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함에 따라 우리 사회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본격적인 졸업시즌을 맞은 요즘 각급 학교의 졸업식 풍경도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세태를 반영이라도 하듯 이색 졸업식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선배를 떠나 보내는 재학생이나 정들었던 선생님과 학교를 떠나는 졸업생 모두가 석별의 아쉬움에 눈물바다를 이루던 것이 예전의 졸업식 모습이었다. 그러나 최근 일부 학교에서는 노래자랑과 풍선날리기, 영상졸업식등 소위 축제형 졸업식으로 새로운 출발을 축하한다. 유래를 알 수 없는 밀가루 뒤집어씌우기 등의 이벤트도 벌어진다.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졸업식 장면이 떠오르는 중·장년층 이상 세대에게는 그저 생소할 따름이다.
졸업식 풍경과 함께 달라진 것이 졸업선물이다. 1960년대 까지만 해도 행여 졸업장이 구겨질세라 졸업장을 말아서 넣을 수 있도록 만든 원통이 졸업선물로 인기를 끌었다. 나무나 두꺼운 종이로 만든 원통으로 겉에 벨벳등으로 고급스럽게 보이게 한 제품이 가격이 비쌌다. 사전이나 옥편, 사진앨범등도 당시 인기선물 이었다. 경제개발이 본격화된 70년대에는 만년필이 졸업선물의 대명사라 할 만큼 인기가 대단했다. 필기구 사정이 열악했던 당시로서는 최고의 선물이었던 셈이다.
이어 80년대에는 기존의 태엽감는 시계를 대체하는 전자시계와 고급 운동화등이 인기가 있었다. 90년대 접어들면서 미니카세트를 비롯 삐삐등의 전자제품이 졸업선물로 등장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최신첨단전자제품이 졸업선물의 대종(大宗)으로 자리잡았다. MP3플레이어를 비롯 디지털카메라, 휴대전화를 가장 받고 싶은 졸업선물로 선호하고 있다. 실제 상당수가 이같은 전자제품을 졸업기념으로 선물하고 있다. 이에따라 선물비용도 결코 만만치 않은 30∼40만원대로 많아졌다.
선물의 본질은 받는 사람의 기쁨을 먼저 생각해야 하지만 주는 사람의 따뜻하고 정성어린 마음이 담겨 있어야 한다. 오 헨리의 단편 ‘현자의 선물’에서 여주인공 아내가 아끼던 머리카락을 잘라서 팔아 남편의 시계줄을 사고, 남편은 시계를 팔아 아내의 머리빗을 사는 내용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점이다. 선물로 졸업을 축하해주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동안의 수고를 격려하고 앞으로 세상을 바르고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덕담과 배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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