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태권도 종주국인 것은 역사적으로 그 유래가 깊다. 고구려의 수도 통구(通溝)지방에서 발견된 무용총 벽화에는 오늘날 태권도의 겨루기와 같은 형태 모습이 생동감있게 묘사돼 있다. 또 경주 불국사의 석굴암에 부조된 금강역사 보살상은 태권도의 공격과 방어 자세를 취하고 있다. 고려 고종때 이승휴가 펴낸 제왕운기에 나오는 신라무술편에 탁견술(托肩術)을 기술한 대목이 있는데 태권도의 옛말인'태껸''택견'도 이 탁견에서 유래한다.
삼국시대에 어느 정도 틀을 갖춘 태권도는 고려시대에 더욱 체계화 되었다.고려시대에는 수박 또는 수박희(手博戱)라 하여 나라에서 기본무예로 적극 권장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수박을 잘하는 사람을 특채할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1790년 정조는 이덕무와 박제가에게 우리나라 무술전반을 다른 교재를 편찬하도록 했는데 그 속에 맨손 격투기를 삽입하도록 지시했다. 그래서 출간된 것이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라는 무예서인데 이 책에는 특히 수박과 택견 즉 태권도의 옛 형태를 추적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설명과 그림이 기록돼 있어 한국무예사에서 중요한 초기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주 14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는 김제시 향토 반가(班家)의 가전(家傳)무예인'태격(太擊)'발굴보고회가 개최돼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태격 무예의 다양한 동작들과 함께 수련방법이 자세히 기록된 천하태격대보도(天下太擊大寶圖)가 처음 공개됐다.
태격은 김제에 자리한 경주(慶州)김씨 집안에서 전수돼 온 성리학에 기반을 둔 전통가전 무예다. 우리나라에서 가전으로 내려온 무예의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그 가치와 의미가 주목된다. 태격은 직선적인 태권과 곡선적인 태껸의 중간에서 강유를 겸비한 동작들로 이루어져 심신을 수양하는데 적합한 무예로 평가되고 있다.
만경평야 넓은 들판을 낀 김제에서 세계인의 무술이자 스포츠로 발전한 한국 태권도와 연결된 가전 무예 태격이 발굴된 것은 획기적인 일이다. 특히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가 될 태권도공원이 도내 무주에 조성되고 있는 시점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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