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타지 마라’ ‘차번호를 가족·친구에게 알려라’ ‘출발시간과 도착 예정시간을 알려라’ ‘뒷자석에 앉아라’ ‘잠금장치가 열려 있는지 확인하라’ ‘합승을 하지 마라’ ‘목적지까지 갈 길을 제시하라’ ‘개인·모범택시를 타고 운전자 복장을 확인하라’ ‘잠을 자지 마라’ ‘택시면허증 사진과 운전자가 동일인 인지 확인하라’ 늦은 밤 택시를 타는 승객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경찰이 내놓은 ‘택시범죄 예방 10계명’이다. 어쩌다 세상이 택시를 타면서까지 무슨 작전 벌이듯 해야 하는 것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분당 여승무원 최모씨(27)를 살해한 용의자가 최씨를 태웠던 전과 9범의 택시운전자 민모씨(38)로 밝혀지면서 저녁 늦게 택시타기가 겁난다는 시민이 늘고 있다. 더구나 민씨는 최씨를 살해한 후에도 버젓이 택시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국민들에게 공포감마저 주고 있다. 택시를 탈 때마다 운전사 신분을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보면 이게 보통 일이 아닌 것 같다.
택시를 타면 세 부류의 운전자를 만나게 된다. 탈때부터 내릴 때까지 내가족처럼 친절하고 편안하게 승객을 모시는 모범운전자가 있는가 하면, 타거나 내리거나 요금만 받고 승객을 소 닭보듯이 하는 무뚝뚝한 운전사가 있다. 그래도 후자는 승객에게 피해는 주지 않으니까 괜찮은 편이다. 하루 일수가 좋지 않아 못된 운전사를 만나면 귀찮은 짐짝 취급을 당하거나 심하면 경찰서 구경까지 하게 된다. 더 악질적인 운전사는 승객에게(대부분 술취한) 일부러 시비를 걸어 몇 대 맞고 돈을 뜯어내거나 아예 흉악범으로 돌변해 끔찍한 사고를 치기도 한다.
하지만 승객들은 운전사 겉모습만 보고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무턱대고 탔다가 재수없으면 당하는 수 밖에. 그렇다고 전혀 방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택시회사가 운전사를 채용할 때 신원 확인을 철저히 하고 최소한 유니폼이라도 입혀 운전대를 잡게 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먹고살기 바쁜데 직업윤리나 서비스를 부르짖는다고 해서 금방 달라지리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사정 때문에 국민들이 불안에 떨게 해서도 안된다. 정부 차원의 각별한 관심과 국민 모두의 철저한 감시가 있어야 제2의 택시 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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