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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長今이 키우기'

 

충남 홍성의 용봉산 자락 관광단지 한 식당에 '세상에서 두번째로 맛있는 집'이란 길다란 문구의 간판이 걸려있다. 그 식당의 상호(商號)다. 7순의 육덕좋은 그 식당 안주인의 설명이 그렇듯 하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것은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이다. 어릴적 어머니가 해 준 음식보다 맛있는게 어디 있나. 어머니의 손끝 다음으로 맛있게 해줄수 있는 곳이 바로 우리 식당이다. 그러니 두번째 맛있는 집 아닌가'-그러나 그 할머니의 자신감 넘치는 솜씨자랑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맛있다고 느껴진 요리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식당간판의 특이함과 어머니 음식맛에 대한 아련한 추억의 되새김을 빼고는….

 

요리 전문가들은 요리의 비법은 '맛의 기억'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할머니의 할머니로부터 할머니, 어머니 세대를 거치며 이어져 내려온 맛의 기억들을 옹축해 낸 것이 바로 요리라는 것이다. 어느 집안이든 그 집만의 독특한 음식맛이 전해져 내려 오는것도 이런 안주인들의 손끝, 혀끝 정성이 온존히 전수되기 때문이다. 탤런트 김혜자씨가 어느 식품광고에 출연해 '그래 바로 이 맛이야'하고 감탄하는 그 맛, 그것이 바로 우리의 전통 음식맛인 것이다.

 

요즘 조선조 궁중음식을 다룬 대장금(大長今)이란 TV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새삼 음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다. 궁중요리 강좌가 개설되는가 하면 전문음식점이 호황을 누리고 심지어 요리가 컴퓨터 게임으로 등장할 정도라는 것이다. 하기야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젊은이들에게 임금님 수랏상에 오르는 갖가지 진귀한 음식들은 호기심반 부러움반의 경이(驚異)로 다가서리라는 짐작이 어렵지 않다. 하긴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에게 까지도 음식맛 복고풍(復古風)을 자극할 정도니까.

 

때맞춰 전주시가 '맛의 고장'의 명성에 맞게 전통요리 장인으로 '장금이 키우기'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밝히고 나섰다. 비빔밥과 한정식등 전통음식 조리에 뛰어난 재능을 지닌 기능인들을 발굴 육성해 '맛의 고장'의 명예를 지켜 나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전주지역 전통·모범음식점 1백50여곳을 선정해 자료화한 후 인터넷등에 옮겨 관광객들에게도 널리 알리기로 했다한다. 만드는 사람의 정성도, 먹는 사람의 입맛도 끼어들 틈이 없는 패스트푸드대신 우리 전통 음식의 참맛과 조리비법등을 되찾는 일은 의미가 크다. 그일환으로 '장금이 키우기'사업같은 아이디어를 낸것도 지자체의 또다른 경쟁력중 하나다. 기대를 걸만 하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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