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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히딩크식 리더쉽의 함정

 

 

한국팀이 이번 월드컵에서 선전하자 히딩크의 리더쉽에 대한 논의가 더욱 가열화되고 있다. 히딩크가 주장했던 체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전원 수비, 전원 공격은 이미 1984년 박종환 감독이 선보인 적이 있다. 그는 한국의 개인기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체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압박축구를 선보이며 제2회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4강에 오른 바 있다.

 

물론 박종환감독과 히딩크 감독은 기본 방향은 같았지만 히딩크감독이 한결 더 과학적이었다. 철저한 데이터수집과 분석을 통해 전술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었다. 또한 유럽팀을 지도해 봐서 유럽축구의 흐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팀이 유럽강팀을 계속 격파할 수 있었다.

 

그는 핵심과제를 간결하게 제시하고 이를 통해 구성원이 명확한 목표를 가지게 했고, 연고주의를 넘어 모든 가능한 인재를 과학적으로 평가하여 선발하였고, 서로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창조적 노력을 하게 하여, 팀의 능력을 크게 증폭시켰다.

 

서울올림픽 이후 그랬듯이, 월드컵 이후, 월드컵 열광은 점차 사그라질 것이다. 그러나 그의 리더쉽은 한국에서 크게 확산되어 한국 전반에서 과학적인 평가시스템을 통해 능률과 효과를 크게 높이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히딩크적 리더쉽이 좋기만 할까?

 

히딩크는 선수들을 불안하게 하여 스스로 노력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리더쉽이 채택되면 한국에서도 직장의 효율성을 크게 제고하겠지만 조금만 능력이 떨어지면 그 사람을 퇴사시키는 것이 정당화된다. 직장의 취업이 단기화되고 불안정해진다.

 

평생직장에서 위와 같은 직장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사회적 안정망이 있어야 한다. 사회적 안정망 없이 실직자를 양산할 경우 사회적 불안을 높일 수도 있다.

 

히딩크는 카리스마와 인화로 대표팀을 잘 이끌었다. 하지만 위기에 처한 대표팀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회사처럼 평생 일해야 하는 곳에서 맹목적인 실력주의는 협력보다는 개인주의가 확산될 가능성이 더 크다. 대표팀의 협력 속에서도 선수 개인간의 경쟁은 아주 치열했다. 잘못되면 팀의 분열을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그의 리더쉽을 모방하는 경우 보다 세심한 점검을 필요로 한다. 무조건적인 모방이 각 집단을 더우 어렵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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