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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거짓말하기의 어려움

 

 

요즈음 이회창 후보의 아들 이정연의 병적비리 의혹 때문에 세간이 시끄럽다. 심각한 자료들이 제시되고 있는데도 병역비리는 공작이라고 주장하는 한나라당의 말바꾸기가 갈수록 가관이다.

 

그 동안 한나라당이 말을 바꾼 사례를 몇가지만 살펴보자. 김대업이 김도술이 한인옥여사에게서 돈을 받았다고 주장되는 내용이 담겨있다는 테이프를 검찰에 제출했을 때, 김도술이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조작된 테이프라고 하자, 한나라당도 조작된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김도술이 말을 바꿔 자신의 목소리일 수도 있다고 하자 한나라당도 슬그머니 김도술의 말일 수도 있다며 김도술이 다른 사람에 대해 말한 것을 한인옥여사가 말한 것처럼 김대업이 교묘히 편집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다가 한인옥여사가 돈을 준 것이라고 말한 것이 분명해지자 이제 김도술도 전과자라 그 사람이 말한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냐며 김대업과 김도술이 짜고 말한 것일 수도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더구나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은 병역비리와 관련된 만남으로 의혹이 제기되자 1997년 7-8월 당시 병무청장을 만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가 최근 '1∼2차례 만났다'고 말을 바꿨다.

 

또 김길부 당시 병무청장은 '김대업씨에게 지난해 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가, 이제 김대업에게 조사를 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한나라당 변호사들은 91년 1월 '정연씨가 서울대병원에서 진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가 이제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말을 바꿨다.

 

참 어려운 일이다. 없는 일을 있는 일처럼 꾸미거나 있는 일을 없는 것처럼 꾸미는 과정에서 정말 모든 상황을 그에 알맞게 조작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우리들도 거짓말을 하고 나서 누가 거짓말 아니냐며 끝까지 추궁하면 말을 둘러대느라 곤혹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여러 의문사의 예가 보여주듯 당시 권력자들은 아예 질문자체를 봉쇄하는 일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이회창후보의 아들문제의 핵심은 병역비리가 있었느냐 없었느냐 이다. 그러나 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도록 관심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는 언론과 정치가들이 있다. 질문자체를 축소하거나 봉쇄하려는 것이다.

 

정말, 거짓말이란 하면 할수록 여기 저기에서 함정이 나타나 둘러대기가 더 어려워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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