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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장마예보 중단 - 박인환

장마는 동아시아 몬순기후의 특징으로 우리나라를 비롯 중국과 일본등 동북아 3국에서 여름철에 반복되어 나타나는 우기(雨期)를 말한다. 장마 어원은 '길다’는 뜻의'장(長)’과 비의 옛말'맣’이 결합된 말로 이것이'장마’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한자로는 비가 오래 그리고 자주 내린다는 뜻으로 임우(霖雨), 적우(積雨), 구우(久雨)라고도 했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장마를 매우(梅雨)라고도 적는데 이 시기가 매실익는 시기와 겹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장마는 한랭한 오호츠크해 기단과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만나서 정체전선을 형성할 때 발생한다. 대개 6월하순께 시작해 7월 하순께 북태평양 기단이 오호츠크해 기단을 만주지방 까지 밀어 붙이면 장마전선은 소멸되고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무덥고 습한 무더위가 시작된다.

 

오랜 기간 내리는 비 때문에 장마가 주는 이미지는 눅눅하고 음울하다. 관련된 속담도 부정적이다.'장마 끝 참외는 거저 줘도 안먹는다’는 속담은 단물 다 빼먹고 껍데기만 주는 실속없는 거래를 꼬집는 말이다.'삼년 가뭄에는 살아도 석 달 장마에는 못산다’'큰 불 끝은 있어도 큰 물 뒤끝은 없다’는 말은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를 경계하는 경구다. 윤흥길의 소설 '장마’의 '정말 지루한 장마였다’는 마지막 문장은 한국전쟁이 빚어낸 좌우이념 갈등을 한 마디로 상징한 표현이다.

 

지난해 장마의 끝을 예보하지 않았던 기상청이 올해부터는 장마시작도 예보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패턴이 장마 전후 많은 비가 내리는 형태로 바뀌었기 때문에 장마 시종(始終)예보가 무의미하다는 이유에서다.

 

근래 우리나라 기후가 점차 아열대성으로 변하고 있지만 아열대로 완전 바뀐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장마전선이 형성될 것이다. 48년만에 장마예보를 없앤 속사정이 따로 있겠지만 장마예보에 따라 영농이나 휴가등 생활계획을 준비하려는 국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철 잦은 오보로 인한 논란 때문에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보를 두려워 말고 국민들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한 가지라도 더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기상청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

 

/박인환 주필

 

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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