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대신하는 행위를 대리행위라고 한다. 여러형태의 대리행위가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의 재미있는 대리행위는 대리운전이다. 돈을 받고 대신 해주는 대리운전은 분명 새로 생긴 신종 업종이다.
과음 (過飮)이 만연화된 우리사회에서 음주운전을 교묘히 피해갈수 있는 편법으로써 우리가 만들어낸 세계에 없는 신종 희귀업종이다. 그렇다고 외국에 소개할 만큼의 기발한 업종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렇듯 돈 받고 대신해주는 대리행위는 과거 전통사회에도 많이 있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매품팔이다.
고을 수령의 재량권에 있는 태형(笞刑)이나 그이상의 장형(杖刑)은 다른 사람이 돈을 받고 대신 맞아 주기도 했다. 이것은 법적으로는 금지되어는 있으나 항간에서는 은밀히 행해졌다고 한다. 예를 든다면 우리가 잘 아는 "흥부가"에서 흥부가 매품 팔러 가기위해서 호방과 흥정하는 장면이다.
"박생원, 그리말고 들어온 김에 품이나 하나 파아보오.""돈 생길 품이 있으면 팔고 말고." "우리골 좌수가 영문에 잡혔는데 대신 가서 곤장 열대만 맞으면 한대 석 냥씩 서른 냥은 꼽아논 돈이요 마삯까지 닷냥을 제지(題旨)했으니 그품하나 팔아보오." "매맞으러 가는 놈이 말 타고 갈것없이 제발로 다녀올터이니 그돈 닷냥 날 내어주게.".
그리고 또 우리 전통사회에는 곡비(哭婢)라는 전문 여성이 있었다고 한다. 권문세가나 부자집에 초상이 나면 울음소리 즉, 곡(哭 )이 끊겨서는 안되었다. 이런 풍습은 어쩔수없이 대리운전처럼 편법을 낳을 수밖에는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초상집의 비통한 분위기를 유지키 위해 초상집에서 돈받고 울어주는 전문적인 곡비(哭婢)가 필요했다. 이렇게 울어준 댓가는 누대(淚代)라고 하는데 누대란 "눈물 값"이라는 뜻이다. 눈물이 쉽게 나오게 하기위해서 손등에 고춧가루를 칠하고 울때마다 눈을 닦으면 눈물이 비오듯 했다고 한다.
이렇듯, 수요는 공급을 창출하는 것이며 필요가 발명을 낳는 법이다. 데모가 빈발할때는 자기를 대신해서 피켓을 들고 데모해주는 대리 시위군도 있을법하다. 그러나 전문 시위꾼과는 당연히 구별되어야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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