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권(參政權·Politcal rights)이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느 선거직이든 출마할 권리가 주어지지만 이따금 국민 정서에 크게 어긋나는 사람이 후보로 나서 정치를 희화화 시키는 경우가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후보 자격을 획일적인 잣대로 재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나 그렇다고 자신의 주변에서조차 ‘인간쓰레기’취급을 당하는 위인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백번을 양보해도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물론 낙선을 시켜버리면 그만이지만 상처받은 민주 시민의 자존심은 어떻게 보상을 받아야 할지, 쓴웃음이 나온다.
이번 6·13지방선거 후보자 신청을 마감한 결과, 전국적으로 모두 1만9백14명이 입후보 했는데 이 가운데 12.4%에 이르는 1천3백57명이 전과(前科)기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연히 전과가 꼭 불명예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투옥된 훈장같은 전과가 있는가 하면 사회통념상 충분히 용인이 되는 불가피한 전과도 있다. 또한 전과가 있다고 해서 자격없는 후보요, 전과가 없다고 해서 훌륭한 후보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러나 죄질이 흉악하거나 파렴치한 후보는 두번 다시 정치판에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혼쭐을 내야 한다.
전과기록이 처음 공개되는 이번 선거에서 최다의 전과를 갖고 있는 후보는 충남 논산시의원에 출마한 K모씨로 특수절도와 폭력·주거침입·상해 등 14범이나 된다. 경기도 연천군수 후보로 나선 Y모씨도 공무집행방해와 폭력 등 전과 8범이었으며, 서울과 광주 기초의원 후보의 경우 윤락행위방지법과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위반·강간치상등의 반 윤리적 전과자도 끼어 있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정당 공천을 받은 후보들 대부분은 전과기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그나마 위안이 된다.
하지만 어쩌닥 정치판에 이런 막가는 사람들까지 출연하여 설치게 됐는지, 정치인은 물론 온 국민이 깊은 성찰을 해야할 것 같다. 정치가 오죽 만만하게 보였으면 감히 그들이 정치판을 기웃거리게 됐을까? 하기야 정치 선진국이라고 하는 영국에서조 조차 가장 존경받지 못하는 직업 1순위로 정친인을 꼽는다고 하니 정치, 그 초상(肖像)이 부끄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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