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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山行예절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산을 정복한 영국의 등산가 힐러리경은 ‘단지 산이 거기에 있기에 오른다’고 했다. 태고 이래로 그 자리에 우뚝 서있는 산, 그 산을 오르는 인간의 욕망은 이처럼 단순하다.

 

같은 영국인이면서 등산가이자 저술가이기도 한 시드니 스마이드라는 사람은 그의 저서 ‘산과 인생’에서 이런 말을 했다. ‘행복을 측정하는 가장 좋은 척도는 추억이다. 그런데 산은 추억속에서 사라지는 법이 없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 어느때라 하더라도 자연의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때가 없다’라고. 아름다움은 영원히 추억속에 살아있는 것이다. 따라서 산의 아름다움 때문에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바로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스마이드의 표현대로 사람들은 일상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산을 찾을때 어떤 위안과 휴식을 얻게 된다. 뿐만아니라 산은 도시 생활의 각박함과 오염을 씻어내고 심신을 맑게 해주기도 한다. 해가 갈수록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것도 그 때문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등산인구는 1천만명을 넘는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산을 찾는 사람들은 대체로 세가지 부류로 나뉜다. 첫째는 산의 품에 안겨 자신의 몸과 마음의 균형과 조화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진정으로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둘째는 단순히 체력증진만을 위해 열심히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비가 오면 아예 우산을 들고라도 올라야 직성이 풀린다. 세째는 산을 하나의 놀이터로 생각하고 찾는 사람들이다. 오늘날 전국 각지의 이름있는 산들이 도시 못지않게 오염에 시달리고 있는것은 바로 이처럼 산을 놀이터로 착각하고 찾는 사람들 때문이다.

 

등산객이 늘어나 산불이 자주 발생하고 취사행위로 계곡을 오염시키는 일이 잦아지자 한때 입산을 통제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대부분 입산이 자유롭다. 주말이면 도시근교나 유명산에 등산객이 넘쳐난다. 등산객들의 의식도 높아져 불법취사나 음주 소란같은 꼴불견도 많이 사라진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산을 놀이터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추태가 근절된것은 아니다. 숲속이나 계곡 곳곳이 여전히 쓰레기 천지다. 적어도 내가 가져온 쓰레기만은 들고 돌아오는 예절을 지켜야 할것 아닌가.

 

자연은 받은만큼 베푼다고 했다. 아름다운 산을 추억속에 길이 간직하려면 사람들이 산을 보호하고 가꾸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그럴 생각이 없으면 아예 오르지를 말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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