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하나. 오두막 집에 늙은 부부가 살고 있었단다. 형편이 넉넉치 못했던 그 집에 어느날 떡 한 조각이 생겼는데 둘이 나눠 먹을 처지가 못 되었던 모양이다. 서로 양보를 했으면 좋으련만 서로 먹으려고 티격태격 다투다가 내기를 해서 이기는 사람이 먹기로 합의를 했는데 그 내기란 것이 '말 안하기'였다고 한다.
안방에 좌정을 하고 앉은 두 사람 사이에 떡 한 조각이 놓인 건 물론이었다. 누구든 먼저 입을 열면 상대방이 떡을 차지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게 서로 말을 참고 있었는데 그 집에 도둑이 들었단다. 아무도 없는줄로 착각한 도둑은 이 물건 저 물건을 챙겼을 테고 안방까지 들어온 모양이었다. 그런데도 노부부는 꼼짝도 않고 떡 먹을 생각만 하고 있었으니 놀란건 도둑이었다.
사태를 파악한 도둑이 물건들을 챙겨서 나가려는 순간, 참다못한 할머니가 '도둑이야'하고 그만 입을 열었다.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잽싸게 떡을 가져 가면서 '이 떡은 내꺼다'하더란다.
이런 이야기에 하필이면 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설정되었느냐고 반문을 한다면 사실 할 말은 없다. 그저 우리 선조들이 살아 가면서 터득한 지혜를 후손들에게 교훈 삼아 들려 주고 싶어 만든 이야기 정도로 받아 들이기 바란다.
우리는 이 이야기에서 사안의 경중(輕重)과 그 우선순위 등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다들 알고 있을 법한 이런 이야기를 새삼스레 꺼내는 것은 요즘 세상 한 켠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이와 흡사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주변 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 보기 힘들 정도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제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공격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도 있었던 모양이다. 이런 와중에 일각에서는 행정자치부 장관이 군수 시절 모 지방신문의 대표직을 겸직해 지방공무원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장관이 법을 어기는 것은 곤란하다. 하지만 그 사건의 전말을 종합해 볼 때 과연 언론매체에서 제일 중요한 기사로 다룰 만한 것이었는지는 재고해 보아야 한다. 과연 이런 성격의 기사가 언론매체에서 국민들에게 전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기사라는 판단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진정 국민이 알아야 할 것에 예지를 모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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