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족(濯足)은 세속에 얽매이지 않고 초탈하게 살아간다는 탁영탁족(濯纓濯足)이란 한자성어에서 나왔다.갓끈과 발을 물에 담가 씻어 세속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면서 초연하게 살아감을 비유한 말이다.맹자의 이루상(離婁上) 편에 나온다.맹자가 말하였다."어린아이가 노래 하기를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을 것이요,창랑의 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라고.
발 씻는 의식을 가톨릭에서는 세족례(洗足禮)라고 한다.그리스도가 최후의 만찬을 하기전에 제자들의 발을 씻겨 준 일에서 유래했다.그리스도는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김으로써 섬기는 자세를 보였다.오늘날에도 교황이 평신도 발을 씻기는 의식을 갖는다.학교에서도 교사가 학생들의 발을 씻겨 주기도 한다.제2회 미당문학상 수상작인 황동규 시인의 '탁족'이 있다.휴대폰 안 터지는 곳이라면 그 어디나 살갑다/아주 슴슴한 곳/강원도 늦겨울 텅 빈 골짜기도 좋지만/알맞게 사람 냄새 풍겨 조금 덜 슴슴한/부석사 뒤편 오전(梧田) 약수 골짜기...시냇가에 앉아 바지 걷고 구두와 양말 벗는다/팔과 종아리에 이틀내 모기들이 수놓은 /생물과 생물이 선약없이 문득문득 화끈하게 만난/찌르듯이 아팠던/문신(文身)!
조선시대 한글로 편지 쓰는 법을 제시한 책이 언간독(諺簡牘)이다.이 책에도 복날을 맞아 아우가 형에게 안부를 묻고,술과 안주를 가지고 경치 좋은 곳에 가 탁족을 하자고 청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탁족은 옛 사람들의 여름나기의 한 방법이 되었다.유두(流頭)는 동류수두목욕(東流水斗沐浴)의 약자로'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고 목욕하면 부정이 가신다'는 뜻으로 이 또한 피서법으로 알려져왔다.선비들은 산수가 좋은 곳을 찾아 다니며 발을 씻고 시회(詩會) 를 열어 더위를 식혔다.
김삿갓이 전국을 떠돌면서 밥을 굶지 않은거나 매천 황현이 일약 문사로 대접 받은 것도 바로 이 시회를 통해서였다.탁족을 그린 작품이 많지만 16세기말 낙파 이경윤의 고사탁족도(高士濯足圖)가 유명하다.이 그림은 선비가 바위에 앉아 탁족하고 옆에서는 동자가 술 시중을 들고 있는 풍경으로 선비의 기개와 여유가 잘 나타나 있다.가까운 계곡에서 발 담그는 것도 좋은 피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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