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대통령이었던 사담 후세인이 땅굴에 숨어 있다가 미군에 체포되었다. 미국의 여론이 이라크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것으로 생각하는 듯 하다. 그렇지만 사담 후세인이 잡혔다고 이라크의 상황에 커다란 변화가 있을까? 작은 변화는 있겠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땅굴에 숨어 있었던 과거의 독재자이지, 실질적으로 저항운동을 지휘했던 지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량살상무기를 가진 흔적도 없고, 미국에 대한 테러에 가담한 흔적도 없어, 미국으로서는 후세인을 처리하는 데 세계여론과 이라크 여론이라는 부담을 지니게 되었다.
이라크에서 미국에 저항하는 여러 세력들에 후세인을 증오하던 집단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시아파가 그러한 예이다. 물론 후세인 추종자들이 가장 극렬하게 저항했겠지만, 후세인을 싫어하던 시아파나 이슬람 근본주의 추종자들도 미국의 정복에 저항해왔다.
이들은 현재의 이라크의 문제를 후세인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문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으로 미국이 부당하게 중동을 압박하는 국가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실제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해온 부쉬 정권에 대해 이라크를 포함한 아랍 사람들의 불만은 크다.
미국으로서는 이를 피하기 위해 이라크인들에게 정권을 넘겨줄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이라크 내부의 투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즉, 미국이 정복하고 있어도 저항이 심해질 것이고, 넘겨줘도 내부 혼란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미국이 이라크 국민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라크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생활안정을 이룩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심어줘야 했었는데 이에 실패했다.
더구나 아랍대중의 거대한 반미감정 때문에 미국에 저항하기 위해 아랍에서 이라크로 들어가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라크문제가 아랍문제로 확산될 기미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이라크 문제와 이스라엘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그래야 아랍대중이 미국의 진정성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후세인보다는 이슬람 대중의 마음을 얻도록 노력할 때 이라크 문제의 해결기미가 보일 것이다. 후세인을 체포했다고 좋아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후세인이 아니라 이라크 국민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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