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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새 해 다짐

 

 

 

십이지(十二支)를 나타내는 열두가지 동물 가운데 양(羊)은 가장 온순한 동물이다. 성경에도 ‘순한 양 이란 말이 구절마다 반복돼 나오고 이솝우화나 각종 속설에도 어리석을 정도로 순박한 양의 이야기가 회자된다.

 

양은 원해 개 다음으로 가축이 된 동물이다. 농경시대 이전에 이미 순화되어 인류와 함께 이동하며 번식했다.

 

야생의 개가 떼지어 다니는 양들을 교묘하게 유도하여 골짜기에 몰아넣고 사냥하는 습성을 이용해서 그 개를 길들여 가축화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농경시대보다 앞서 최초의 유목민이 생겨난것도 그런연유다. BC 6천년경 이미 인류가 양 젖을 짜 먹었다는 사실은 수메르의 옛 유적에서도 발견된다.

 

우리나라에서 양과 각별한 인연을 맺게 된것은 60년대말 당시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이 호주방문때 들여온 면양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당시 남원 운봉에 목장을 조성해 이 면양을 입식했고 뒤에 대관령 목장에도 분양했다. 하지만 한 때 붐을 이루기도 했던 양털의 대량 생간이나 양고기의 식육화 사업을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지금은 운봉 면양목장에서 시범적으로 사육하는 선에서 흐지부지한 상태이니 아쉬운 일이다.

 

올 해가 바로 계미년(癸未年) 양의 해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양의 해에는 국가적으로 큰 변란이 별로 없었지만 지난 79년 박정희대통령이 김재규의 총탄에 서거한 비극이 기록된다.

 

그렇다 해도 양이 상징하는 온순 순박 평화의 이미지가 강하여 대체로 한 해가 평탄하리라는 기대를 갖는데 보통 사람들의 소망이다. 그 소망속에는 가정의 평화나 국가의 안녕이 포함된다.

 

그러나 새 해가 기대하는만큼 그렇게 순탄하게 꿈과 희망을 우리에게 안겨주리라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나라 안팍의 상황은 매우 긴박하고 우울하다.

 

북한의 핵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이 그것이다. NPT탈퇴까지 위협하고 있는 북한의 태도는 한반도 위기설로까지 치닫고 있다. 경제난 또한 마찬가지다. 새 대통령의 변화와 개혁의 지향점이 얼마나 순조로운 출발을 보일지 궁금하다.

 

하지만 우리는 가야 한다. ‘잠 자기 전에 몇십리는 더 가야한다’는 프러스트의 싯귀가 아니더라도 동해에 불꾼 솟아 오른 태양과 함께 또 한 해의 힘찬 발걸음을 역사앞에 당당히 내딛어야 한다. 그것이 새 해 아침 우리의 다짐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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