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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황소개구리

 

 

개구리는 양서류 가운데서도 가장 번창한 동물이다. 우리나라에는 11종 뿐이지만 전세계에는 무려 4천여 종이 존재한다.

 

미국은 1940년대 임신여부를 알아내는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아프리카가 원산인 ‘아프리카 발톱 개구리’를 다량으로 들여왔다. 그러나 60년대에 그 목적을 충족시키는 약품이 개발되자 효용가치가 없어진 이 개구리들을 하천등지에 마구 버렸다.

 

이후 이들 개구리들은 토종개구리를 다 몰아내버렸다. 생물학자들은 이 사례를 ‘외래종이나 유입종이 생태계에 큰 혼란을 일으킨 교훈’으로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80년대초 식용으로 들여온 황소개구리가 이와 비슷한 사례다. 요리 대중화에 실패한 양식업자들의 방치로 산과 호수등지로 퍼져나간 황소개구리는 왕성한 번식력을 과시하며 생태계의 무법자로 등장했다.

 

황소개구리는 올챙이때의 몸크기가 이미 다 자란 토종개구리만 하고 3년이 지나면 몸길이가 18㎝ 안팎, 다리를 펴면 40㎝나 되는 대형개구리로 성장한다. 황소개구리는 호수 등지에서 토종개구리 새끼나 물고기 알과 치어 심지어 뱀까지 마구 먹어 치우면서 생태계를 마구 파괴한다.

 

황소개구리에 의한 생태계 파괴가 심각해지자 환경부는 황소개구리를 ‘생태계 위해(危害)외래종’으로 지정하고 확산방지 대책마련에 나섰다. 폐해가 극심하던 97년에는 ‘황소개구리와의 전쟁’까지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한 마리를 잡으면 1천원씩 주는가 하면 공공근로사업에 황소개구리 포획까지 포함시키기도 했다. 심지어 학생들의 봉사활동으로 인정하면서 까지 소탕작전에 나섰다.

 

2∼3년전 까지만해도 전국의 호수와 하천을 덮고 있던 황소개구히 수가 최근들어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국 양서파충류연구소가 전국31개소의 황소개구리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개체수가 7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많이 잡기도 했지만 천적 역활을 하는 조류의 등장과 과포화된 황소개구리의 유전적 악순환등 자연생태계 스스로의 복원력이 개체수를 감소시키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래 동식물 유입으로 파괴된 우리의 고유생태계를 복원시키는 연구에 획기적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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