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참 정이 많은 민족이다. 이웃과 살갑게 지내는 모습을 보게 되는 외국인들은 참 친절하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생면부지 처음 만나는 사람들을 대하는 우리네의 태도는 딴판이다. 굳은 얼굴표정과 당장 한바탕 싸움이라도 벌일듯한 태도는 다분히 위협적이기까지 하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은 이웃이라고 말할수 있는 공동체의 크기를 가늠해 볼수있는 좋은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공동체의 크기뿐 아니라 그런 공동체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우리’들의 생각이다.
특히 그들이 사회적 약자이거나 소수일 때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곰곰 생각해 볼 일이다. 만약 우리 사회가 단지 다수만을 위하여 존재한다면 약육강식의 논리만이 통하는 동물의 왕국보다 나을 것이 없다.
오늘이 장애인의 날이다. 사회적 소수인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활동할 수 있는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경제적인 논리에 앞서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의식에 더 큰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다.
과연 비장애인인 우리가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일 수 있는가? 만약 그럴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정신질환자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예 기억하지도 못하는 사람들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장애인 등 소외된 사람을 찾는 사람들도 장애인의 이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이들은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착한 사람이라고 불러 주기를 원한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자신이 받을 상을 이미 다 받은 사람들이다. 하기는 장애인이 이웃이 아니라거나 딴 마음을 품은 사람들에게서 뭘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기는 하다.
문제는 장애인이 우리의 이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있다.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이웃을 잘 알고 이해하는 것이 선결조건인데 우리는 장애인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다가 때로는 사치스러운 눈물을 흘리며 700번 전화번호를 돌리는 것으로 이들의 이웃이라고 자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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