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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빼앗긴 스타들

베이징 올림픽은 한바탕 잔치였다. 우리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은 우리를 더욱 즐겁게 했다. 이번에 거둔 성적은 역대 최고였다. 눈물과 땀과 과학으로 쓴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역사인 셈이다. 정치 싸움과 경제난, 더위에 지친 국민들에게 신선한 청량제였다.

 

이번 올림픽은 다른 대회와 다른 트렌드를 보여주었다. 배고파서 하는 운동에서 즐기며 하는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바뀌는 모습이 역력했다. 거침없는 신세대의 행동이 그것을 증거한다. 그런 과정에서 수많은 스타가 출현했다. 수영의 박태환, 배드민턴의 이용대는 국민 남동생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이런 쾌거의 중심에 전북출신 선수들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가슴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참가선수 267명과 임원 122명 가운데 전북출신은 선수 21명 임원 8명이었다. 이들이 따낸 메달은 금 3, 은 2, 동 2개 (총 금 13, 은 10, 동 8)로 한국이 종합 7위에 오르는데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군산출신 신궁 박성현(전북도청)은 올림픽 여자단체전에서 내리 2번 우승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쿠바와의 야구 결승전 9회말 원아웃 상태에서 마운드에 올라 병살타로 극적 승리를 낚아낸 정대현 투수(SK와이번스)와 이진영 타자는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출신이다. 또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에도 붕대를 감고 결승전에 나간 역도의 왕기춘(용인대)과 종아리에 쥐가 났음에도 끝까지 역기를 놓지 않아 가슴 뭉쿨하게 했던 역도의 이배영(경북개발공사)은 각각 정읍과 순창이 고향이다. 또 눈에서 렌즈가 빠지는 바람에 동메달에 그친 정경미(하이원)는 고창출신이다.

 

이와 함께 수영 400m에서 금메달을 딴 마린보이 박태환(단국대)과 세계 신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는 역도의 장미란(고양시청)은 아버지의 고향이 각각 정읍과 전주다. 또 갑상샘암에도 불구, 여자양궁 올림픽 6연패를 진두지휘한 문형철 감독(예산군청)은 부안출신이다.

 

그러나 이런 자랑의 그늘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들 선수중 박성현과 카누 이순자(전북체육회)를 제외하고 모두 전북을 떠났다는 사실이다. 도내에 이들을 길러낼 변변한 팀이나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가난하던 시절, 먹을 것이 없어 자식을 일찍 시집보내던 심정이 이러했을까. 우리는 언제까지 이들 스타들을 우리 손으로 키우지 못하고 타관으로 보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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