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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곰소젓갈

조상진(논설위원)

젓갈은 어패류의 살이나 알, 창자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우리나라 특유의 음식이다. 김치와 더불어 가장 뛰어난 저장 발효식품이라 할 수 있다. 요긴한 밑반찬으로, 새우젓 조기젓 멸치젓 밴댕이젓 연어알젓 명란젓 어리굴젓 조개젓 창란젓 등 종류가 많다.

 

젓갈은 농경을 시작하기 전부터 상하기 쉬운 어패류를 소금으로 저장하여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도록 한데서 비롯되었다. 이후 차츰 다양한 젓갈이 개발되었고 오늘날은 얼추 100가지가 넘는 젓갈문화를 이루었다.

 

특히 날이 더운 전라도지역에서는 젓갈을 중시했다. 행세깨나 하는 집안에서는 철따라 여러 종류의 젓갈을 담갔다. 항아리에 재료가 완전히 덮일만큼 소금을 켜켜이 치고 꼭 봉해서 익혔다. 새우젓 멸치젓 조기젓 등은 김장할 때 주로 쓰고, 나머지는 갖은 양념에 무쳐 밥반찬으로 올렸다.

 

조선시대 젓갈 담그는 법은 소금에만 절인 것, 소금과 술에 기름과 천초 등을 섞어서 담근 것, 소금과 누룩에 담근 것, 소금 엿기름 찹쌀밥 등을 섞어서 담근 것 등 4가지가 있었다고 한다. 술이나 누룩을 이용하는 것으로 미루어 주조법(酒造法)에서 연유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조선 후기에는 명태 조기 청어 멸치 새우 등이 많이 잡혔다. 이것을 건조시키거나 젓갈로 만들어 전국에 판매하였다. 이러한 젓갈은 유류(乳類)가 귀했던 우리 음식에서 중요한 칼슘의 공급원이었다. 또 젓갈은 궁중이나 일반 민가의 제사상에도 올랐다. '농가월령가' 8월령에 "북어쾌 젓조기로 추석명절 쇠어보세"라는 대목이 그것을 증명한다.

 

지금 젓갈은 강경을 비롯 곰소, 광천, 강화, 인천 소래, 영광, 속초 등이 유명하며 지역축제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곰소젓갈은 칠산어장에서 잡히는 싱싱한 원료와 인근 곰소염전의 천일염, 숙성(발효) 기술 등이 어우러져 뛰어난 맛을 인정받고 있다. 추석 무렵부터 12월 초까지 영전 삼거리에서 곰소간 6-7㎞구간은 젓갈을 사러 온 관광차량으로 만원을 이룬다. 가리비젓 낙지젓 전어밤젓 등이 담백하고 개미있는(개운한) 맛으로 특히 인기다.

 

곰소항에는 현재 젓갈 생산·판매업체가 80여 곳이 있다. 까나리젓 새우젓 등 한해 8000여 톤을 생산해 전국 생산량의 20-30%를 차지한다. 마침 제5회 곰소젓갈축제가 12일까지 열리고 있어 한번 들려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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