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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대화의 불문율

아마추어 무선사들은 전파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들과 대화한다. 그런데 상대방에 대해서 우호적인 태도를 전제로 하는 이들에게도 해서는 안 될 대화내용이 있다. 금전적인 이익을 위한 대화와 종교적이거나 정치적인 대화는 금하도록 되어 있다.

 

사람을 접하게 되면 나누게 되는 대화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전후해서 좀 더 각별해진다. 그동안 못 만났던 일가친지들과 밤이 새는 줄 모르고 그 동안의 이야기를 쏟아놓기 마련이다.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 좋은 일에는 꼭 궂은 일이 더불어 오기 마련이다.

 

경찰이 특별 방범활동을 벌인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살인, 강도, 강간, 폭력, 절도 등 5대 범죄는 총 1만3천354건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범죄건수 1만7천563건에 비해 24% 줄어든 것이다. 교통사고는 연휴기간(7∼10일) 총 1천758건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교통사고 사망자(34명)와 부상자(2천113명)도 각각 35%, 61% 감소했다고 한다.

 

이런 숫자들을 접하면서 적게 죽거나 다친다 해도 2천여 명이 넘는 것이 운명인데도 그리도 고향을 찾아 떠나고 싶을까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면 우리 민족이 참 유별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설연휴 사건사고 중에서 화젯거리가 된 엽총살인사건이 재산관련 갈등이라는 보도를 접하면서 앞서 아마추어 무선사들의 금기사항이 연상되었다. 금전적인 갈등이 어찌 설날에만 유난할까마는 서로의 만남이 그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지만에 보도되지는 않았지만 종교적인 문제 역시 이번 민족의 절기에 서로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정치적인 문제와 더불어 종교적인 문제는 신념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어서 다른 이들이 함부로 상관할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네 성정(性情)은 살가움이 지나쳐서 다른 이들의 신념에까지 그 간섭의 손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타인의 울타리를 넘는 이러한 행위들은 결국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으로 끝이 나기 마련이다.

 

이런 속성상 설연휴 뿐아니라 평상시 대화에서도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 한 금해야 할 불문율(不文律)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아마추어 무선사들의 행동강령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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