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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게임의 룰

현대인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제든지 약자가 강자를 이길 수 있는 이변이 발생할 수 있고, 자기가 좋아하는 팀이나 선수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어떤 분야보다 공정한 게임의 룰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올림픽의 이상은 스포츠를 통한 인류의 화합과 평화 증진에 있다. 그러나 국가대항 행사이다 보니 승패를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자연적으로 한 나라의 메달독식을 허용하지 않으려 한다. 이를 위해 손쉽게 채택하는 방법이 게임의 룰을 바꾸는 것이다.

 

영국으로 부터 하키를 배운 인도는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에 출전해 단숨에 금메달을 땄다. 이후 인도는 56년 멜버른 올림픽까지 6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일궜다. 1928∼68년에 치러진 아홉차례 올림픽에서 인도가 7번, 나머지 2번은 인접한 파키스탄이 우승을 차지했다. 두 나라의 정교한 스틱워크와 개인기가 종주국인 유럽을 압도한 비결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 초반 국제하키연맹은 잔디의 질이 경기력을 좌우해서는 안된다는 기묘한 논리를 내세워 인조잔디에서 경기를 치르도록 했다. 룰이 바뀌면서 개인기보다는 힘과 체력에 기초한 조직력이 승부를 갈랐다. 룰이 바뀐후 첫 대회인 72년 몬트리올 올림픽때는 독일이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인도와 파키스탄은 점점 내리막길을 걸어 마침내 인도는 올 베이징 올림픽 본선진출에도 실패하며 분루를 삼켜야 했다.

 

올림픽 6연패의 금자탑을 쌓은 한국 양궁에 대한 견제도 이에 못지 않다. 지난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획기적인 게임의 룰 변화가 있었다. 종전 거리별 합산제 에서 양팀의 두 선수가 1대1 맞대결로 펼치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바뀐것이다. TV중계를 의식한 변화라는 국제연맹의 설명이지만 내막은 신궁(神弓)의 한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토너먼트는 성격상 언제나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점을 노린 것이다.

 

이번 베이징에서는 이변 가능성을 더 높이기 위해 발사 화살 수(數)와 시간을 줄였다. 그럼에도 한국선수들은 또 금메달을 땄다. 한국 독주를 막기 위해 또 어떤 묘책으로 게임의 룰을 바꿀지 모를 일이다. 그럴 수록 한국선수들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훌륭한 목수는 결코 연장이나 목재 탓을 하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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