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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수입 농산물

중국산 꽃게와 복어에서 납과 쇠조각이 발견돼 국민들이 아연실색을 한 적이 있다. 나라의 체면이 걸려있는 국제 무역거래를 하면서 고기 중량 좀 늘려보자고 납이나 쇠를 고기뱃속에 집어넣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속이는 방법이 무식해서 그렇지 인체에 치명적인 약품을 쳐서 감쪽같이 속이는 것보다는 낫다. 상품의 때깔을 내거나 장기간 보관을 위해 농약이나 방부제를 과다사용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덜 지능적이라는 말이다.

 

우리 식탁이 질 낮은 수입농산물의 ‘무차별 공세’에 노출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구나 수입 농산물을 국산으로 속여 파는 상술이 갈수록 지능화·고도화돼가고 있어 소비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평소 수입농산물에 명절 때만은 차례상에 우리농산물을 올려놓으려고 잔뜩 신경을 쓴다. 그래서 명절이 가까워지면 신문지상에 어김없이 ‘우리농산물 고르는 법’이 기획취재로 실린다.

 

“마른 고추는 꼭지가 붙어있고 몸통이 둥글어야 국산이고 꼭지가 없고 몸통이 납작하면 외국산이다. 마늘은 수염뿌리가 붙어있고 면이 각져있으면서 뾰족해야 국산이고 수염뿌리가 없고 면이 둥글둥글하면 외국산이다.

 

호두는 흔들어 소리가 나지 않아야 국산이고 잣은 씨눈이 붙어있지 않고 윤기가 있어야 국산이다. 또 조기는 머리에 다이아몬드 표시가 있고 배부분에 선명한 줄이 있어야 국산이고 쇠고기는 기름기가 촘촘히 배어있고 너무 붉은색을 띠지 않아야 한우다.”

 

우리농산물 식별 요령을 읽고 또 읽어서 이 정도면 웬만큼 알겠다 싶어서 시장에 나가보면 도로 마찬가지다. 집에서 숙지한 식별 요령이 오락가락 하는데다 아무리 살펴봐도 국산이나 외국산이 엇비슷하다. 심지어 전문가가 이게 국산이고 저게 외국산이요라고 해도 헷갈리기는 매한가지다. 그나마 원산지 표시마저 없다면 영락없이 둘리고 말 것이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외국산이 국산으로 둔갑하는 꼴 보기싫으니 외국농산물 수입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미 봇물은 터져 전국이 온통 수입농산물로 뒤덮여있는 것을.

 

한데 억울한 것은 외국농산물 수입덕분에 수출해서 돈많이 번 사람들은 어떻게든 우리농산물을 사먹고 외국농산물 때문에 다 죽게된 농민들은 외국농산물을 먹게 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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