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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도시색(都市色) - 장세균

유럽의 집들은 담장이 없다. 집과 집사이의 경계를 표시하는 정도의 낮은 울타리가 있을뿐이다. 우리도 주변의 높은 담장들이 낮아지고 있고 관공서의 담장도 폐지되고 있다. 여기에 길가의 허름한 담장들이 페인트로 곱게 단장이 된 후 그림까지도 그려져 거리의 미관을 살리고 있다.

 

담장에 그람을 그려놓은 아이디어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나아가서 전주를 명품도시로 만들려면 유럽의 유명 도시들을 벤치 마킹해볼 필요도 있다. 유럽의 도시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통일된 도시색 (都市色)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도시처럼 제각각이 아니다.

 

북유럽 국가인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의 집들은 담황색(淡黃色)계통의 벽과, 붉은 차양이 조화가 되어있고 네덜란드, 암스텔담의 집들은 다갈색의 벽과 진한 녹색 지붕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런던은 붉은 벽돌색이, 독일의 뮌헨은 노란색 계통이 도시색이 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는 벽을 베이지색으로, 지붕은 푸른색 계통의 색으로 통일 시킨다.

 

건물의 색상을 주인의 취향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규제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파리 시당국은 건물 색상에 엄격한 규제를 하고 있는데 심지어 자기 건물의 연돌이 쓰러졌다고 해서 당장 새로운 벽돌로 고쳐 세울수가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새 벽돌은 선명해서 주위 색상과 어울리지 않아 조화를 깨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 대안으로 시당국에서는 새 벽돌을 오랫동안 그을려 연돌용 벽돌로 만든 다음 공급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파리는 이렇게 해서 만들어져 갔던 것이다. 이렇듯, 파리 시민들의 규제 수용 태도는 루이 14세와 나폴에옹 시대 때부터 도시색 규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네넬란드에서도 집을 짓거나 증축할 때 벽색, 지붕색은 시청이나 주민자치회의 허락을 받도록 되어 있다. 개인주의 국가인 유럽의 나라들이 개인 건물 색까지 간여 하는데는 도시 전체의 통일감을 위해서이다.

 

인간은 한 물체를 보면서 동시에 주변도 보게된다. 그래서 건물들 색상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전주 한옥마을이 유명해지는 것은 한옥들의 통일감 때문이다. 전주도 도시색을 획기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장세균 논설위원

 

장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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