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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투혼(鬪魂)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잇단 승전보는 더위에 지친 국민들에게 청량제가 아닐 수 없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모두 인간 승리요, 감동의 드라마다. 이 가운데 전북출신 선수와 감독들의 투혼은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역도의 이배영과 유도의 왕기춘 선수, 양궁의 문형철 감독 등이 그들이다.

 

한국역도의 베테랑 이배영 선수(29·경북개발공사).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리스트(69㎏급)인 그의 출발은 좋았다. 결승 인상 3차 시기에서 155㎏을 들어 올렸다. 잘하면 금메달도 바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용상경기 1차 시기에서 다리에 쥐가 나고 말았다. 왼쪽 종아리를 바늘로 10여 차례 찔렀다. 시간을 벌기 위해 무게도 더 올렸다. 그러나 3차 시기에서 어깨까지 걸친 역기를 들어 올리지 못하고 앞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러면서도 마지막까지 역기를 놓지 않았다. 그는 "죽어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순창북중 1학년때 역도에 입문한 그는 순창고-조선대를 거쳤다. 시합이 끝난후 '살인 미소'로 불리는 그에게 네티즌 수만 명이 응원을 보냈고 금메달 대신 순금 페넌트를 받게 됐다.

 

유도 73㎏급의 왕기춘 선수(20·용인대).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 선수의 연습 상대로 태릉선수촌에 들어간 그는 8강전에서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도 온 몸에 붕대를 감은채 결승까지 진출했다. 결승전에선 아르제바이젠 선수에게 경기 시작 13초만에 한판 패로 무릎을 꿇어야 했다. 아쉬움에 경기후 눈물을 흘리며 "부러진다고 죽지는 않으니까 계속 참고 했는데…. 죄송하다. 내가 연습이 부족했다"고 말을 잇지못했다. 좌우명이 수사불패(雖死不敗·죽을 수는 있어도 질 수는 없다)인 그는 정읍 내장산 부근에서 태어나 8세때 서울로 올라갔다. 중학교 시절 집안이 어려워 유도부 회비를 내지 못할 정도였다. 어머니가 유도부 빨래, 식사 등을 해주며 몸으로 때워야 했다.

 

여자양궁의 문형철 감독(50·예산군청). 우리나라 여자양궁 올림픽 단체전 6연패를 진두지휘한 그는 갑상샘암 3기 판정속에서도 내색하지 않고 선수들을 끝까지 독려했다. 부안이 고향으로 부안농림고를 나와 삼익악기, 서울우유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감동들이 나올 것인가. 그들의 투혼이 올 여름 더위를 날려버리고 있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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