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반도 남쪽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 쪽빛 바다에 떠있는 섬 나로도(羅老島)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나로도와 외나로도 두 개의 섬 가운데 외나로도에 세워진 나로 우주센터에서 내일 오후 러시아와 공동개발한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인'나로호(KSLV―Ⅰ)'발사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깨끗해 '오래된 비단'에 비유해 이름 붙여진 나로도가 1995년 이후 적조(赤潮) 첫 발생해역이라는 달갑잖은 '타이틀'이 붙여진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제주해협을 통해 들어와 남해안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가는 난류대가 나로도 앞바다에서 영양염류가 많은 해수와 만나면서 적조가 발생하기 때문에 붙은 불명예다.
우주센터는 안전을 고려해 바닷가 근처나 인적이 드문 외딴 곳에 건설한다. 로켓을 발사할 때 폭발음과 엄청난 화염이 발생하는데다 발사 직후 추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섬인 나로도가 우주센터로 선정된 이유다. 실제 96년 발사된 중국의 '창청 3호'가 주택지역에 떨어져 많은 민간인 피해를 내기도 했다.
지난 6월 외나로도에 우주센터가 완공됨으로써 우리는 세계에서 우주센터를 보유한 13번째 나라가 됐다. 내일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10번째로 스페이스클럽에 가입하는 국가가 된다. 자국(自國)의 발사기지에서 자국의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국가로 인정받는 셈이다.
로켓을 개발해 처음 발사할 경우 성공률은 27% 정도에 그치고 있다. 실제 자국 발사기지에서 자력으로 인공위성 발사에 단번에 성공한 국가는 구 소련, 프랑스, 이스라엘등 3개국에 불과하다. 우주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과 일본, 영국 등도 1차 발사에서는 실패했다.
내일 발사될 나로호는 2단(상단부) 로켓은 우리가 자체 개발하고, 1단(하단부) 로켓은 러시아가 기술협력을 하고 있다. 아직은 우리의 순수한 기술로만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없는 기술적 한계 때문에 러시아를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다.
나로호는 그동안 여섯 차례 발사를 연기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러시아쪽 1단 로켓에서 기술적 문제가 발견된다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에는 태극마크도 선명한 나로호가 어제 발사대로 이동해 사실상 발사준비에 돌입했다. 나로호의 발사 성공으로 우주 대장정을 향한 기술개발에 더욱 탄력을 받길 기대한다.
/박인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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