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드 학파의 심리학자이자 문명비평가인 일본인 기시다슈가 '성(性)은 환상이다'란 책에서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은 본능이 고장나버린 동물이다. 성에 대한 본능도 고장나 있다. 따라서 인간은 동물처럼 본능에 따른 정상적인 섹스를 하지 못한다. 그러나 섹스 없이는 인류가 멸망할것이므로 인간은 여러가지 환상장치를 고안해 내 이런 불능을 극복하고자 했다. 섹스에 있어 남자는 능동적이고 여자는 수동적이라는 관점도 이런 환상장치의 하나다'
그는 섹스의 본질은 성적 욕구충족에 있는것이 아니라 인류의 삶을 자본주의 형태로 진화시키는데 기여한것이라는 해석도 곁들였다. 즉 남자는 종족보존을 위해 여자가 필요했고 여자는 생산 기능을 제공하는 대신 유혹을 위해 몸매를 가꾸는데 노력했다는 식이다. 이런 논리가 꼭 들어맞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성적 담론의 하나일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성적 환상장치'라는 대목에 일정 부분 수긍이 간다는 점이다.
최근 부부끼리 배우자를 바꿔가며 성적 쾌락을 즐기는 스와핑(swapping)이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원조교제와 청소년 매매춘에 이어 터져 나온 이런 망칙한(?) 성문란 행위에 대해 개탄하는 목소리도 크다. 스와핑 현장을 공개하는 화면이 TV뉴스에 비칠대 앵커는 '무너지는 성 윤리'를 나무라면서 '차마 말로 전하기 어렵다'는 멘트로 자괴감을 토로했다.
그러나 어쩌다가 우리의 성윤리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를 개탄하기 앞서 우리 젊은세대의식의 변화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올 초 어느 일간신문이 조사한 2030세대의 성의식을 보면 성경험자 10명중 1명은 '여러사람과 그룹섹스를 하거나 파트너를 바꾸는 스와 핑도 괜찮다(16.3%)'고 답하고 있다. '한 장소에서 3명 이상의 상대와 그룹섹스를 경험한적이 있다(11.2%)고도 했다. 그 중에는 실제 스와핑 경험자도 4.8%에 달한것으로 드러났다.
스와핑은 원조교제나 성매매처럼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 오직 치료해야 할 성 도착증인지, 부부간의 은밀한 선택인지의 판단만 있을 뿐이다. 남녀간 능동·수동을 따질 필요도 없다. '성의 환상'을 하나 더 확인시킨 쾌락의 방법상 문제일 뿐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성윤리기준으로 볼때 스와핑은 분명 패륜이라고 볼수밖에 없다. 부끄러운 일이다. 말(馬)도 사촌끼리는 흘레를 하지않는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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