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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김정일과 황색

북한이 지난 24일 개성공단의 상주인력을 절반 이상 감축하라고 우리측에 통보한 배경에는 김정일 국방 위원장으로부터 개성공단에 대한 황색바람 차단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남으로부터의 자유바람 즉 황색바람이다. 개성 공단은 1년에 약 2500만 달러, 한화로 환산하면 약 250억원의 이득을 북한에 가져다주는 달러 공급원이기도 하다. 그러나 250억원 보다는 황색바람, 즉 남한의 자본주의 바람, 민주바람을 더 두려워하는 것이다.

 

민주바람을 왜 황색바람이라고 명명(命名)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대답은 없다. '문명의 충돌'을 쓴 미국의 정치학자 헌팅턴이 1970년대 중반 남유럽에서 시작한 민주화를 '민주화의 셋째 파도'라고 했는데 이 파도가 아시아의 필리핀까지 퍼진 것이다. 필리핀의 마르코스 독재정권에 대항한 '아키노'의 열풍이 주도한 것이 황색 깃발이었다. 이 황색바람은 그대로 북상(北上)하여 한반도에 상륙,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끄는 황색바람으로 이어졌다.

 

황색은 중국에서도 압제에 시달렸던 농민들이 머리에 노란 두건을 두르고 봉기한 것이 '황건의 난(亂 )'이었다. 이처럼 황색은 민주화를 상징하는 정치적 색으로 격상되었다.

 

색(色)에는 그 나름의 역사가 있는 것 같다. 노랑은 가장 모순된 색(色)으로 낙관과 질투, 즐거움, 이성, 분노의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독제에 대한 분노 , 억압에 대한 분노, 자유에 대한 즐거움이 표시된 정치적 색이다. 노랑은 모든 색중에서 가장 밝고 가벼운 색이다. 만약 천장이 노랗다면 태양빛이 가득 찬 듯 하여 기분을 좋게 한다. 이슬람 세계에서는 황금빛을 지혜의 상징으로 보았다. 고대 유럽에서는 노랑은 '이성'의 색이었다. 그래서 신(神 )을 나타날때는 노랑 삼각형으로 머리를 그렸다.

 

화가 반.고호는 평생 동안 노랑색을 추구했다. '해바라기 ''보리밭' '오베르 교회' '아를르의 침실'은 그의 대표적 예이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 위원장의 황색 콤플랙스에 변화가 오지 않는 한 김정일 생존시에 북한 체제에 어떤 변화가 오기는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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