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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로드킬' 줄이기

야생동물에 대한 ‘인간의 폭력’가운데 대표적인 형태가 밀렵이다.포획을 위한 수단으로 총기는 물론 올무와 덫 심지어 독극물까지 사용하기도 한다.

 

도로를 건너다 차량에 치여죽는 ‘로드킬(Road­Kill)’은 의도적인 폭력은 아닐지라도 야생동물의 생존을 위협하기는 마찬가지다.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든 도로가 야생동물에게는 죽음을 무릅쓰고 건너야하는 길이 됐다.로드킬이 야생동물에게는 또 다른 천적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도로의 신설·확장및 차량의 급속한 증가에 따라 로드킬 희생 야생동물 수도 해마다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환경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1998년 전국 23개 고속도로에서 희생된 야생동물은 105마리에 불과했으나 2000년 254마리,2002년 577마리에 이어 지난해에는 2436마리로 급증했다.올해도 상반기에만 1489마리가 희생됐다. 전주지방환경청 관내에서도 올 1월부터 7월까지 152마리가 차에 치여 숨졌다.영산강청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많은 숫자이다.그러나 이러한 자료는 고속도로만을 대상으로 한 집계여서 현재 국내 고속도로 총연장의 11배가 넘고 산간지역 구간이 많은 국도·지방도까지 포함하면 도로위에서 죽임을 당하는 야생동물 숫자는 환경부 집계의 수십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도로로 인한 야생동물의 수난은 로드킬 뿐이 아니다.두꺼비·도룡뇽등 양서·파충류는 도로까지 올라오지도 못한채 소리없이 죽어가기도 한다.도로옆 ‘U자형 ’배수로는 이들 동물들에게는 무덤이나 마찬가지다.한 실험결과를 보면 이들 동물들이 배수로에 빠질경우 살아날 수 있는 확률은 1%가 되지 않는다.

 

물론 그동안 야생동물의 로드킬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야생동물 이동을 위해 도로 위나 밑에 만들어주고 있는 생태통로가 바로 그것이다.그러나 위치 선정과 이용자에 대한 배려를 소홀히 한 설계·시공 잘못으로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야생동물들이 자유로운 이동을 제약받게 되면 종(種)의 다양성 유지및 적절한 번식을 기대할 수 없다.이름뿐인 생태통로를 만들어 놓으채 근본적인 개선책을 방기하고만 있어서는 안된다.야생동물의 생태계 단절을 막고 로드킬 숫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변 야생동물들의 습성에 맞는 생태통로를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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