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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산악인 고상돈 - 장세균

산악인 고미영씨의 사망소식은 그녀와 같은 동향인(同鄕人) 전북인에게는 더욱 애잔한 슬픔으로 다가왔다. 안타까운 일은 히말리야 낭가파르밧을 정복하고도 하산(下山)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라는데 있다. 눈 덮힌 산은 등정(登頂)보다 내려올 때가 더 위험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일깨우는 대목이다.

 

히말리야 고봉(高峰)들의 정복을 위해 한국 산악인들의 맹렬한 도전과 등반 사고들은 영원한 산악인 고상돈을 생각하게 한다.1970년대 독재정권의 어두운 시절, 한국의 산악인 고상돈이 세계에서 최고로 높다는 히말리야 에베레스트 산을 세계 8번째로 정복했다는 소식에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은 감동과 감격으로 출렁거렸다.

 

그때가 1977년 9월15일이었다. 그러나 고상돈에게 있어 정복의 쾌감은 잠시일 뿐, 쉬운 루트를 통해 정상(頂上)에 올랐다는 죄책감에 시달려 일부러 세계 유명 산악인들도 등정을 기피한다는 알래스카 매킨리 등정의 어려운 코스를 일부러 도전장을 냈다. 그때가 1979년 5월 29일이었다.

 

그는 결국 6191m의 매킨리 남봉(南峰)을 정복하고 하산(下山)하던 중, 웨스턴 리브 800m 빙벽에서 자일 사고로 추락하여 사망하였다. 도전정신(挑戰精神)의 화신(化身)이었다. 아마도 죽는 순간에도 그에게는 한 점의 후회도 없었을 것이다. 산악인의 행복은 산속에 있기 때문일것이다.

 

산을 오르는 산악인들에게 당신은 왜 그처럼 산을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오른다"라고 대답한다. 이 말은 에베레스트 정복을 시도하다가 사망한 영국의 산악인 조지 말로리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조지 말로리는 산에 오르는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산에 오른다 .(Because there is a mountain there, I clime )". 이 말이 지금은 산악인들의 등산 철학이 되었다.

 

히말리야 고봉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영국이 인도를 점령하고 중앙 아시아에 눈독을 들이며 측량을 하면서 부터이다. 그리고 영국 연방의 뉴질랜드 출신인 에드먼드 힐러리가 1953년에 인류 처음으로 에베레스 정상에 인간의 족적을 남겼다. 고미영씨와 더불어 우리는 다시한번 고상돈을 생각한다.

 

/장세균 논설위원

 

장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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