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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협의와 배려

협의(協議)의 정의는 이러하다. ‘〔명사〕 〔하다형 타동사〕 〔되다형 자동사〕 여럿이 모여 의논함. 서로 논의함. 협상. 대책을 협의하다. / 협의 사항을 알리다. (비슷한 말) 합의(合議). ’ 그리고 이런 협의를 위한 모임을 흔히들 협의회(協議會)라고 부른다.

 

협의회란 명칭을 들으면 우리는 딱딱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대개 이런 이미지는 협의회 앞에 붙는 격식적인 수식어들 때문이다. 한미연례안보협의회, 경제단체협의회, 공익광고협의회, 국민생활체육협의회, 민족통일중앙협의회 등등의 명칭은 우리 서민들이 가까이 하기에는 좀 거리가 있는 단체들이어서 ‘협의’란 단어에서 근엄함마저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나라의 장래를 위한다거나 하는 거창한 모임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사실 자주 모임을 갖는다. ‘협의’의 정의가 그러하듯이 우리는 ‘여럿이 모여 의논’하는 일을 무심결에 하고 있는 것이다. 가족모임도 그러하고 친구들과의 모임이나 취미, 종교 등으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굳이 따지고 보면 ‘협의’의 범주에 해당한다.

 

달리 표현하자면 협의는 ‘모임’의 한 형태로 정리된다. 그 모임의 성격이 ‘의논’을 위한 자리라는 점이 다른 모임과 다를 뿐이다. 그런데 이런 의논하는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태도로 그 모임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다. 본래의 의미대로 상대방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의논을 하는 모임도 있지만 상당수 모임은 분쟁의 장소로 바뀌고는 하기 때문이다.

 

천국과 지옥에는 식사시간이 되면 모두 팔 길이보다 긴 젓가락을 들고 식사를 한다는 예화가 있다. 천국에서는 그 긴 젓가락을 들고 상대방을 먹여 준다고 한다. 하지만 지옥은 그 긴 젓가락으로 자신의 입에 음식을 넣으려다 결국 끼니를 거르게 된다는 것이다.

 

흔한 예화이기는 하지만 곱씹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천국과 지옥이 그 환경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는 교훈이다. 바로 사람 그 자신이 주위환경을 천국으로도 지옥으로도 만든다는 이야기이다.

 

전라북도가 예전만 못 하다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듣는다. 그 이유가 외부에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단히 높은 투서율과 근래 일어난 몇 가지 전국적인 사건 등을 보면서 어려울수록 상대방을 더욱 배려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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