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우리는 대중매체가 만들어낸 정치인들의 이미지에 따라 투표를 하고 있다. 우리가 직접 후보를 접해서 이야기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TV나 신문에서 나온 이미지를 보고 투표를 한다.
또는 TV나 신문이 그리는 후보의 이미지가 우리의 눈과 귀를 압도하기 때문에 이들 이미지가 실제 정책보다 중요할 때도 많다. 그러다 보니 실질 정책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지도 못하면서도 인상이 좋아서 또는 자신의 편인 것처럼 느껴져서 그 후보를 지지하기도 한다.
이러한 미디어 정치의 효과가 극명하게 입증된 것은 1960년의 닉슨과 케네디의 토론방송이었다. 그 당시 40대 초반에 불과한 케네디는 애송이 정치인이었고 부통령이었던 닉슨은 이미 유력 정치인이었다.
케네디는 건강한 얼굴에 젊음과 신념이 넘쳐 보였고 짙은 색 양복으로 케네디의 얼굴은 화면에 또렷하게 부각되었다. 케네디는 발언을 할 때 시청자를 똑바로 응시하며 미국의 비젼을 설명하자 미국사람들은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이에 비해 그 당시 40대 후반에 불과한 닉슨은 이미 부통령을 경험한 유력 정치인이었지만 늙고 피로하게 보였고 옷을 잘못 골라 실루엣도 뚜렷하게 부각되지 못했다.
케네디를 보고 발언을 하여 얼굴도 옆모습이 주로 부각되었다. 실제 설득해야 할 사람들은 케네디가 아니라 TV 앞에 있는 시청자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바람둥이 케네디를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베테랑 정치인이었던 닉슨을 어딘가 불안한 정치인으로 보는 사람이 늘어났다. 닉슨의 승리를 낙관하던 분위기는 TV토론 후 크게 변하여 있었다. 다음날 케네디는 오하이오 유세에서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케네디가 그렇다고 압도적인 승리를 한 것은 아니다. 11만표차로 이겼다. 그렇지만 TV토론으로만 닉슨보다 3배나 많은 지지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TV의 인상이 케네디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이번 대통령후보들의 미디어의 승자는 누구일까? 최대신문들이 특정 후보를 편파적으로 지지하여 반대 후보에 대한 감정적 거부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단편적이고 편파적인 보도가 만들어내는 이미지의 함정을 벗어나기 위해,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정책을 자세하게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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