와 관련하여 농반진반(弄半眞半)의 이야기가 세상사람들의 입줄에 오르내리고 있다.

 

어떤 국회의원 입지자(立志者) 한 사람이 명망있는 지역유지 한 분을 찾아가 지지를 부탁했더니 그 지역유지 왈(曰)“자네가 만약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나라가 망하고 떨어지면 집안이 망하네”라고 했다고 한다. 언뜻 들으면 우스갯소리 같지만 곱씹어 보면 무릎을 칠만한 명언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요즘 도처에서 출사표를 던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내 고장을 잘 살게 하겠다’는 주장에서부터 ‘일관된 행정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벌여놓은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명예회복을 위해서’등등 출마의 변(辯)도 각양각색이다.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고 제분수 모르고 설치는 위인들이 이렇게도 맣은지 새삼 놀라운 생각이 든다.

 

세상에 태어나 입신양명(立身揚名)도 좋지만 적어도 국가와 민족을 위하겠다는 애국자(?)들이라면 ‘내가 과연 나라와 백성들에게 몹쓸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한번쯤 깊이 고민해봐야 할 일이다.

 

이런 와중에서도 중량급정치인들이 모두 탐내는 자리를 미련없이 던지려는 이정자가 있어 실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 고장 군산출신인 고건(高建)서울시장은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 66명이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할것을 결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출마할 의시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다수 서울시 지구당 위원장과 당소속 구청장, 그리고 대선주자인 이인제(李仁濟)·정동영(鄭東泳)·한화갑(韓和甲)고문과 심지어 시장후보 경선출마의사를 갖고 있는 김원길(金元吉)·김민석(金民錫)의원까지도 추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으나 고시장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고시장은 “지난번 민선시장에 출마했던 것은 관선시장 때 구상했던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서였는데 이제 그 일을 끝냈다고 본다”며 불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자리 하나만 나오면 서로 내것이라고 달려드는 일그러진 세태에 고시장의 시장후보 고사는 요즘 정치판을 더럽히는 욕심많은 정치인들에게 귀감이 될만하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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