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말은 이렇다. 지난달 24일 밤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한나라당 당직자들과 한 보수언론 편집국 간부들이 간담회를 겸한 만찬을 가졌다. 한나라당 측에선 박 대표와 최연희 사무총장, 언론사측에선 편집국장과 정치부장 등 7명씩 참석했다. 밤 10시가 넘어 박 대표와 편집국장은 자리를 떴고, 남은 사람들은 음식점내 노래방 시설이 설치된 곳에서 술자리를 계속했다. 이 자리에서 최 총장이 옆자리에 앉아있던 여기자를 뒤에서 껴안고 가슴을 거칠게 만졌다. 당시 여기자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방을 뛰쳐 나갔고 최 총장은 술에 취해 ‘음식점 주인으로 착각해 실수를 했다’고 사과를 했다는 것이다. 이 일로 최 총장은 당직사퇴와 탈당에 이어 곧 의원직도 사퇴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대표는 이와 관련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이 사건은 두가지 측면에서 시사점을 던져준다. 하나는 공인의 술자리 성추행이요, 또 하나는 정치와 언론관계다. 먼저 국회의원의 술자리 추태는 이번뿐이 아니다. 특히 한나라당의 경우 지난해 곽성문 의원의 맥주병 투척사건을 비롯 박계동, 주성영 의원 등 시리즈로 이어졌다. 이번에는 한술 더 떠 성추행까지 가세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은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다. 초등학생 성추행 살인사건을 계기로 전자팔찌를 채우자는 법안이 제출되고 가석방된 성폭행범에게 야간외출제한 명령이 내려졌다. 술자리도 예외가 아니다. 그동안 남성위주의 술자리 문화는 여성의 서빙을 당연시 했고 때로는 성접대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 어림없게 되었다. 자칫 잘못했다간 패가망신할 판이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게 정치인과 언론관계다. 예전에는 여야 대표와 언론사 간부들 사이에 술자리를 갖는 게 자연스러웠다. 청와대도 마찬가지였다. 지방에서도 지방자치단체장과 언론사 관계자들이 식사자리를 갖는 경우가 있었다. 관례였다. 이를 계기로 서로를 이해하고 친목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취재원과 언론 사이의 커넥션, 즉 권언유착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해졌다. 이번 사건은 공인에 대한 윤리 잣대가 얼마나 엄격해지고 사회가 투명해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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