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드라마 '식객'은 우리나라 전통 궁중요리의 맥을 이어가는 대령숙수의 후계자를 놓고 벌이는 두 남자의 숙명적인 승부를 흥미있게 그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요리 대결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만큼 맛깔스럽다. 민어 부레를 이용해 요리를 만들거나 쇠고기 부위를 먹고 어느 부위인지 맞추는 장면 등은 요리사가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쳐 태어나는가를 잘 보여준다.
여기서 주인공 성찬(김래원)의 요리 스승이자 자애로운 아버지 역할의 오숙수(최불암)는 전형적인 요리 명인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는 머리카락이 요리에 들어가지 않도록 꽁지머리를 질끈 묶고 손을 탈탈 털며 인사한다. 또 평생 부엌에서 일해서인지 여성스런 목소리를 내는 캐릭터로 나온다. 전통음식을 지키고 전승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그는 죽음 직전 '운암정'을 세운 근간이 됐던 씨장을 성찬과 봉주(권오중)에게 넘겨준다. 그러면서 "이 장으로 운암정 맛이 지금까지 이어온 게야. 이 맛을 지키는게 너희들의 몫이야…"라고 말해 심금을 울린다.
5년전 식객보다 더 높은 인기를 누렸던 '대장금'은 우리나라 궁중음식의 진수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수라간을 중심으로 펼쳐진 이 드라마는 중화권과 일본 등에서 지금도 한류 붐을 끌어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중정상회담을 위해 청와대를 방문한 후진타오 주석이 대장금의 주인공 이영애를 만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장금에는 곰발바닥에 닭고기와 인삼을 넣어 찜을 한 계삼웅장(鷄蔘熊掌)을 비롯 불고기의 효시인 맥적, 멥쌀을 갈아서 우유에 죽을 쑨 타락죽, 신선로라 불리는 열구자탕 등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입맛을 돋웠다.
음식은 이제 문화전쟁의 대상이다. 나라마다 음식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혈안이다. 이에 발맞춰 전주시가 제2호 음식 명인·명소 발굴에 나섰다. 하지만 마땅한 대상자가 없어 고민인 모양이다. '맛의 고장 전주'라는 명성이 무색하지 않을 수 없다. 20년 이상된 조리 경력자와 5년 이상된 음식점 등 속칭 음식달인을 찾아내 전주 음식을 차별화하고 관광산업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한다. 2006년 공모에서 제1호에 전주 비빔밥의 김연임(가족회관)씨와 호남각(비빔밥 정식)을 선정했다.
전주 음식의 명성을 드높일 전주판 오숙수나 대장금은 정녕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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